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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루미언트가 연 첫 중증 원형탈모 급여…장기치료는 숙제

  • 황병우 기자
  • 2026-08-05 12:06:57
  • 요약
  • 기존 치료 실패한 성인 중증 환자 대상…최대 2년 인정
  • 3상서 두피·눈썹·속눈썹 모발 재성장 효과 확인
  • 미용 넘어 자가면역질환 치료 접근성 확대 의미

[데일리팜=황병우 기자]중증 원형탈모 환자가 과학적 근거를 갖춘 표적치료제를 건강보험으로 사용할 수 있는 길이 처음 열렸다.

한국릴리의 야누스키나제(JAK) 억제제 올루미언트(바리시티닙)가 급여권에 진입하면서 기존 면역억제제와 비급여 치료에 의존하던 치료환경에도 변화가 예상된다.

다만 만성적으로 재발하는 질환 특성을 고려하면 최대 2년으로 설정된 급여기간과 기존 비급여 환자의 입증 요건, 청소년 환자의 급여 적용 등은 후속 과제로 제시됐다.

한국릴리는 5일 올루미언트의 성인 중증 원형탈모 건강보험 급여 출시를 기념하는 기자간담회를 개최했다. 올루미언트는 지난달 1일부터 중증 원형탈모 치료에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왼쪽부터)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 김상석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

미용 아닌 자가면역질환…표적치료 급여 첫발

원형탈모는 모낭 주변의 면역 특권이 무너지면서 면역세포가 모낭을 공격해 발생하는 자가면역질환이다. 질환의 악화와 호전을 예측하기 어렵고 재발과 완화가 반복되는 점이 특징이다.

중증 환자는 두피 모발뿐 아니라 눈썹과 속눈썹, 전신의 털까지 소실될 수 있다. 외형 변화로 인한 자존감 저하와 대인관계 위축, 사회생활의 어려움도 동반된다.

허창훈 분당서울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모발학회 회장)는 "원형탈모 급여화는 대한모발학회가 수년간 추진해온 역점 사업 가운데 하나"라며 "올루미언트가 첫 단추를 열었다는 데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김상석 강동성심병원 피부과 교수(대한모발학회 총무이사)는 기존 치료의 한계도 짚었다. 그동안 중증 환자에게 사용된 전신 스테로이드와 사이클로스포린 등은 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대규모 임상 근거가 부족한 데다 장기간 사용 시 부작용 부담이 있었다는 설명이다.

JAK 억제제는 원형탈모 발생 과정에 관여하는 세포 내 신호전달 경로를 차단하는 표적치료제다. 김 교수는 "JAK 억제제의 등장은 중증 원형탈모 치료의 패러다임을 바꾸고 있다"며 "급여 적용으로 환자의 경제적 부담을 낮출 기회가 마련됐다"고 평가했다.

이번 급여는 전신 스테로이드나 사이클로스포린 등을 3개월 이상 투여해도 SALT 점수가 30% 이상 감소하지 않거나 부작용으로 치료를 지속하기 어려운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원칙적으로 두피 모발 손실이 50% 이상인 SALT 50 이상 환자가 대상이다. SALT가 20 이상 50 미만이더라도 눈썹과 속눈썹 소실 또는 명확한 단절이 확인되면 급여를 받을 수 있다.

장용현 경북대병원 피부과 교수(대한모발학회 보험이사)는 "다른 국가에서는 대부분 SALT 50 이상을 급여 대상으로 삼고 있다"며 "한국은 SALT 20 이상 50 미만 환자 가운데 눈썹과 속눈썹 손실이 있는 환자까지 포함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밝혔다.

올루미언트 간담회 발표 자로 발췌 및 데일리팜 AI 재구성

36주 이후에도 반응 증가…지속 치료 근거 확인

올루미언트의 임상적 근거는 성인 중증 원형탈모 환자를 대상으로 한 3상 임상연구 BRAVE-AA1과 BRAVE-AA2에서 확인됐다.

