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API·백신·혈액사업 속도...SK, 독립법인 행보 눈길
- 천승현
- 2018-11-28 06:20: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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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바이오팜·바이오텍 ·플라즈마 ·바이오사이언스 등 영역별 사업 확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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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K가 그룹 차원에서 제약·바이오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신약, 원료의약품(API), 백신, 혈액제제, 합성의약품 등의 분야에서 서로 다른 법인이 맞춤형 전략을 펼치며 점차적으로 성과를 내는 모습이다. 그동안 대기업 계열 제약사가 연이어 투자와 경험 부족으로 고배를 들었던 것과 대조적인 행보다. 대기업의 의약품 산업 잔혹사가 끊어질지 관심이 모아진다.
◆(주)SK, 100% 자회사 'SK바이오팜-신약·SK바이오텍-API' 광폭 행보
SK바이오팜은 지난 26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에 뇌전증 신약 후보물질 세노바메이트 신약 판매허가 신청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세노바메이트는 SK바이오팜이 독자개발한 신약 후보물질이다. SK바이오팜은 북미·유럽·아시아·중남미 등에서 2400여명을 대상으로 진행한 임상시험 결과를 바탕으로 미국 법인인 SK라이프사이언스를 통해 신약허가를 신청했다.
회사 측은 "국내 기업이 독자 개발한 혁신 신약을 기술 수출하지 않고 FDA에 NDA를 제출한 것은 이번이 최초다"라고 자평했다. 세노바메이트가 FDA 판매 허가를 받게 되면 2020년 상반기 내 미국 판매가 가능할 것으로 회사 측은 내다봤다.
앞서 SK바이오팜이 개발한 수면장애 신약 ‘솔리암페톨’은 지난해 11월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이달 초 유럽의약품청(EMA)에 허가신청서가 제출된 바 있다. SK바이오팜은 솔리암페톨의 임상1상시험을 완료한 뒤 2011년 재즈파마슈티컬즈에 기술이전했다. 이후 SK바이오팜과 재즈가 공동개발하는 방식으로 지난해 글로벌 임상3상을 마무리했다.
이로써 SK바이오팜이 개발한 2개의 신약이 글로벌 무대 진출이 임박한 셈이다.
SK바이오팜은 (주)SK에서 신약개발을 담당하는 법인이다. SK바이오팜은 지난 2011년 (주)SK의 라이프사이언스 사업부문이 물적분할돼 신설된 법인이다. (주)SK의 100% 자회사다.
현재 SK바이오팜은 글로벌 시장을 겨냥해 집중력장애, 조현병, 파킨슨병, 조울증 등 미충족수요 영역에 특화된 신약을 개발 중이다. 지난 2013년에는 중국에 양극성장애치료제의 기술수출을 성사시킨 바 있다.

(주)SK 의약품 사업을 이끄는 또 다른 축은 SK바이오텍이다. SK바이오텍은 2015년 4월 SK바이오팜의 원료의약품 사업을 물적분할해 설립됐다. 2016년 (주)SK가 SK바이오텍을 100%로 자회사로 편입했다. (주)SK는 유상증자 참여 방식으로 2016년 3월 400억원, 2017년 11월 1725억원을 투자했다.
SK바이오텍은 자체기술로 신약 원료의약품을 개발하는 사업을 영위한다. 역류성식도염치료제 중간체, 건선·말초신경병증성통증·피부재생·간질 등 새로운 영역의 원료의약품을 개발 중이다.

(주)SK는 지난 7월 미국 바이오제약 CDMO인 엠팩의 지분 100%를 사들였다. 구체적인 인수 금액은 공개되지 않지만 업계는 공시한 유상증자 금액 5000억원에 인수금융 3000억원을 더한 8000억 원 안팎으로 추산한다. 2건의 빅딜은 SK의 의약품 시장 공략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드러내는 대표적인 사례다.
(주)SK가 신약 및 의약중간체를 연구개발하고 판매하는 'SK바이오팜'과 국내·유럽 생산을 맡는 SK바이오텍, 미국 생산을 맡는 앰팩 등 바이오 관련 3사를 모두 100% 자회사로 거느리는 구도가 완성됐다.
◆SK디스커버리, 합성의약품·혈액·백신 등 별도 법인으로 맞춤형 사업 그동안 SK그룹에서는 SK케미칼이 의약품 사업에서 오랜 기간 성과를 내왔다.
SK케미칼은 지난 1987년 삼신제약을 인수하면서 의약품 시장에 진출했다. 이후 백신전문업체 동신제약을 추가로 인수했다. SK케미칼은 활발한 R&D를 통해 국산신약 2개(선플라, 엠빅스), 천연물신약 1개(조인스)를 배출했다.
SK케미칼의 모회사는 SK디스커버리다. (주)SK와는 지분 관계가 엮이지 않았다. SK 간판을 달고 SK디스커버리와 (주)SK가 서로 다른 영역에서 선의의 경쟁을 펼치는 구도다.

