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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약가개편 두 축인데 수급안정 특례는 반쪽[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정부가 이번 약가제도 개편에서 내세운 핵심 가치는 혁신과 수급안정이다. 준혁신형과 수급안정 선도기업이라는 새로운 지위를 신설해 약가 특례를 주는 것도 두 핵심 가치를 지키기 위해서다. 개발 품목이 아니라 회사의 지위에 보상을 주는 방식이기 때문에 그 기저에는 “수익을 보장해줄테니 그 재원을 R&D와 공급 안정 기여에 쓰라”는 의미가 깔려있다. 보상의 선순환이라는 의도까지 동일하지만, 정작 적용되는 특례에는 일관성이 없다는 아쉬움이 있다. 혁신형과 준혁신형 제약기업은 신규 등재 약제의 산정 우대뿐 아니라 기등재 재평가에서도 3~4년 유예기간이라는 별도 특혜를 받는다. 기업이 R&D에 투자한 성과를 신규 품목에 국한하지 않고 기존 품목의 약가 조정에도 인정하겠다는 취지다. 반면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신규 제네릭 산정에서 우대를 받을 수 있지만, 기등재 재평가에서는 기업 지위에 따른 별도 혜택이 없다.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퇴장방지의약품의 품목 수나 청구액 비중이 전체 품목·청구액의 20%를 차지해야 선정될 수 있다. 혁신형과 준혁신형이 R&D 투자와 이를 둘러싼 인프라, 신약 개발 가능성으로 지정이 이뤄진다면,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현재의 기여도가 확인돼야 선정될 수 있다는 뜻이다. 바꿔 말하면 확인된 수급안정 기여도에는 기등재 재평가 특례가 적용되지 않고, 연구 투자와 개발 가능성을 평가한 결과에는 특례가 적용되는 것이다. 혁신형, 준혁신형과 달리 수급안정 선도기업은 매년 명단이 달라진다는 점에서 특례 적용이 쉽지 않았던 것으로 보인다. 최대 10년에 걸쳐 진행되는 약가인하 과정에서 매년 달라지는 기업의 지위를 반영하기 어렵고 자칫 혼란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2년 주기 신규 인증, 3년 지위 유지라는 혁신형 인증 제도와는 안정성 측면에서 차이가 있다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풀이된다. 결과적으로 혁신형과 준혁신형은 지위 변경 시 약가 변동 장치를 마련하고, 수급안정 기업은 기간 특례를 주지 않기로 했다. 정부는 이번 개편을 통해 제네릭의 무분별한 진입을 줄이고 등재 관리를 강화한다. 새로운 품목의 진입을 관리할수록 이미 시장에 남아 필요한 의약품을 생산하는 기업의 역할은 더욱 중요해진다. 그런 점에서 수급안정 선도기업의 기등재 의약품 재평가까지 배려하는 장치가 함께 설계됐다면 이번 개편의 완성도가 한층 더 높아졌을 것이라는 아쉬움이 남는다.2026-09-17 06:00:44정흥준 기자 -
[기자의 눈] AI 신약, 이젠 ‘후보 발굴’ 다음을 보여줄 때[데일리팜=김진구 기자] AI가 찾아낸 신약 후보가 마침내 임상 3상 시험대에 올랐다. 글로벌 AI 신약개발 기업 인실리코 메디슨은 지난 10일 특발성 폐섬유증 치료제 ‘렌토서팁’의 임상 3상 첫 환자 투약을 시작했다. AI가 표적 발굴부터 분자 설계까지 관여한 후보물질이 대규모 환자를 대상으로 효능과 안전성을 검증받는 단계까지 올라선 것이다. 렌토서팁의 3상 진입은 AI 신약개발 분야에서 상징적인 사건이다. 그동안 AI의 성과는 주로 얼마나 많은 화합물을 분석했는지, 후보물질 발굴 기간을 얼마나 단축했는지로 설명됐다. 이제는 AI가 찾아낸 후보물질이 실제 환자에게도 유효한지를 묻는 단계에 접어들었다. 공교롭게도 올해는 이세돌 9단과 알파고가 ‘세기의 대국’을 벌인 지 10년이 되는 해다. 당시 바둑판 위에서 가능성을 보여준 AI는 10년 만에 신약 후보를 직접 찾아 임상 3상까지 보내는 수준으로 발전한 셈이다. 제약바이오산업에서의 AI 활용도 빠르게 확대됐다. 신약 표적 발굴과 후보물질 설계뿐 아니라 임상시험 설계, 생산공정 최적화, 영업·마케팅 분석까지 적용 영역이 확대됐다. 국내에서도 주요 제약바이오기업들이 자체 AI 플랫폼을 구축하거나 전문기업과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특히 신약개발 초기 단계에서 AI가 가져온 변화는 분명하다. 사람이 일일이 검토하기 어려운 방대한 화학적 공간을 빠르게 탐색하고, 유망한 후보물질을 추려내면서, 신약개발 초기의 시행착오와 시간을 줄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줬다. 렌토서팁 역시 기존 신약개발 방식보다 훨씬 짧은 기간에 후보물질을 도출한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문제는 AI 신약개발을 평가하는 잣대가 기술의 발전 속도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는 점이다. AI 플랫폼을 구축했다거나 몇 개월 만에 후보물질을 발굴했다는 성과는 여전히 크게 조명된다. 반면 그 후보가 임상에서 얼마나 살아남았는지, 기존 방식보다 실패율과 개발비용을 얼마나 낮췄는지를 보여주는 사례는 아직 많지 않다. 물론 10년 전, 혹은 불과 5년 전만 해도 AI를 활용해 후보물질을 발굴하고 개발기간을 단축했다는 사실 자체가 분명한 성과였다. AI가 실제 신약개발에 활용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만으로도 충분한 의미가 있었다. 하지만 이제는 상황이 달라졌다. AI가 후보물질 발굴을 넘어 임상 3상까지 진입하는 단계에 이른 만큼 평가 기준도 한 단계 높아져야 한다. 후보물질을 얼마나 빨리, 몇 개 찾아냈느냐보다 그 후보가 실제 임상에서 얼마나 살아남는지, 전체 개발기간과 비용, 실패 가능성을 얼마나 줄였는지가 더 중요한 질문이 됐다. 여기까지 증명하지 못한다면 AI는 신약개발의 판을 바꾼 혁신이라기보다 후보물질 탐색을 효율화한 강력한 도구에 머물 수 있다. 그런 점에서 렌토서팁의 3상 진입은 AI 신약개발의 성공을 의미하기보다 본격적인 검증의 시작에 가깝다. 알파고 이후 10년, AI 신약개발에 이제 필요한 것은 또 하나의 플랫폼이나 후보물질 숫자가 아니다. 실제 신약의 성공 가능성을 높였다는 증거다.2026-09-16 06:00:36김진구 기자 -
