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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먹쓰 | 여름 초입이면 어김없이 생각나는 '전라도의 맛'

  • 데일리팜
  • 2018-06-29 11:04:40
  • [9]닭뫼다리-장어구이·닭도리탕·매운탕...모든 메뉴가 '대표메뉴'

전라북도 남원에서 조금 올라가다보면, 인적 드문 동네 한 끝에 유독 주차된 차가 많은 가게 하나가 있다. 해지고 낡은 간판 아귀라고는 하나도 맞지 않는 문틀. 단순히 오래되어 그렇다 여기기엔 조금 괴기한 외양. 거기에 상호마저도 특이한 식당 '닭뫼다리'.

멀리까지 왔는데 남루한 분위기에 맛까지 없으면 어쩌나 살풋 걱정할 무렵, 예약한 장어구이가 나왔다.

여지껏 맛 보았던 장어구이와는 차림부터 다르다. 빨갛게 양념된 장어가 돌판 위에 지글지글 익어가고 있고, 장어 위에는 잘게 손질된 하얀 더덕이 이불처럼 덮혀있다. 돌판의 열기에 부드럽게 익은 더덕이 장어 양념을 머금어 조화를 이룬다.

장어구이
맵고 짤거라는 생각은 편견이다. 적당히 매운 맛은 장어의 느끼함을 감추어 장어를 한없이 먹게한다. 장어만 먹어도, 장어에 더덕을 얹어 먹어도, 장어를 쌈채소에 싸 먹어도 딱 떨어지는 깔끔한 양념 맛이다.

함께 나오는 10여가지의 반찬은 방문할 때 마다 종류가 조금씩 바뀌는데, 갓김치가 나온다면 운이 좋은날이다. 톡 쏘는 갓의 향이 전혀 거슬리지 않고 입에 착착 붙는다. 별도로 판매하지 않는 게 아쉽다.

맛난 장어구이를 절반쯤 먹었을 때 식사를 미리 주문해야 한다. 볶아 먹는 밥 하나도 미리 만들어두지 않고 바로해서 솥 째 올려주기에 시간이 걸린다. 돌판에 볶은 밥을 먹고 솥에서 만들어진 숭늉을 먹고나면 그저 든든하다.

볶음밥
허름한 식당은 예상을 깨고 늘 붐빈다. 게다가 장어구이를 먹는 테이블, 매운탕을 먹는 테이블, 참게탕을 먹는 테이블, 닭도리탕을 먹는 테이블. 주문한 음식들이 어느 하나에 편중되지 않고 골고루다. 모든 메뉴가 대표메뉴다. 주재료는 다 다르지만 다 맛있다.

하지만 맛있는 메뉴가 많아도 미리 많이 시키지는 말아야한다. 요리도 맛있지만 금방 해서 나오는 솥밥을 꼭 먹어야하기 때문이다.

매콤달콤한 양념이 뼈 속까지 베어들었을 법한 닭도리탕은 한 입 먹을 때마다 살결이 녹아내린다. 금방 한 밥 위에 푹 익은 감자 한조각 얹고 닭도리탕 양념 올려 같이 으깨 먹으면 이 또한 밥도둑이다. 그 뿐인가. 매운탕은 생선을 넉넉하게 넣어 푸욱 고아 국물을 내고, 야들야들하게 삶은 우거지를 듬뿍 넣어 칼칼하게 요리해 한 숟갈 먹을때마다 진국을 먹는 느낌이다.

식사만 했을 뿐인데 기운이 담뿍 오른다. 일년 내내 언제가도 좋을 식당이지만, 그래서 더운 여름이면 더욱 생각난다.

남원, 함양, 장수, 지리산 등 근처를 방문할 일이 있다면 부러 찾아도 후회하지 않을 집이다. 각 메뉴마다 이 집에서만 느낄 수 있는, 다른 지역과는 다른 특색을 가지고 있다.

주문하고 조리시간이 긴 음식들이라 미리 예약하고 방문하는게 좋다.

여름에는 예약하지 않으면 좌석이 없을 수 있다.

닭뫼다리식당(건승약국 8.5km) 전화) 063-635-1511 주소) 전북 남원시 요천로 2265 영업시간) 오전 11:00 - 17:00, 매주 수요일 휴무 가격) 장어구이 500g 5만원/매운탕 3만원부터/참게탕 4만원부터 /닭도리탕 5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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