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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연화의 관점] 약사 리더십 커뮤니케이션(38)

  • 데일리팜
  • 2023-06-12 12:19:48

전문가의 리더십이 사람에게 미치는 영향을 중심으로 변화하고 있다.

tvN의 '천 원짜리 변호사' 드라마 주인공인, 천지훈 변호사는 시보에게 "사람들은 법에 대해 알고 싶어 오는 게 아니라, 도움이 필요해서 온다"며 변호사가 의뢰인에게 법을 설명하는 것보다 중요한 것은 의뢰인 관점에서 문제를 함께 해결하는 거라 말했다.

마찬가지로 사람들은 약에 대한 정보만을 위해 약국에 오는 게 아니라, 건강 문제 관련 도움이 필요해서 온다.

약의 복용, 식품의 섭취를 포함해 질병을 예방 및 치료하는 영역은 계속 확장하고 있다. 이 영역의 다면체적이고 포괄적인 특성은 전문가가 아닌 사람들의 참여도 가능하게 만들어 다양한 콘텐츠를 탄생시켰다. 덧붙여 새로운 미디어 출연과 디지털 혁신은 정보에 관한 독립성을 예전보다 증가시켰고 건강 결정의 중심축을 환자 쪽으로 옮겼다.

하지만 개인이 스스로 결정에 필요한 정보를 점검하고, 선택하는 과정에서 역설적으로 전문가의 리더십이 더 필요해졌다는 주장이 제기되고 있다.

왜냐하면 다양한 사람들이 안내하는 건강 여정 속에서 사람들은 전문적 내비게이션 없이 건강 결과에 도달할 수 있는 올바른 길을 찾기 어려워졌기 때문이다.

이에 약사와 사람의 관계, 약사 그룹과 공중(public)의 관계에 필요한 새로운 범주의 리더십이 요구되고 있다.

십여년 전만 해도 약사 리더십은 임상 영역을 중심으로 약사가 직접 만나는 사람들에게 근거 중심(evidence-based) 정보를 전달, 그 사람의 건강 결과에 책임을 지는 전문가 주의 측면이 강조됐다.

그런데 '전문가주의'로 설명되는 목표지향적인 리더십(goal-oriented leadership)은 사람들의 개별적 상황을 인정하고, 맞춤형 동기 부여를 통해 스스로 목표를 달성할 수 있도록 돕는 변혁적 리더십(transformational leadership)으로 확대되고 있다. 아울러, 지역 커뮤니티 및 사회의 건강 증진을 위한 관계 지향적 리더십(relation-oriented leadership)도 약사사회에 요구되고 있다.

이러한 리더십과 관련된 커뮤니케이션은 크게 세 가지 맥락에서 설명할 수 있다.

첫째, 개별 약사는 사회적 지지, 환경에 관한 이해를 통해, 넓은 맥락의 커뮤니케이션을 시도해야 한다. 다시 말해, 약사는 환자가 속한 사회경제적 지위(socioeconomic status) 및 주변 환경을 고려해 환자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의 길을 안내해야 한다.

둘째, 약사회 및 약학 관련 학회는 지역 커뮤니티 및 사회의 건강 증진을 위한 관계 지향적 리더십을 발휘할 필요가 있다. 가령, 학회는 의약품과 관련한 문제가 발생하면 적극적인 전문가 집단의 의견을 표명해야 한다. 이 과정을 반복하여 약에 관한 최고 권위를 가진 단체로서 사회 및 사회 속의 공중과 관계를 맺어야 한다.

구체적으로, 작금의 다빈도 의약품 품절사례, 어린이 시럽 리콜 사례 등 약물과 관련한 공중 건강에 관한 커뮤니케이션에 임상약학회, 약학회, 보건사회약료경영학회, 한국약사커뮤니케이션과커뮤니티케어학회등 약학 관련 학회들은 적극적으로 가담해 담론을 생성할 필요가 있다. 그래서 약학 단체들은 약물과 관련한 주요 의제를 제기하고 공중과 관계 맺기를 통해 여론에 영향을 미칠 수 있어야 한다.

셋째, 의약품과 관련한 교육에 리더십을 보여야 한다. 특히 약사들은 의약품에 관한 가짜 뉴스, 마약 및 향정신성 의약품과 관련한 문제 등에 관해 교육 기관, 법무부와 함께 예방 커뮤니케이션 전략을 도출할 필요가 있다. 약물 중독의 기전과 심각성에 관한 지식은 약사들이 가장 잘 알기 때문이다.

참고로, 마약 및 향정신성 의약품에 관한 예방 교육은 시급한 실정이다. 하지만 마약이 일반 중독과는 다르게 지각된 심각성이 높아야 함에도 헬스 커뮤니케이션 전략 없이 '마약은 중독입니다' 수준의 플래카드(placard)가 붙어 있는 것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다.

한글을 겨우 읽는 아이들에게 호기심만 부추기고, 마약이 뭐냐고 묻는 아이들에게 엄마들이 알아서 대답해 주라는 것인가 싶어 착잡하다. 아이들에게 저것이 왜 문제인지, 어떤 심각성이 있는지, 어떻게 피할 수 있는지 눈높이에 맞게 구체적인 위험 메시지를 전달해야 하는데 말이다.

요약하면 약사는 변혁적, 관계적 리더십을 기반으로 개인과 사회가 직면한 건강 문제 해결에 도움을 줘야 한다. 특히 약물 남용 및 오용, 중독 문제의 해결에는 더욱 적극적인 자세가 필요하고, 약사로 구성된 단체 역시 직능을 넘어 다양한 건강 문제에 담론을 제기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다양한 교육부, 법무부 등의 기관과 커뮤니케이션 채널 구축의 노력 역시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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