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업 복귀' 일동 유노비아 매출 '쑥'…첫 흑자 피날레
- 천승현 기자
- 2026-06-09 06: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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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유노비아, 1Q 매출 127억...전년비 30배↑
- 신약 자산 모기업에 매각...첫 흑자
- 16일 모기업에 흡수합병...출범 2년 7개월 만에 소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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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일동제약의 연구개발(R&D) 자회사 유노비아가 출범 이후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다. 신약 과제를 모기업에 매각하면서 실적이 크게 개선됐고 재무건전성도 호전됐다. 유노비아는 홀로서기의 어려움과 정부의 R&D 우대 약가정책 등의 영향으로 오는 16일 출범 2년 7개월 만에 소멸한다.
9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유노비아는 지난 1분기 매출이 127억원으로 전년 동기 4억원보다 30배 가량 증가했다. 이 회사는 작년 1분기 순손실 12억원을 기록했는데 올해 1분기에는 순이익 110억원으로 흑자 전환했다.
유노비아는 일동제약이 지난 2023년 11월 단순 물적분할 방식으로 R&D 부문을 분사해 출범한 법인이다. 일동제약이 유노비아 지분 100%를 보유하고 있다. 유노비아는 기존 일동제약이 보유했던 주요 연구개발 자산과 신약 파이프라인 등을 토대로 사업 활동을 전개했다.
유노비아의 1분기 실적은 출범 이후 역대 최대 규모다. 처음으로 흑자를 기록했고 1분기 매출은 설립 이후 지난해까지 2년 동안 기록한 누적 매출 30억원보다 4배 이상 많은 금액이다.

유노비아의 R&D 자산을 모기업에 매각하면서 실적 지표가 크게 개선됐다.
일동제약은 지난 25일 유노비아와 칼륨 경쟁적 위산분비 차단제(P-CAB) 후보물질 ‘파도프라잔’의 기술도입 계약을 체결했다. 유노비아가 보유한 위식도역류질환 치료제 파도프라잔에 대한 자산과 권리 일체를 일동제약이 인수하는 내용이다. 양수도 금액은 94억원이다.
해당 거래는 유노비아가 출범하면서 모기업으로부터 넘겨받은 신약 후보물질을 다시 매각하는 구조다. 당초 일동제약이 파도프라잔의 후보물질을 개발했다. 유노비아가 분사하면서 임상 1상시험 막바지 단계의 파도프라잔 권리를 이어받았다.
유노비아가 일동제약에 양도한 파도프라잔 권리는 대원제약에 넘긴 권리를 제외한 자산이다.
유노비아는 2024년 5월 대원제약과 임상 2상 시험이 진행 중이던 파도프라잔의 공동 개발 및 라이선스 계약을 체결했다. 대원제약이 파도프라잔의 임상 개발을 수행하고 해당 물질에 대한 허가 추진과 제조·판매 등을 포함한 국내 사업화 권리 일체를 넘겨받는 내용이다.
대원제약은 파도프라잔의 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과 비미란성 위식도역류질환 환자를 대상으로 임상3상시험을 수행 중이다. 파도프라잔이 성공적으로 임상3상시험을 마치고 상업화 단계에 도달하면 대원제약이 국내 판매 권리를 확보한다. 파도프라잔과 같은 P-CAB 계열 신약은 케이캡, 펙수클루, 자큐보 등 동일 계열 제품이 이미 국내 시장에서 상업적 가치를 입증한 바 있다.
유노비아는 대원제약과 계약에서 파도프라잔 허가 취득에 필요한 정보 등을 제공 받아 동일 성분의 이종 상표 의약품을 제조·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했다. 일동제약은 대원제약이 파도프라잔의 국내 허가를 받을 때 다른 상표명으로 승인받고 판매할 수 있는 권리를 확보한 셈이다.
일동제약은 유노비아가 보유했던 파도프라잔의 해외 판매 권리도 확보했다. 일동제약이 계약 체결일로부터 1년 내에 제3자와 해외 기술이전 계약을 체결하거나 제3자에게 파도프라잔에 대한 권리를 양도하는 계약을 체결하는 경우 유노비아에 계약에 따른 초과 수익분배금을 지급하로 했다.
유노비아는 출범 이후 최대 실적을 내면서 소멸 수순으로 접어든다.
일동제약은 지난 4월 이사회를 열어 유노비아를 흡수합병하기로 의결했다. 일동제약과 유노비아의 합병 비율은 1대0이다. 합병 기일은 6월 16일이다. 이에 따라 유노비아는 출범한 지 2년 7개월 만에 소멸된다.
유노비아는 출범 이후 가시적인 R&D 성과에 근접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유노비아의 핵심 R&D 파이프라인 ID110521156은 GLP-1 RA(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 수용체 작용제) 계열의 약물이다. 체내에서 인슐린의 합성 및 분비, 혈당량 감소, 위장관 운동 조절, 식욕 억제 등에 관여하는 GLP-1 호르몬과 유사한 역할을 한다. 지난해 9월 공개된 ID110521156 임상 1상 톱라인에서 체중 감량 효과가 확인됐다.