[기자의 눈] 외부자본 약국 잠식, 복지부 신중론이 키운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오늘날 약사사회 최대 화두는 거대 외부 자본과 결합한 '창고형 약국'과 교묘해진 '신종 약사면허 대여약국'이다. 겉으로는 면허를 가진 약사가 약국개설자로서 전면에 서 있지만, 실상은 외부 투자자가 대형 약국 개설에 소요되는 자금을 대고 조제와 의약품 판매에 따른 매출 연동 방식으로 이익을 회수, 실질적인 경영권을 행사하는 기형적 지배구조가 점차 덩치를 키우고 있기 때문이다. 이는 약사의 직능적 독립성과 복약지도의 질을 훼손하고, 과다 판매와 밀어내기 등 상업적 영리 추구를 부추겨 결국 국민 건강을 위협하고 건강보험재정 누수를 가속화하는 심각한 사안이다. 국회에 변종 면대약국, 편법성 창고형 약국 싹을 자르기 위한 법안들이 다수 발의된 배경이기도 한다. 서영석, 전진숙, 김윤, 전현희 의원이 각각 대표 발의한 약사법 개정안은 약사·한약사 광고에 대한 사전심의위원회를 신설하거나 개설 단계에서 지자체의 사전 심의와 자금 출처 확인, 자료 요구권 등을 부여해 외부 자본의 경영 개입을 원천 차단하려는 취지가 담겼다. 날로 지능화되는 자본의 약국 침투를 막아내려면 국회 계류 법안들에 대한 전향적인 검토가 절실한데도 주무 부처인 보건복지부는 법안에 신중 검토 의견 제출을 반복하고 있는 실정이다. 약사 직능의 권한인 약국개설권을 지자체가 거절할 수 있게 허용하는 법안이 통과되면 자칫 지자체 재량권 남용이 우려되므로 섬세한 법 조문 설계를 토대로 사안을 신중하게 바라봐야 한다는 게 복지부 논리다. 복지부 입장이 이해되지 않는 건 아니지만, 이대로는 우후죽순 개설되는 대형 약국들이 대자본이 원하는 방향으로 휘둘리는 미래를 효과적으로 제어하긴 역부족이다. 약사 면허가 보장하는 자유나 규제 과잉을 단편적으로 우려해 법안 처리에 미온적으로 대응하다가는 입법 공백에 따른 면대 창고형 약국들의 득세를 지켜보고만 있을 수 밖에 없다는 얘기다. 복지부는 입법에 막연히 부정적인 입장이나 난색을 표하는 데 그칠 게 아니라, 법안심사 과정에서 실효성 있는 조문 대안을 직접 설계해 국회에 제시하는 적극행정을 펼쳐야 한다. 자금 대여와 지분 투자 간 경계 설정, 매출액 연동 수익 배분 계약의 위법성 기준 등 현장에서 작동 가능한 구체적 판단 지표를 법제화하는 데 정부가 앞장서야 마땅하다. 다행히 복지부 기류에도 긍정적인 변화의 신호가 감지된다. 최근 복지부 곽순헌 보건의료정책관은 "약국 규모 자체가 아니라 누가 돈을 대고 경영을 지배하는가가 핵심"이라며, 외부 자본이 개입해 수익을 회수하고 약사의 판단을 왜곡하는 구조를 관망하기만 하지는 않겠다는 의지를 분명히 했다. 관계기관 합동조사와 이상징후 모니터링, 감시 강화를 공언한 것은 올바른 방향이다. 다만 행정 단속과 사후 적발만으로는 치밀하게 법망을 피하는 외부 자본의 침투를 완전히 막아내기 어렵다. 사후 감독 강화 의지를 넘어 입법 차원에서도 구체적 복지부 대안을 조율해 법 통과를 견인하는 전향적인 행정력을 보여주길 기대한다. 자본의 영리 논리가 약국의 전문성을 잠식하는 미래를 막기 위한 복지부의 적극 행정이 필요한 시점이다.2026-09-15 06:00:00이정환 기자 -
[특별기고] 약국에서 던지는 질문 하나가 뇌를 지킨다약국 카운터 너머로 낯익은 얼굴이 보였다. 매달 혈압약을 타러 오시던 어르신이었는데, 이번엔 딸의 손을 잡고 들어오셨다. 처방전을 건네받으며 인사를 드리자, 어르신은 웃으며 대답하셨다. 그런데 그 대답이 조금 전에 이미 하셨던 말이었다. 딸이 조용히 다가와 말했다. “약사님, 요즘 엄마가 자꾸 같은 말을 반복하세요. 방금 드신 밥도 안 드셨다고 하시고… 이게 그냥 나이 드셔서 그런 걸까요, 아니면 병원에 가야 하는 걸까요?” 나는 그 순간 무슨 대답을 해야 할지 몰라 잠시 말을 골랐다. 약사에게는 익숙한 질문이지만, 딸에게는 인생에서 가장 두려운 질문 중 하나였을 것이다. 어머니의 이름을, 얼굴을, 함께 보낸 시간을 언젠가 그녀 자신조차 알아보지 못하게 될지도 모른다는 두려움. 그것은 약 하나로 해결되지 않는, 삶 전체를 흔드는 질문이었다. 지난 회에서 나는 오늘날의 삶을 ‘생노병사’가 아니라 ‘생노병돌봄사’라 불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돌봄의 시간 한가운데, 가장 조용히 그러나 가장 무겁게 자리 잡은 질환이 있다. 바로 인지기능의 저하, 그리고 그 끝에서 만나게 되는 치매다. 몸이 늙기 전에 기억이 먼저 늙는다 노화는 순서를 지키지 않는다. 어떤 사람은 무릎이 먼저 아프고, 어떤 사람은 혈관이 먼저 좁아지고, 또 어떤 사람은 기억이 먼저 흐려진다. 그런데 유독 기억의 노화 앞에서 사람들은 더 크게 흔들린다. 관절이 아프면 걷는 것이 힘들어지지만, 기억이 사라지면 ‘나’라는 존재의 연속성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오늘 아침에 먹은 밥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과, 자녀의 이름을 기억하지 못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무게로 다가온다. 전자는 불편이지만 후자는 상실이다. 경도인지장애(Mild Cognitive Impairment, MCI)는 바로 그 상실이 시작되기 전, 마지막으로 문을 두드릴 수 있는 시간이다. 일상생활은 대체로 유지되지만 기억력이나 판단력이 또래에 비해 뚜렷하게 떨어진 상태를 말한다. 많은 사람이 “나이 들면 다 그렇지”라며 넘기지만, 경도인지장애는 결코 가볍게 지나칠 단계가 아니다. 해외 연구에 따르면 경도인지장애를 가진 사람은 매년 5~10% 정도씩 치매로 진행하는 것으로 보고되며, 60대 초반에는 유병률이 한 자릿수에 머물다가 80대에 접어들면 네 명 중 한 명꼴로 크게 늘어난다. 그러나 동시에, 경도인지장애는 되돌릴 수 있는 마지막 관문이기도 하다. 이 시기에 생활습관과 식사, 대사질환 관리가 적절히 이루어지면 정상 인지기능으로 돌아오는 경우도 적지 않다. 