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보재정 절감" 인식 부재…일반약 컨트롤타워가 없다
- 이정환
- 2022-07-11 14:2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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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일반약 활성화→재정 절감·국부 창출 인식 부족"
- 미국 ·일본 등 비처방약 활성화·셀프케어 위해 일반약 전담조직 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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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반약 시장·산업을 육성하고 건보재정 건전성 향상을 위해 국가 차원의 '일반약 컨트롤타워' 마련을 고민해야 한다는 의약품 전문가들의 주장이 십 수 년째 공허한 외침으로 전락하고 있다.
해외 선진국들이 불필요한 진료비·약제비 지출을 획기적으로 줄여 건보재정을 절약할 수 있는 장치로서 일반약 활성화, 셀프메디케이션 정책을 공격적으로 도입하고 별도 정부 콘트롤타워를 확보한 것과 달리 우리나라는 의약분업 이후 20년 넘게 일반약 정책에 손을 놓고 있다는 비판이 나온다.
국내 일반약 시장은 2000년 이전 전체 의약품 시장의 40%를 차지했지만 의약분업 이후 대폭 줄어들어 20% 수준을 간신히 유지하고 있다.
의약분업은 국내 제약사들이 전문약 개발에 치중하게 만드는 동시에 약국업무가 처방전 조제에 매몰되는 환경을 구축했다. 우리나라에서 일반약 정책이 수면 아래 가라앉은 시점도 이 때부터다.
지나치게 많은 전문약 사용량을 우려하며 일반약 시장을 활성화해 국민의 의료비·약제비 지출과 건보재정 부담을 줄여야 한다는 제언이 국회 등 곳곳에서 나오지만 아직 눈에 띄는 정책 변화는 전무한 실정이다.

해외 선진국 분위기는 자못 다르다. 일반약과 국민, 소비자 간 거리를 어떻게 든 좁히기 위해 갖은 노력을 다하고 있다.
미국과 일본, 캐나다, 호주 등은 보건의료와 의약품 정책을 담당하는 정부부처에서 의사 처방이 필요없는 일반약 전담 콘트롤타워를 운영 중이다.
미국 FDA(식품의약국) '비처방의약품부', 일본 PMDA(의약품의료기기종합기구) '일반용의약품부', 캐나다 보건부(Health CANADA) '자연및비처방의약품부', 호주 보건부 '비처방의약품 위원회' 등이 대표적이다.
이들 정부 조직의 존재 이유는 비처방 일반약 정책 수립을 위한 전문성 확보로, 안전하고 효용성 큰 비처방약 활성화 장치를 마련하고 선진화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실제 미국FDA 비처방의약품부는 새로운 유효성분·제형·용량·투여경로를 입증한 신규 일반약 허가(NDA, New Drug Application), 안전성·유효성이 폭넓게 인정된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Rx-to-OTC switch), 사전 승인이 필요없는 OTC의약품 정책 설계(OTC Monograph), 일반약 제네릭 간략 허가신청(Generic ANDA) 등 업무를 수행한다.

