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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가되고 살이되는 맞춤형 경영데이터, 더샵이 제공빅데이터가 시장을 지배할 것이라는 시대를 살면서 약국은 빅데이터에서 한참 멀리 있어왔다. 약국의 판매 데이터를 하나로 모아 의미있는 정보를 만들 경로가 전무했다. 더샵이 약국 빅데이터 서비스에 도전한다. 더샵은 시범 적용 100개 약국 신청을 받아 이미 지난 11일 첫번째 빅데이터 분석 자료를 약국에 전송했다. 오는 11월 즈음엔 정식 서비스를 오픈해 고객 약국에 데이터를 무료로 전송할 계획이다. 어떻게 가능할까. 엠서클 전략기획팀 류상직 팀장(39), 더샵 기획팀 송범희 팀장(36)을 만났다. - 약사들 뿐 아니라 업계도 관심있게 지켜보고 있다. 언급한 대로다. 100개 약국의 경영분석 자료를 지난 11일 발송했다. 정식 오픈 전 더 좋은 서비스를 위한 '베타 테스트' 기간으로 보면 된다. 자료를 받은 약국들이 좋은 점, 개선할 점 등 피드백을 주고 있다. - 준비한 기간, 과정은 어땠나. 사실 빅데이터는 마케팅을 위한 더샵 내부 분석자료를 위해 준비했다. 그러다 온라인몰 경쟁이 치열해지고 약국에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우리가 만들어 놓은 빅데이터를 활용하자는 의견이 나왔다. 사실 1년반 전부터 더샵 영업인력이 거래 약국에 상권분석 자료를 제공해왔으나, 이걸 온라인 서비스로 기획하며 '빅데이터 서비스'를 가시화한 건 지난해 말부터다. 이번에 오픈한 서비스만 놓고 보면 약 반년 가량 준비한 셈이다. - 빅데이터 서비스를 기획한, 독특한 계기가 있다고 들었다. 그렇다. 우연한 곳에서 아이디어를 얻었다. 지난 1월에 생태계 교란생물 뉴트리아 쓸개즙에 간 질환 치료제 '우르소데옥시콜린'(UDCA) 성분이 곰 쓸개즙보다 많이 들어 있다는 뉴스가 보도됐었다. 뉴스가 보도되면서 뉴트리아 뿐 아니라 UDCA, 웅담, 쓸개, 우루사 등 온라인에서 관련 키워드 검색량이 증가하며 최고점을 쳤다. 주목할 건 그 다음이다. 우루사 관련 검색량이 증가하자 약국의 우루사 주문량과 판매량도 함께 증가한 것이다. 두 팩트 사이에 연관성을 확신할 수는 없지만 시기적으로 정확히 일치했다. 여기에서 더샵은 '소비자 반응 키워드가 약국 매출에 영향을 미친다'->'약국이 소비자 반응 키워드를 알면 경영에 도움이 되겠다'->'약국에 소비자 트렌드, 소비자 키워드를 알려주자'라고 생각했다. 마케팅 용어로 '소비 예측 데이터'라고 하는데, 우리는 뉴트리아 사례에서 소비 예측 데이터를 약국에 알려주는 서비스로 온라인몰 사이에서 차별성을 가져가자고 결정했다. - 그 키워드와 데이터는 약국 내부의 것이 아니라 일반 소비자 트렌드다. 누구나 접근 가능한 정보 아닌가. 그렇다. 요즘은 포털 네이버에서 키워드 검색 현황을 알 수 있을 정도로 보편화됐다. 우리는 더샵 내부의 정보 뿐 아니라 이러한 소비자 트렌드, 정부가 발표하는 인구 동향 데이터, 헬스케어 데이터를 접목해 '약국이 원하는 빅데이터'를 만들 수 있다고 봤다. - 더샵의 제품 주문 데이터만으로 '빅데이터화'가 가능할 지 의문이었다. 주로 어떤 통계 자료를 활용하나. 그 자료들로 더샵이 약국에 제공하는 빅데이터는? 누구나 접근 가능한, 공개된 데이터를 많이 활용한다. 더샵은 이걸 약국에 필요한 데이터로 재가공할 뿐이다. 통계청이 발표하는 인구통계학적 분석으로 A약국 지역의 연령대, 성별, 인구 수 등을 알 수 있다. 이를 다른 지역 평균과 비교하면 ▲약국 상권 분석이 가능하다. 같은 자료에서 ▲유동인구 분석도 가능하다. 