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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리금 5억 잃고 폐업"...성바오로병원 문전약국 타격

  • 정흥준
  • 2019-01-08 12:29:32
  • 3월말 폐원 사실상 확정...일부 약국, 병원따라 은평지역 이전

현장 |폐업 앞둔 성바오로병원 문전약국 탐방|

성바오로병원 자리에 주상복합이 들어설 것이라는 의견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청량리에 위치한 가톨릭성바오로병원의 진료 중단이 3월 말로 확정되면서, 문전약국들은 수억대의 권리금을 보전받지 못하고 폐업해야 할 위기에 놓였다.

작년 초 성바오로병원 재건축 및 이전 가능성이 제기된지 약 1년 만의 일이다. 9일 지역 약국 및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병원은 3월 22일까지 진료를 하고, 4월 1일 개원하는 은평성모병원으로 모든 진료과가 이전한다.

병원은 약국들에게 이전 계획을 공식적으로 알리지 않고, 환자들에게만 이전 일정을 안내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성바오로병원의 처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는 약국은 4곳이다. 이중 3곳은 이전 또는 폐업 예정이고, 지하철 출입구와 근접해 상대적으로 병원 처방에 영향을 덜 받던 한 곳의 약국만 그대로 남아 운영을 하는 것으로 확인됐다.

문전약국들에 따르면 폐원 및 이전 계획이 현실화되는 동안 약국 매출은 크게 감소하지 않았다. 약국들은 병원이 폐원하기 전까지도 약사 및 직원을 줄이지 않을 계획이다.

다만 권리금 보전을 받을 수 없는 상황에 놓여 약국장들은 망연자실한 모습이다. 약국장이 건물주인 경우를 제외하고, 권리금을 전액 회수하기는 힘들 것으로 보인다. 약사들은 “병원이 없어지는데 권리금을 어떻게 회수하겠냐”고 한탄했다.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이 지역 문전약국들은 보증금 2억, 월세 1300만원을 지불하고 있으며, 권리금은 약 5억원에 달하는 수준이다.

이중 약국을 내놓은 한 문전약국 자리는 권리금을 2억원으로 낮춰 협의중에 있으나, 약국이 들어오지 않는 이상 추가 조율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고있다. 또 문전약국 중에는 수억원을 권리금으로 지불하고 들어와, 2년을 미처 채우지 못 한 약국도 있었다.

성바오로병원 처방에 직접적인 영향을 받고있는 4곳의 문전약국.
설상가상으로 폐원이 임박해질수록 병원을 옮기는 환자들은 서서히 늘어나고 있다. 약사들은 약 40~50%의 환자들이 의료진을 따라 은평성모병원으로 흡수되고, 나머지는 경희의료원과 고대안암병원, 서울대병원 등으로 이용 병원을 옮길 것으로 전망했다.

이같은 상황이지만 병원은 아직까지도 약국들에 구체적인 폐원 및 이전 일정을 알려주지 않아 약사들은 도의적으로 문제가 있다고 질타했다.

A 문전약국장은 “병원에서 약국에 공식적으로 얘기를 해주는 게 맞는데, 나도 환자들을 통해 알게됐다. 종병 앞은 다른 곳보다 재고문제가 크기 때문에 미리 대비할 수 있도록 알려줘야 하는데, 이런 식이면 약국들이 준비하기가 어렵다”고 호소했다.

이어 “병원이 오래되긴 했지만 2010년 초반에 리모델링을 한 것으로 알고 있어서, (약국인수를)판단한 것도 있었다. 병원 환자들도 은평으로 이전하는 것에 대해 불편하다고 얘기들 한다”며 “환자들은 등한시한채 결정한게 아닌가 싶어 아쉽다”고 말했다. B 문전약국장은 “병원으로부터는 전화 한통도 받지 못 했다. 환자들에게는 안내문을 나눠준 거 같다”며 “이미 옮길 곳을 확정지은 약국도 있다. 우리도 옮길 장소를 알아보고 있는데 원하는 자리가 나오지 않고있다. 정 안되면 약국 운영을 하지 않을까 생각하고 있다”고 말했다.

병원과 다소 거리가 떨어진 한 약국의 약국장도 병원 환자가 없어지면 일반약 매출도 자연스럽게 줄어들 수밖에 없다며, 폐원 이후 약국 운영에 대해 근심을 표했다.

문전약국들 중에는 4월 개원하는 은평성모병원 앞으로 이전을 결정한 약국도 있다. C 문전약국장은 “성바오로병원 폐원이 확정됨에 따라, 이전하는 은평의 병원 앞으로 약국을 옮길 예정”이라고 짧게 답변했다.

성바오로병원 자리에 새롭게 자리잡는 시설로는 건강증진센터, 주상복합 등이 거론되고 있다. 현재 청량리역 앞 일대에는 롯데건설 등이 대단지 주상복합 아파트 건설에 속도를 내는 중이다.

때문에 도로 및 지하철 역과 맞닿아있는 병원 자리 역시 주상복합이 세워질 것이라는 의견에 힘이 실리는 상황이다.

부동산 전문가에 따르면 “원래는 건강증진센터가 생길 수 있다는 얘기가 있었다. 일부 시행사들에서 오피스텔 등을 이야기하며 시장조사를 해가는데 정확한 얘기를 하지 않고있어 현재로선 불확실하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약사들은 주상복합이 유력하지 않겠냐고 입을 모았다. 한 문전약국장은 “본관과 응급실이 위치한 동, 주차장 부지까지 약 1100억원으로 알고 있다”며 “여기에 건축비까지 포함하면 수천억이 들어갈텐데 수익을 내려면 주상복합이 가장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이 약국장은 “월요일에는 처방전이 1000건 가까이 나오는데, 경영 문제로 이전을 하는 것은 아닌 거 같다”며 병원이 재개발되고 있는 청량리 일대 부지를 정리함으로써 개발이익을 내려는 의도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한편 4월 개원하는 은평성모병원 인근에는 최대 6곳 이상의 약국이 개설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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