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치료에서 예방으로…탈로스가 그리는 뇌동맥류 검진

  • 황병우 기자
  • 2026-07-27 06:00:48
  • 요약
  • 건강검진 정보로 고위험군 선별…정밀검사 연계
  • 42만명 코호트·5942명 외부검증으로 근거 확보
  • 약 100개 기관 협력…미국 검증·VRISK 개발 추진

[데일리팜=황병우 기자]뇌동맥류는 파열 전까지 뚜렷한 증상이 거의 없지만 모든 수검자에게 자기공명혈관조영술(MRA)을 권고하기는 어렵다. 비용과 의료자원을 고려하면 정밀검사가 필요한 고위험군을 먼저 가려내는 과정이 필요하다.

이러한 고민에서 시작한 기업이 탈로스다. 회사는 일반 건강검진 정보만으로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를 추정하는 인공지능(AI)·머신러닝(ML) 기반 플랫폼 ANRISK를 앞세워 검진시장 공략을 확대하고 있다.

데일리팜은 신경외과 전문의인 김택균 탈로스 대표를 만나 임상 현장의 문제의식에서 시작된 창업 과정과 ANRISK의 경쟁력, 국내외 검진시장 확장 전략을 들어봤다.

파열 뒤 만난 환자들…예방 필요성서 창업

김택균 탈로스 대표

탈로스의 출발점은 김 대표가 뇌혈관질환 환자를 진료하며 마주한 임상 현장의 한계였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 교수로 뇌동맥류 환자를 진료한 그는 환자가 병원을 찾았을 때 이미 뇌동맥류가 파열됐거나 치료가 어려운 상황을 반복해서 마주했다. 이에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위험도가 높은 사람을 찾아낼 방법이 필요하다고 판단해 2021년 교원창업으로 탈로스를 설립했다.

김 대표는 "뇌동맥류가 파열된 뒤에야 환자를 만나는 경우가 많았다. ANRISK는 증상이 없을 때, 터지기 전에 위험군을 찾아내자는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ANRISK는 건강검진 정보를 토대로 개인의 뇌동맥류 발병 위험도를 0~100점 척도와 5개 위험군으로 제시한다. 고위험군에는 MRA 등 정밀검사를 권고해 제한된 검진 자원을 효율적으로 활용하도록 돕는다.

다만 ANRISK는 뇌동맥류 보유 여부를 판단하거나 영상검사를 대체하는 진단 솔루션은 아니다.

김 대표는 "모든 수검자에게 MRA를 권고하는 것은 비용과 자원 측면에서 비효율적이다"라며 "ANRISK는 정밀검사로 더 큰 이득을 얻을 수 있는 사람을 선별하는 도구다"라고 강조했다.

영상 판독 전 단계 공략…대규모 데이터로 검증

ANRISK의 차별점은 의료영상이 없는 검진 단계에서 위험도를 산출한다는 데 있다.

대부분의 의료영상 AI가 CT나 MRA 영상에서 병변 탐지와 판독을 보조한다면, ANRISK는 영상을 촬영하기 전 정밀검사가 필요한 대상을 먼저 가려낸다.

임상 근거도 확보했다. 약 42만명 규모의 국민건강보험 표본 코호트를 기반으로 개발됐으며, 화순전남대학교병원 CTA 수검자 5942명의 데이터를 활용해 외부 검증을 거쳤다. 연구 결과는 2020년과 2023년 국제학술지 사이언티픽 리포트에 게재됐다.

김 대표는 "핵심 구성원들이 실제 뇌동맥류 환자를 진료해 현장에서 필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고 있다"라며 "대규모 코호트와 외부 검증, 논문을 통해 근거를 쌓는 정공법을 택했다"고 언급했다.

실증사업에서는 ANRISK가 고위험군으로 분류한 수검자 가운데 실제 뇌동맥류가 발견된 사례도 나왔다.

그는 "숫자로만 보던 위험도가 실제 환자 발견으로 이어지는 것을 확인했다"라며 "한 명을 진료하던 의사의 역할을 기술로 더 많은 사람에게 확장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보람이다"라고 말했다.

약 100개 기관 협력…기업검진 중심 확산

탈로스는 기업 산업보건과 건강검진기관을 중심으로 국내 도입을 확대하고 있다. 현재 약 100개 의료기관과 협력하고 있으며, SK하이닉스와 진행한 실증사업 결과를 바탕으로 전사 도입도 논의하고 있다는 설명이다.

검진 단계에서 위험군을 선별하는 제품 특성상 증상이 없는 임직원을 대상으로 하는 기업검진과 건강검진기관 시장을 우선 공략하고 있다.

해외에서는 일본·대만·베트남·중국 등 아시아 시장의 규제 기반을 마련했다. 올해 6월에는 프랑스 파리에서 열린 비바테크 2026에 참가해 피칭대회에서 수상했다.

하반기에는 미국 시장 진입을 위해 존스홉킨스와 검증 연구를 추진하고 현지 규제 경로를 구체화할 계획이다.

김 대표는 "국내에서는 기업 산업보건과 검진기관을 중심으로 도입을 늘리고, 해외에서는 미국 검증 연구와 아시아 지역의 실제 도입 사례 확보에 집중할 계획이다"라고 밝혔다.

뇌혈관질환 전반 확장…검진 표준 목표

탈로스는 ANRISK의 적용 범위를 뇌동맥류에서 뇌혈관질환 전반으로 넓힌다는 계획이다.

뇌혈관질환 위험을 폭넓게 예측하는 VRISK 개발을 본격화하고, 해외 진출에 필요한 의료기기 품질경영시스템(ISO 13485) 인증도 마무리할 예정이다.

김 대표가 그리는 5년 뒤 목표는 건강검진 과정에서 뇌동맥류 위험도를 확인하는 것이 하나의 표준으로 자리 잡는 것이다. 일반 검진 결과처럼 위험도를 확인하고, 고위험군은 자연스럽게 정밀검사로 이어지는 구조다.

그는 "ANRISK가 한 번쯤 들어본 이름이 아니라 검진 현장에서 실제로 쓰이는 도구가 돼야 한다"라며 "향후에는 뇌혈관질환 전반으로 예측 범위를 넓혀 검진 데이터만으로 더 많은 위험을 미리 선별하는 예방의학 플랫폼으로 성장하겠다"고 전했다.

이어 "탈로스라는 이름은 사람들을 지키던 신화 속 수호자에서 따왔다. 더 많은 사람의 혈관 건강을 터지기 전에 지키는 회사가 되는 것이 목표다"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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