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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데스크시선] 검사키트 반품과 지오영의 결단

  • 노병철
  • 2022-02-11 06:15:00

[데일리팜=노병철 기자] 코로나19 변이종인 오미크론 확진자가 폭증하면서 정부의 방역지침도 셀프메디케이션으로 선회하고 있다. 예방접종을 마친 무증상·경증환자 격리수준을 대폭 완화하고, 중증환자만을 집중 관리해 병상 부족 등 만약의 의료대란에 대비하겠다는 의지로 해석된다. 하지만 견고했던 K-방역시스템은 이번 설 연휴를 기점으로 균열조짐을 보이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공급대책과 기습적인 선별진료검사 방식 변경은 대란을 키웠다.

현재 한미약품·대웅제약 등 의약품온라인몰에서 판매되고 있는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는 한미약품 '한미 코비드19 홈테스트', SD바이오센서 '스탠다드 큐 코비드19 Ag 홈테스트', 휴마시스 '코비드19 홈테스트', 래피젠 '바이오크레디트 코비드-19 Ag 홈테스트 나잘' 등 4개 제품이 있다. 여기에 더해 이달 4일 신규허가를 받은 젠바디 '젠바디 코비드-19 Ag 홈테스트', 수젠텍 'SGTi-flex 코비드-19 Ag 셀프' 등이 출시를 앞두고 있다.

이들 4개 제품은 이번 공급대란 이전인 지난 12월과 1월에도 의약품전용몰 외 온라인쇼핑몰, 편의점 등에서도 잦은 품절 사태와 사재기 양상을 보였다. 당시 눈살을 찌푸리게 한 것은 일부 의약품온라인몰에 입점한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유통업체들이 구매·주문 조건으로 1차 소비자인 약국을 상대로 반품불가를 내걸며 유통질서를 교란한 점이다. 다행히 언론의 지적으로 사태는 빠르게 일단락됐다.

공정거래법·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 등에 의거해 전자제품·가구 등을 포함한 공산품은 구매 후 일정기간 내에 반품이 가능하다. 의료기기 또한 명시적으로 반품불가를 공표하는 것은 논란의 소지가 있다.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 제조사 역시 단순 변심·재고 적체에 따른 반품까지도 기업의 책무로 여기며 반품을 적극 허용하고 있다. 더욱이 개봉 제품일지라도 하자 발생 시에는 교환·환불까지 해주고 있다.

현재의 유통문화와 질서가 이런데, 최근 지오영의 태도는 선뜻 납득이 가지 않는다. 업계에 따르면 지오영은 1월 중순까지도 약국 공급분 코로나19 자가검사키트의 반품을 허용했다. 그러나 수요가 폭증한 설 연휴를 기점으로 반품불가 조건으로 제품을 공급하고 있다. 대량 납품 후 판매 부진에 따른 반품 피해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해 약국과 합의에 따른 계약일 수도 있다.

지금이야 방역정책 변경에 따른 과도기로 물건을 갖다 놓기가 무섭게 팔리고 있지만 안정기에 접어들었을 경우 자칫 재고를 몽땅 떠안을 수 있기 때문이다. 백번 이해되는 대목이다. 그렇지만 지오영은 대한민국 의약품유통산업을 대표하는 연 매출 2조원의 자타공인 업계 1위 기업이다. 어떤 산업분야를 막론하고 업계 일류기업은 그에 걸맞는 위상과 철학이 있다. 이것이 바로 영리목적 외 기업의 존속가치다.

지오영의 경영이념은 '의약·건강 유통을 통한 국민의 건강한 삶에 이바지'다. 즉 3대 철학으로 집약되는 공정경영, 상생경영, 나눔경영을 표방하고 있다. 이는 윤리의식·준법경영을 통한 깨끗한 기업 가치를 창조하고, 제약사·약국·병원 등 파트너와의 상생을 통한 동반성장 그리고 이익 나눔을 통한 사회환원을 실천하겠다는 조선혜 회장의 고객과의 약속이다. 그리고 조선혜 회장은 이에 대해 실천적 의지를 보이며 기업을 일궈온 것으로 안다.

바야흐로 지금은 코로나19 팬데믹 시대다. 지구촌 인류가 지금껏 본 적 없는 바이러스와 사투를 벌이고 있다. 초창기 글로벌 백신·마스크 대란 당시 자국우선주의라는 편협한 외교정책을 펼친 국가도 있지만 서로 공여하며 인류애를 보인 실례는 가슴을 뭉클케 했다. 수요 폭증과 품절이 이어지고 있는 이 시점에서 반품불가는 시대착오적 발상이다. 가장 급한 건 함께 국난을 극복하는 것이다. 반품은 그 다음 문제다. 이제 지오영의 결단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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