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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진출 63년 된 바이엘의 '잉그리드 드렉셀 님'

  • 안경진
  • 2018-02-07 06:14:54
  • "혁신과 디지털화에 걸맞는 회사" 다짐

2018년 최고경영자에게 듣는다 | ⑨바이엘 코리아

#바이엘은 150년 이상의 역사를 지닌 독일계 생명과학기업이다. 바이엘의 대표품목으로 꼽히는 아스피린은 지난해 합성 120주년을 맞았으며, 1955년 한국에 진출한지는 어느덧 63년차가 됐다. 제약업계에서 이 같은 전통은 자랑스러운 일이지만, 자칫 혁신적이지 못하다는 이미지에 갇힐 수 있다는 우려가 있었던 것도 사실이다.

2015년 바이엘 코리아에 부임한 잉그리드 드렉셀(Ingrid U. Drechsel) 대표가 다양한 프로젝트를 시도한 건 그러한 고민과도 관련이 깊다. 혁신의 대명사라 불리는 대한민국에서 바이엘 코리아를 가장 혁신적인 회사로 만들고 싶었다는 것. 덕분에 지난 3년간 바이엘에서는 그네가 설치된 혁신룸이 만들어지거나 직함 대신 "~님"이란 호칭을 사용하고, 프로젝트성 디지털 마케팅팀이 꾸려지는 등 크고 작은 변화들이 일어났다.

1897년 진통소염제로 개발된 아스피린이 1970년대 심장질환 예방약으로 재발견되고, 오늘날 암예방과 같은 새로운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는 것도 비슷한 고민과 시도들이 있었기 때문일 것이다. 부임한지 정확히 3년차를 맞는 2월 1일 바이엘 사옥에서 만난 '잉그리드 님'에게선 본인이 추구하는 혁신의 이미지가 물씬 풍겼다. ▶바이엘은 아스피린으로 매우 친숙한 회사다. 하지만 일반인들에겐 생소할 법도 한데?

"바이엘이 아스피린으로 잘 알려진 건 맞다. 바이엘의 아스피린은 지난해 합성 120주년을 기념했을 만큼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의약품 중 하나다. 가장 먼저 해열 및 통증완화를 위해 사용되던 중 심장마비, 뇌졸중과 같은 심혈관계 유용성이 확인됐고, 현재는 세 번째 가능성에 도전하고 있다. 아직까지 적응증을 승인받은 국가가 없어서 구체적인 사항을 언급할 순 없지만, 아스피린의 암예방 효과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어서 머지않아 새로운 분야로 활용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한다."

"하지만 아스피린 말고도 바이엘은 다른 기업들과 상당히 차별성을 많이 가진 회사다. 사람을 위한 치료제뿐 아니라 동물, 식물을 위한 연구와 솔루션을 총망라해 제공하고 있다는 점이 가장 큰 특징일 것이다. 바이엘 코리아는 전문의약품 사업부와 일반의약품을 취급하는 컨슈머헬스 사업부 외에도 바이엘 크롭사이언스를 통해 동물용 의약품 생산이나 식량안보에 기여할 수 있는 작물보호 및 농업인을 위한 제품군 등에 집중하고 있다. 오랜 역사를 지닌 아스피린이 끊임없이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는 것처럼, 바이엘 역시 내부인력은 물론 외부의 오피니언 리더들과 긴밀히 협력하면서 새로운 시도를 펼쳐나가기 위해 노력 중이다."

▶2015년 2월 1일자로 부임하셨으니 오늘이 정확히 4년째다. 지난 3년간의 성과에 대해 자평한다면?