일본은 1979년 약사법 개정 이후 의약품 재분류 제도를 시행, 전문약에서 일반약으로 전환과 약국 외 판매 의약품 증가가 활발한 상황이다.
나아가 일반약 재분류 제도 활성화를 위해 제약사, 소비자를 비롯한 관련단체 의견을 상시 검토하는 방식도 도입했다.
이 모든 정책들이 일반약 전담 콘트롤타워의 진두 지휘 아래 시너지를 내며 일본 일반약 산업 활성화와 건보재정 절감 효과를 보이는 셈이다.
특히 일본은 지난해 4월 후생노동성 의정국 경제과에 '셀프케어·셀프메디케이션 추진실(훈령실)'을 설치하는 결정도 했다.
셀프메디케이션 촉진 대책 마련을 위해 정부부처 칸막이를 허문 것인데, 우리나라로 치면 보건복지부 안에 일반약 셀프케어 전반을 담당하는 정책과 1개를 별도 신설한 셈이다.
미국과 일본 두 나라 사례만 보더라도 일반약 정책 운용과 셀프메디케이션 활성화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 실현에 전문적이고 민첩하게 대응하고 있다는 사실을 엿볼 수 있다.
일반약 활성화, 국내 사회적 합의·논의 제로
현재로서 우리나라는 미국, 일본 등 의약품 선진국의 일반약 전담기구 운영을 통한 시장 육성과 재정절감 성과를 마냥 지켜보며 부러워할 수밖에 없는 처지다.
보건복지부, 식품의약품안전처 등 정부 부처가 일반약 활성화를 통한 건보재정 절감 방안에 별달리 큰 관심을 갖고 있지 않은 데다, 일선 의료기관과 약국 환경 자체도 의사 처방 전문약에 과몰입된 탓이다.
의약품 전문가들은 하루빨리 우리나라 정부가 셀프케어 중요성을 깨달은 해외 선진국을 본받아 일반약 정책 혁신에 나서야 한다고 말한다.
건보재정 건전성 확보를 향한 긴장감이나 긴박감이 없어 일반약 정책이 발전 없이 방치되고 있다는 지적도 뒤따랐다.
대한약사회 김대원 정책기획위원장은 "우리나라는 일반약 볼륨이 처방약 대비 지나치게 낮은 데다 의약품 정책도 전문약에 너무 치우쳐있다"면서 "빨리 고쳐야 할 부분인데 더 큰 문제는 일반약 활성화 필요성에 대한 논의 자체가 실종된 지 오래 됐다는 것이다. 건보재정 절감에 대한 긴장감이 보이지 않는다"고 꼬집었다.
김대원 위원장은 "정부 산하 일반약 전담 기구를 설치하는 것 역시 건보재정이 얻게 될 이익을 근거로 검토해야 하는데, 일반약 시장부터 육성해야 별도 정부조직 신설에 탄력이 붙을 것"이라며 "일반약 활성화를 위해서는 의약분업 재논의도 고려해야 한다. 의약분업 자체가 처방약 위주로 설계된 데다 당시 정부와 의사, 약사, 국민이 합의한 내용 가운데 전혀 작동하지 않는 조항이 많다"고 지적했다.
김 위원장은 "전문약의 일반약 전환도 5년에 1번 하기로 했는데 이조차 안 되고 있다. 당연히 작동해야 할 기전들이 움직이지 않도록 설계된 의약분업 재논의가 필요하다"며 "의사들이 거부하면 약사는 아무것도 할 수 없는 현재의 의약분업 심각성을 진지하게 공유해 나가야 일반약 활성화가 실현될 것"이라고 했다.

전문약과 일반약은 유통구조나 특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므로, 일반약 정책을 전담 설계·운영하고 시장 육성을 고민할 별도 정부조직이 필수라는 것이다.
다만 사회적으로 일반약 자체에 대한 관심이 크게 떨어진 상황이라 일반약 전담 조직 마련을 요구하기 쉽지 않은 현실이라고 했다.
이동한 부위원장은 "정부에 일반약 전담부서가 있다는 얘기는 그만큼 비중을 두고 일반약 시장을 육성한다는 의지인 셈"이라며 "전문성 측면에서 당연히 있어야 한다. 우리나라는 전문약과 일반약을 통째로 놓고 정책을 운영중인데, 사실 유통구조나 특성 자체가 완전히 다르다"고 설명했다.
이 부위원장은 "의약분업 당시 일반약 시장과 견줄 때 오늘날 일반약 시장은 쪼그라 들었다. 일반약 자가치료가 과잉 진료비·약제비를 줄여 건보재정 절감에 긍정적으로 작용한다는 것은 기본 상식"이라며 "미국, 일본 사례를 본받아 일반약 전담조직을 설치할 명분을 찾아야 한다. 정부는 지금도 문제가 없다고 생각하니 별도 조직을 마련하거나 논의할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이라고 부연했다.
한국제약바이오협회 조민정 정책총괄팀장도 셀프메디케이션, 일반약 활성화, 전담조직 설치를 향한 정부 의지와 사회적 관심이 부족한 점을 지적했다.
조민정 팀장은 "일반약을 활성화하려면 전문약 재분류 상시화, 일반약만 전담 마크하는 별도의 담당조직이 필요한 것은 당연한 사실이다. 일반약 시장이 커지면 상대적으로 건보재정 절감 기회도 많아지는 것 역시 마찬가지"라며 "일반약 활성화 트랙이나 제도를 향한 정부 의지와 사회적 관심이 크지 않다 보니 일반약 전담조직을 신설하자는 주장도 수용되기 어려운 현실"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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