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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영권 분쟁 캐스팅보트 되겠다" 뭉치는 개미들

  • 이석준
  • 2024-02-26 06:01:10
  • 소액주주들 주가변동, 지분싸움 등 기업 경영 변화 적극 참여
  • 씨티씨바이오 4% 결집…에스티큐브 등 3월 주총서 주주제안
  • 액트 등 플랫폼 통해 손쉽게 지분 모집…자사주 매입 등 요구

[데일리팜=이석준 기자] 소액주주 연대가 활성화되고 있다. 이들은 경영권 분쟁, 주가 변동 등 기업의 주요 경영 상황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려 한다. 과거에는 주주토론방 등에서 하소연에 그쳤지만 이제는 개인투자자들이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고 있다.

상대적으로 조용했던 제약바이오주 개미들도 일어나고 있다. 기업도 이를 의식한다. 일부는 카카오톡 오픈방이나 주주토론방에 IR 팀을 심어두고 동향 파악에 나선다. 그만큼 소액주주들의 영향력을 무시할 수 없는 상황이 왔다.

최근 사례는 파마리서치와 지분 싸움을 벌이고 있는 씨티씨바이오다.

씨티씨바이오 소액주주 연대는 4% 이상 지분을 모았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액트(ACT)를 통해서다. 연대를 통해 지분을 확보하고 소액주주 권한을 강화하려는 움직임이다.

씨티씨바이오와 파마리서치는 최대주주를 놓고 지분 싸움을 하고 있다. 벌써 1년째다. 소액주주 연대는 경영권 분쟁 과정에서 급격한 주가 변동에 불만을 보이고 있다. 또 씨티씨바이오 조루발기부전치료제 허가, 대마 사업 등 경영 전반에 대해 관심을 갖고 있다.

현재는 파마리서치 외 1인(18.32%)이 최대주주다. 이민구 씨티씨바이오 회장 외 1인(15.33%)과의 격차는 3% 정도다. 이에 소액주주 연대 지분율이 캐스팅보트로 작용할 수 있다.

소액주주가 연대를 결성한 이유는 지분율을 높이면 더 큰 주주 행동이 가능해서다.

대표적으로 주식 3% 이상(여러 명이 모여 3%도 가능)시 ▲회사에 주주총회 개최를 요청할 수 있고 ▲주주총회 안건을 제안할 수 있고 ▲회계장부 열람을 요청할 수 있고 ▲이사와 감사 해임을 요청할 수 있다.

씨티씨바이오 소액주주 운동에 가입한 투자자는 "회사 주가가 비정상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이에 소액주주들이 몇년째 고통을 받고 있다. 지금이라도 이를 막아야 한다. 개인투자자들의 많은 참여를 부탁한다"고 호소했다.

면역항암제 개발기업 에스티큐브 개미들도 뭉쳤다. 바이오벤처 소액주주 연대 사례다. 역시 액트를 통해 12.8%의 개미가 모였다.

이들은 2월 초 '이사/감사의 선임/해임, 자사주 취득/소각, 현금 및 주식 배당, 무상증자, 이사/감사 보수한도 감액 등의 내용으로 주주제안 전자서명을 완료했다. 후속절차로 주주제안서를 각 회사의 이사회와 경영진에 이메일 및 내용증명우편을 보냈다.

주총을 앞두고 이뤄진 주주제안이다. 주주들이 3% 이상 지분을 모으면 가능한 주주제안은 주주총회일로부터 6주 전까지 마무리돼야 한다. 대부분 국내 상장사는 정기주총을 3월 중순 이후에 진행한다. 이에 2월 중순쯤에 대부분 종목에서 주주제안 기한이 마감된다.

최근 한미약품 소액주주도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OCI와 한미사이언스 통합에 창업주 장·차남(임종윤·임종훈)이 반기를 들면서 기업가치가 요동칠 수 있어서다.

현재 송영숙 회장, 임주현 사장의 OCI와 한미사이언스 통합 결정에 임종윤·임종훈 사장이 반대하고 있는 상황이다. 이것저것 따지면 양측 한미사이언스 지분율은 1~2% 박빙이다.

이에 소액주주 역할이 중요해졌다. 이들이 한미사이언스 14.56%를 들고 있다. 적잖은 영향력을 발휘할 수 있는 상황이다. 소액주주 민심이 한 쪽으로 기울어질 경우 OCI와 한미사이언스 통합에 주도권을 쥘 수 있다.

과거엔 소액주주들의 지분 모으기가 힘들었다. 주주명부를 확보해 개별 주주에게 일일이 연락해 소액주주운동 동참을 요구했다.

하지만 주총에서 전자투표제가 도입되고 소액주주 플랫폼이 활성화되면서 이들 움직임이 활발해졌다. 2017년 섀도우보팅 제도가 폐지된 후 의결정족수 확보 등을 위해 자발적으로 전자투표제를 채택하는 기업들이 늘어났다. 소액주주들도 이에 따라 플랫폼을 통해 정족수를 모으고 편리하게 의결권 행사가 가능해졌다.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액트(ACT)는 액트를 활용한 2024년 3월 정기총회 주주제안 통계를 발표했다.

이에 따르면 액트 플랫폼 16개 종목에서 10% 이상, 45개 종목에서 5% 이상의 지분이 결집됐다. 이중 20개 종목(DB하이텍, DI동일, DMS, 강스템바이오텍, 뉴지랩파마, 대양금속, 디에스케이, 삼목에스폼, 아난티, 알파홀딩스, 에스티큐브, 오로라, 이화전기, 이아이디, 이트론, 캐스텍코리아, 코나아이, 포인트모바일, 한송네오텍, 휴마시스)에서 주주들이 직접 액트(ACT) 전자서명을 통해 주주제안을 완료했다. 

안건은 임원진의 구성 변경, 자사주 매입 및 소각, 집중투표제, 배당 정책의 개선 등이 주를 이뤘다. 주주제안 내용이 대부분 주주들의 직접적인 이익과 연결되는 사항들이다. 특히 주주들의 자사주 매입 소각의 관심도가 높았다. 최근 정부의 자사주 소각 정책 기조와 맞물려 주주들이 자사주의 매입 소각을 통한 주주환원의 필요성을 느끼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시장 관계자는 "소액주주 운동이 산업 전반적으로 퍼지고 있다. 제약바이오주도 마찬가지다. 셀트리온의 셀트리오헬스케어 합병 성공 핵심도 소액주주들의 주식매수청구권 행사 여부였다. 갈수록 개미들의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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