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분업 여파 매약매출 급감…약국 1번지 명성 '옛말'

  • 이현주
  • 2010-07-21 12:30:06
  • 협의회 통해 난매 개선 노력…임대료·주차공간 부족 애로

의약분업전 대형약국들이 밀집해 있어 약국 1번지로 통했던 종로 약국가의 명성이 빛을 바랬다.

데일리팜이 지난해 12월 31일을 기준으로 서울 24개 구약사회의 협조를 얻어 약국 증감 현황을 조사한 결과 종로구는 173곳으로 360곳의 약국이 위치한 강남구의 절반 수준으로 집계됐다.

이른바 강남의 4 부구(富區)로 알려진 강남구와 송파구(320곳), 서초구(225곳), 강동구(226곳)는 강남구를 제외하고 각각 20곳, 12곳, 7곳씩 전년대비 약국수가 증가했으나 종로구는 변화가 없었다.

◆종로 4·5가 10년새 약국 70곳서 → 53곳으로 감소

특히 종로에서도 대로변으로 즐비하게 늘어서 '일반약의 메카'로 불렸던 종로 4가와 5가의 약국 수는 의약분업 10년사이 70여곳에서 53곳으로 줄어들었다.

종로구 약사회 관계자는 "의약분업 이전에는 종로에 위치한 대형약국 2~3곳의 일반약 매출이 한 개구의 전체 약국 매출과 비슷할 정도였지만 의약분업 이후 문전약국으로 빠져나가는 바람에 약국수도 절반으로 감소됐다"고 설명했다.

약국 수의 감소와 함께 일일 약국내방 환자수도 반토막 났다.

종로의 대형약국 한 약사는 "의약분업 이전에는 일일 내방환자가 1000명을 웃돌았지만 현재 환자수는 400명 미만"이라며 "과거에 비하면 절반수준"이라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조제료 수입에 의존하는 대형병원 문전약국가에서 일반약은 서비스 차원에서 가격을 책정해 판매하는 바람에 종로 약국가에 영향을 미친다는 지적도 있다.

지역 약사는 "종로 약국가의 일반약 가격이 타 지역에 비해 저렴하다는 인식도 차츰 없어지고 있으며 실제 문전약국들에서 서비스 개념으로 싸게 판매하다보니 환자수가 감소하고 있다"고 밝혔다. ◆일반약 매출 95%…협의회 통해 난매문제 개선 노력

의약분업 이후 약국수와 환자수의 감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종로 약국가의 매출 90% 이상은 일반약 판매에서 발생한다.

포괄적인 일반약 매출에는 건강기능식품 판매 비중도 60%에 이른다.

과거에는 약사들의 상담을 거쳐 일반약의 추천으로 이어지던 판매패턴이 소비자들의 지명구매로 변화된 것이 특징이다.

종로지역 약국 약국장은 "손님들이 이미 인터넷으로 정보를 파악하고 방문해 지명구매를 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약 값도 노출돼 힘들때도 종종 있다"고 말했다.

이 처럼 종로지역이 일반약 판매 중심지라는 점에서 약국마다 다른 일반약 판매가가 보건소에 가장 많이 제기되는 민원이기도 했다.

그러나 지역 약사들은 시장원리에 따라 판매가의 차이가 있음을 인정하면서도 난매 문제는 현저히 개선됐다는 설명이다.

한 대형약국 약사는 "종로지역에는 암묵적인 룰이 있어 다빈도 일반약의 판매 마지노선이 지켜지고 있는 편"이라며 "종로 5가 협의회라는 모임이 있어 난매신고가 들어오면 해당약국에 주의를 준다"고 강조했다.

이 약사는 이어 "난매 뿐만아니라 종로지역이 유명세를 타다보니 불법적인 행위를 오히려 더 자제하고 개선하는 경향이 있다"고 덧붙였다.

◆1개 약국당 제약·도매 100여곳 이상씩 거래

종로지역 약국들은 처방약보다 일반약 취급수가 많고 사입금액이 크다보니 도매보다는 제약사와의 직거래가 많은 편이다.

