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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책장이 약장으로…공대 출신 약사의 카페형 상담약국

  • 강혜경
  • 2022-06-24 13:02:03
  • [주목!이약국] 세종시 대평동 우리두리약국
  • '우리, 두리' 아들 이름 딴 하나 뿐인 약국명부터 라운드 벽, 조명, 소품까지 섬세
  • 처방 위주 약국서 상담형 약국으로 전환…"내가 만들어 가는 내 약국"

우리두리약국은 흰색 간판의 깔끔한 디자인을 적용했다.
[데일리팜=강혜경 기자] 건강할거'약', 부자될거'약', 다 잘 될거'약'

약국이 예쁘다 보니 종종 약국을 카페로 오인하는 분들도 있다.
세종시 대평동에 위치한 우리두리약국은 약국이라고 하기엔 카페 같은 인테리어를 자랑한다. 카페로 알고 종종 문을 두드리는 이들이 있어 '여기는 카페 아니고 약국입니다'라는 귀여운 문구도 약국 밖에 비치해 뒀다. 개중에는 간판이 너무 예뻐 들어왔다는 소비자들도 있었다.

우리두리약국 배동진 약사.
우리두리약국은 공대 출신 배동진 약사(47·충남대 약대)가 심혈을 기울여 2020년 9월 문을 연 네번째 약국이다.

서른에 약대에 입학해 3~4년의 근무약사를 거친 뒤 대전에서 2번, 충남에서 1번 개국했던 경험이 있었다. 이전 약국들이 처방전 위주였다면, 우리두리약국은 처방에 얽매이지 않는 상담형 약국을 모토로 하고 있다.

처방 위주 약국을 해왔기 때문에 이같은 상담형 약국 전환이 쉽지만은 않았다.

하지만 코로나 시국에서 소아과, 이비인후과 약국들이 타격을 입으며 속절 없이 무너지는 것을 보고는 일반약과 상담을 위주로 한 약국의 중요성을 절감하게 됐다는 것. 처방이 아예 없는 아니다. 같은 건물에 치과 2곳과 정신과가 있고, 인근에 산부인과가 있다 보니 흘러 들어오는 처방전도 있다. 하지만 처방전에 의존하지 않겠다는 배 약사의 뜻은 변함 없다.

약국의 조명과 식물, 소품 등은 배 약사가 손수 골랐다.
처방이 적은 대신 상담을 요청하는 한 분 한 분에게 보다 오랜 시간과 노력을 할애할 수 있고, 블로그 관리 등에도 힘을 쏟을 수 있어 상담형 약국 전환에 대한 만족도는 매우 높다는 설명이다.

주 고객층은 30, 40대로 영양제 상담이나 어린이 영양제 상담은 그의 전문분야이기도 하다.

우리두리약국은 '우리'와 '두리' 아들의 이름을 따 만든 대한민국에 하나 뿐인 약국이다. "배우리, 배두리 아이들 이름을 따서 약국 이름을 지었어요. 주 고객층들도 저희 아이들 또래의 아이를 키우는 부모들이다 보니 아무래도 말이 잘 통하죠."

인테리어 콘셉트부터 약장, 소품까지 공간 곳곳 그의 손길이 미치지 않은 곳이 없다. 천편일률적인 디자인이 싫어, 세 번의 개국 경험을 살려 도면 설계부터 약장, 조명, 인테리어 소품까지 하나부터 열까지 손수 그리고 찾아 다녔다. "지난 경험들을 토대로 불편했던 부분들을 개선하고, 직접 줄자를 들고 다니며 사이즈를 재고 도면을 그렸죠. 발품을 팔고 인터넷을 서칭해 약장과 조명도 꼭 마음에 드는 디자인을 찾게 됐어요. 비용도 절감하게 됐죠."

배동진 약사가 직접 그린 약국 도면.
책장을 활용해 약을 진열하고 있으며, 파스는 기울기가 있는 책장을 활용했다. 또 매대 간 간격을 조율해 동선 활용도를 높였다.
우리두리약국은 보편적으로 약국에서 활용하는 흰 약장 대신 '책장'을 사용하고 있다. 직접 조립도 했다. "딱딱한 장보다 예쁘고, 키 높은 책장부터 기울기가 있는 책장까지 잘만 쓰면 오히려 효과적이라는 생각이 들더라고요."

영양제와 같이 단단한 박스에 담겨 있는 제품의 경우 키 높은 책장에, 세우기 어려운 파스류는 기울기가 있는 책장을 활용해 소비자들이 한 눈에 제품을 비교하고 고를 수 있도록 했다.

여기에 그물망 형태의 중간 매대를 활용해 다양한 제품들을 비치해 뒀으며, 라운드형 의자를 둬 편안히 앉아 상담할 수 있도록 했다. 또 약국 곳곳에 식물과 소품, 조명을 활용했으며 은은한 음악을 흐르도록 해 따뜻하고 편안한 느낌을 더한다.

"처방이 없어서 어떡하냐는 분들도 있지만 이제 약사가 되고 15, 16년 정도 되니 어느 정도 자신은 있었어요. 제대로 된 영양제 전문 약국을 만들어 보고 싶은 게 제 꿈이었고요, 지역에서 주민들이 편안하게 들러 건강에 관한 것들을 물어보시고 대답해 드릴 수 있는 공간이 됐으면 좋겠어요."

복약대 조명과 조제실 입구 라운딩 등도 모두 배 약사의 아이디어다.
배 약사는 지역사회 '명예사회복지공무원'도 맡고 있으며, 착한가게 나눔캠페인에도 동참하고 있다. 동네를 기반으로 약국이 운영되고, 수익이 창출되는 만큼 다시 지역을 위해 나누고 함께 해 나가겠다는 게 그의 목표이기도 하다.

"이웃 주민들의 건강 소통 창구로서 사람냄새가 나는, 제품이 아닌 약국을 보고 찾아오시는 분들이 늘어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노력해 나갈 계획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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