임상 참여자의 절반 이상은 두피 모발의 95% 이상이 소실된 환자였다. 평균 SALT 점수는 96점에 달했고 평균 유병기간은 약 12년이었다. 오랜 기간 중증 원형탈모를 경험한 환자들이 주로 포함된 셈이다.

36주차에 두피 탈모 면적이 20% 이하인 SALT 20 이하를 달성한 비율은 올루미언트 4mg 투여군에서 BRAVE-AA1 38.8%, BRAVE-AA2 35.9%로 나타났다. 눈썹과 속눈썹에서도 모발 재성장 효과가 확인됐다.

치료 반응은 36주 이후에도 증가했다. 일부 환자는 조기에 반응했지만 점진적으로 개선되거나 36주 이후 반응을 보이는 환자도 있었다.

장 교수는 "모발은 다시 자라기까지 시간이 오래 걸리기 때문에 36주보다 52주차에 반응이 더 개선되는 환자가 있다"며 "조기 반응자뿐 아니라 늦게 반응하는 환자도 치료 기회를 유지할 수 있도록 급여기준을 발전시킬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급여가 끝 아닌 출발점…2년 제한·경과규정 과제

급여 진입 이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현재 올루미언트는 투여 36주차에 SALT 20 이하를 달성해야 급여를 유지할 수 있다. 이후 6개월마다 최초 평가 결과가 유지되는지를 확인하며 급여인정기간은 최대 2년이다.

문제는 원형탈모가 재발과 완화를 반복하는 만성질환이라는 점이다. 치료로 모발이 재성장하더라도 약물을 중단하면 다시 탈모가 진행될 수 있어 2년 이후에도 치료가 필요한 환자가 발생할 수 있다.

장 교수는 6개월마다 치료효과를 재평가하는 구조를 고려하면 반응을 유지하는 환자의 급여기간을 연장해도 재정 부담이 급격히 늘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의견을 제시했다. 치료효과가 유지되는 환자에게는 2년 이후에도 급여를 지속할 수 있는 제도적 경로가 필요하다는 주장이다.

기존에 비급여로 올루미언트를 사용한 환자에게 적용되는 경과규정도 개선 대상으로 꼽혔다. 이들 환자가 급여로 전환하려면 치료 시작 당시 현행 급여기준에 해당했다는 사실을 과거 진료기록과 환부 사진, SALT 평가 등을 통해 객관적으로 입증해야 한다. 36주 이상 투여한 경우에는 36주차 평가 결과도 제출해야 한다.

올루미언트 간담회 발표 자로 발췌 및 데일리팜 AI 재구성

그러나 급여기준이 마련되기 전에는 의료진과 환자가 해당 자료를 남겨야 할 이유가 없었다. 이미 치료효과를 본 환자는 현재 상태만으로 과거의 중증도를 증명하기 어렵고, 의료기관을 옮긴 환자는 기록 확보도 쉽지 않다.

장 교수는 "기준이 없던 시기의 치료를 현재 기준으로 심사하면서 과거 자료를 요구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입증 요건을 완화하고 이미 호전된 환자가 급여에서 배제되지 않도록 별도의 경로를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청소년 환자의 급여 확대도 과제로 남았다. 올루미언트는 최근 12세 이상 중증 원형탈모 환자까지 사용할 수 있도록 허가 범위가 확대됐지만 이번 급여는 성인 환자에 한정됐다. 향후 다른 JAK 억제제가 원형탈모 치료에 진입할 경우 환자별 반응과 안전성을 고려해 약제를 변경할 수 있는 급여기준도 필요하다는 의견이 나왔다.

장 교수는 "올루미언트의 급여가 치료환경 개선의 끝이 아니라 출발점"이라며 "2년 이후의 지속 치료와 청소년 급여, 기존 환자의 경과규정, 약제 간 치료 선택권을 차례로 보완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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