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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쓰 | 천국의 풍경 속에서 접한 치즈버거

  • 데일리팜
  • 2019-04-01 11:29:24
  • [15] 필리핀 보홀에서 찾은 맛집 '타르시어 파프리카'

필리핀 보홀. 우리나라에서는 마닐라나 세부로 가서 비행기를 한 번 더 갈아 타고서야 갈 수 있는 작은 섬이다.

방문이 번거로운만큼 자연이 잘 보존되어 있다. 그 중에서도 바다 속 환경이 특히나 아름다워서 수중레저를 즐기기 위해 많이들 찾는다.

바다는 예쁘지만, 덥고 습한 곳이라 특별히 맛있는 음식은 없다. 현지화된 한식과 적당한 관광지 음식들을 먹으며 보홀을 즐긴다.

여행의 막바지즈음 경치가 훌륭한 레스토랑이라 소개 받아 방문한 곳이다. '타르시어 파프리카'(TARSIER PAPRIKA).

일몰을 볼 수 있는 시간에 맞춰 도착했다. 자리에 앉아 일행들과 함께 열심히 메뉴를 고르고 술을 시키고, 살짝 나른하게 고개를 든 순간… 천국을 보았다.

천국. 가 본 적도 없으면서, 과장이다. 하지만 천국의 하늘도 이보다 감동적일 것 같진 않다.

여태껏 본 적 없는 하늘색이다. 석양을 반사하는 바다 때문일까. 파랗지도 붉지도 않은 오묘한 색들의 일렁임에 마음도 왈칵 일렁인다. 순간의 감동에 머리가 텅-비는 느낌이다. 시시각각 변하는 하늘을 내 눈에 다 담아 갈 수 없음이 그저 아쉽다. 사진은 그 풍경을 다 담아내지 못한다.

한국에도 전망 좋은 식당은 많지만 지금 눈 뜨고 있는 나에게 스스로 감사하게 되는 경험은 처음이다. 너무 좋아 자꾸 바라보는 내 시선에 이 경치가 닳을까 안타까운 마음마저 들었다.

눈 앞의 풍경이 꿈인지 현실인지 몽롱할 즈음 음식이 나온다. 평범하다. 차라리 다행이다.

맛까지 완벽했다면 너무 좋아서 울었을지도 모른다. 타국에서 웬 주책이람.

앵거스 치즈 버거
립아이스테이크
육즙가득한 고기패티에 치즈가 주르륵 흐르는 앵거스 치즈버거가 특히나 맛있었고 잘 조리된 립아이스테이크도 질기지 않아 잘 먹었다. 까르보나라는 느끼한게 먹고싶어 시켰는데 만족 할 만큼 확실히 느끼했고, 그래서 조금 남겼다. 씨푸드 플래터의 바삭한 튀김도 맥주와 잘 어울렸다.

씨푸드 플래터
까르보나라
풍경이 전부 다 했다. 풍경의 감흥에 너무 빠져들어 먹으면서도 맛에 집중하지 못했던 것 같기도 하다. 아주 맛있어도 평범하게 느낄 것 같고 조금 부족해도 부족한 줄 모를 것 같은 분위기다.

어스레한 이른 저녁에 자리 잡아 꿈같은 일몰을 보고 식사를 마치고 나면 깜깜하다. 이게 끝이 아니다. 조경이 잘 된 산책로를 걸으며 하늘을 본다. 까만 하늘에 흩뿌린 듯 가득한 별이 선명하게 반짝인다. 행복하다.

밥 한끼 먹었을 뿐인데, 이렇게 행복해도 될 일인가 조금 민망하기도 하지만 버거운 일상에 선물같은 순간이었다.

일부러 식당을 찾아 보홀을 갈 수는 없겠지만, 보홀에 간다면 꼭 일몰즈음 시간을 내어 들러보길 추천한다.

TARSIER PAPRIKA 주소) Tarsier Paprika Km. 16 Hoyohoy Tawala | Tarsier Botanika Resort, 6340, Philippines 전화번호) +63-38-416-0952 영업시간) 07:00 - 21:00 참고) 보홀 도나텔라 리조트 내 위치. 예약하지 않으면 입장 할 수 없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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