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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화의 관점] 위험 설명: 지각된 심각성 메시지 전략(19)
데일리팜 2023-02-01 05:5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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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화의 관점] 위험 설명: 지각된 심각성 메시지 전략(19)
데일리팜 2023-02-01 05:50:13



현대 사회의 공중(public)은 일방적인 건강 메시지를 무조건 배우고 따라야 하는 존재가 아니다. 그들은 메시지에 이성적, 감성적으로 반응하고, 설득되는 메시지 수용자이다. 그러므로 헬스커뮤니케이터는 메시지의 옳음만으로 수용자 설득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고려해 설득 전략을 수행해야 한다.

그래서 헬스 커뮤니케이션 분야의 인지 이론들은 "이게 사실이야" 보다, 메시지 수용자가 그 사실을 어떻게 '지각'하는지에 더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주장한다. 예컨대, 실제 임신 가능성이라는 사실보다, 한 개인이 임신 가능성을 어떻게 지각하는지가 피임법 활용에 더 큰 영향을 미치는 법이다. 임신 가능성에 영향을 받는 개인일지라도 스스로 그 가능성을 지각하지 못한다면 피임법을 활용하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건강 메시지는 어떤 지각에 영향을 미쳐야 할까? 건강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탐구하기 위해 사회과학자들은 흥미로운 연구를 수행했다. 연구가 이루어진 상황은 1950년대 미국이었는데, 그 당시 사람들은 국가의 권고에 따른 결핵 검사를 잘 받지 않았다. 그 결과, 조기에 결핵을 발견, 격리, 치료 단계를 실행하기 어려웠다.

이에 보건당국은 연구자들에게 결핵을 조기 발견하기 위한 X-ray 검사에 사람들이 왜 참여하지 않는지, 그리고 사람들을 어떻게 참여시킬 수 있는지에 관한 연구를 의뢰했다. 연구를 주도한 미국 공중 보건국의 고드프리 호크바움(Godfrey H. Hochbaum) 박사는 1,200명의 성인을 조사하여 어떤 지각이 건강 행동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 탐구했다.

조사 결과, 결핵이 심각한 질병이며 자신이 결핵에 걸리기 쉽다고 생각하는 사람과 조기 발견이 자신에게 이롭다고 생각하는 사람들 가운데 82%가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고, 그런 생각을 가지지 않은 사람들은 단 21%만이 엑스레이 검사를 받았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발견을 토대로 연구자들은 건강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요인을 지각된 심각성, 지각된 취약성, 지각된 이익 등으로 개념화하고, 행동과의 관계를 검증한 후, 건강신념모델(Health belief model)이라는 이름을 붙였다.

요인의 개념화는 아주 중요하다. 개념이 명확하지 않으면, 그것을 현실에 적용할 수 없고 일반화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그런 의미에서 필자는 건강신념모델의 핵심 변인 중 지각된 심각성(perceived severity)의 정의를 상세히 다뤄보고자 한다.

지각된 심각성의 개념적 정의는 어떠한 질병이 얼마나 심각한지, 혹은 병을 방치했을 때 얼마나 심각해질 수 있는지에 대한 개인의 주관적 지각을 뜻한다. 그런데 '심각'이라는 개념 역시 모호하다. 그러므로 연구자들은 어떤 대상에 대한 심각인지를 개념화했다. 결론적으로 육체적, 정신적, 사회적, 경제적 심각성에 대한 개인의 판단이 지각된 심각성이다.

예를 들어보자. "고지혈증을 방치하면 심각해질 수 있습니다."라는 문장은 심각하다는 설명일 뿐, 개인이 지각하는 심각성을 자극하기 어렵다. 왜냐면 어떤 심각인지 상상할 수 없기 때문이다. 지각된 심각성에 영향을 미쳐 고지혈증약 복용 행동을 독려하고 싶다면, 다양한 차원의 심각성을 지각할 수 있게 메시지를 도출해야 한다.

구체적으로 육체적 심각성을 강조하기 위해서는 개인이 상상할 수 있는 심각의 범위를 명시적으로 나타내줘야 한다. 가령, 고지혈증을 관리하지 않으면, 동맥 경화에 의한 심장 마비를 겪을 수 있고, 이것은 우리나라 사망 순위 3위 안에 든다는 메시지를 보자. 어떤가? 좀 더 심각하게 느껴지는가? 동맥 경화를 피를 돌게 하는 관이 녹슬고 이물질이 쌓여 막혀버리는 상태로 묘사하는 건 어떤가? 육체의 손상에 관한 구체적인 묘사는 지각된 심각성을 강조할 수 있는 좋은 전략이다.

사회적 심각성을 강조한 메시지 전략은 고지혈증을 관리하지 않았을 때, 상상할 수 있는 사회적 관계의 손실을 묘사하는 방법이다. 예를 들어보자. 동맥 경화로 인해 사망률이 높아진다는 것을 심각하게 여기지 않는 사람도 있을 수 있다. ‘그냥, 뭐 죽지 뭐.’ 이런 식이다. 그런 분들에게 장애의 가능성을 강조하고 그 결과 지금 하고 계신 사회적 활동, 구체적으로 모임에 나가기 어려워짐, 취미나 여가 생활을 즐기기 어려워짐 등을 강조하는 방식으로 또 다른 차원의 심각성을 느끼게 해줄 수 있다.

경제적 심각성을 강조한 메시지 전략은 고지혈증약을 관리하지 않아, 즉 월에 몇만 원을 사용하지 않아, 나중에 몇천만 원을 쓰게 된다는 묘사가 대표적이다. 즉 관련 질병을 겪게 되면, 어느 정도의 경제적 손해를 입을지에 관한 지각을 자극하는 것으로 생각해 볼 수 있다.

메시지 전략을 짤 때, 가장 중요한 것은 권고하고자 하는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특정 개념을 정확하게 아는 것이다. 만약 지각된 심각성의 개념을 정확히 알고 있다면, 현장에서는 환자에 맞춘, 다양한 예시로 권고하는 건강 행동을 하지 않았을 때 겪을 수 있는 심각함을 인식시킬 수 있다.

심각함은 그저 "심각해집니다." 혹은 "합병증이 일어날 수 있습니다." 정도의 문장과 근엄한 표정만으로 완성되지 않는다. 심각의 결과를 다양한 관점에서 제시해보자. 그래야 상대는 그 심각성을 인지할 테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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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신순 찬성순 반대순
  • 2023.02.23 14:49:28 수정 | 삭제

    연재기사 잘 읽고 있습니다

    주기적으로 업로드해주시는 헬스커뮤니케이션 글, 꼭꼭 챙겨 읽고 있습니다. 일상에서 소통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정보를 나눠주시어 대단히 감사합니다 모연화교수님!

    댓글 0 2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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