"디지털화와 같은 새로운 변화에 매우 호의적인 사람으로서, 혁신의 최첨단을 달리고 있는 한국에 부임하게 돼 매우 기뻤다. 다만 가장 혁신적인 국가인 한국에서 바이엘 코리아가 가장 혁신적인 회사는 아니라는 점은 아쉬움으로 다가왔다. 지난 3년간 새로운 혁신을 바이엘 코리아에 도입하는 데 주력한 건 그러한 이유 때문이다. 부임 첫해에는 상호신뢰와 존중의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TRAFO 프로젝트를 진행했다. TRAFO란 신뢰(Trust), 존중(Respect), 태도(Attitude), 재미(Fun), 조직(Organization)의 앞글자를 따서 만든 약자다. 일을 즐기면서 할 수 있다면 성공하지 못하는 게 더 어렵지 않겠나. 직함 대신 '~님'이란 호칭을 사용하게 하거나 '잉그리드'라고 이름을 부를 수 있는 문화를 만든 것도 임직원 사이의 평등한 분위기를 조성하는 데 일조했다고 생각한다."

"개인적으론 직원들과 허물없이 지내기 위해 사무실을 일일이 돌면서 젤리를 나눠주거나 직원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제스처를 시도하면서 즐겁게 일할 수 있도록 장려했다. 또한 아침에 1시간가량 티 브레이크(tea break)를 마련해 10여 명의 직원들과 허심탄회하게 대화를 나누거나 디지털 마케팅을 위한 프로젝트팀을 꾸리고, 혁신코치(innovation coach)라는 프로젝트팀을 통해 업무혁신, 효율성 향상 등에 대해 고민하도록 유도하는 등 다양한 혁신을 도모했다. 저기 보이는 것처럼 그네가 설치된 혁신룸(innovation room)을 갖춰놓은 것도 업무가 잘 안 풀릴 때 어린 시절로 돌아가 그네를 타며 문제를 즐겁게 해결하라는 취지다. 우수한 제품을 갖추는 것 만큼이나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긍정적인 자세, 직원들의 사기 및 업무관여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감사하게도 한국 직원들은 다양한 프로젝트를 제안할 때마다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줬고, 전문의약품 사업부도 3년 연속 두자리수의 성장을 이뤄냈다. 혁신을 도모하는 우리의 열정과 노력, 협력이 작용한 결과일 것이다."

▶전문의약품 사업부의 대표품목으로 자렐토와 넥사바를 꼽을 수 있을 듯 하다. 회사 차원에선 어떤 품목에 주목하고 있나?

"언급하신 간암 치료제 넥사바(소라페닙)는 한국을 비롯해 다른 국가에서 선보인지 이미 10년이 넘었다. 이에 후속치료제로 스티바가(레고라페닙)를 출시했다. 지난해 간세포암에 대한 사용을 추가 승인받았는데, 특별히 한국은 간암 적응증 추가가 전 세계 4번째로 이뤄졌다. 아시아태평양 지역에선 일본에 이어 2번째였으며, 유럽보다 빨랐다. 대개 항암제는 신약이라도 기존약제보다 생존기간을 3~6개월가량 연장시키는 게 일반적이지 않나. 그런데 스티바가는 생존기간을 자그마치 26개월이나 연장시킨다는 데이터를 확보했다. 신속승인이 가능했던 비결이라 생각한다. 올해는 간세포암에 대한 급여승인까지도 기대하고 있다. "

"항응고제 자렐토(리바록사반)의 경우 시장성과가 가장 뛰어난 제품인데, 최근에는 단기간 내 우수한 효과를 입증하며 임상이 조기종료됐다. 올해 안에 새로운 적응증을 추가승인받을 것으로 예상한다. 그 밖에 최근 급여기준에서 투여횟수 제한이 삭제된 황반변성 치료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와 다음달 새롭게 선보이게 되는 IUS(자궁내장치) 카일리나에 기대를 걸고 있다. 카일리나는 체내삽입 시 5년간의 피임효과를 제공하는데, 기존 미레나와 비교할 때 피임유지기간은 동일하면서도 크기가 작아진 덕분에 시장에서 좋은 반응을 얻을 것으로 예상한다." ▶부임 당시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가장 성공한 제품으로 아일리아를, 실패한 약으로 피임약을 꼽았다. 여전히 그 생각이 유효한가?

