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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성장 정체맞은 C형간염 시장, 유한이 하면 다를까?

  • 안경진
  • 2017-07-11 06:15:00
  • '소발디·하보니' 국내 독점판매 계약…관전포인트 4가지

소발디와 하보니
쥴릭이 맡아온 #길리어드의 C형간염 치료제 '#소발디(소포스부비르)'와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의 새 공급사가 최종 결정됐다.

B형간염과 HIV 파이프라인으로 협력관계를 돈독히 쌓아온 #유한양행이다. 그간 #C형간염과 에이즈 치료제의 원료의약품(API)을 납품하며 긴밀한 파트너십을 유지해 온 유한양행은 지난해 길리어드와 쥴릭의 계약종료 시점부터 유력하게 거론된 후보였다.

길리어드사이언스코리아의 이승우 대표 역시 지난 5월 데일리팜과 인터뷰 당시 "국내 생산과 코프로모션 제휴를 맺고 있는 유한양행은 아웃소싱 대상이 아닌 동반자"라며, "유한은 길리어드가 CMO 제휴를 맺고 있는 글로벌 파트너사들 가운데 규모가 가장 크다. 뛰어난 품질의 원료의약품을 생산하는 유한양행 덕분에 길리어드는 후보물질 발굴과 신약개발에 집중할 수 있다"고 밝혔을 정도다.

국내에서만 1200억원대의 매출(2016년 기준)을 올린 블록버스터 약물을 유통하게 됐다는 소식이 보도되자, 유한양행주가도 덩달아 상승세다.

그런데 몇 가지 점검해야 할 사항이 남아있다. 글로벌 관점에선 C형간염이 더이상 매력적이지 않은 시장으로 평가받고 있기 때문이다.

미국에선 '소발디' 매출액이 허가된지 2년만에 급감하면서 길리어드의 인수합병설에 힘이 실리는 분위기다. '하보니'와 '소발디' 매출을 따라 길리어드의 경영실적도 내리막을 향하고 있다. 이 같은 현상이 주가지수에도 고스란히 반영되고 있다.

유한양행이 파트너로 나선 국내 C형간염 시장에선 과연 어떤 포인트를 주목해야 할까.

◆유한양행 외형확대에는 긍정적= 증권가에선 '소발디'와 '하보니' 도입을 긍정적으로 평가하고 있다. 단기적이나마 유한양행의 외형을 확대할 수 있다는 이유다.

유한양행이 소발디와 하보니의 국내 독점판매 계약을 체결했다고 공시한 5일 직후 유한양행의 코스피 주가는 25만원대까지 치솟았다. 24만원 초반대를 유지했던 평상시 시세보다 4%가량 오른 수치다. 5일이 지난 10일 오후까지도 기대감은 사그라들지 않고 있다.

유한양행은 "길리어드사가 2016년 국내에서 판매한 '소발디'와 '하보니'의 매출액은 약 1200억원으로 당사의 최근 사업연도 매출액(1조 3208억원 연결기준)의 9% 이상에 해당하는 금액"이라고 적시했다.

하이투자증권 허혜민 연구원은 6일 보고서를 통해 "올해 하반기 소발디와 하보니 매출액은 514억원이 추가될 것으로 전망한다"며, 통상적인 상품 마진이 한 자리 수임을 고려할 때 소발디와 하보니도 유사할 것으로 예상된다. 2017년 연결 매출액은 기존 추정치 1조 4830(YOY +12%)→1조 5218(YOY +15%)로 상향했다"고 밝혔다.

보수적으로 추정하더라도 2018년 상반기 두 치료제의 신규 매출액이 약 548억원 발생할 것이란 전망. 하보니와 소발디의 도입품목 효과와 4가 독감백신 플루아릭스 테트라 판매증가로 인해 3분기 매출액(4158억원, YOY+15%)과 영업이익(333억원, YOY+32%)이 컨센서스를 상회하는 고무적인 성장이 기대된다는 평가도 함께 내놨다.

◆후발주자 합류 영향은 예측불가= 실제 '소발디'는 지난해 하반기 급여확대 이후 국내 처방의약품 시장에서 가파른 상승세를 자랑하고 있다.

의약품 시장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2017년 1분기 소발디 매출액은 각각 180억원을 기록하며 원외처방의약품 5위에 랭크됐다. 반면 작년까지 C형간염 시장에서 재미를 봤던 BMS의 다클린자와 순베프라는 각각 59억원과 14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절반가량 매출이 줄어든 것으로 확인된다.

약의 효능에 대해서는 의심의 여지가 없다. 소발디는 국내 C형간염 환자들 가운데 가장 높은 비율을 차지하고 있는 유전자형 1, 2형에서 90%이상의 반응률(SVR12)을 보이며 완치에 가까운 효과를 인정받고 있다.