하지만 대규모 자금이 투입되는 신약 개발 사업 특성상 뚜렷한 매출이 없는 상황에서 자생력을 갖추기엔 역부족이었다는 평가다.
당초 일동제약의 유노비아 설립 목적은 신 약개발 효율화와 모기업의 실적 개선이었다. 일동제약은 별도 재무제표 기준 지난 2020년 4분기 59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한 이후 2023년 3분기까지 12분기 연속 적자를 면치 못했다. 이 기간에 축적된 적자 규모는 총 1809억원에 달했다. 신약 개발을 위한 R&D 투자액이 증가할수록 적자 규모가 커지는 악순환이 반복되자 R&D 자회사 분사 카드를 꺼냈다.
유노비아는 독자적인 위치에서 주력 사업인 신약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운영 자금 및 투자 유치, 오픈 이노베이션, 기술수출 등 지속 가능한 선순환 R&D 체계 구축을 위한 활동을 병행한다는 전략을 세웠다.
뚜렷한 수익이 없는 사업 특성상 적자가 누적됐다. 유노비아는 2024년 408억원, 지난해 66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했다. 출범 이후 2년 간 누적 적자는 485억원에 달했다.

유노비아는 오는 16일 소멸하지만 R&D 자산 매각으로 재무 건전성이 크게 호전됐다.
지난 1분기 말 유노비아의 자본 총개는 마이너스(-) 37억원으로 완전 자본잠식에 빠져있다. 자본잠식은 회계상 자본총계가 0 아래로 전환된 것을 의미한다. 순손실이 결손금으로 쌓이면서 자본을 갉아먹은 셈이다. 다만 작년 말 자본 총계 마이너스(-) 137억원보다 크게 개선됐다. 1분기 말 유노비아의 부채 규모는 88억원으로 작년 말 213억원보다 125억원 축소됐다.
정부의 정책 변화도 일동제약의 유노비아 흡수합병 요인으로 지목된다.
일동제약은 “약가 제도 개편안 시행 등 당면한 시장 상황과 제도적 여건에 적절하게 부합해 운영상의 안정성을 도모할 계획이다”라고 설명했다.
보건복지부가 추진 중인 개편 약가제도에서는 매출액 대비 R&D 비율에 따라 제네릭 약가를 가산하는 내용이 담겼다. 제네릭 약가 산정률은 현행 53.55%에서 45%로 낮아지는데 혁신형 제약기업의 경우 최대 4년간 60%의 약가를 적용받을 수 있다. 기본 1년에 국내생산 조건을 충족할 경우 3년이 추가되는 방식이다.
정부는 혁신형 제약기업의 R&D 비율 커트라인 상향 조정을 예고했다. 매출 1000억원 이상은 5%에서 7%로 조정한다.
일동제약은 2023년 매출 대비 R&D 투자액 비중이 16.3%를 기록했는데 유노비아를 분사한 2024년과 지난해에는 1.5%, 6.5%에 머물렀다. 복지부의 제네릭 약가 가산을 결정하는 R&D 투자액 비중의 기준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았지만 R&D 자회사 분사로 인한 투자 비중 하락이 제네릭 약가 가산 혜택 제외로 이어질 수 있다는 점도 고려했을 것으로 관측된다.
정부의 중복 상장 금지 정책 기조도 유노비아 흡수합병을 고려할 수 밖에 없는 요인이다. 정부는 중복상장에 따른 모회사 일반주주 권익 침해 방지를 위해 거래소 상장심사시 중복상장은 엄격히 심사할 방침이다. 현재 거래소 상장규정은 ‘분할 후 중복상장’(쪼개기 상장)에 대해서만 “주주보호 노력을 충실히 이행할 것”이라는 다소 추상적인 기준으로 중복상장을 규율하고 있다. 앞으로는 분할 뿐 아니라 인수·신설한 자회사도 실질적 지배력이 있으면 중복상장의 유형으로 심사하겠다는 방침이다.
일동제약은 지난 4월 박재홍 전 동아에스티 사장을 새 R&D 본부장 사장으로 선임하면서 유노비아 흡수합병을 염두에 둔 R&D 조직 개편에 착수했다. 일동제약은 정규호 상무가 R&D 센터장을 맡았는데 박 사장을 영입하면서 R&D 본부 사령탑을 사장급으로 격상했다. 박 사장은 일동제약의 R&D 분야 전반을 총괄하게 된다.
박 사장은 2022년 동아에스티에 합류해 최고과학책임자(CSO) 겸 R&D 총괄 사장으로 연구개발 조직을 이끌었다. 재임 기간 동안 임상 개발과 중개의학 조직을 중심으로 R&D 체계를 고도화하며 글로벌 임상 역량 강화에 주력했다.
일동제약은 “유노비아 합병을 발판으로 GLP-1RA 비만치료제, P-CAB 소화성궤양치료제 등 주요 파이프라인 기술수출을 포함한 상업화 추진에 더욱 속도를 낼 계획이다”라면서 “그룹 차원에서 R&D 체계와 전략을 재정비해 신약 연구개발 역량 및 사업 추진력을 강화하고 관련 조직 간의 유기적인 협업 시스템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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