전문약과 일반약 취급수가 2000여가지가 넘는 한 대형약국은 제약사와 도매를 합쳐 150여군데와 거래를 하고 있다고 밝혔다.

해당 약국 약국장은 "대부분의 종로지역 약국들이 일반약 판매위주기 때문에 공동구매 등의 전략을 구사하거나 사입규모에 따라 가격조정이 가능해 제약사 직거래가 많은 편"이라며 "한 약국당 거래처가 100여곳 정도"라고 예상했다.

일반약 위주의 약국경영은 근무약사 채용의 걸림돌이 되기도 하는데 세일즈에 대한 인식부족에서 비롯된 것이라는 분석이다.

지역 약사는 "대학을 졸업한 약사들이 처방조제 위주의 업무에 매달리지 일반약 판매는 엄두도 안낸다"며 "때문에 근무약사 구하는 것이 어려운데다 이 같은 현상이 지속되면 10여년 후에는 일반약 시장이 슈퍼로 넘어가지 않겠냐"고 아쉬워했다.

◆상가 임대료 인상·카드수수료·주차문제 골치

종로 지역 약국가는 높은 임대료와 카드 수수료, 주차공간 부족을 가장 큰 애로사항으로 꼽았다.

대로변이라는 특성상 자가 건물이 아닌 약국들은 임대료 문제와 씨름하고 있다.

지역 약국들의 월세가 보통 500만원에서 1000만원에 이르는데 상가주인의 임대료 인상을 요구하는 사례가 빈번하다 것이 지역 약국가의 설명이다.

실제 한 약국 약국장은 "상가주인이 변경되면서 임대료 100%인상을 요구해 법정싸움으로까지 번졌으나, 임대차보호법에 적용되지 않아 울며겨자먹기로 임대료를 인상해 줬다"고 토로했다.

또다른약국 약사는 "분업 이전 비싼 권리금을 주고 개업한 약국 자리를 매물로내놓아도 임대료가 너무 비싸 나가지 않는다"면서 "경영사정은 갈수록어려워지는데 문을 닫으려 해도 쉽지 않다"고 어려움을 털어놨다.

또 청계천 조성으로 종로 대로변이 메인 도로가 되면서 환자들에게는 주차문제가 약국방문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

구약사회 차원에서 구청에 약국방문 환자에 한해 15분간 무단속을 건의하는 등 해결책을 찾고 있으나, 이 또한 종로 약국가의 환자수를 감소시키는 원인으로 지적됐다.

이와 함께 대부분의 약국이 공통적으로안고 있는 카드수수료 부담문제 역시 종로지역이라고 다르지 않다.

지역의 한 약사는 "2000원짜리 약을 사더라도 카드로 계산하는 손님들이 있다"며 "약사회 차원의 해결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금융비용' 책정보다 '일반약 슈퍼판매' 문제에 촉각

최근 산적한 약업계 현안중 종로지역 약국가들은 일반약 슈퍼판매에 대한 우려를 쏟아냈다.

처방약 취급이 미미하다보니 금융비용 책정을 둘러싼 문제는 상대적으로 관심이 저조하다는 입장이다.

지역 약사는 "주문한 약이 판매되기 전에 약값을 결제해줘 금융비용을 받기에는 일반약 시장상황이 여의치 못하다"며 "지역 약국들에게는 금융비용 문제보다 카드 수수료 인하가 실질적인 도움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다른 약국장 역시 "종로 약국들이 규모가 큰데비해 일반약을 취급하다보니 금융비용이 문전약국만큼 적용되지는 않았다"며 "금융비용이 합법화되면 얼마간의 수익이 발생할 수도 있으나 결제기일에 따른 할인율 적용이기 때문에 기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일반약 판매비중이 높은 종로에서는 슈퍼판매 문제에 예민할 수 밖에 없다"며 "다빈도 일반약의 경우 지명구매가 많아 슈퍼판매가 가능하지 않겠냐고 하지만 결국 복약지도에서 차이가 발생한다"고 지적했다.

따라서 이 약국장은 "일반약의 메카 옛 명성을 회복하기 위해, 약사사회의 현안을 해결하기 위해 종로 약국가에서 복약지도에 앞장서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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