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엔비피, 삼일제약 상대 5억 손배소 패소…공동개발약 갈등

  • 김진구 기자
  • 2026-09-29 06:00:5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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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복합제 공동개발…'이지로우' 상용화
  • 출시 이듬해 휴텍스에 품목 양도…'크레스티브'로 판매 지속
  • 엔비피, 공동개발 권리·기술 제3자 이전 문제 삼아 손해배상 청구
  • 법원 "품목 관련 권리 일체 양도·양수" 판단…권한 인정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엔비피헬스케어가 고지혈증 복합제를 공동 개발한 삼일제약에 손해배상 소송을 청구했지만 패소했다. 공동개발한 제품을 제3의 제약사에 양도하는 과정에서 관련 권리와 기술 정보까지 함께 이전할 수 있는지가 쟁점이 됐다.

10개사 복합제 공동개발…삼일, 허가 1년 만에 휴텍스에 품목 양도

법원

29일 제약업계에 따르면 서울중앙지방법원 제63민사부는 엔비피헬스케어가 삼일제약을 상대로 청구한 5억1000만원 규모 손해배상 소송에서 원고 패소 판결을 내리며 삼일제약의 손을 들어줬다.

양사 간 분쟁의 발단은 약 11년 전 로수바스타틴·에제티미브 성분의 고지혈증 복합제 공동개발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네비팜(현 엔비피헬스케어)을 중심으로 총 10개사가 공동개발에 참여했다. 네비팜이 개발을 주도하고, 나머지 9개사가 개발비를 균등하게 부담하는 방식으로 공동 기술도입계약을 맺고 개발을 진행했다.

개발을 마친 제약사들은 2015년 10월 일제히 허가를 신청했다. 이때 삼일제약도 ‘이지로우정’ 3개 용량(10/5mg·10/10mg·10/20mg)의 허가를 신청했고, 이듬해 2월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개발에 참여한 다른 제약사들도 동일 성분 복합제를 허가받았다.

이지로우정은 이후 건강보험 시장에도 진입했다. 2017년 2월부터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았다. 그러나 삼일제약이 이 품목을 보유한 기간은 길지 않았다. 삼일제약은 2017년 초 이지로우정을 한국휴텍스제약에 양도했다.

한국휴텍스제약은 같은 해 상반기 '크레스티브정'이라는 이름으로 제품 등록 절차를 밟았고, 8월부터 새로운 보험코드로 급여 판매를 시작했다. 반면 삼일제약 이지로우정의 기존 보험코드는 2018년 2월 삭제됐다. 공동개발을 거쳐 삼일제약 명의로 허가·급여된 품목이 한국휴텍스제약으로 넘어간 뒤 제품명과 보험코드를 바꿔 시장에 남은 셈이다.

"공동개발 권리·기술까지 넘겼다"…조정 불발 뒤 5억 손배소 청구

이지로우정의 품목 양도는 수년이 흐른 뒤 엔비피헬스케어와 삼일제약 간 법적 분쟁으로 이어졌다.

본격적인 소송에 앞서 엔비피헬스케어는 2024년 4월 법원에 조정을 신청했다. 그러나 조정이 성립되지 않았고, 엔비피헬스케어는 같은 해 7월 5억1000만원 규모의 손해배상 소송을 제기했다.

핵심 쟁점은 공동개발을 통해 삼일제약이 확보한 이지로우 관련 권리를 제3자인 한국휴텍스제약에 어디까지 이전할 수 있느냐였다.

엔비피헬스케어는 삼일제약이 이지로우정을 한국휴텍스제약에 양도하면서 공동개발을 통해 확보한 권리까지 함께 넘긴 데 문제가 있다는 취지의 주장을 펼쳤다. 공동개발 과정에서 제공된 개발 관련 기술정보가 품목 양수인에게 전달된 점도 문제 삼았다.

그러나 재판부는 엔비피헬스케어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삼일제약과 한국휴텍스제약 간 거래를 단순한 제품 판매권이나 품목허가 명의 이전으로 보지 않았다. 이지로우정과 관련한 권리 일체가 한국휴텍스제약에 양도·양수된 거래로 판단했다.

공동개발을 통해 형성된 권리와 개발 관련 기술 정보가 한국휴텍스제약에 이전됐다는 사정만으로 삼일제약에 손해배상 책임을 물을 수 없다고도 봤다. 결국 엔비피헬스케어의 5억1000만원 손해배상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제약업계에서는 여러 업체가 임상시험과 개발비를 분담한 뒤 각 회사 명의로 품목허가를 받는 공동개발 방식이 널리 활용된다.

이번 사건에선 공동개발 품목을 제3자에게 양도할 때 권리 이전 범위를 어디까지로 볼 것인지가 핵심 쟁점으로 다뤄졌다. 법원은 이번 사건에서 이지로우정의 경우 품목 양도와 함께 관련 권리 일체도 이전된 것으로 판단했다. 다만 엔비피헬스케어의 항소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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