주거인구가 아니라 요일별, 시간대별로 유동인구를 분석해 약국 영업시간에 주로 그 주변을 지나는 주요 소비자 특성을 알 수 있다. 질병 분석도 가능하다. 심평원 자료를 활용해 그 연령대 국민들의 주요 질병, 병원과 약국을 이용하는 빈도 등을 알 수 있다. 약국 입장에서는 약국 반경 1km 내 병원의 종류와 갯수도 필요한 정보다. 내과에는 내과 환자들이 모이니 말이다. 이런 식으로 정부가 발표하는 자료와 상권·매출 자료, 포털 등에서 제공하는 소비자 검색 키워드, 더샵의 판매 데이터 등을 묶어 약국에 도움이 되는, 의미 있는 데이터를 만드는 것이다. - 약국이 받는 데이터는 얼마나 구체적인 것인가. 바로 공개할 수는 없지만, 받아본 약국 중 많은 도움이 된다는 의견이 들어오고 있다. 예를 들어 소아과 인근 약국이라 해도 20·30대 직장인 유동인구가 많은 곳에 위치할 경우 아기 용품보다 젊은 층이 원하는 제품이 더 많이 판매된다. 약국은 주변 의원만 의식하기 쉽기에 놓치는 부분이 있을 수 있다. 우리 데이터에서 이런 점을 보완하고 새로운 경영 전략을 약국이 세울 수 있도록 돕는 것이 목표다. 이미 공개된 데이터들을 활용한다는 점도 의미 있다고 본다. 사실 대부분 약국들이 이러한 정보들을 거의 활용하지 않고 있다. 정보는 물론 IT시스템에서도 한참 멀리 있는 게 사실이다. 더샵이 약국 경영과 관련된 데이터를 추려 약국이 보기 쉽게 제시한다는 점 만으로도 약국에는 큰 도움이 될 거라 예상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더샵 데이터를 받아든 약국이 더 적극적으로 자료를 해석해야 한다. 해석을 바탕으로 어떤 제품을 어디에 진열하고 어떻게 판매할 지는 약사가 하기 나름이다. - 결국 의미를 찾아내는 건 약국 몫이라는 뜻인가. 그렇다. 데이터 분석은 물론 데이터를 이를 어떻게 활용할 지,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더 나아가 어떤 제품을 주문하고 진열하고 판매할 지 전적으로 약국 몫이듯 말이다. -빅데이터 서비스가 더샵의 방향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듯 하다. 그렇게 볼 수 있다. 더샵은 온라인몰을 이용하지 않는 약국을 끌어들여 더 큰 파이를 만드는 데 관심이 있다. 그러기 위해 최종 목표는 '약국에 대해서라면 뭐든지 알 수 있고 볼 수 있고 가능한 곳'이 되는 것이다. 준비하고 있는 더 많은 서비스가 있다. 빅데이터 서비스는 그 과정 중 하나다.2017-08-21 12:14:59정혜진 -
"유전체학으로 길을 떠난 것은 내 운명"서정선(65) 서울대 의대 유전체의학연구소 소장은 지난 7월 3일 47년 간의 교수 생활을 마무리하는 정년 퇴임 강연을 했다. 한국바이오협회 회장과 유전체분석기업 마크로젠 회장을 맡고 있어 벤처가와 협회장으로 언론에 많이 알려져 있지만, 그는 일생을 교수와 연구자로 살아왔다. 국내 유전체학 학문을 이끌어 온 산 증인이라는 평가도 받는다. 데일리팜은 최근 서 교수를 만나 학자로서 살아온 길과 정년 퇴임에 대한 소감을 들어봤다. 서울대 의대는 연구하고 결혼하고 자식도 키워낸 내 인생. 서 교수는 공무원 임용기준 40년 6개월이란 긴 세월을 서울대 의대에서 지냈다. 그 스스로 정년 퇴임 공문을 받고서 놀랐을 정도의 시간이다. 1970년 의과대학 입학부터는 47년 6개월이 된다. "참 오래 있었구나 생각이 듭니다. 삶이라는 게 치열합니다. 경쟁도 하고, 나쁜 일과 좋은 일도 겪지만 지난 일을 돌이켜 보면 저는 복받은 거죠. '모든 날이 참 좋았다'고 할 수 있습니다. 얼마 전까지 실감이 안 났는데 이렇게 퇴임을 생각하게 됩니다." 수많은 연구에 매진하면서 각광을 받기도 하고, 경쟁에 지기도 했다. 문제가 잘 풀리기도 한 반면 억울하게 놓치는 일도 많았다. 