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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제약 엘리베이터로 전달…기업형 약국 포진

  • 박동준
  • 2010-07-19 12:20:32
  • 카드 수수료만 월 1000만원…월평균 청구액 10억대 육박

신촌세브란스병원 인근 약국 개설 현황
신촌세브란스병원 인근은 국내 빅5 병원의 위용을 반영하 듯 일찍부터 기업형 약국들이 포진한 지역으로 유명세를 떨치고 있었다.

다만 이들 약국은 기존에 금융비용 의존도가 높았던 것 만큼 최근 정부 차원에서 진행 중인 금융비용 합법화 논의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자칫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수준의 결정이 이뤄질까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연세로 초입 문전약국 5곳 포진…월평균 청구액 10억원 육박

신촌세브란스병원의 경우 좌우로 약국이 입점할 마땅한 상가 건물이 없다는 점에서 문전약국들은 대로변 건너 연세로 초입에 5곳이 밀집해 있는 상황이었다.

특히 이들 약국들은 한 눈에 봐도 규모를 짐작할 수 있을 정도로 대형화를 자랑하고 있었으며 일부 약국은 단층에 그치지 않고 3층까지 조제실이 마련되는 등 사실상 건물이 통째로 약국으로 이용되는 양상을 보였다.

이로 인해 세브란스병원 문전약국가에서는 1층에서는 환자 상담과 복약지도가, 실제 조제는 2층 이상에서 이뤄지면서 내부에 소형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조제약을 전달하는 모습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들 문전약국가의 규모는 약국별로 다소 간의 차이는 있지만 월평균 청구액만 10억원대에 이르면서 연도별 청구액 기준 상위 100대 약국에 심심치 않게 포함된다는 사실에서도 잘 드러난다.

실제로 일대 문전약국 가운데 가장 오래된 것으로 알려진 I약국과 D약국은 월평균 청구액이 10억원을 넘어서고 있었으며 또 다른 D약국이 9억5000만원, G약국 5억대 등의 수준을 기록했다.

다만 이들 약국은 지난 2005년 세브란스병원이 새병원을 개원하면서 외래병동이 기존에 비해 문전약국가에서 멀어지는 등 환자의 이동경로에 일부 변동이 생기면서 매출에 다소 타격을 입은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그러나 새병원 개원은 이들과는 동떨어져 치과병원 인근에 개설하고 있는 S약국에게는 호재로 작용해 해당 약국의 매출을 끌어올리는데 일정 부분 기여한 것으로 평가받고 있다.

실제로 S약국은 대로변에서는 개설 사실 자체를 쉽게 판단할 수 없을 정도로 입지 조건이 좋은 편이 아님에도 불구하고 월평균 청구액이 7억원대를 넘어서고 있는 실정이다.

D약국측은 "새병원 건립 이후와 이전을 비교하면 교통입지 등의 변화로 매출이 많이 줄어든 것이 사실"이라며 "새 병원 건립 이후부터 S약국이 많이 성장하고 있다는 얘기도 들려온다"고 귀뜸했다.

그러나 S약국 약사는 "새병원 건립 이후 환자가 조금씩 늘어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면서도 "이는 2000년 개설 이후 철저한 복약지도와 서비스 등 환자를 가족처럼 생각하며 노력해 온 것이 성과를 거두는 것"이라고 강조했다.

일평균 외래처방 3300건 놓고 경쟁…정기 모임 통해 과다경쟁 '자제'

세브란스병원 문전약국들이 전반적으로 월평균 수억원대의 청구액을 기록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일평균 3300여건에 이르는 외래처방전을 놓고 내부적으로는 나름의 특색을 뽐내며 경쟁을 펼치고 있었다.

의약분업 이전부터 운영을 해왔던 I약국과 D약국은 수십년 전통을 유지하고 있다는 점을 내세우듯이 약국 간판에 이를 명시하고 있었으며 일부는 환자들이 보다 쉽게 약국을 찾을 수 있도록 거리 초입부터 안내간판을 내걸기도 했다.

또한 일부 약국에서는 여종업원이 약국 문을 열고 이용객들을 부르거나 인사를 하는 모습도 발견돼 자칫하면 호객행위로 오인을 받을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지난 2007년 복지부는 호객행위와 관련해 '처방전을 소지한 환자를 약국 안팎에서 손짓 또는 부르는 행위는 환자의 실질적인 약국 선택권에 영향을 줘 약사법 위반행위에 해당될 우려가 있다'고 유권해석을 내린 바 있다.

다만 이 같은 모습이 일부 대학병원 인근 문전약국가에 드러나는 과열경쟁 양상으로 확대되지는 않고 있는 것으로 보였다.

여기에는 서대문구약사회장이자 과거 문전약국들의 모임인 분업조제약국협의회 대표를 지낸 송정순 회장을 필두로 문전약국 개설약사들이 매월 정기적 모임을 통해 친목을 다지고 있다는 점이 일정한 영향을 미친 것으로 풀이된다.

송 회장은 "초기에는 다소 경쟁이 과열되는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지금은 안정화되면서 정착 됐다"며 "문전약국 5곳이 한 달에 한번씩 정기적으로 모임도 가지면서 친밀도를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카드 수수료만 월 1000만원…"조제 난이도 감안한 수가 조정 필요"

이러한 경쟁 속에서도 이들 문전약국 약사들은 청구액 규모에 비례해 증가하는 카드 수수료에 대해서는 일제히 혀를 내둘렀다.

실제로 장기, 고가약 처방을 기반으로 하는 이들 문전약국들은 적게는 400~500만원, 많게는 1000만원 등 근무약사 2~3명의 한달 인건비를 고스란히 카드 수수료로 납부하고 있는 실정이었다.

문전약국의 한 약사는 "고가의 항암제 처방을 카드로 계산할 경우 수수료만 10여 만원이 나올 때가 있다"고 하며 "그렇다고 조제를 거부할 수도 없는 상황이지만 이에 대한 대책은 없는 실정"이라고 울상을 지었다.

최근 정부 차원에서 합법화 논의가 진행 중인 금융비용 역시 이들 문전약국의 최대 관심사 가운데 하나였다.

약제비에서 조제료가 차지하는 비중이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에서 금융비용마져 지나치게 낮은 수준으로 결정될 경우 금융비용 의존도가 높은 문전약국의 경우 경영에 심각한 타격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일대 문전약국의 L약사는 "문전약국의 경우 임대료, 인건비, 소모품비, 홍보비 등 총약제비의 10%에도 미치지 못하는 조제료만으로는 적자를 면키 어렵다"며 "현실적인 금융비용 수치가 제시되지 못한다면 나머지는 또 다시 음성화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조제료만으로 문전약국이 운영될 수 없다는 것은 누구나 아는 사실이 아니냐"며 "수가를 현실화해서 조제 난이도에 따라 차등화하는 등의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또 다른 약사도 "현재 논의되는 금융비용 수치는 지나치게 낮은 수준"이라며 "분업 이후 다양한 부대비용이 소요되는 상황에서 현실이 고려되지 않으면 운영이 어렵다"고 털어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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