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듀오락

"국내 신약 개발 경쟁력, 과제 수보다 환자 도달성"

  • 황병우 기자
  • 2026-05-11 06:00:46
  • KDDF 투심위원, 임상 3상 자본·환자 중심 개발 필요성 제기
  • 혁신성·성공 가능성 균형 속 투자심의 기준 고도화 논의
  • 후속 사업은 임상 성공률 높이는 지원체계 재설계 주문

[데일리팜=황병우 기자]국가신약개발사업이 2단계에 돌입한 가운데, 다음 과제로 단순한 파이프라인 확대보다 성공률을 높이는 구조 전환이 필요하다는 의견이 제기됐다.

투자심의 과정에서도 혁신성과 사업화 가능성을 이분법적으로 보기보다 환자군 정의, 임상적 포지셔닝, 바이오마커 전략 등을 기준으로 과제의 질을 평가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나왔다.

국가신약개발사업단(KDDF)은 지난 8일 '2026 투자심의위원 워크숍'을 개최하고, '성과를 만드는 투자심의: 국가신약개발사업의 방향과 선택'을 주제로 패널토의를 진행했다.

패널토의는 고대경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수석이 좌장을 맡았으며 ▲김성훈 연세대학교 교수 ▲임정희 인터베스트 부사장 ▲정재호 연세암병원 교수 ▲백태곤 아름테라퓨틱스 대표가 패널로 참여했다.

국내 신약개발, 과제 수 넘어 임상·자본 과제 부각

토론은 국내 신약개발 경쟁력에 대한 진단에서 출발했다. 국내 신약개발 파이프라인이 빠르게 늘고 있음에도 글로벌 신약 성과가 제한적인 상황에서 연구개발 역량과 실제 성과 사이의 간극이 발생하는 원인이 논의됐다.

패널들은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의 양적 성장은 분명하지만, 이를 글로벌 신약 성과로 연결하려면 임상 3상 자본, 사업화 판단, 환자 중심 개발 전략이 함께 보완돼야 한다고 봤다.

먼저 김성훈 교수는 국내 신약개발 생태계가 과거와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커졌다고 평가하면서도, 양적 확대가 곧바로 글로벌 신약 성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라고 짚었다.

김 교수는 "수천 개의 신약 파이프라인이 움직이고 있고, 확률적으로 대부분 실패하더라도 글로벌 신약이 나오는 날은 멀지 않았다고 본다"면서도 "구조적으로 가능하려면 결국 임상 3상을 진행할 수 있는 펀드가 필요하다"고 진단했다.

또 임정희 부사장은 국내 파이프라인 수 증가를 양적 확대 이면의 구조와 함께 봐야 한다고 짚었다. 상당수 과제가 초기 임상 단계에 있을 가능성이 크고, 대학 실험실 창업 기반 벤처 증가와도 연결돼 있다는 설명이다.

임 부사장은 기술을 가장 잘 아는 주체가 회사를 만들고 개발을 주도한다는 장점은 인정하면서도, 사업화 관점에서 엄격한 적격 판단이 충분히 이뤄졌는지는 별도의 문제라고 봤다.

(왼쪽부터) 고대경 국가신약개발사업단 수석, 정재호 연세암병원 교수, 김성훈 연세대학교 교수

임상 현장의 관점에서는 '환자 중심'이 핵심 키워드로 제시됐다. 정재호 교수는 신약개발의 종착점은 결국 환자인 만큼, 물질 중심 접근에서 벗어나 어떤 환자군에서 어떤 바이오마커를 가지고 어떤 임상적 편익을 만들 것인지부터 출발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정 교수는 "환자 도달 가능성에 대한 확률 게임을 하는 것"이라며 "물질 중심이 아니라 환자 중심으로 가야 한다"고 밝혔다.

그는 신약 후보물질 수가 아니라 임상적 편익을 기준으로 경쟁력을 봐야 한다고 했다. 어떤 환자 세그먼트에서 어떤 클리니컬 포지셔닝으로 갈 것인지에 대한 고민이 먼저 이뤄져야 수천 개 약물의 가치도 높아질 수 있다는 의미다.

투심 역할, 혁신성과 실패 가능성 함께 봐야

국내 신약개발 경쟁력 진단 이후 토론은 사업단과 투자심의위원회의 역할로 옮겨갔다. 고대경 수석은 글로벌 경쟁력, 혁신성, 성과 가능성, 사업화 가능성 가운데 어떤 기준을 중점적으로 봐야 하는지 물었다.