그는 이 모든 게 고맙다며 회상했다. 그동안 자신을 되돌아 볼 시간과 여유가 없었다며 "계속될 줄 알았던 모든 일들이 어느 순간 탁 끊어지고 보니 번뜩 생각이 들었다"며 다른 의미로는 고마운 순간이라고 했다. 광장, 세상에 많은 풍문이 있다. 길을 떠난 사람은 많은 운명을 만난다. 선생님과 제자들과의 만남, 결혼, 학자로서 성공과 실패, 퇴임까지 걸어온 길은 민들레 홀씨를 따라 온 '운명'이었다. 예과 시절 가장 좋아했다는 소설가 최인훈의 광장 중 "세상에 많은 풍문이 있다. 사람들은 그 풍문을 확인하기 위해서 길을 떠난다. 사람들은 길을 떠나면 운명을 만난다"는 구절을 말하며 유전체학이란 풍문을 확인하기 위해 길을 떠났고 이는 자신의 운명이라고 했다. 1970년대 의대 입학 이후 가설중심 과학으로 암 유전자 연구를 하면서 논문 등 인정을 받았다. 생화학으로 시작해 생화학분자생물학으로 DNA 연구를 이어오다 2000년대 '패러다임 쇼크'를 맞게 된다. 1999년 인간게놈 프로젝트가 나오고 가설중심에서 데이터중심 과학으로 바뀐 것이다. 유전체학은 네이팜탄이었다. 기존 연구방식과 달리 한 번 터진 불빛을 통해 데이터가 계속 나오기 시작했다. 그는 "영화로 치면 불란서 심리영화를 만들던 사람들이 미국식 블록버스터를 만들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방향이 바뀔 때는 과감하게 턴을 하는 게 중요하다. 기술의 변화는 매번 새로웠고 빨랐다. 그러나 유전체 공부는 물론, 데이터를 만드는 기계, 분석을 위한 컴퓨터와 인력이 필요했다. 분자생물학에서는 유전체학을 인간의 창의력을 죽이는 것으로 여기며 "제정신이냐"는 소리를 듣기도 했다. '실험 잘하고 리더감'이라는 평가를 받던 그가 유전체학에서는 알아보는 사람도 없이 초라해졌다. 학회에 참가해 이해하고 배우기에 급급했다. 기존의 자신을 버리고 무모하면서도 과감하게 '턴'을 했다. 그의 인생과 학자로서의 중요한 타이밍이었다. 때를 기다리자 기회는 찾아왔다. 2000년 전세계 8개국, 3000명의 과학자와 25억달러가 투입된 유전체 분석 비용은 2004년 100만불로 감소했다. 2007년 개인별 게놈연구로 개념이 바뀌자 기존 연구자들은 떨어져나가기 시작했다. 30만불로도 연구 할 수 있게 됐으며, 이때 설립한 마크로젠을 통해 서버와 서열분석기 사용이 가능해지자 유전체 연구에 속도가 붙었다. 현재 네이쳐(자매지 포함)에 게재된 논문만 12편에 이른다. 2016년 10월에는 아시아인 표준 게놈을 처음으로 만드는데 성공했다. 글로벌 수준보다 한 단계 위이며, 전세계에서 가장 정확한 게놈지도라는 평가가 나온다. GMI SNU(서울대 유전체의학연구소)는 글로벌에서 인정받고 있다. 지난 6월 고별 강연에서 그는 학생들에게 토끼와 거북이의 경주에 대한 뜻을 물으며 "거북이는 토끼와 경쟁을 한 게 아니다. 완주가 목표라면 토끼가 가든 말든 한발씩 다가가 마지막까지 최선을 다 한 것이다"며 경쟁 중심의 사회지만 경쟁만 의식하지 말고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확한 준비와 목표를 크게 잡고, 끈질기게 가면 그 자체가 성공을 의미한다고 덧붙였다. 앞으로 5년 이내에 30억개의 유전체를 분석해 의사들이 네비게이션처럼 사용할 수 있는 지도로 완성할 계획이다. 특히 공우(텅빈 소라는 의미) 생명정보재단 이사장으로서 유전체 분석을 통해 질병을 무료로 진단해주는 봉사활동에 묵묵히 나설 생각이라고 서 소장은 강조했다.2017-08-21 12:14:53김민건 -
