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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정호영 청문회 파행…국회 역할 다했어야

  • 이정환
  • 2022-05-06 15:47:23

[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정호영 보건복지부 장관 후보자 인사청문회가 여당 집단 퇴장으로 파행을 겪으며 찜찜하게 마무리됐다. 이대로라면 국회의 정 후보자 인사청문 결과보고서 채택 없이 차기 정부 출범 후 윤석열 대통령이 임명 절차를 밟을 것으로 보인다. 정 후보자가 스스로 사퇴하지 않는 이상, 새 정부 초대 내각 입각 절차에 별다른 변수가 없는 상황이다.

인사청문 파행은 국민의 알 권리 침해로 이어졌다. 청문회는 정 후보자의 두 자녀 경북대의대 편입학 논란과 아들의 병역기피 의혹을 검증하는 데 90% 이상이 쓰였다. 자연스레 정 후보자의 보건복지 분야 전문성을 검증하는 시간은 설 자리를 잃게 됐다.

청문회를 실시간으로 지켜보던 수많은 국민들은 자녀 편입 논란 등 정 후보자 개인과 가족에 대한 의혹을 공격하려는 더불어민주당과 이를 방어하려는 정 후보자, 국민의힘 간 힘겨루기에 피로만 누적되는 폐해를 입게 됐다.

코로나19에서 일상으로 회복하는 중요한 갈림길에 선 지금, 정 후보자의 신종감염병 방역대응책은 무엇인지, 비대면 진료를 바라보는 철학과 정책관은 무엇인지, 약사회가 반대하고 있는 의약품 배송 플랫폼 문제를 해결할 방법은 무엇인지 들을 수 있는 상황은 1분도 채 허용되지 않았다. 국가 신성장 동력이자 미래 먹거리 산업인 제약바이오산업을 어떻게 육성하고 지원할 것 인지에 대한 정 후보자 견해 역시 청문회장에 발 디딜 틈 없었다.

결국 국민은 정 후보자가 갖추고 있는 보건의료와 복지 분야 정책 전문성과 철학을 전혀 듣지 못한 채 새 정부 출범 후 신규 장관이자 국무위원으로 입각하는 모습을 수동적으로 바라볼 수 밖에 없게 됐다.

정 후보자가 여러가지 의혹에 지나치게 방어적으로 답변을 하거나 국회가 요구한 자료를 제 때 제대로 제출하지 않은 것은 질타 받아 마땅하다. 더욱이 법적으로 문제가 없다 한들 국민 눈높이에서 볼 때 이해충돌 원칙에 위배될 수밖에 없는 두 자녀 의대편입 논란에 대해 진심으로 해명하거나 사과하는 태도를 찾을 수 없었던 점도 아쉬운 부분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집권여당이 청문회 도중 갑작스레 청문회장을 단체로 박차고 나간 것 역시 칭찬하기 어렵다는 생각이다. 청문 후보자의 답변 태도와 자료제출에 문제가 있다면 청문 도중 반복해서 개선을 요구하고, 청문 외적으로 별도 수사를 촉구했어야 한다. 정 후보자의 보건복지 분야 전문성과 철학을 명확히 확인하고 부족한 부분을 지적하는 노력도 기울였어야 한다.

올해 복지부가 운용하게 될 예산은 방역대응, 보건, 사회복지·장애인, 아동·보육·노인 분야를 총괄해 총 97조4767억원이다. 찜찜한 인사청문회를 끝마친 정 후보자는 100조원에 달하는 보건복지 예산을 운용할 장관 자리에 오를 절차만을 앞두게 됐다.

인사청문회는 우리나라 헌법과 국회법, 인사청문회법에 따라 국회가 공직후보자의 적합성을 검증해 권력기관인 행정부를 통제하기 위한 절차다. 이번 정 후보자 청문회는 국회가 후보자 검증과 전문성 확인에 최선을 다하지 못했다는 오점을 남기게 됐다. 복지위원들은 이번과 같은 찜찜한 청문회가 재발하지 않도록 자성해야 한다. 새 정부 출범 후 여소야대 정국을 앞둔 상황에서 복지부 장관 인사청문 파행으로 보건복지 분야 주요 정책을 둘러싼 국회와 정부 간 기싸움이 길어지는 형국이 전개되지 않기만 바랄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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