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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화의 관점] 위험대상 설명: 지각된 취약성 메시지 전략(20)

  • 데일리팜
  • 2023-02-08 06:10:43

위험을 줄이거나 관리할 수 있는 행동, 구체적으로 예방접종, 금연금주, 복약이행, 근육운동 같은 건강 행동은 건강 전문가들이 독려해야 할 목표이다. 하지만 앞선 칼럼에서 설명했듯이 위험을 설명하는 것만으로는 건강 행동에 관한 동기부여가 되지 않는다. 그래서 위험 인식의 하부 개념들을 살펴보고,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고도화 해야 한다.

건강 심리학자 닐 D. 와인스타인(Neil D. Weinstein)과 동료들은 건강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위험 인식을 세 개로 구분했다. 첫째, 지각된 심각성 둘째, 지각된 취약성 셋째, 지각된 발생 가능성이다. 먼저, 지각된 심각성의 개념과 관련 메시지 전략은 앞선 칼럼을 참고하시길 부탁드린다.

한편, 지각된 취약성의 개념적 정의는 [자신이] 그 위험에 노출되었다고 지각하는 정도를 의미한다. 다시 말해, 내가 당면한 위험에 관한 지각이다. 가령, 독감 예방접종을 독려하기 위해서 독감의 육체적, 사회적, 정신적, 경제적 심각성을 설명했다고 가정해보자. 하지만, [자신]은 독감에 걸리지 않을 거로 생각한다면, 백신을 접종할까? 강 건너 불구경하듯 하지 않을까?

이에 "너도 걸릴 수 있어! 너도 위험해"처럼 대상을 명시하여 지각된 취약성을 높이는 메시지 전략이 필요하다. 일례로 "독감 유행 기간입니다. 예방 접종하세요"라는 메시지보다 "독감 유행 기간입니다. 당신도 걸릴 수 있습니다. 예방 접종하세요"라는 메시지가 취약성을 높인 전략이라 할 수 있다.

마찬가지로 "고혈압을 관리하지 않으면 뇌졸중 확률이 높아집니다"보다 "고혈압을 관리하지 않으면 당신의 뇌졸중 확률이 높아집니다"라고 대상을 명시하는 것 역시, 지각된 취약성을 높이는 메시지 전략이다.

한편, 지각된 발생 가능성은 말 그대로 그 위험이 실질적으로 발생할 가능성에 관한 지각이다. 예를 들어, 20대 여성은 50대 여성보다 유방암에 관한 지각된 발생 가능성을 작게 인지한다. 그래서 20대 여성에게 유방암 검진 행동을 독려할 때는 "매년 300명 이상 발병하는 20대 유방암"처럼 관련 유방암 데이터를 보여줄 필요가 있다.

혹은 "비만이라면, 가족력이 있다면, 초경이 빨랐다면" 등의 묘사로 지각된 발생 가능성이 커질 수 있는 사례들을 함께 제공하여, 대상자들의 검진을 독려할 수 있다.

그런데 지각된 취약성과 지각된 발생 가능성은 특히, 어떤 사람에게 필요한 위험 인식일까? 위험 심리 연구자인 멜리사 L. 피누케인(Melissa L. Finucane)과 폴 슬로빅(Paul Slovic)이 발견한 ‘백인 남성 효과(white male effect)’는 젠더와 인종 그리고 지각된 위험의 관계를 의미심장하게 보여준다.

연구자들은 백인 남성들이 다른 사람들에 비해 자신들의 건강과 회복 가능성을 매우 과대평가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러한 과신은 그들이 질병에 취약하지 않고, 낮은 발생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지각으로 연결되었다. 결과적으로 백인 남성들은 다른 사람들보다 백신 투여율, 마스크 착용률, 만성 질환 조절률 등의 건강 행동 비율이 현저히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사회적 관계성에 관한 지각이 낮고, 육체적 건강을 과신하며, 돌봄의 대상자가 적으면(아이 혹은 노인) 이러한 경향을 자주 보인다고 한다. 그러므로 약사는 메시지 수용자의 특성을 고려하고 관련된 유병률과 다양한 에피소드들을 탐색하여, 메시지 전략을 도출해야 한다.

예를 들어, 당뇨약을 드시는 분 중 상당수가 다리 절단 합병증의 위험을 알고는 있지만 자신이 건강하다고 자부하는 사람일수록 그 위험을 겪을 가능성은 작게 평가한다. 그래서 당뇨를 앓고 계신 분이, 발 상처에 후시딘/ 빨간약 등을 바르기만 하는 경우를 약사들은 종종 목격한다. 대다수 약사가 염증 치료 진료를 권하지만, 그런 분들은 "젊었을 때는 이거 바르면 하루면 나았어. 며칠 바르면 금방 괜찮아져~"라며 위험 가능성을 얕잡아 보고, 권고 행동에 따르지 않는다.

이럴 때, 지각된 취약성 메시지 전략이 필요하다. 우선, 당뇨 환자의 4명 중 1명이 당뇨병성 족부궤양을 앓는다는 메시지로 (후시딘을 사는 당신도) 그 한 명이 될 수 있다며 지각된 취약성을 자극해야 한다.

덧붙여 지각된 발생 가능성 메시지 전략도 활용할 수 있다. 대한당뇨학회 통계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초기에 당뇨발 증상이 나타나도 10명 중 4명은 치료를 제때 받지 않아 전 세계적으로 30초마다 1명 꼴로 족부를 절단한다는, 생각보다 위험 발생 가능성이 크다는 것을 강조하며 말이다. 적절한 치료를 권고하는 것도 약사의 역할이기에 알아두면 쓸모 있는 메시지 전략이라 할 수 있다.

정리하자면, 위험 인식은 건강 행동의 동기 역할을 한다. 위험하다고 생각해야, 위험을 피할 수 있는 (추천된) 건강 행동의 확률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위험 인식은 단순하지 않다. 건강 행동에 영향을 주는 지각된 위험의 구성요소는 '심각하군 + 나도 걸릴 수 있군 + 위험 가능성이 크군'의 합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것을 기억하자. 생생하게 위험을 묘사하고, 대상자를 명확히 하며, 관련 가능성을 인지시켜야 권고하는 행동으로의 변화 가능성이 커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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