문제는 이 골든타임이 병원의 진료실보다 훨씬 더 자주, 훨씬 더 가까이에서 지나가고 있다는 점이다. 한 달에 한 번, 십여 분 남짓의 진료 시간 안에서 의료진이 환자의 어제 저녁 식사와 어젯밤 수면의 질까지 물어보기는 현실적으로 쉽지 않다. 반면 약사는 다르다. 매달, 때로는 매주 같은 얼굴을 마주하며 “요즘 입맛이 어떠세요”, “밤에 잘 주무세요”라는 한마디를 건넬 수 있는 자리에 있다. 그 짧은 질문 하나가, 어쩌면 어떤 진단 검사보다 먼저 위험 신호를 감지하는 첫 번째 청진기가 될 수 있다. 식탁이 뇌혈관과 만나는 지점 뇌는 몸무게의 2% 남짓에 불과하지만, 우리가 섭취하는 에너지의 약 20%를 소비하는 대사적으로 가장 탐욕스러운 장기다. 그만큼 뇌는 혈류와 산소, 영양 공급의 미세한 변화에도 예민하게 반응한다. 그리고 뇌로 가는 혈관은 결국 심장에서, 심장으로 가는 혈액은 결국 우리가 매일 먹는 음식에서 시작된다. 그래서 뇌질환을 이야기할 때 심혈관질환을 함께 이야기하지 않을 수 없다. 이러한 문제의식에서 출발한 대표적인 식사법이 ‘마인드(MIND) 식단’이다. 미국 러시대학교의 영양역학자 마사 클레어 모리스 교수 연구팀은 지중해식 식단과 고혈압 예방을 위한 대시(DASH) 식단의 장점을 결합해, 뇌 건강에 특히 유익한 것으로 알려진 식품군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식사 패턴을 설계했다. 2015년 국제학술지 《Alzheimer’s & Dementia》에 발표된 이 연구에서, 마인드 식단을 철저히 실천한 참여자 그룹은 알츠하이머병 발생 위험이 뚜렷하게 낮아졌고, 흥미롭게도 식단을 완벽하게 지키지 못하고 중간 정도만 실천한 사람들에게서도 위험도가 상당히 줄어드는 것으로 나타났다. 후속 연구들에서도 마인드 식단을 잘 지킨 고령자 그룹은 그렇지 않은 그룹보다 인지기능 저하 속도가 훨씬 완만했으며, 그 차이는 실제 나이로 환산했을 때 몇 년치의 노화 속도 차이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되었다. 핀란드에서 진행된 핑거(FINGER) 연구 역시 우리에게 중요한 메시지를 준다. 이 연구는 식이조절, 운동, 인지훈련, 심혈관 위험인자 관리를 동시에 진행하는 다영역 생활습관 중재가 인지기능 저하 위험군 고령자의 뇌 기능을 실제로 지켜낼 수 있음을 보여준 세계 최초의 대규모 무작위 대조 연구로 평가받는다. 이 연구가 특별한 이유는, 어느 한 가지 특효 식품이나 단일 성분이 아니라 ‘식사와 운동과 관계와 관리가 함께 갈 때’ 뇌가 지켜진다는 사실을 실증했다는 데 있다. 이 접근은 이후 여러 나라로 확장되어 지금도 전 세계에서 유사한 형태의 검증이 이어지고 있다. WHO 역시 치매 위험을 줄이는 방법으로 균형 잡힌 식사와 신체활동, 적정 체중 유지, 혈압·콜레스테롤·혈당 관리, 금연과 절주, 사회적·인지적 활동 등을 함께 제시한다. 여기에 더해 최근 학계가 주목하는 또 하나의 길목이 있다. 바로 장(腸)이다. 장내미생물이 만들어내는 짧은사슬지방산 등의 대사산물은 전신의 염증 반응과 면역 조절에 관여하며, 이 염증신호가 혈액뇌장벽을 넘나들며 신경염증과 인지기능 저하에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연구가 최근 여러 국제학술지에서 활발히 발표되고 있다. 장내 미생물 균형이 무너진 상태, 이른바 장내세균 불균형이 알츠하이머병 환자에게서 공통적으로 관찰된다는 보고도 이어지고 있다. 결국 우리가 매 끼니 삼키는 음식은 위장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장을 거쳐 혈관을 타고 뇌까지 이어지는 하나의 긴 여정을 시작하는 셈이다. 근육이 빠지면 기억도 빠진다 임상 현장에서 약사가 놓치기 쉬운 또 하나의 신호가 있다. 바로 근감소증이다. 흔히 근육은 힘과 이동능력의 문제로만 여겨지지만, 최근 연구들은 근육량 감소와 인지기능 저하가 서로 얽혀 있는 하나의 노쇠 과정임을 보여준다. 근육은 단순한 운동기관이 아니라 마이오카인이라는 신호물질을 분비해 뇌와 대사 전반에 영향을 주는 내분비기관이기도 하다. 걷는 속도가 느려지고, 의자에서 일어나기 힘들어지고, 악력이 약해지는 변화는 단지 다리의 문제가 아니라 뇌가 함께 늙어가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다. 그래서 나는 강의 때마다 이렇게 말한다. “치매를 예방하고 싶다면, 머리를 위해서만이 아니라 허벅지를 위해서도 단백질을 챙기셔야 합니다.” 씹는 힘이 약해진 고령자, 소화력이 떨어져 식사량이 줄어든 환자, 여러 만성질환약을 복용하며 식욕이 떨어진 환자일수록 단백질과 필수지방산, 비타민B군과 항산화 영양소가 함께 부족해지기 쉽고, 이 결핍이 다시 근감소와 인지저하를 함께 앞당기는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약국에서 던지는 질문 하나가 뇌를 지킨다 이론은 논문 안에 머물지만, 삶은 약국 카운터 앞에서 벌어진다. 나는 치매와 경도인지장애를 관리하는 데 있어 약사가 할 수 있는 가장 강력한 개입은 값비싼 건강기능식품을 권하는 일이 아니라, 정확한 질문을 던지는 일이라고 믿는다. “요즘 예전에 좋아하시던 음식에 흥미가 없어지지는 않으셨나요?” “식사량이 최근 눈에 띄게 줄지는 않으셨나요?” “밤잠을 설치거나 낮에 꾸벅꾸벅 조는 일이 잦아지지 않으셨나요?” “최근 들어 물건을 어디 두었는지 자주 잊고, 같은 질문을 반복하지는 않으셨나요?” 이 네 가지 질문은 단순한 안부가 아니다. 식욕과 미각 저하는 영양결핍과 아연·비타민B12 부족의 신호일 수 있고, 수면의 질 저하는 뇌 속 노폐물 배출이 지연되고 있다는 신호일 수 있으며, 반복되는 건망증은 경도인지장애의 초기 단서일 수 있다. 약사가 이 질문들을 습관처럼 건넨다면, 그 약국은 처방전을 조제하는 곳을 넘어 지역사회의 가장 가까운 인지기능 선별창구가 될 수 있다. 물론 여기서 반드시 강조해야 할 원칙이 있다. 푸드닥터로서의 음식 상담은 진단이나 치료를 대신하는 것이 아니다. 인지저하가 의심되는 신호가 확인되면, 지체 없이 신경과나 정신건강의학과 진료로 연결하는 것이 최우선이다. 음식과 영양 관리가 담당하는 역할은 약물치료를 대체하는 것이 아니라, 진단 이전의 위험 신호를 가장 먼저 알아채고, 진단 이후에는 약물치료의 효과가 환자의 일상에서 온전히 발휘되도록 뒷받침하는 것이다. 