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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령, 독소루비신 동결건조 제형 허가…항암제 공급망 강화

  • 이탁순 기자
  • 2026-09-29 06:00: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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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보관 안정성 높고 장기 비축 최적화…액상·분말 이원화 체계 구축

[데일리팜=이탁순 기자] 보령이 최근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규 지정된 '독소루비신 주사제의 동결건조 제형을 새롭게 허가받으며 국내 항암제 공급망 안정화에 속도를 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보령은 28일 독소루비신염산염 성분의 항암 주사제 '에이디마이신동결건조주50밀리그램'의 품목허가를 획득했다. 이 약물은 악성 림프종, 급성골수성백혈병은 물론 유방암, 난소암, 위암, 간암, 방광암 등 광범위한 고형암 치료에 표준적으로 쓰이는 안트라사이클린계 핵심 항암제다.

보령과 독소루비신의 인연은 한국 제약 주권 확보의 상징적인 승리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0년대 초반 오리지널 제약사인 파마시아&업죤은 독소루비신 등 안트라사이클린 글리코사이드 주사액 제조방법을 국내에 특허 등록하며 높은 진입장벽을 쳤다. 이에 보령은 "해당 기술은 관용기술에 지나지 않는다"며 과감하게 특허등록 무효심판을 청구했고, 2001년 3월 대법원에서 상고 기각 판결을 이끌어내며 8년에 걸친 특허 분쟁을 승리로 매듭지었다.

당시 대법원은 파마시아 측의 제조방법이 인용문헌들로부터 용이하게 발명할 수 있어 진보성이 없다고 판단해 특허 제63827호를 최종 무효화했다. 보령은 이 분쟁 승리와 대규모 발효합성시설 완공을 토대로 독소루비신 원료의 국산 양산 체제를 구축하고 본격적인 수입 대체 및 글로벌 수출길을 열어 젖힌 바 있다.

이번 신규 품목허가는 이러한 국산화 유산을 바탕으로 정부의 보건 안보 정책에 기민하게 발맞춘 행보라는 분석이다. 정부는 지난 6월 2일 독소루비신 주사제(동결건조)를 비롯한 3개 품목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규 지정하며 수급 집중 관리에 나섰다. 글로벌 공급망 불안과 원가 부담으로 필수의약품의 품절 사태가 반복되는 가운데, 보령이 동결건조 제형을 신속히 품목허가 받음으로써 정책적 요구에 즉각 응답한 셈이다.

동결건조 분말 제형은 투약 직전 생리식염액 등으로 녹여 쓰는 단계가 필요하지만, 물리화학적 안정성이 매우 뛰어나다는 강점을 지닌다. 수용액 상태에서 빛과 열에 취약한 기존 액상 주사액과 비교해 유효기간 동안 약효 역가 유지력이 우수해 보관이 용이하다. 이는 감염병 위기나 원료 수급난 등 비상사태에 대비한 국가 및 종합병원의 장기 비축 요구에 가장 적합한 규격이라고 제약업계는 설명하고 있다.

또한 생산 라인의 이원화(듀얼 소싱) 효과도 확실하다. 기존에 보유한 액상형 제제(에이디마이신주사액) 생산 라인에 설비 이슈나 원료 수급 차질이 발생하더라도, 새롭게 확보한 동결건조 라인으로 물량을 전환할 수 있어 암 환자의 치료 공백을 막는 안전판이 완성됐다는 분석이다.

제약업계 관계자는 "보령은 오랜 법정 공방 끝에 오리지널사의 특허를 무효화시키며 독소루비신 자립화를 이뤄냈던 제약사"라며 "정부가 독소루비신 동결건조 제형을 국가필수의약품으로 신규 지정하자마자 빠르게 완제 허가를 획득한 것은 수익성을 떠나 필수 항암제 공급 책임을 완수하겠다는 의지를 보여준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령은 기존 독소루비신 주사제 '에이디마이신주사액'의 원가율이 100%가 넘었지만, 꾸준히 생산하며 항암제 주권 확립에 이바지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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