광고회사 사표내고 서른에 자기 회사 차린 이 약사"약대생때 부터 개국이나 제약사 입사보다 창업에 관심이 많았어요. 특히 신약 등 의약품과 더불어 콘텐츠 디자인에 관심이 컸죠. 의약품과 질환 정보를 의사·약사·환자에게 효과적으로 커뮤니케이팅하기 위해 기획하고 콘텐츠로 개발하는 일이 하고 싶었고, 이런 욕구가 저를 창업자로 만든 원동력이에요." 올해로 서른살을 맞은 약사가 글로벌 헬스케어 광고회사에 사표를 내고 회사를 차렸다. 수 많은 의약품들과 잘 알려지지 않은 질환 정보를 의약사, 환자에게 알기 쉽게 전달하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 역할을 할 수 있는 회사가 없었다는 게 젊은 약사의 창업 이유. 이 약사는 급변하는 약사사회에서 살아남으려면 과거와 또 남과는 다른 약사업무를 고민해야 한다고 말한다. 16일 데일리팜은 SO&COMPANY 공동창업자 정유리(동덕여대약대) 약사를 만나 메디컬 커뮤니케이션이 무엇인지, 약대생들이나 젊은 약사들이 어떤 미래를 그려야 할지 이야기를 들었다. 국내에서는 아직 생소한 메디컬 커뮤니케이터는 미국과 영국 등 제약 선진국에서는 이미 하나의 산업으로 자리잡았다. 국내에서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 업무를 일부 광고홍보대행사 등 수행중에 있다. 하지만 약사나 의사가 아닌 일반 마케터나 광고홍보 전공자들이 커뮤니케이션 업무를 대행하다보니 의학적 전문성을 높일 필요가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정 약사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팅에 대해 "의약품·질환 정보와 의약사·대중을 잇는 연결고리"라고 말한다. 분초를 다투며 개발·생산되는 방대한 양의 약물정보와 최신 질환 치료동향을 일일히 접하기 어려운 의약사와 환자들에게 의학적 근거에 기반한 정확한 정보를 일목요연하게 정리해 소통하는 일이 메디컬 커뮤니케이터의 역할인 셈이다. 정 약사는 약대 졸업 후 미래 진료를 고민하던 중 정확한 약학정보를 원하는 대중의 수요를 충족시키는 일에 짙은 흥미를 느꼈다. 정 약사는 글로벌 광고전문 대행사인 맥켄(McCann) 헬스케어 부서에 입사해 메디컬 라이터 업무를 맡아 수행했지만, 자신이 추구하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 직무와는 다소 거리가 있다고 느끼고 창업을 계획했다고 떠올렸다. 그는 "맥켄 헬스케어에서 하고 있는 일과 제가 지향하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는 간극이 컸다. 더 학술적이고 더 창의적인 약물 콘텐츠를 생산해 의약사, 대중과 소통하고 싶었다"며 "또 주고객인 글로벌 제약사가 내게 원하는 일들을 맥켄에서 하기 어려운 경우도 많았다. 결국 퇴사와 창업을 결정했다"고 말했다. 창업 후 순탄한 길만 걸었던 건 아니다. 정 약사는 메디컬 커뮤니케이터가 '니치 마켓'인 만큼 꾸준한 수요가 존재하지만, 니치 마켓을 니치 버스터로 성장시키려면 더 많은 창의적 아이디어가 필요할 것이라고 했다. 정 약사는 "이제 막 2년이 지난 신생회사다. 창업은 회사를 3년만 유지해도 성공한 것이라고 하는데, 현재까지는 큰 문제없이 경영을 지속중"이라면서 "그런데도 초반 회사가 업계에 자리잡는 과정이 쉽지 않았다. 발생한 수익을 어떻게 관리하고 추가 수익창출을 위한 비즈니스 모델 발굴은 어떻게 할지가 만만치 않았다"고 설명했다. 또 "내부 조직 안정 역시 스타트업 회사가 초반에 성공하기 어려운 일이다. 밖에서 보기엔 그저 재밌어 보일 수 있지만 실제 업무강도는 높은 편이고 기획이나 홍보에 들이는 정신적 노력도 상당하다"며 "특히 회사를 어떻게 발전시켜나갈지도 고민이다. 지금은 글로벌 IT기업 구글처럼 메디컬 분야 다양한 사업을 실현하는 '메디컬 엔터테인먼트'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했다. 