항응고제나 인지기능 개선제를 복용하는 환자가 특정 건강기능식품을 무분별하게 병용해 상호작용 위험에 노출되는 일을 막는 것 역시, 오직 약사만이 정확히 해낼 수 있는 임상적 역할이다. 그녀는 오늘도 딸의 이름을 부른다. 그날 약국을 찾았던 어르신은 몇 주 뒤 신경과 진료를 거쳐 경도인지장애 진단을 받았다. 다행히 아주 이른 단계였다. 나는 그 어르신과 딸에게 거창한 처방 대신 아주 작은 것들을 권했다. 매일 저녁 식사에 등푸른생선이나 견과류, 청국장 등을 조금씩 더할 것, 흰쌀밥의 절반을 잡곡으로 바꿀 것, 오후에 십 분이라도 햇볕을 쬐며 걸을 것, 그리고 무엇보다 하루 한 번은 딸과 함께 그날 있었던 일을 이야기하며 식사를 할 것. 몇 달 뒤 딸이 다시 약국을 찾아와 웃으며 말했다. “요즘 엄마가 저랑 반찬 투정을 하세요. 예전엔 그것도 다 잊으셨었는데.” 반찬 투정을 할 수 있다는 것, 그것은 아직 어머니의 삶에 감정이, 취향이, 관계가 살아있다는 뜻이었다. 나는 그 말이 어떤 임상 지표보다 반가웠다. 치매는 여전히 완치가 없는 질환이다. 그러나 그 진행을 늦추고, 그 시간 속에서도 존엄과 관계를 지켜내는 일은 우리의 몫으로 남아 있다. 그리고 그 싸움의 최전선은 신경과 진료실만이 아니라, 매일 세 번 차려지는 식탁과, 그 식탁 앞에 앉기 전 약봉투를 받아드는 약국의 카운터이기도 하다. 다음 회에서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를 관리하는 과정에서 약사가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영양 상담의 구체적인 원칙과, 다약제를 복용하는 고령 환자에게서 특히 주의해야 할 약물-영양 상호작용에 대해 조금 더 깊이 들여다보려 한다. 기억을 잃어가는 것은 두려운 일이다. 그러나 그 기억이 완전히 사라지기 전, 우리가 함께 나눌 수 있는 식사와 대화와 관심이 여전히 남아 있다는 사실은,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 모두에게 작은 위안이 되어야 한다. 치매가 온 뒤 우리는 환자에게 수많은 것을 해주려고 한다. 그러나 더 중요한 질문은 어쩌면 이것일지 모른다. 우리는 그 사람이 아직 스스로 살아갈 수 있을 때 무엇을 해주었는가? 의학 3.0 시대의 약사는 질병이 완성된 뒤에만 만나는 사람이 되어서는 안 된다. 그리고 그 위안을 가장 먼저, 가장 가까이에서 건넬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약사다. *참고문헌* *Morris MC, Tangney CC, Wang Y, Sacks FM, Bennett DA, Aggarwal NT. MIND diet associated with reduced incidence of Alzheimer's disease. Alzheimers Dement. 2015;11:1007-1014.* *Morris MC, Tangney CC, Wang Y, Sacks FM, Barnes LL, Bennett DA, Aggarwal NT. MIND diet slows cognitive decline with aging. Alzheimers Dement. 2015;11:1015-1022.* *Ngandu T, et al. A 2-year multidomain intervention of diet, exercise, cognitive training, and vascular risk monitoring versus control to prevent cognitive decline in at-risk elderly people (FINGER): a randomised controlled trial. Lancet. 2015.* *Gut microbiome, immune modulation, and cognitive decline: insights on the gut-brain axis. Front Immunol. 2025.* ◆ 필자 소개 한형선 박사는 오랜 기간 음식과 건강의 관계를 연구해 온 음식치유 전문가로, 현재 한국푸드닥터교육원 원장을 맡고 있다. 음식이 단순한 영양 공급을 넘어 인체의 회복력과 건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관점에서 음식치유와 식생활 교육을 이어오고 있다. 특히 최근에는 경도인지장애와 치매 예방, 뇌 건강을 위한 식생활 관리에 관심을 두고 연구와 강의를 진행하고 있으며, 약사 및 음식치유 전문가 양성을 위한 교육에도 힘쓰고 있다. 저서로 『한형선의 푸드닥터』가 있다.2026-09-14 12:01:43데일리팜 -
[데스크 시선] 신약개발, 독주보다 빛난 합주[데일리팜=이석준 기자] 국내 44호 신약은 한 회사가 만들지 않았다. 비임상과 제제개선, 임상·허가, 원료 생산을 국내 제약사 4곳이 나눠 맡았다. 안구건조증 치료제 레코플라본 얘기다. 시작은 동아에스티였다. 초기 비임상 연구를 수행했다. 지엘팜텍은 2017년 물질을 도입해 제제개선과 원료 합성공정 개발, 초기 임상을 진행했다. 아주약품은 임상 2상부터 합류했다. 임상 3상과 품목허가를 책임졌다. 이니스트에스티는 국산 원료 생산을 맡았다. 역할은 달랐다. 목표는 같았다. 동아에스티가 가능성을 확인했고 지엘팜텍이 신약으로 다듬었다. 아주약품은 허가로 연결했고 이니스트에스티는 상용화 기반을 채웠다. 어느 한 곳도 조연은 아니었다. 후보물질이 있어도 임상에 실패하면 신약이 될 수 없다. 허가받아도 원료를 안정적으로 공급하지 못하면 제품을 내놓기 어렵다. 네 회사의 전문성이 차례로 연결되면서 하나의 신약이 탄생했다. 신약개발에는 많은 것이 필요하다. 후보물질을 찾는 기술이 있어야 한다. 임상을 설계하고 허가당국을 설득할 경험도 필요하다. 원료와 완제품을 안정적으로 생산할 시설까지 갖춰야 한다. 한 회사가 모두 확보하기는 쉽지 않다.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특히 자금과 인력이 제한된 중견·중소 제약사에는 높은 장벽이다. 레코플라본은 해법을 보여줬다. 부족한 역량을 새로 갖추느라 시간을 보내기보다 해당 분야에 강점이 있는 회사를 끌어들였다. 각자 잘하는 분야에 집중했다. 혼자서는 어려웠던 일을 함께 완성했다. 비슷한 장면은 장기지속형 주사제에서도 나타난다. 대웅제약과 종근당은 각각 개발 중인 탈모 치료제의 생산 파트너로 위더스제약을 택했다. 