이 구간에서 논의의 초점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고르는 것'과 '실패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조기에 걸러내는 것' 사이의 균형으로 모였다. 공적 자금이 투입되는 사업인 만큼 단기 성과만 볼 수 없지만, 혁신성만을 앞세워 개발 가능성 검증을 늦추는 것도 적절하지 않다는 시각이다.

정 교수는 투자심의의 핵심 기준으로 '트랜슬레이셔널 프로버빌리티', 즉 환자 도달 가능성을 제시했다. 그는 공적 지원의 역할이 성공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뽑는 데 그치지 않고, 실패 가능성이 높은 과제를 조기에 스크리닝 아웃하는 데도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신약개발이라는 위험한 여정의 엔드포인트는 환자 도달 가능성"이라며 "이를 정량화하고 지표화하고 객관화할 수 있는 기준을 만드는 것이 투자심의위원회의 다음 세대 역할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만 KDDF가 남은 기간 성과를 도출해야 하는 단계라는 점에서는 경쟁력과 사업화 가능성의 비중이 커질 수 있다고 봤다. 국가 차원의 장기 신약개발 로드맵과 개별 사업단의 단기 로드맵은 다른 관점에서 볼 필요가 있다는 설명이다.

(왼쪽부터) 임정희 인터베스트 부사장, 백태곤 아름테라퓨틱스 대표

투자자 관점에서는 경쟁력과 성공 가능성이 보다 중요하게 언급됐다. 임 부사장은 투자심의위원회를 다양한 분야 전문가로 구성한 이유도 한 과제를 여러 관점에서 보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임 부사장은 베스트 인 클래스 약물을 지향한다면 경쟁 약물과의 헤드투헤드 디자인, 경쟁력을 입증할 수 있는 작용기전, 근거 있는 실험모델, 임상시험 디자인까지 제시할 필요가 있다고 했다.

노블 타깃에 대해서도 연구와 개발의 차이를 구분해야 한다고 봤다. 아카데미 입장에서 노블 타깃은 장기간 탐구할 수 있는 연구 주제일 수 있지만, 기업 입장에서는 제한된 자원과 시간 안에서 성과를 만들어야 하기 때문이다.

후속 사업, 임상 성공률 높이는 지원체계 과제

토론 후반부에서는 국가신약개발사업 이후의 지원 방향과 후속 사업 구조에 대한 논의가 이어졌다.

패널들은 후속 사업이 단순한 연구비 지원을 넘어 과제의 임상 성공률을 높이는 방향으로 설계돼야 한다고 봤다. 투자 연계, 임상기관 매칭, 플랫폼 기술 지원, 휴먼 PoC 확보 전략 등이 주요 과제로 제시됐다.

이에 대해 백 대표는 디스커버리와 임상 단계의 지원 방식을 달리할 필요가 있다고 봤다. 디스커버리 단계는 리스크가 큰 만큼 기업의 전략적 투자와 공동연구를 연계하고, 국가 예산은 성공 가능성이 높은 임상 프로그램에 보다 집중하는 구조가 필요하다는 제안이다.

또 김 교수는 플랫폼 기술 지원 트랙을 별도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안했다. 플랫폼 기술은 개별 파이프라인과 달리 독자적 가치가 있지만 민간 투자 관점에서는 애매하게 보일 수 있어 공적 지원이 별도 트랙으로 다룰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

이어진 질의응답에서는 후속 사업의 재원 확보, 전문가 자문단 운영, 공공 주도 위험분담 체계, 법적 기반 마련 필요성 등이 제기됐다. 참석자들은 정부 예산만으로는 후속 사업 추진에 한계가 있는 만큼 국민연금 등 장기 투자 자금과의 연계, 민간 자본 참여 확대가 필요하다는 의견을 냈다.

박영민 국가신약개발사업단 단장은 혁신성 확보, 평가와 관리의 균형, 중단 과제 예산의 재활용, 전문가 조직의 연속성 등이 모두 후속 사업에서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박 단장은 "혁신성을 어떻게 확보할 것인지, 공적 자금이 들어가는 만큼 평가 기준을 어떻게 가져갈 것인지 고민이 필요하다"며 "VC 입장에서는 조기 엑시트가 중요할 수 있고, 개발자 입장에서는 끝까지 지원받아 퍼스트 인 클래스 신약을 개발하고 싶은 필요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단계 평가나 말 평가에서 중단되는 과제도 있는데, 중단된 예산을 어떻게 다시 활용할 것인지에 대한 지혜가 필요하다"며 "지금까지 드러난 장점은 살리고 단점은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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