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연화의 관점] 치료실패 10% vs 성공 90%, 프레이밍 전략(18)
- 데일리팜
- 2023-01-25 20:0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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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를테면, 수학 문제 20개 중에서 4개나 틀렸다는 아이에게, 16개나 맞춘 것일 수도 있지 않겠냐는 말을 하거나 혹은 4개밖에 틀리지 않았다는 의기양양한 말에 4개나 틀린 걸 수도 있다며 압박을 가하기도 하고 말이다. 같은 결과일지라도, 의도에 따라 인간이 생산하는 메시지의 면은 달라진다.
만드는 사람의 의도가 담긴 메시지 구조화 방법의 하나인 프레임(frame)은 사전적 의미로 어떤 현상을 바라보는 "틀"의 개념을 가지고 있다. 우리는 어떤 현상을 설명할 때 특정한 프레임을 통해 메시지 수용자가 바라볼 관점을 의도적으로 제시한다. 그리고 프레이밍(framing)은 어떠한 관점을 강조하거나 내용을 포함(inclusion) 및 제외(exclusion)하는 과정을 통해 프레임을 만드는 것을 의미하며 "틀짓기"로 불린다.
헬스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 프레이밍은 설득을 위한 메시지 전략의 방법론으로 많이 활용된다. 대표적인 프레이밍 방법은 아이오와 대학교의 심리 마케팅 교수인 어윈 레빈 (Irwin P. Levin)에 의해 속성 프레이밍(attribute framing)과 결과 프레이밍(outcome framing) 방법으로 개념화되었다.
먼저, 메시지를 속성 프레이밍한다는 것은 특정 속성을 강조하여 프레임을 만드는 방식을 말한다. 구체적으로 "치료제 A는 30%의 치료 성공 가능성이 있다"로 메시지를 짠다고 가정해보자. 치료는 성공과 실패로 나눌 수 있기 때문에 30%의 성공은 70%의 실패와 동등한 의미이다. 하지만 "치료제 A는 70% 치료 실패 가능성이 있다"라는 부정적 속성 프레이밍보다 성공을 강조한 긍정적 속성 프레이밍에서, 사람들은 좀 더 치료받고 싶어 했다.
마찬가지로 "부작용 가능성이 1%입니다"라는 메시지는 부작용을 강조한 부정적 속성 프레이밍 방식으로 볼 수 있고,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은 99%입니다"라는 메시지는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상황, 즉 긍정적 속성을 강조한 프레이밍 방식이라 할 수 있다. 예상대로, 사람들은 부작용이 나타나지 않을 가능성이 명시될 때, 복용 의도를 높게 보였다.
또 다른 예로, "고혈압 환자의 대다수가(열의 아홉이) 복용 후 2주 정도면 고혈압약에 적응한다"와 같은 긍정적 속성 프레이밍은 치료를 시작하기 전에 환자의 불안감을 해소하며, 부작용에 대응하는 과정까지 원활하게 만들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에도 같은 프레이밍 방식이 적용될 수 있다. "인플루엔자 백신을 맞으면 부분적으로 팔의 아픈 증상을 느끼지만, 대부분 일주일 안에 괜찮아진다"라는 설명이 대표적이다. 의약품의 특성상 완벽한 긍정성을 가지기는 어렵지만, 긍정적인 속성을 강조할 수 있다는 의미다.
한편, 결과 프레이밍 방법은 행동 유무와 특정 결과 득실을 연결한다. 예를 들어 선크림을 바르는 행동의 유무를 피부암이라는 결과와 연결하여, 이득과 손실로 프레이밍할 수 있다. 먼저, ‘선크림을 바르면 혹은 선크림을 바르지 않으면’으로 행동 유무를 표현한다. 이후, 피부암 예방 여부로 결과의 이득과 손실을 연결한다.
결과 프레이밍 법칙에 따라, 도출된 이득 프레이밍은 "선크림을 바르면 피부암을 예방할 수 있다"이고, 손실 프레이밍은 "선크림을 바르지 않으면, 피부암을 예방할 수 없다"이다. 전자는 건강 행동을 하는 경우 얻을 수 있는 결과를 표현했고, 후자는 건강 행동을 하지 않는 경우 잃을 수 있는 결과를 표현했다.
어떤 결과 프레이밍이 효과적이냐는 맥락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데, 선크림을 바르는 행동에 관한 태도가 관련이 있었다. 미네소타 대학교의 임상 심리 분야 교수인 알렉산더 로스먼(Alexander J. Rothman)과 동료들의 연구에 따르면, 선크림을 바르는 행동을 이로운 행동이라고 생각할 때는, 확실한 이득을 강조하는 이득 프레이밍이 좀 더 효과적이었다.
반면, 선크림을 바르는 행동을 그다지 이롭다고 생각하지 않는 경우(비타민 D 부족, 면역력 부족, 피부 손상 등) 손실을 강조하는 메시지가 좀 더 효과적이었다. 즉, 결과 프레이밍은 메시지 수용자가 이미 가지고 있는 생각, 태도에 따라 적합한 프레임이 다르다는 의미이다.
전략 커뮤니케이션 연구자 컬크 할라한(Kirk Hallahan) 교수는 프레이밍이 사람들의 관점을 형성하는 과정에 도움을 주기 때문에 현실의 구성(the construction of reality)에 있어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다고 평가하였다. 다시 말해, 전문가가 어떤 프레임으로 대상을 전달하느냐에 따라 사람들이 평가하는 속성은 달라질 수 있다. 아울러, 전문가가 사람들의 기존 태도를 감지하고 그에 따른 맞춤 결과 프레이밍을 제공할 때, 사람들의 행동 의도 역시 달라질 수 있다.
여러 번 강조하지만, 약사의 커뮤니케이션은 환자의 건강 결과를 목적으로 한다. 그렇기에, 다양한 메시지 전략을 활용해 고객 혹은 환자의 관점을 공략하여, 건강 행동으로 끌고 나갈 필요가 있다. 사고의 틀을 바꿔 주는 프레이밍은 설득 커뮤니케이션의 중요한 도구라는 점, 기억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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