성분도 다르다. 대웅제약·인벤티지랩 제품은 피나스테리드, 종근당 제품은 두타스테리드 기반이다. 개발 주체도 별개다. 생산기지는 위더스제약 안성공장으로 모였다. 위더스제약은 269억원을 먼저 투자했다. 장기지속형 주사제 전용공장을 지었다. 연간 생산능력은 250만 바이알이다. 미립구 크기를 균일하게 구현하는 마이크로플루이딕 공정과 무균 생산체계도 갖췄다. 개발사는 임상과 허가에 집중한다. 위더스제약은 연구실에서 만든 제형을 상업 생산 규모로 재현한다. 제품마다 별도 공장을 짓지 않아도 된다. 각자 잘할 수 있는 일을 맡는 구조다. 레코플라본과 위더스제약 사례는 형태가 다르다. 하나는 신약개발 전 과정을 국내 4개사가 나눈 사례다. 다른 하나는 개발과 상업 생산을 분담한 사례다. 공통점은 분명하다. 신약개발의 경쟁력이 더 이상 한 회사가 보유한 역량만으로 결정되지 않는다는 점이다. 협업 자체가 성공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개발 일정이 어긋나거나 한 곳에서 품질 문제가 생기면 전체 사업이 흔들린다. 성과와 책임을 어떻게 나눌지도 명확해야 한다. 결과로 증명해야 한다. 레코플라본은 2027년 하반기 출시가 목표다. 위더스제약이 생산을 맡은 탈모 주사제는 임상과 허가를 통과해야 한다. 협업의 최종 성적표는 안정적인 생산과 시장 안착이다. 그래도 방향은 확인됐다. 좋은 후보물질을 찾는 능력만큼 좋은 파트너를 찾는 능력이 중요해졌다. 모든 악기를 한 사람이 연주할 필요는 없다. 각자의 음이 정확하면 독주보다 합주가 오래간다.2026-09-14 06:00:40이석준 기자 -
[기자의 눈] AI 한 번 쓰면 ‘AI 신약’입니까[데일리팜=최다은 기자] AI가 후보물질을 직접 설계한 신약과 기존 물질을 선별하는 데 AI를 활용한 신약은 같을까. 임상 설계나 제조·품질관리에 AI를 적용한 의약품도 AI 신약으로 볼 수 있을까. 제약바이오업계에 AI 신약이라는 표현이 넘쳐나지만 명확한 기준은 없다. AI가 쓰인 단계와 역할은 제각각인데 공동연구 착수부터 인프라 구축, 후보물질 발굴까지 모두 AI 신약개발로 묶인다. AI는 이미 신약개발 전반에 활용되고 있다. 대학과 제약사가 공동연구에 나서고 기업들은 고성능 AI 인프라를 구축한다. 활용 범위도 후보물질 발굴에서 임상개발과 제조·품질관리로 확대됐다. 방대한 데이터를 분석해 개발 기간과 비용을 줄이려는 시도는 자연스럽다. 다만 개발 과정에 AI가 한 번이라도 쓰였다는 이유로 ‘AI 신약’이라는 이름부터 붙이는 것은 다른 문제다. 공동연구 계약은 연구의 시작이고 후보물질 발굴은 신약개발의 출발점이다. AI가 후보물질을 직접 설계했는지, 기존 물질 가운데 가능성 있는 후보를 추렸는지, 임상이나 제조의 효율을 높이는 데 쓰였는지는 기술적으로 차이가 있다. 이를 하나의 AI 신약으로 묶으면 기업별 기술 수준과 AI의 기여도를 구분하기 어렵다. 초기 단계의 연구에도 AI라는 이름표가 붙으면 혁신이라는 기대가 먼저 따라온다. 정작 AI가 기존 방식에서 무엇을 바꿨는지는 제대로 드러나지 않는다. AI가 발굴한 후보물질이라고 신약개발의 높은 실패 확률을 피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다. 비임상에서 효능과 독성을 검증하고 임상에서 안전성과 유효성을 입증해야 한다. 이 과정에서 탈락하면 아무리 정교한 알고리즘으로 찾아낸 물질도 의약품이 될 수 없다. AI 신약을 내세우려면 AI를 어느 단계에 적용했고 어떤 역할을 맡겼는지부터 설명해야 한다. 후보물질 발굴 기간과 실험 대상, 비용을 얼마나 줄였는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 AI의 예측이 비임상과 임상에서 얼마나 재현됐는지, 발굴한 물질이 실제 개발 과정에서 얼마나 살아남았는지도 판단 기준이다. AI는 새로운 종류의 신약이 아니라 신약을 개발하는 도구에 가깝다. 같은 도구를 썼다는 이유로 기술 수준과 개발 단계가 다른 물질을 모두 AI 신약으로 부르면 이름의 의미도 흐려진다. AI 신약이라는 이름을 더 많이 붙이는 게 중요한 것은 아니다. AI가 신약개발 과정에서 무엇을 얼마나 바꿨는지 보여줘야 한다. 이름을 붙이기 전에 그 이름을 구분할 기준과 설명부터 갖출 필요가 있다.2026-09-11 06:00:40최다은 기자 -
[기자의 눈] SK바이오팜의 새 파이낸셜 스토리[데일리팜=차지현 기자] SK그룹에는 여느 기업과 조금 다른 경영 언어가 있다. 바로 '파이낸셜 스토리'다. 단순히 매출과 이익을 늘리는 데 그치지 않고 회사가 어디로 향하는지, 어떻게 성장할 것인지에 대한 설득력 있는 이야기가 있어야 한다는 철학이다. 미래 사업 방향을 구체화하고 이를 시장과 공유해 기업가치를 높이는 일종의 경영 방법론이기도 하다. SK바이오팜 역시 자신만의 파이낸셜 스토리를 만들어왔다. 2022년 이동훈 사장 취임 후 회사가 제시한 경영 전략은 명확하다. 자체 개발 뇌전증 신약 '세노바메이트'(미국 제품명 엑스코프리)를 미국에서 직접 판매해 안정적인 현금창출 구조를 만들고 여기서 벌어들인 돈으로 새로운 성장축을 확보한다는 것이 핵심이다. 이 같은 청사진은 상당 부분 현실이 됐다. 세노바메이트는 미국 시장에서 가파르게 성장하며 블록버스터급 신약으로 자리매김했다. 올 상반기 세노바메이트는 미국에서만 4221억원의 매출을 올렸고 6월 월간 처방은 4만9155건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매출 증가가 이익 확대로 직결되는 영업 레버리지 효과가 본격화하면서 이 회사의 올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39%까지 올라섰다. 세노바메이트를 이을 차세대 성장동력도 확보했다. 회사는 2023년 미국 로이반트로부터 프로테오반트사이언스를 인수해 표적단백질분해(TPD) 기술과 연구 플랫폼을 확보했다. 2024년에는 홍콩 풀라이프테크놀로지스로부터 방사성의약품(RPT) 후보물질 'SKL35501'을 도입했다. 지난해에는 미국 위스콘신대 기술이전기관으로부터 두 번째 RPT 후보물질 'SKL37321'까지 확보하며 파이프라인을 넓혔다. 여기에 최근 후속 상업화 자산까지 더하며 성장 전략을 한층 구체화했다. 바이오헤이븐으로부터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오파칼림'을 도입하면서다. 