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무더기 회수될라...제약, 라니티딘 유해성 점검 '진땀'
- 천승현
- 2019-09-20 06:2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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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정부 조사결과 발표 전 자체 검사 진행...파장 확산 우려
- 일부 해외업체, 라니티딘 유통 중단...국내기업들도 검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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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부 해외업체들의 유통 중단 소식에 국내에서도 공급 중지를 검토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발사르탄 파동 당시 대규모 회수와 폐기에 따른 막대한 손실을 감수했던 기억에 불순물 라니티딘의 파장을 예의주시하는 상황이다.
◆제약사들, 라니티딘 점검 분주...불순물 검출 노심초사
19일 업계에 따르면 제약사들은 생산·유통 중인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불순물 검사를 진행 중이다.
식약처는 국내에 유통 중인 라니티딘의 원료의약품을 수거해 검사를 진행 중인데, 이와는 별도로 자체적으로 NDMA 검출 여부를 살펴보고 있다.
이와 관련 지난 13일 미국 식품의약품국(FDA)은 잔탁을 비롯한 라니티딘 성분 제품에서 미량의 NDMA가 검출됐다고 밝혔다. 식약처도 잔탁과 잔탁에 사용하는 원료제조소에서 생산된 라니티딘을 검사한 결과 NDMA가 검출되지 않았다고 지난 16일 밝혔다. 식약처는 현재 수입 또는 국내 제조되는 모든 라니티딘 원료와 해당 원료를 사용한 의약품을 대상으로 수거·검사를 실시하고 있다.
국내에 유통 중인 라니티딘의 원료의약품은 총 11곳의 제조소에서 생산됐다. 라니티딘이 함유된 완제의약품은 395개 품목이다.
제약사들은 식약처의 수거 검사 결과 나오기 전에 판매 중인 제품의 유해성 여부를 직접 점검하면서 추후 드러날 수 있는 문제를 사전에 대비하겠다는 의도다. 하지만 라니티딘 원료에서 NDMA는 규격기준이 없는 유해물질이라는 점에서 자체 시험 결과를 신뢰하지 못하는 분위기다.
제약사들은 식약처가 지난해 제시한 발사르탄의 시험법을 통해 라니티딘의 NDMA 검출여부를 들여다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지난해 불순물 발사르탄 파동이 불거졌을 당시에도 NDMA 시험법이 없었다. 식약처는 사건 발생한지 한 달 가량 지난 후 전문가 협의를 거쳐 발사르탄 NDMA 시험법을 도출했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발사르탄 시험법을 활용한 자체 검사 결과 라니티딘 원료와 완제품에서 NDMA가 검출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지만 결과에 대한 확신을 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지금까지 미국과 한국 정부의 중간 발표와는 달리 실제 라니티딘에 NDMA가 과다 검출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는 점에서 제약사들의 우려가 커지는 모습이다.
미국의 민간 연구기관 밸리슈어(Valisure)가 최근 공개한 실험결과 잔탁 150mg 기준 1정당 최소 251만ng(나노그램, 10억 분의 1g)에서 최대 327만ng이 검출된 것으로 나타났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밝힌 NDMA의 1일 섭취허용량은 몸무게 50kg인 사람을 기준으로 95.9ng/day다. 산술적으로 최대 2만6000배가 넘는다. 밸리슈어는 "테스트된 모든 라니티딘 제품에서 과도한 수준의 NDMA를 감지했다“라면서 FDA에 회수를 건의했다.

발사르탄과 NDMA 생성 과정이 흡사하다. 발사르탄 원료의약품에서 검출된 NDMA는 제조과정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키면서 만들어졌다. 발사르탄 제조과정에서 주요 중간체인 '비페닐테트라졸'을 제조하는데, 비페닐테트라졸을 합성하는 과정에서 디메틸포름아미드(DMF)라는 용매를 사용해야 하고 테트라졸 형성 이후 아질산을 사용해 급랭시키는 과정에서 NDMA가 생성됐다.

