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연화의 관점] 속임수에 대항하는 접종이론(30)
- 데일리팜
- 2023-04-19 06:45:33
-
가
- 가
- 가
- 가
- 가
- 가
- PR
- 약국경영 스트레스 팡팡!! 약사님, 매월 쏟아지는 1000만원 상품에 도전하세요!
- 팜스타클럽

"살아가면서 네가 천문학자라는 꿈을 말하면 어른들은 이렇게 말할 거야. 돈도 안 되는 거, 뭐 하려고? 그럴 때마다 너는 이렇게 말하면 돼. '저는 돈을 세지 않을 거예요. 별을 셀 거예요'라고. 이 말이 너를 지켜줄 거야."
이민호 작가의 '말은 운명의 조각칼이다'라는 책에서 소개된 일화이다. 이 이야기는 말이 가지고 있는 저항의 힘을 보여준다. 구체적으로, 삼촌은 아이에게 어른들의 편견에 맞설 수 있는 말을 미리 투입해 주었다.
미국의 사회심리학자인 윌리엄 맥과이어(William J. McGuire)는 커뮤니케이션 영역에서도 예방접종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맥과이어는 이러한 논리의 배경으로 한국전쟁이라는 역사적 사건을 예로 들었다. 현재 우리가 자유와 민주주의의 가치를 수호한다는 메시지를 당연하게 받아들이는 것처럼, 1950년대 미국인 역시 그러했다.
그런데 한국전쟁에서 포로로 잡힌 미국 병사들이 자유나 민주주의가 정말 훌륭한 제도일까에 관해 중공군이 논리적으로 공격하자, 반박할 메시지를 찾지 못했고 결과적으로 상당수가 적군에 협력하게 되었다고 한다.
이에 맥과이어는 접종이론(Inoculation Theory)을 통해 예상되는 기만에 저항하여 나의 태도를 유지할 수 있는 전략도 중요하다고 제안했다.
접종이론은 커뮤니케이션 과정의 접종 처치, 즉 백신처럼 미리 특정 메시지에 약하게 노출 시켜 항체를 만들어 내는 전략이다. 그것은 의도적인 설득 메시지에 저항해 기존의 신념을 보호하는 면역 효과를 나타낸다.
접종이론을 구사하기 위해서는 방법론을 알아야 한다. 방법론의 이름은 접종 처치(treatment)이다. 접종 처치는 '위협(threat)'과 '반박적 선점(refutational preemption)'으로 구성된다.
위협은 사람들의 신념이 공격당할 수 있음을 경고하여, 대비의 필요성을 인지시키는 것이다. 천문학자의 예를 보면, 삼촌은 아이에게 앞으로 어른들이 너의 꿈을 무시할 거라 경고(위협)했다. 너의 신념이 공격당할 수 있다는 경고는 방어 전략의 전제 역할을 한다.
반박적 선점은 방어에 활용할 수 있는 메시지를 미리 알려줘 공격에 대처할 힘을 제공한다. 천문학자의 예를 보면, 삼촌은 아이에게 어른들이 돈으로 공격하면, 돈을 세지 않고 별을 세겠다고 답하라는 전략을 제시했다. 이처럼 접종이론은 일반적인 설득 메시지가 아니라 방어를 위한 메시지를 넣어줘야 한다.
그렇다면, 약국에서 접종이론을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A 약사는 환자들이 가짜 마케팅에 속아서, 당뇨약을 임의로 중단하는 상황이 속상했다. 그래서 접종이론을 배운 후 다음과 같은 접종 처치 전략을 구상해보았다.
"어머님. 어머님이 당뇨약을 먹는다고 이야기하면, 약은 독하다. 오랫동안 먹으면 큰일 난다고 위협하는 사람들이 있을 거예요(위협)". 그럴 때는 "당뇨 초기 환자들이 약 대신 이런 거 맹신해 오래 먹다가, 미세혈관들이 회복 불능 상태가 되었다더라. 쉬운 말로 눈 멀고, 콩팥 붓고, 발바닥 저릿저릿해진다고 그러더라(반박적 선점)"이라고 하시면 됩니다.
어떠한가? 물론, 사람들이 과학을 얼마나 신뢰하느냐, 정부 건강 기관을 얼마나 신뢰하느냐, 학교의 정규 교육을 얼마나 신뢰하느냐, 약사와 약국을 얼마나 신뢰하느냐에 따라 접종 처치에 따라 형성되는 항체의 양은 다를 것이다.
확실한 건, 누군가 어머님을 위협하는 순간, 위협을 미리 알려준 약사는 믿을만한 사람이 된다는 점이다. 그리고 어머님은 알려준 반박 메시지로 저항을 시도할 수 있다. 아울러, 저항에 성공할수록 약사와의 관계는 더 돈독해질 수 있다.
사실, 건강과 관련한 기만적인 주장에 대해 전문가가 활용할 수 있는 무기는 메시지 뿐이다. 그런데, 이미 속임수에 넘어간 사람을 설득하는 것은 바이러스나 세균에 전신이 감염된 사람을 치유하는 거 만큼이나 긴 치료과정이 필요하다. 그래서 감염되기 전에 선점 메시지를 투입하는 것이 비용 효과적이다.
다시 말해, 어떤 속임수 메시지들이 부유하고 있는지 알아내는 것. 약독화시켜 적절한 시기에 접종해 주는 것. 이것은 건강을 위해 신뢰의 이름을 건 전문가가 활용할 수 있는 커뮤니케이션 치료법이다.
관련기사
-
[모연화의 관점] 설득의도와 방어기제, 기법을 더한 메시지(29)
2023-04-12 05:50:12
-
[모연화의 관점] 고려, 행동 변화를 이끌어내는 6계단(28)
2023-04-05 05:50:13
-
[모연화의 관점] "다른 사람도 그렇게 해요"...메시지 전략(27)
2023-03-29 05:50:15
-
[모연화의 관점] 태도를 공략하는 메시지 전략(26)
2023-03-22 05:50:13
-
[모연화의 관점] 사회가 약사에게 요구하는 질문과 개입(25)
2023-03-15 05:50:10
-
[모연화의 관점] 잘 사용하면 약이 되는 공포소구(24)
2023-03-08 05:50:13
-
[모연화의 관점] 전문가 경험담이 주목받는 이유(23)
2023-03-02 05:50:13
-
[모연화의 관점] 셀 수 있는 수인가…수치를 이해하게하라(22)
2023-02-22 05:50:12
-
[모연화의 관점] 환자가 얻을 이익의 결과를 설명하라(21)
2023-02-15 05:50:13
-
[모연화의 관점] 위험대상 설명: 지각된 취약성 메시지 전략(20)
2023-02-08 05:50:15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
오늘의 TOP 10
- 1상장 바이오 추정 순이익 '껑충'...비교군 한미약품 '최다'
- 2고환율에 복잡한 약가인하...사업계획 엄두 못내는 제약사들
- 3완강한 약무정책과장..."플랫폼 도매 허용 동의 힘들어"
- 4"웰컴"...K-약국, 해외관광객 소비건수 1년새 67% 증가
- 5"대통령, 중대사고 엄벌 주문…제약업계도 대비해야"
- 6[2025 결산] 급여재평가 희비...건보재정 적자터널 진입
- 7사노피 '듀피젠트', 아토피피부염 넘어 천식 공략 눈앞
- 8[기자의 눈] ‘깜깜이’ 약가인하 혼란, 언제까지 반복할까
- 9성과 증명한 강원호, 2대주주 등극…유나이티드 영향력 확대
- 10수두백신 2회 접종 개발 본격화…SK바이오, 임상3상 승인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