반환 의무가 없는 선급금(업프론트) 4억달러(5532억원)를 포함해 총 계약 규모가 최대 7억9500만달러(1조1000억원)에 달한다. 계약금으로만 지난해 SK바이오팜 연간 영업이익의 2.7배를 한 번에 투입하는 통 큰 결정을 내린 것이다. 특히 이번 오파칼림 도입에는 SK바이오팜이 그동안 강조해온 파이낸셜 스토리가 잘 녹아 있다. 오파칼림은 세노바메이트와 같은 뇌전증 치료제지만 작용기전이 달라 보완적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SK바이오팜이 이미 미국에서 대규모 영업망을 구축한 만큼 추가 비용을 크게 늘리지 않고 함께 판매할 수 있다는 점도 강점으로 꼽힌다. 실제 자산가치 평가 과정에서 외부평가기관은 오파칼림의 2042년 미국 순매출을 20억7913만달러로 추정했다. 세노바메이트를 잇는 또 하나의 대형 품목을 그리고 있는 셈이다. 영업이익률 전망은 더욱 과감하다. 외부평가기관이 제시한 영업이익률은 72%로 100원을 벌면 72원을 영업이익으로 남길 수 있다고 봤다. 오파칼림의 성장성과 수익성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SK바이오팜이 오파칼림과 함께 '시간'까지 샀다는 점은 더욱 주목할 만하다. 신약개발은 단기간에 성과를 내기 어려운 사업이다. 현금흐름이 안정적일수록 개발 일정에 쫓기지 않고 더 긴 호흡으로 연구개발을 이어갈 수 있다. SK바이오팜은 이번 오파칼림 도입으로 향후 14~15년간 현금창출 기반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회사가 단기 성과에 쫓기지 않고 실패 위험이 큰 신약개발에도 더 과감하게 나설 수 있게 됐다는 얘기다. 물론 오파칼림을 도입했다고 해서 새로운 파이낸셜 스토리가 완성된 것은 아니다. 임상과 허가라는 관문이 남아 있고 기대만큼 성장하지 못할 가능성도 있다. 그럼에도 하나의 신약으로 현금을 만들고 그 현금으로 후속 제품과 미래 기술에 다시 투자하는 SK바이오팜의 행보는 국내 바이오텍이 꿈꾸는 이상적인 성장 모델에 가깝다. 새로운 성장 경로를 개척 중인 SK바이오팜이 또 어떤 이야기를 써 내려갈지 기대해본다.2026-09-10 06:00:40차지현 기자 -
[전문가 칼럼] 약사법 제2조는 무엇을 전제로 쓰였는가지난 8월, 약국을 둘러싼 세 개의 결정이 잇따랐다. 8월 초 보건복지부는 한약사가 의사·치과의사의 처방전에 따라 전문·일반의약품을 조제할 수 없다는 공문을 전국 지방자치단체와 경찰청 등에 보내면서 벌칙과 행정처분 기준까지 명시했다. 8월 13일 서울행정법원은 한약사가 완제 한약제제를 처방전 없이 판매한 뒤 이를 '조제'로 보아 급여를 청구한 사건에서 그 청구가 부당하다고 판단했다. 8월 26일에는 '창고'나 '팩토리' 같은 약국 명칭을 금지하는 약사법 개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그럼에도 갈등의 핵심인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일반의약품을 판매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여전히 답이 없다. 지난해 10월 15일 국정감사에서 정은경 보건복지부 장관은 현행법상 이를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는 취지로 답했고, 대한약사회는 즉각 반발했다. 논쟁은 대개 양쪽이 각자에게 유리한 문언을 골라 인용하는 데서 시작해 거기서 끝난다. 그런데 정작 물어야 할 질문은 따로 있다. 1994년 그 조문을 쓸 때, 입법자는 무엇을 전제로 하고 있었는가? 미리 밝혀 둔다. 필자는 법률 전문가가 아니다. 이 글은 법리 해설이 아니라 그 전제를 다시 확인하자는 제안이다. Ⅰ. 1994년의 사회적 합의는 무엇인가? 한약사제도는 1993년 한약분쟁의 산물이고, 그 봉합의 조건이 한방의약분업이었다. 한의사가 처방하고 한약사가 조제하는 구조를 만들되 그 조제와 판매를 담당할 직역으로 한약사를 신설한다는 것, 1994년 약사법 개정은 그 사회적 합의를 조문으로 옮긴 작업이었다. 조문은 간명하다. 제2조 제1호는 "약사(藥事)"를 의약품의 제조·조제·감정·보관·수입·판매와 그 밖의 약학 기술에 관련된 사항으로 정의하고, 제2호는 그 약사 업무를 한약 영역과 그 밖의 영역으로 나누어 각각 한약사와 약사에게 맡긴다. 두 호를 겹쳐 읽으면 결론은 하나다. 한약사의 업무는 한약과 한약제제의 조제와 판매이고, 약사의 업무는 한약제제를 포함한 그 밖의 의약품의 조제와 판매다. 사실 정의 규정만으로도 답은 나온다. 판매를 따로 허용하거나 금지하는 조문을 찾아 헤맬 이유가 없다. 정의규정만 제대로 읽어도 지금의 논란은 애초에 논란이 될 수 없는 것이다. Ⅱ. 조제와 판매를 분리할 수 있는가? 지금의 다른 주장은 그 다음 지점을 파고든다. 제23조 제1항은 "약사 및 한약사는 각각 면허 범위에서 의약품을 조제하여야 한다"고 적었는데 판매를 다루는 제44조와 제50조에는 그 문구가 없으니, 판매에는 면허 범위가 걸리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러나 제23조가 말하는 '면허 범위'의 내용 자체가 제2조에서만 나온다. 제23조는 정의규정을 조제에 관하여 한 번 더 확인한 규정이지 면허 범위를 창설한 규정이 아니다. 확인 문구가 붙었는지 여부가 권한의 유무를 만들어내지는 않는다. 더 근본적인 문제는 조제와 판매를 갈라놓고 읽는 것 자체가 성립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제2조 제1호는 조제와 판매를 나란히 하나의 "약사(藥事)" 안에 넣었다. 한 개념으로 묶인 것을 떼어내 조제에만 면허 범위를 적용하고 판매는 제외하겠다는 해석은 정의규정을 반으로 자르는 일이다. 제44조가 판매 주체를 약국개설자로 적은 것도 무자격자의 의약품 판매를 막기 위함이지, 면허별 취급 범위를 새로 배분하려는 규정이 아니다. 약국 개설 제도의 취지를 보면 더 분명해진다. 일반인의 약국 개설을 막는 이유는 약국이 면허를 가진 사람만 할 수 있는 약사 행위를 수행하도록 허용된 장소이기 때문이다. 개설권은 면허에서 나온 것이지, 면허와 별개로 주어진 영업권이 아니다. 면허에서 비롯된 권한이 그 면허보다 넓어질 수는 없다. 