메디컬 커뮤니케이터의 필요성에 대해 정 약사는 "앞으로 점점 더 학술적이고 의학적인 약물정보가 중요해 질 것이다. 특히 단순한 정보의 나열이 아닌 디자인 요소가 접목된 커뮤니케이션 콘텐츠가 각광받을 것"이라고 했다. 정 약사가 SO&COMPANY를 창립한 2015년 7월 당시만 해도 약물이나 질병 정보를 논문에 근거한 자료로 시인성을 높여 콘텐츠화하는 직무가 지금보다 더 생소했다. 하지만 의약품과 질환에 대한 대중 관심이 증가하면서 메디컬 커뮤니케이팅 역할이 차츰 부각되기 시작했다. 정 약사는 "의약품과 질환 인지도를 높이는 일이 메디컬 커뮤니케이터의 본질"이라며 "특히 제약사들이 자신들이 원하는 의약품 정보를 더 심도있게 다루는 딥-다이브 콘텐츠를 원하는 빈도가 늘어나면서 회사 지명도 역시 늘어났다"고 했다. 특히 정 약사는 단순히 학술적인 콘텐츠만을 만들어내는 것에서 탈피해 더 재미있고 창조적인 결과물을 얻기위한 노력을 게을리 하지 않았다. 정 약사는 "고객사로부터 커뮤니케이션 요청이 오면 제일 먼저 하는 것은 논문 분석이다. 제대로 된 의학적 뼈대를 세운 뒤에는 가장 효율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는 툴을 고민한다"며 "이를 위해 세계적으로 가장 유명한 칸 국제 광고제에 참석하며 신선한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애쓴다. 학술과 창의적 아이디어를 결합해 커뮤니케이션 콘텐츠를 만든다"고 했다. 정 약사는 진로와 미래를 고민중인 약대생들과 젊은 약사들에게 약사직능을 진화시킬 수 있도록 쉼 없이 고민하라고 제언한다. 인공지능(AI)의 등장으로 약사가 없어질 것이란 뉴스에 수동적으로 대처하지 말고, AI를 활용하거나 약학을 기반으로 만들어 낼 수 있는 자신만의 일을 창의적으로 떠올려보라는 것이다. 정 약사는 "약학이 좋아 약대를 갔지만 약사면허를 따고 난 뒤에는 정작 뭘 해야할지 몰랐었다. 그냥 제약사에 입사하거나 개국약사가 돼야겠다는 생각을 했다면 오히려 편했겠지만 좀처럼 관심이 가지 않았다"며 "차라리 놀면서 내가 진짜 좋아하는 게 뭘까 고민을 했다. 그 때 접했던 것들이 디자인과 미술 관련 서적들"이라고 했다. 정 약사는 "약학과 디자인을 접목시키면 하나의 콘텐츠로 만들어 낼 수 있겠다는 생각을 했고 이때의 아이디어가 창업의 씨앗이 됐다"며 "약대생이나 젊은 약사들도 단순히 개국이나 입사에만 치우치지 말고 약사의 길을 넓게 볼 필요가 있다. 약학 외 다른 나만의 키워드를 찾아내 시너지 효과를 내도록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2017-08-17 06:14:55이정환 -
"신약 R&D 실패는 성공을 위한 마중물, 믿어야""국내 신약개발의 역사에서 실패는 실패가 아니다." 정부의 신약 R&D 지원 초창기 때였던 2000년대 초반, '가물에 콩나듯' 했던 성과와 가치를 평가하는 데 있어서 각계의 이견은 적지 않았다. 성과물을 도출하지 못했거나 상업화에 성공하지 못한 연구와 R&D 지원은 실패로 규정해야 할까. 한국보건산업진흥원 김현철(고려대·45) R&D단장은 "정부가 제약기업에 투자한 신약개발이 실패로 귀결됐다고 하더라도 이는 결코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다"고 단언했다. 실패가 자산으로 축적돼 오늘날 국내 제약사들의 신약개발이 빛을 발하고 있다는 얘기다. 김 단장은 "많은 실패를 거듭할수록, 그 실패가 마중물이 돼 성공적인 신약이 탄생하는 것이고, 지난 10여년은 그 과정을 제약사들이 경험으로 축적해온 시기였다"며, 정부 투자와 성과를 긴 안목에서 바라봐야 한다고 강조했다. 