"제품 자체에 대한 평가는 아니었다.한국의 피임약 사용률이 너무 낮다보니 그런 답변을 했던 것 같다. 피임약은 여성을 넘어 커플의 인생을 계획할 수 있도록 돕는 제품이다. 많이 나아졌지만 여전히 사용률이 저조하다는 점은 개인적으로 아쉽게 생각한다. 지금은 바이엘로 합병됐지만 과거 니혼쉐링파마에서 근무하던 시절 여성건강사업부 마케팅을 총괄하는 등 전 세계 여러 국가에서 여성건강과 관련해 활발한 활동을 했었다. 여성으로서 큰 자부심을 느끼고, 바이엘의 다양한 품목들 가운데 경구피임약에 많은 애착을 갖고 있는 것도 사실이다. 피임약이 개발되고 사회에 도입되면서 여성들이 자신이 원하는 시기에 임신을 결정할 수 있게 된 건 양성평등에 크게 기여했다고 생각한다. 특히 경구피임제는 여성이 직장이나 가정에서 보다 활발한 활동을 할 수 있도록 도움을 줬다고 본다."

▶바이엘의 올해 목표는 무엇인가?

"전세계적으로 혁신과 디지털화가 화두지 않나. 한국은 이러한 흐름에 기여할 수 있는 가능성이 높은 국가다. 바이엘코리아 역시 혁신과 디지털화에 더욱 걸맞는 회사로 거듭나기 위해 조직의 변화를 극대화할 것이다. 한국이 세계 최고 수준의 대학진학률을 자랑한다는 점에서 그러한 인력을 적극 활용하는 데도 기여할 생각이다. 대표적으로 바이엘코리아가 2016년부터 진행해 온 인턴십프로그램을 들 수 있다. 상, 하반기 연 2회에 걸쳐 각각 5개월씩 진행 중이며, 처음 10명 규모에서 20명 규모로 인턴채용을 확대했다. 그 중 약 30%가량을 정규직 혹은 계약직으로 채용한다. 새로운 피를 수혈하고 젊은 생각과 정신을 수용하기 위함이다. "

"본사 차원에선 5년 전부터 유망한 헬스케어 관련 스타트업을 발굴, 지원하는 '그랜츠포앱스(Grants4Apps)' 프로그램을 진행하고있다. 바이엘코리아는 지난해 KOTRA와 연계해 '그랜츠포앱스코리아'를 론칭했다. 선정된 스타트업은 약 3개월간 바이엘의 사무실 공간을 함께 활용하면서 경영, 허가, 법률, 인사 등 다양한 측면에서 사업상 필요한 조언과 노하우를 전달받게 된다. 특별히 올해는 몬산토와 인수합병을 마무리하게 되는 해여서 성공적인 통합을 통해 전 세계 인류에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헬스케어 뿐 아니라 농업과 같이 다양한 분야에서도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2011년부터 임직원수가 줄었는데, 몬산토 통합과 관련해 한국법인에서 인원감축 계획은 없나?

"현재로선 전혀 계획이 없다. 몬산토와의 통합은 농업 분야에서 미래세대에 맞는 농업혁신을 이루기 위함이다. 과거 있었던 인원감축도 한국법인만의 문제가 아니라 본사 차원에서 사업을 용이하게 끌어가기 위해 분야별 필요한 인력과 자원 등을 조정하는 과정이었다. 화학사업 및 신소재사업팀의 글로벌 분사(현 COVESTRO)로 인해 인원이 많이 감소한 것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이다. 몬산토 인수합병 과정에서도 일부 사업부가 조건부로 분사될 것으로 예상은 되나, 아직까지 인수합병이 마무리되지 않은 단계여서 정확한 답변은 드리기 어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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