약국에서 이루어지는 조제와 판매가 모두 면허 범위 안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것은 그래서 해석의 문제가 아니라 당연한 귀결이다. Ⅲ. 조문이 굳이 적지 않은 것 여기까지는 1994년의 사정을 따지지 않고 조문만 읽어도 나오는 결론이다. 입법 당시의 전제를 함께 놓고 보면 그 결론은 한층 분명해진다. 조문의 침묵에는 두 가지가 있다. 의도적으로 열어둔 침묵과, 너무 당연해서 적을 필요를 느끼지 못한 침묵이다. 1994년의 침묵은 후자다. 한방의약분업을 전제로 직역을 나누던 시점에 한약사가 개설한 약국에서 해열진통제와 감기약을 파는 장면을 상정한 입법자는 없었다. 이것이 추정에 그치지 않는다는 점은 법제처 해석에서도 확인된다. 2013년 법제처는 한약사가 한약·한약제제 외의 의약품에 대하여 제조관리자나 안전관리책임자가 될 수 있는지를 다루면서 될 수 없다고 회답했다. 당시 관련 조문은 그 자격을 "약사 또는 한약사"로 나란히 적고 있었지만, 법제처는 제2조 제2호의 정의규정이 약사법령 전체의 해석지침이 된다고 보았다. 개별 조문이 두 직역을 병렬로 적었다는 사정만으로 정의규정의 업무범위 구분을 배제할 수 없다는 것이다. 지금의 제44조·제50조에도 그대로 들어맞는 해석이다. Ⅳ. 전제가 무너진 뒤 그러나 전제였던 한방의약분업은 30년이 지나도록 이행되지 않았다. 그사이 3,500명 안팎의 한약사가 배출됐으나 그 면허가 설 자리는 끝내 마련되지 않았고, 한약을 거의 취급하지 않는 한약사 개설 약국과 초대형 약국 사례까지 등장했다. 전제가 사라진 자리에서 조문의 침묵이 다르게 읽히기 시작한 것이다. 정부의 태도도 갈렸다. 국정감사에서는 위법으로 보기 어렵다고 답한 반면, 8월 공문에서는 조제에 관한 한 면허 범위 준수를 분명히 했다. 조제는 정리하면서 판매는 남겨둔 셈이다. 한약사 측 논거는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는 앞서 본 문언 논거이고, 둘째는 약학과와 한약학과 교육과정의 상당 부분이 유사하다는 것이며, 셋째는 국가가 한방의약분업을 약속해 놓고 30년간 이행하지 않은 책임이 근본 원인이라는 것이다. 앞의 두 가지는 사실과 거리가 멀지만, 세 번째는 정당한 문제 제기다. 전제를 이행하지 않은 책임은 분명히 국가에 있다. 그러나 전제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사실이, 그 전제 위에서 쓰인 조문의 의미를 바꾸지는 못한다. 계약의 일방이 약속을 지키지 않았다고 해서 계약서의 문구가 저절로 다시 쓰이지는 않는다. 이행되지 않은 전제는 이행을 요구하거나 제도를 다시 설계할 사유이지, 조문을 거꾸로 읽을 근거가 아니다. 면허의 경계는 조문에 박힌 금지 문구의 개수로 정해지는 것이 아니라, 그 면허가 애초에 무엇을 담당하도록 만들어졌는가로 정해진다. 짚어 둘 것이 하나 더 있다. 약사법 제2조는 어느 부처가 책상에서 만든 조문이 아니다. 1993년 한약분쟁이라는 격렬한 충돌을 거쳐 두 직역과 정부, 국회가 도달한 사회적 합의를 문장으로 옮긴 것이다. 1993년의 분쟁이 무엇을 대가로 봉합됐는지 기억한다면, 그 봉합을 임의로 뜯는 일이 무엇을 부를지도 짐작할 수 있다. 『전국책』에는 삼인성호(三人成虎)라는 고사가 있다. 저잣거리에 호랑이가 나타났다는 말도 세 사람이 거듭하면 사실이 된다는 뜻이다. 근거가 얕은 주장이라도 반복되고 확산되면 어느 순간 기정사실이 되고, 한번 굳어진 뒤에 되돌리는 데에는 처음 바로잡는 것과 비교할 수 없는 비용이 든다. 법 해석에서 이 현상은 특히 위험하다. 의약품을 누가 다룰 수 있는가는 취향이나 여론의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건강과 직결된 공익의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 바로잡지 않으면, 잘못 굳어진 관행이 뒷날 "현실이 이러하니 법을 고치자"는 요구의 근거로 되돌아온다. Ⅴ. 결론 모두가 당연하게 여겼던 전제 위에서 쓰인 조문이, 그 전제가 이행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특정 직역의 목소리에 따라 다르게 읽히고 있다. 처음의 뜻이 틀렸던 것이 아니라 처음의 뜻이 흐려진 것이다. 법령의 의미가 어느 직역의 목소리 크기에 따라 훼손되고, 그렇게 훼손된 해석이 진실로 굳어진다면, 그로 인한 사회적 피해는 헤아릴 수 없다. 그러므로 지금 필요한 것은 새로운 해석이 아니라 처음의 뜻으로 돌아가는 일이다. 권한을 새로 빼앗는 일이 아니라 1994년 제2조에 이미 규정한 사실을 정부가 명확히 하고, 그대로 적용하는 것이 더 큰 혼란을 막는 길이다. 잘못 읽힌 조문을 바로 세우는 일은 어느 직역의 이익이 아니라 국민 건강이라는 공익의 문제다. 미룰수록 치러야 할 비용만 커진다.2026-09-10 06:00:38데일리팜 -
[기자의 눈] 100일 등재에 몰린 희귀약…급여 지연의 역설[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희귀질환 치료제의 건강보험 등재기간을 100일 이내로 줄이겠다는 정부의 신속등재 시범사업에 예상보다 많은 제약사들이 몰렸다. 최근 마감된 시범사업에는 국내외 제약사의 희귀질환 치료제 14개 품목이 이름을 올렸다. 당초 정부가 제시한 시범사업 대상은 5개 품목이다. 대상 품목 수의 약 3배에 달하는 신청이 몰리면서 제도 시행 전부터 흥행에 성공한 셈이다. 이번 사업은 등재 전 비용효과성 평가를 사후평가로 전환하고, A8 조정 최저가의 90% 수준을 기준으로 약가·총액 관련 절차를 대폭 간소화하는 방식이다. 허가 전부터 급여 절차를 병행해 허가 이후 최종 건강보험 등재까지 걸리는 기간을 100일 이내로 줄이는 것이 목표다. 기존 최대 240일이 소요되던 등재 기간을 절반 이하로 단축하겠다는 구상이다. 눈여겨볼 대목은 단순히 여러 품목이 신청했다는 사실보다 제약사들이 이 제도에 적극적으로 참여한 배경이다. 신청 조건이 마냥 유리한 것도 아니다. 선등재 이후 실사용근거(RWE)를 토대로 5년 시점에 치료 성과를 재평가하고, 결과에 따라 약가를 낮추거나 전액본인부담으로 전환할 수 있다. 여기에 기존 급여 등재 체계에는 없었던 '환자 치료 지속성 보장계획'도 필수 제출 서류로 새롭게 포함됐다. 