다만 시장상황이 많이 달라졌다. 올 상반기 동안만 바이러스직접작용제제(DAA) 계열 신약 2종이 국내 C형간염 시장에 출사표를 던진 것.

MSD의 '제파티어(엘바스비르/그라조프레비르)'는 1정당 13만원이란 가격과 하루 한번 1알 복용할 수 있다는 편의성을 내세웠고,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리토나비르/옴비타스비르/파리타프레비르/다사부비르)'는 한층 저렴한 급여가격(5만4333원/5053원)에 반응률 100%라는 메시지로 승부수를 띄우고 있다.

기존에 소발디와 하보니를 처방받던 환자들이 영향을 받을 가능성이 적다 치더라도 신규처방 영역에선 후발주자들의 영향을 배제하기 어렵다.

◆90% 이상 반응률…좋은 효과가 독? 가장 치명적인 건 완치가 가능하다는 C형간염의 질환 특성 자체다.

소발디, 하보니를 비롯한 바이러스직접작용제제(DAA)는 12주치료 반응률이 90% 이상에 달한다. 이는 평생 약물을 복용해야 하는 B형간염과 달리, C형간염 치료제의 매출을 꾸준히 유지가 힘들다는 의미로도 해석될 수 있을 것이다.

이미 세계보건기구(WHO)는 전 세계 600만명의 C형간염 감염자수를 2030년까지 100만명으로 줄이겠다는 액션 플랜을 공표했다.

퀸타일즈 IMS 연구소(QuintilesIMS Institute) 역시 올 상반기 제약보고서에서 "C형간염 치료시장이 이미 포화되어 가격경쟁이 심화됐고, 감염질환이 처방약 시장에서 쇠퇴하고 있다"며, "향후 10년 내 길리어드의 매출 순위가 급감할 것"이란 전망을 내놓은 상태다.

실제 미국에선 2014년 10월 소발디가 미국식품의약국(FDA) 허가를 받은지 1년만에 위기론이 제기되기 시작했다. 2015년 3분기 당시 매출액만 따지면 37% 증가한 83억 달러를 기록했지만, 이미 C형간염 파이프라인의 순이익은 하향세로 접어든 것으로 파악된다.

국내 진출시기는 늦었지만 미국 시장에는 일찌감치 출사표를 던졌던 애브비의 비키라/엑스비라와 가격 경쟁을 펼친 것도 적잖은 타격을 입혔다.

그 결과 2016년 소발디의 글로벌 매출은 40억 달러로 2015년(52억 7600만 달러) 대비 3분의 1가량이 증발했다. 그나마 유전자형 구분없이 모든 C형간염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엡클루사(소포스부비르+/파타스비르)'가 투입되며 빈틈을 메꾼 상황. 지난해 6월 FDA 허가를 받았던 엡클루사는 반년동안 17억 5200만 달러의 판매고를 올렸다. 우리나라에도 범유전자형 C형간염 치료제가 도입될 수 있을지 여부는 예측할 수 없으나, 머지않아 소발디와 하보니의 매출액 감소는 피할 수 없는 수순이다.

◆C형간염 국가검진 도입된다면…시장확대 전망도 쥴릭파마를 통해 소발디와 하보니가 유통됐을 당시 자주 도마에 올랐던 유통마진은 아직까지 파악이 어렵다.

양사는 대외비라는 이유로 "마진과 계약기간을 밝힐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그나마 유한양행이 '소발디'와 '하보니' 유통을 맡는 기간 동안 기대해 볼만한 호재로는 C형간염 바이러스(HCV) 항체검사의 국가검진 도입을 고려해 볼 수 있을 것이다.

정부는 올해부터 C형간염이 많이 발생하는 고위험 지역에 한해 만 40세와 66세 등 생애전환기 건강검진 대상자에게 시범사업 형태로 실시한 뒤 확대 시행 여부를 검토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대한간학회 역시 수년째 C형간염의 국가검진 도입을 숙원사업으로 추진해오고 있다.

실제 C형간염 바이러스 항체검사가 전 국민 대상의 국가검진으로 도입된다면 C형간염으로 새롭게 진단받는 환자가 대폭 늘어날 확률이 높아 보인다. 일각에선 MSD와 애브비가 가격을 대폭 인하하면서까지 국내 C형간염 시장에 진출한 데는 신규 환자발굴에 대한 기대감 때문이란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다만 검사비뿐 아니라 진단 이후 약제비 부담이 만만치 않아 실현되긴 쉽지 않으리라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제약업계 한 관계자는 "전 세계적으로 C형간염 치료제 시장은 감소하는 추세다. 그리 매력적인 시장은 아니라고 본다"며, "당장은 외형확대에 도움이 될지 모르나 장기적으론 긍정적인 상황을 장담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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