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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원도의 힘' 감자로 만든 향토음식 옹심이

  • 이혜경
  • 2018-12-08 06:21:12
  • 눈 앞에 펼쳐진 깎인 감자 4바구니…더 기대되는 맛

[원쥴랭가이드] 7편-토지옹심이

진짜가 나타났다. 다음 원쥴랭가이드로 옹심이를 선택했다고 하니, 심사평가원 모 차장님이 "거기 아직도 안가봤냐? 정말 추천한다"고 했고, 서울사무소에서 근무하는 또 다른 차장님은 "원주 갈 때 마다, 가끔 생각나서 들르는 집"이라고 했다. 어디를 간다고 했을 때 이렇게 반응이 뜨거웠던 적은 처음이다. 그렇다. 옹심이는 '안 먹어본 사람은 있어도, 한 번 맛보면 끊지 못하는 마성의 음식'이다.

고향이 어디냐고 묻는 사람들에게 "강원도"라고 답하면, "감자 많이 먹고 자랐겠다"는 말을 자주 들었다. 어릴 적엔 "우리도 마트 가서 돈 주고 사먹어야 한다"고 '촌 사람'으로 여기는 것 같아 기분이 상해 받아 쳤지만, 사실 돌이켜 생각해보면 '서울 사람들'보다 감자를 만날 '접근성'은 뛰어났다. 직접 감자를 캐기도 했고, 엄마가 밥을 안칠 때 감자를 함께 쪄낸 모습을 수 없이 봤기 때문이다.

그런데, 옹심이는 먹어본 적이 없다. 내 기억에 없던 것일까? 호기심을 안고 혁신도시 안에 위치한 토지옹심이를 방문했다. 맞았다. 나는 옹심이를 먹어본 적이 없다. 하지만, 비슷한 식감의 감자떡은 어릴적 간식 처럼 먹었다. 할머니께서 살아계셨을 땐, 자주 감자떡을 빚어 주셨다. 여기에 더해 배추김치를 채썰어 물기를 짜내고 속을 양념해서 메밀전에 돌돌 말아 부쳐주던 메밀전병은 '최애(최고 애정하는)' 음식이었다. 감자 옹심이 한그릇 먹었을 뿐인데, 자꾸 어릴 적 기억에 입가에 미소가 번진다.

호기롭게 시작한 원쥴랭가이드 따라잡기가, 언제부턴가 매주 원주를 방문 할 때마다 하나씩 '클리어' 하고 돌아와야 하는 연재물의 압박으로 자리잡기 시작했다. 점심 시간에 다른 약속으로 방문하지 못하면, 대학원 수업 전 짬을 내 이른 저녁에라도 하나 씩 찾아 나서고 있다. 어찌보면 원주민들과 MA들의 점심 '소확행'을 찾아주기 위해 시작한 일인데, 나의 소확행은 어딘가로 도망가고 있다. 주절주절 하는 것 보니, 원쥴랭가이드 연재도 곧 끝나겠네. 그만 떠들고, 토지옹심이를 소개하자면 메밀칼국수, 옹심이칼국수, 옹심이만, 비빔막국수, 냉모밀(여름), 메밀왕만두, 메밀전명을 판매하고 있다.

옹심이칼국수와 옹심이만, 메밀전병을 시켰다. 칼국수가 들어간 옹심이가 더 싼 이유를 물으니 옹심이만 메뉴에는 옹심이가 많~이 들어간다고 한다. 사진상으론 비슷해 보이는데, 숟가락으로 휘익 저어보면 밑에 옹심이가 깔려 있다.

우선, 먼저 나오는 보리밥에 열무김치, 무생채와 고추장 조금을 넣고 비벼 한입 먹는다. 애피타이저라 생각하면 된다. 보리밥으로 배채울 생각 하지 말고, 딱 한 입정도 먹고 나면 입맛이 싹 돈다. 옹심이를 기다리면서 사진을 찍고 있는데, 오픈 주방으로 산더미처럼 쌓인 감자를 발견했다. 사진 촬영을 허락 받고 감자 4바구니를 찍었다. 눈으로 감자를 확인하고 나니, 옹심이 맛이 더욱 기대된다.

감자떡 안에 앙금만 빠진 느낌이다. 식감은 쫄깃하다. 국물은 꼭 감자 수프 맛이 난다. 숟가락으로 옹심이를 떠 먹다 보니 조개가 보인다. 사장님께 여쭤보니, 국물은 감자를 갈아서 미리 만든 육수와 함께 끓인다고 한다. 옹심이는 네이버 지식백과 사전을 빌리면 '감자를 갈아 물기를 꼭 짜낸 뒤 가라앉은 녹말가루와 섞어 새알처럼 작고 둥글게 빚은 새알'이라고 한다. 이제라도 알았으니 됐다.

강원도 하면, 감자. 그리고 생각나는 향토음식으로 옹심이는 제격이다. 토지옹심이에서는 메밀전병도 판매하고 있는데, 감자로 옹심이 만드는 일이 쉽지 않아서인지 메밀전병은 시중에서 구매할 수 있는 냉동 전병을 튀겨주는 느낌이 든다. 한 가지, 가게에 대한 팁을 주자면 원주에 토지옹심이는 두 곳이 있으며 토지길에 위치한 토지옹심이가 본점으로 13년이 넘었다고 한다. 혁신도시 양 양지길에 있는 토지옹심이는 3년 정도 됐다고 한다.

▶데일리팜의 한마디◀

"할머니가 그리워 진다."

▶동행인의 맛 한줄평◀

"추운겨울 옹심이가 마음까지 따뜻하게 녹여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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