제약사 입장에서는 빠른 시장 진입과 맞바꿔 적지 않은 불확실성을 떠안는 구조다. 그럼에도 14개 품목이 신청했다. 빠른 급여 진입에 대한 수요가 그만큼 크다는 의미로 읽힌다. 동시에 기존 급여등재 과정에서 제약사와 환자가 감내해 온 '기다림'이 얼마나 길었는지를 역으로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 실제 신약의 급여등재 기간을 줄이기 위한 시도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정부는 허가와 급여 적정성 평가, 약가협상을 병행하는 허가-평가-협상 연계제도를 통해 최장 300일 이상 걸리던 등재기간을 150일 수준으로 단축하겠다는 목표를 제시한 바 있다. 그러나 현장에서 체감한 속도는 달랐다. 2023년 시작한 1차 시범사업은 마무리까지 약 2년이 걸렸고 일부 약제는 급여 진입까지 1년 이상이 소요됐다. 2024년 12월 선정된 2차 시범사업 역시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았다. 가장 먼저 약가협상에 진입한 '핀테플라'도 시범사업 지정 후 약 1년 6개월이 지나서야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폐동맥고혈압 치료제 '윈레브에어' 역시 허평협 2차 시범사업 대상에 포함됐지만 급여 절차가 장기간 지연되면서 지난 3월 환자단체가 제도의 실효성을 공개적으로 문제 삼기도 했다. '신속'이라는 제도의 취지와 실제 환자가 약을 급여로 사용할 수 있게 되는 시점 사이에 간극이 있었던 셈이다. 물론 이번 100일 신속등재 시범사업은 기존 허평협 연계제도와 구조가 같지는 않다. 허평협이 기존 허가와 평가, 협상 절차를 병렬화해 시간을 단축하는 방식이었다면 이번 사업은 비용효과성 평가를 사후로 넘기는 등 등재 전 절차 자체를 보다 과감하게 줄였다. 그만큼 정부가 급여 지연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의지를 한 단계 더 강하게 드러낸 것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앞선 신속등재 제도에서 목표한 기간과 실제 소요기간 사이에 차이가 있었던 만큼 이번에도 결국 성패는 제도 설계보다 실제 결과로 평가받을 수밖에 없다. 따라서 이번 사업의 성패를 신청 품목 숫자로 판단하기에는 이르다. 중요한 것은 선정된 치료제가 실제로 정부가 제시한 기간 안에 급여권에 진입하느냐다. 희귀질환 환자에게 급여등재까지 걸리는 시간은 단순한 행정처리 기간이 아니다. 치료제가 허가됐더라도 급여가 적용되지 않으면 고가의 치료비로 인해 실제 치료 접근이 제한될 수 있다. 정부가 신속등재를 추진하는 이유 역시 허가와 실제 치료 접근 사이의 간극을 줄이는 데 있다. 100일 신속등재에 예상보다 많은 치료제가 몰린 것은 제도에 대한 높은 기대를 보여준다. 동시에 기존 급여체계가 제때 해소하지 못했던 '시간의 문제'를 역으로 드러낸 숫자이기도 하다. 14개 품목의 신청은 흥행의 지표일 수 있지만 제도의 성과는 아니다. 이번에는 '신속등재'라는 이름보다 실제 환자가 치료제에 접근하기까지 걸린 시간이 제도의 성패를 말해줘야 한다.2026-09-09 06:00:44손형민 기자 -
[특별기고] 좋은 인테리어보다 오래 기억되는 약국"어떤 컨셉의 약국을 만들고 싶으세요?" 상담을 하다 보면 가장 먼저 드리는 질문입니다. 그런데 의외로 많은 약사님들이 쉽게 답하지 못하십니다. 당연합니다. 평생 약을 공부하셨지, 공간 디자인을 고민해 오신 분들은 아니니까요. 그래서 저는 질문을 조금 바꿉니다. "우리 약국이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면 좋으세요?"그러면 대부분 답을 찾으십니다. "친근한 약국이었으면 좋겠습니다." "전문성이 느껴졌으면 좋겠습니다." "편안하게 상담 받을 수 있는 공간이면 좋겠습니다." 사실 여기서부터 브랜딩이 시작됩니다. 브랜딩은 거창한 로고나 화려한 인테리어가 아니라, 사람들에게 어떤 기억으로 남고 싶은지를 정하는 일이기 때문입니다. 요즘은 예쁜 공간을 만드는 것이 어렵지 않습니다. 하지만 유행은 생각보다 빨리 바뀝니다. 몇 년 전에는 북유럽 스타일이 유행했고, 지금은 미니멀한 공간이 많습니다. 시간이 지나면 또 다른 디자인이 유행하겠죠. 반면, 사람들은 의외로 디자인보다 경험을 오래 기억합니다.친절하게 복약지도를 해주던 약사님. 내 이름을 기억해 주던 약사님. 늘 믿고 찾아갈 수 있었던 약국. 이런 기억들이 쌓여 하나의 브랜드가 됩니다. 공간은 그 기억을 담아내는 그릇일 뿐입니다. 앞으로 약국도 더 많이 변화할 것입니다. AI와 디지털 기술이 발전하면서 단순한 조제 기능은 점점 자동화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여전히 자신을 이해해 주고 신뢰할 수 있는 약사를 찾을 것입니다. 결국 선택받는 약국은 시설이 가장 화려한 곳이 아니라, 자신만의 이야기가 있는 곳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인테리어를 계획하신다면 유행하는 디자인보다 먼저 한 가지를 고민해 보셨으면 합니다. "우리 약국은 어떤 모습으로 기억되고 싶은가?" 그 질문에 대한 답이 정해지면 공간의 색과 조명, 소재, 간판, 가구까지 하나의 방향을 갖기 시작합니다. 좋은 인테리어는 시간이 지나도 질리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유행을 따라 만든 공간이 아니라, 그 약국만의 철학을 담아 만든 공간이기 때문입니다. 인테리어는 공간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리고 브랜딩은 그 공간을 기억으로 만드는 일입니다. 좋은 브랜딩은 눈에 남는 공간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 사람들의 기억에 오래 남는 경험을 만드는 일입니다. 그리고 좋은 공간은 고객뿐 아니라 그 공간에서 매일 일하는 약사님의 삶까지 함께 바꿉니다.2026-09-09 06:00:42데일리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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