SK케미칼은 지난 2015년 5월 혈액제제 사업을 전담하는 SK플라즈마를 출범했다. 지난해 말 SK케미칼이 지주회사체제로 전환하면서 SK플라즈마는 현재 지주회사 SK디스커버리의 100% 자회사다.
SK플라즈마는 설립 직후 약 1500억원을 들여 경북 안동에 혈액제제 공장을 건설했고 최근 상업생산에 돌입했다. 안동 공장 가동으로 종전보다 약 500% 늘어난 연 60만 리터의 혈액제제 생산 규모를 확보했다.
지난 7월 SK케미칼은 백신사업부문을 분할해 신설회사 SK바이오사이언스를 설립했다. SK케미칼은 존속하면서 신설회사의 발행 주식을 모두 배정받는 단순물적분할방식이다. SK바이오사이언스는 SK케미칼의 100% 자회사다.
SK바이오사이언스의 핵심 역량은 2012년 경북 안동에 2000억원을 투입해 건설한 백신공장 엘하우스(L HOUSE)다. 엘하우스에는 세포배양·세균배양·유전자재조합 등의 기반기술 및 생산설비를 보유해 대상포진백신을 포함해 국내에서 개발 가능한 대부분의 백신을 생산할 수 있는 인프라를 구축했다.

이미 SK바이오사이언스는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포함해 차세대 백신 3종의 개발에 성공했다. SK케미칼은 세포배양 기술을 활용해 2015년 3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출시했고 2016년 세계에서 최초로 4가 세포배양 독감백신을 상용화하는 데 성공했다.
2016년에는 프리미엄백신으로 평가받는 폐렴구균 백신 ‘스카이뉴모프리필드시린지’의 시판허가를 식약처로부터 받았다. 지난해 대상포진 예방백신 ‘스카이조스터주’의 국내 시판허가를 받았다. 스카이조스터는 MSD의 ‘조스타박스’에 이어 국내 최초이자 세계에서 두 번째로 상업화 단계에 도달한 대상포진 백신이다. 스카이조스터는 발매 첫해인 올해 3분기 누계 매출 200억원을 돌파하며 상업적 성공에 성큼 근접했다는 평가다.
SK케미칼의 합성의약품 사업 독립도 점쳐진다. 합성의약품 사업도 분할되면 SK디스커버리 산하에 혈액제제, 백신, 합성의약품 등 3개 사업으로 분리되는 3단계 로드맵이 완성되는 셈이다.
SK의 사례처럼 대기업이 분야별 독립법인을 설립해 의약품 사업에 적극적인 투자를 단행하는 것은 보기드문 현상이다.
◆한화·아모레·CJ 등 대기업 제약사 번번이 고배...SK 공격적 행보에 관심
사실 국내에서 대기업 계열 제약사들이 번번이 실패를 겪고 고배를 들었다.
지난 2002년 (주)LG (옛 LGCI)는 생명과학사업부문을 분할해 LG생명과학을 설립했다. 그러나 16년만인 2016년 LG화학으로 흡수 합병되면서 LG생명과학은 역사 속으로 사라졌다. LG생명과학이 팩티브와 제미글로 등 2개의 신약을 개발하며 성과를 냈지만 자체 역량만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독립경영이 청산됐다.
한화는 지난 1996년 의약사업부를 신설하고 2004년 에이치팜을 흡수합병하면서 드림파마로 사명을 변경했다. 2006년에는 한국메디텍제약을 인수했다. 지난 2014년 드림파마의 지분을 100% 보유한 한화케미칼이 재무구조 개선을 이유로 드림파마를 미국 제약사 알보젠에 매각했다.
지난 2013년 아모레퍼시픽그룹은 태평양제약의 의약품 사업을 한독에 매각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백기를 들었다. 태평양제약은 지난 1982년 태평양화학 의약품사업부에서 분사했다. 지난 2012년 모 그룹으로 다시 편입되면서 의약품 사업에서 철수했다. 2015년 3월 태평양제약의 사명은 에스트라로 변경됐고, 파마리서치프로덕트가 에스트라의 필러 사업을 올해 초 인수했다.
CJ는 1984년 유풍제약, 2006년 한일약품을 각각 인수하며 의약품 시장에 본격 진출했다. 2014년 CJ제일제당은 CJ헬스케어를 독립법인으로 분리했고, 올해 초 한국콜마가 CJ헬스케어의 새 주인이 되면서 CJ는 의약품 시장에서 자취를 감췄다.
롯데제과도 롯데제약을 흡수 합병하면서 의약품 사업을 포기한 바 있다. 롯데는 지난 2002년 아이와이피엔에프를 인수, 롯데제약을 출범시키며 의약품 시장에 진입했지만 높은 진입장벽과 사업 집중화 등을 이유로 10년 만에 사업을 접었다.
업계에서 SK의 공격적인 의약품 시장 전략을 관심을 두는 이유다.
업계 한 관계자는 “일부 대기업들은 제약산업에 대한 이해도가 낮은 상황에서 단기적인 성과에 치중하면서 실패를 반복했다”라면서 “SK가 지금처럼 과감한 투자와 맞춤형 시장 전략을 지속한다면 대기업 계열 제약사의 첫 글로벌 성공사례를 배출할 수도 있다”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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