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필건 한의협회장 왜 탄핵됐나…수가인하 불씨
- 이정환
- 2017-10-23 12:1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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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다빈도침술 수가인하 촉발…배임횡령 비리·회원폭행도 영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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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3년 4월 제41대 한의계 수장에 오른 김 회장은 3년 임기를 마친 뒤 2016년 3월 치러진 제42대 회장선거에서도 69.7% 득표율로 재선에 성공했다.
하지만 2019년 3월까지였던 재임 임기를 채우지 못한 채 김 회장은 사상 첫 회장 불신임 전회원 직접투표에서 찬성률 73.5로 불명예 해임됐다.
한의계는 김 회장 탄핵 발화점으로 올해 진행된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을 꼽고 있다.
투자법 침술과 침전기자극술의 상대가치점수가 기존 대비 크게 낮게 책정되자 개원 한의사들은 "다빈도 진료법인 두 개 술기 수가를 지켜내지 못했다"며 김필건 집행부 무능을 질책했다.
특히 사퇴 의사를 스스로 밝힌 뒤 자리지키기에 전념한 김 회장의 모습은 한의사 회원들의 불신을 키웠다. 2차 상대가치점수 개편에 따른 비난 화살이 빗발치자 김 회장은 지난 6월 회원들에게 "비판을 수용하고 자진사퇴하겠다"고 밝혔다.
문제는 김 회장이 사퇴의사 밝힌 후 사퇴서를 제출하지 않은 채 비정상적 회무를 지속해 나간 점이다.
이에 더해 김필건 집행부의 회계비리도 탄핵에 영향을 미쳤다. 당시 서울·경기·인천지역 한의사회장들과 대의원들은 김 회장 병원비를 100여만원을 협회 공금으로 결제하는 등 집행부가 개인비용을 협회비로 계산하는 불법을 자행했다고 지적했다.
정책연구회의를 단란주점에서, 약무정책회의를 골프장에서, 법률정책회의를 룸살롱에서 진행해 집행부가 협회공금을 개인 쌈짓돈으로 쓰고 있다는 비난도 제기됐다.
김 회장은 회계비리 의혹에 따른 협회 특별감사를 수용하는 대신 협회 정관을 어긴 채 1억원 규모 외부회계감사 용역을 발주해 한의사들의 화를 키웠다.
결국 김필건 집행부와 한의사 회원 간 갈등은 대의원들의 회장 불신임 권고 임시총회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난 6월 25일 열린 임총은 김 회장 사퇴를 압박하기엔 역부족이었다.
총회는 오전 11시부터 밤 8시까지 이어졌지만 초반 자리를 메웠던 대의원들이 시간이 늦어질 수록 자리를 떠났고 결국 김 회장 사퇴권고안 찬반 표결은 의사정족수 미달로 투표도 하지 못한 채 무산됐다.
회장 불신임 임총에서 대의원회 무력감만이 확인되자 탄핵 불씨는 일반 한의사 회원들에게 옮겨 붙었다. 김 회장이 자진사퇴 의사를 표명한 뒤 제대로 된 회무이행 없이 자리지키기에만 전념하며 한의계 내홍이 지속되자 대의원, 지부장을 넘어선 민초 한의사들이 집행부 해임을 외치고 나선 것이다.
일반 개원 한의사 양문열 원장은 '김필건 협회장 해임 추진위원회'를 발족하고 약 20명의 해임 추진위원들과 전회원 투표를 통한 김 회장 탄핵 준비에 나섰다. 협회 정관상 전회원 5분의 1이 회장 해임투표를 의결하고 투표에서 3분의 2 이상 해임 찬성 시 회장이 탄핵되는 정공법을 택한 셈이다.
김 회장 전회원 탄핵투표는 서울시한의사회 홍주의 회장이 가세하면서 속도가 빨라졌다. 홍 회장은 성명을 통해 김필건 집행부 해임 선봉에 나설 것을 공표하고 해임 추진위와 지부별 비상대책위를 연합해 조직적으로 전국 한의사들의 회장 탄핵 의지를 결집시켰다.
특히 지난 9월 열린 2차 임시총회에서 발발한 김 회장과 한의사 회원 간 물리적 폭력 사태는 회장 신뢰 추락의 촉매제가 됐다. 김 회장 회무에 불만을 가진 회원이 커피를 투척하자 김 회장이 회원 뺨을 때리며 폭력 사태로 비화된 것.
김 회장은 탄핵 투표를 앞두고 노인외래정액제 개편 한의계 포함을 주장하며 청와대 앞 무기한 단식과 한의사 의료기기법 허용법 이슈 부상을 기초로 자신의 업적을 주장했지만 회원들의 탄핵 의지를 꺽을 수는 없었다.
김 회장 자진사퇴 표명 이후 약 4개월 간 지속된 한의계 내홍은 결국 6000여명 한의사들의 회장 탄핵투표 성명서 제출로 해임 투표가 확정되고 지난 20일 탄핵 정족수를 넘겨 성사되면서 마무리되는 모습이다.
한의협 한 대의원은 "김필건 회장의 탄핵 성사는 상대가치점수 하락으로 집행부 무능이 드러나면서 시작됐다. 타 직역에게 알리기조차 부끄러운 회계비리가 누적돼 터져나온 점도 크다"며 "김 회장은 자신의 친위세력으로 감사단, 대의원, 선관위, 윤리위 등을 채워 제멋대로 협회를 이끌었다는 비판을 받았다"고 토로했다.
이 대의원은 "올해부터 배임횡령과 엉터리 회무 등이 차례로 발각됐고 이 때마다 김 회장은 진실된 해명이나 문제해결이 아닌 회장직 지키기에만 몰두해 한의사 회원들의 불신을 샀다"며 "이번 탄핵은 대의원 투표가 아닌 전회원 투표로 해임찬선 73.5%를 기록했다는 게 의미"라고 말했다.
김필건 집행부 탄핵 후 회장 직무대행을 맡은 서울시한의사회 홍 회장은 시도지부장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를 중심으로 긴급 회무를 안정적으로 이끌겠다는 포부다.
홍 회장은 "협회 파행에 대한 철저한 진상규명과 적폐청산 과정을 거쳐 다시는 회장 탄핵과같은 비극적인 일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겠다"며 "차기 제43대 한의사협회 선거는 협회 정관에 따라 선관위가 준비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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