◆일부 해외업체들 라니티딘 유통 중단...국내제약사들도 고심
제약업계에서는 라니티딘 제제의 유해성 결과가 도출될 때까지 유통 중단을 고심하는 상황이다.
제약사 한 관계자는 “현재 판매 중인 라니티딘 성분 의약품의 유해성 여부를 확신할 수 없어 수거검사 결과가 나올 때까지 출하 중단을 검토하고 있다”라고 말했다.
이미 해외에서도 라니티딘 제제의 유통 중단을 결정하는 사례도 증가하는 추세다.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은 NDMA 검출 소식이 나온 직후 잔탁의 공급을 중단했다. 한국GSK 관계자는 "본사 차원에서 안전성 검증을 위해 잔탁의 공급을 중단했다"라고 말했다.
노바티스의 제네릭 자회사 산도스는 라니티딘 제제의 유통을 전격 중지했다. 산도즈는 예방적 차원에서 유통 중단 결정을 내렸다. 산도스는 "미국을 비롯한 주요국의 NDMA 관련 조사가 마무리될 때까지 공급을 중단한다"라고 설명했다.
캐나다 정부는 자국에서의 라니티딘 제제의 유통 중단 조치를 내렸다. 캐나다 보건부는 "NDMA가 허용 가능한 수준을 초과하지 않는다는 증거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중단한다"면서 “현재까지의 증거는 제조사에 관계없이 라니티딘에서 NDMA가 존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라고 밝혔다.

불순물 발사르탄의 경우 식약처는 2015년 1월부터 문제의 원료를 한번이라도 사용한 완제의약품을 대상으로 판매를 중단했다. 제약사들은 상당수 제품은 문제의 원료를 사용하지 않았는데도 판매가 중지됐다는 불만을 제기했다. 미국에서는 제조단위별로 구분해 제지앙화하이 원료를 사용한 제품에 대해서만 회수가 진행됐다.
이미 제약사들은 판매금지로 인한 매출 감소가 현실화한 상황이다.
보건복지부는 최근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을 판매한 제약사 69곳에 21억원 규모의 손해배상을 청구하는 방안을 준비 중이다. 의약품 조사기관 유비스트에 따르면 이들 69곳의 올해 상반기 판매금지 발사르탄 의약품의 원외 처방실적은 96억원으로 전년동기 589억원보다 83.7% 감소했다. 불순물 발사르탄 의약품의 판매가 금지되면서 69개 업체가 상반기에만 493억원의 처방손실을 입었다.
대원제약의 경우 판매금지된 ‘엑스콤비’의 지난해 상반기 원외 처방실적은 43억원이었는데, 올해는 처방실적이 없다. 한국휴텍스제약의 ‘엑스포르테’의 처방실적은 작년 상반기 45억원에서 올해는 1000만원대로 급감했다.
식약처는 최근 두 차례에 걸쳐 판매중지 발사르탄 의약품 175개 품목 중 134개 품목의 판매재개를 허용했다. 판매가 재개된 발사르탄 의약품은 보건환경연구원으로부터 NDMA가 관리기준(0.3ppm) 이하로 관리됐다고 인정받은 제품이다.
하지만 판매중지 이후 1년 가량 지났다는 점에서 사실상 다시 처방을 이끌어내기 힘들다는 게 제약사들의 우려다. 판매재개 제품은 모두 제네릭이다. 독보적인 경쟁력을 갖추지 않은데다 이미 수십개의 동일한 제품이 팔리고 있어 새로운 시장을 창출하기 힘든 여건이다.
발사르탄과 마찬가지라 라니티딘 성분 역시 국내사 대다수가 취급하고 있다는 점에서 NDMA 검사 결과에 따라 적잖은 혼란이 초래될 수 있다는 우려가 제약업계에 확산하고 있다.
제약사 관계자는 “발사르탄 파동이 벌어졌을 때 갑작스러운 판매금지와 회수 종용으로 예상치 못한 손실을 경험했다. 최악의 경우를 대비해 라니티딘제제의 유통량을 줄이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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