데일리팜은 김 단장을 만나 보건복지부와 진흥원의 제약 R&D 투자의 큰 그림과 시각을 들어봤다. -정부의 신약개발 R&D 지원의 특징을 설명해 달라. 제약사 신약개발은 고비용에 비해 긴 시간, 상업화 실패에 대한 리스크를 수반한다. 수천억원 이상의 비용과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R&D에 안전판이 필요한 것이고, 정부의 역할이 여기에 있다. 개발 초기에 겪는 제약 오너들의 불안감을 정부 투자로 상쇄하기도 하는데, 그 과정에서 성공의 기미가 보이면 민간 투자가 확산되면서 신약이 시장에 나오게 되는 것이다. 이제 4차 산업혁명으로 정부 정책도 이에 부합하게 될 것이다. 다만 복지부는 산업 혹은 경제적 논리의 잣대로만 기업을 지원할 순 없고, 다양한 이슈들을 판단해 '리스크 쉐어링' 역할을 할 것이다. 예를 들면 개발이 필요한 희귀질환 약제이지만 기업의 입장에서 R&D에 적극 뛰어들 수 없는 신약개발은 정부 투자로 산업 발전과 접근성을 동시에 도모할 수 있다. -최근 가시화 성과, 어떤 것을 꼽을 수 있나. 최근 몇년 새 정부가 투자한 제약 R&D 부문 중 가장 두드러진 성과는 골관절 유전자치료제인 코오롱생명과학 '인보사케이주'와 한미약품의 대규모 라이선스 기술수출일 것이다. 한미약품의 경우 1상 임상시험 돌입까지 무려 12년이나 걸렸고, 인보사는 최근 품목허가까지 19년이 걸렸다. 경험과 개발 노하우를 많이 갖고 있는 다국적사들이 통상 R&D부터 허가 취득까지 평균 12년이 소요되는 것과 비교하면 오랜 시간이 걸린 셈이다. 즉, 그간 역량이 뒷받침 되지 못한 국내 제약사들이 긴 시간에 걸쳐 여러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시쳇말로 '맨땅에 헤딩'한 결과다. 한미약품의 성과가 나오기 전인 2015년 이전만 해도 제약 R&D를 바라보는 주변의 시각은 '투자해도 나오는 게 없고, 나와봤자 매출이 별로'라는 평가가 지배적이었다. 그러다가 한미가 물꼬를 트면서 최근 인보사까지 이르게 된 것이다. 우리 제약 R&D가 외국계 다국적 제약사들에 비해 '+α'가 더 소요된 건 경험 축적의 시간이 필요했던 것이다. 서울대 이정동 교수가 말한 '축적의 시간'을 빗대어 말하자면 우리 제약은 무수한 실패를 경험해 축적해야 하는 시간이 필요했고, 그 시각에서 R&D 투자 성과를 바라봐야 한다고 본다. -그런 시각에서 정부의 R&D 투자를 재평가 해보자면. 앞서 말했듯 정부의 제약 R&D 투자의 성과가 최근 들어 조금씩 빛을 보이기 시작한 것을 되짚어 보자. 한미나 코오롱의 성과를 위해 정부 투자가 이뤄진 게 2000년대 초중반이다. 이것이 정부 투자로 성과를 독려하고 실패와 경험, 그에 따른 지식을 축적한 결과물이라면, 정부의 R&D 투자는 보다 긴 정책적 안목을 갖고 진행돼야 한다는 걸 방증한다. 물론 경쟁약물 신규진입이 빨라지는 상황에서 개발 기간은 앞으로도 계속해서 단축될 것이다. 2015년 이후 혁신신약의 개발 기간이 약 100개월, 즉 10년 미만이라는 통계도 나온 바 있다. -신약 특허에 대한 시각은 어떤가. 초기 단계 R&D는 지적재산권이 나와야만 진행이 가능하다. 문제는 신약개발이 지적재산(Intellectual property, IP)을 기반으로 하고 있음에도 특허가 제대로 유지되지 못하는 허점이 있다는 데 있다. 예를 들어 특정 타깃의 약물 개발을 할 때 보다 촘촘하게 IP를 내고 방어할 기전을 염두하는 것이 필요한 데 그렇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다. 심지어 특허 청구항이 한 개뿐인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전략 부재가 '보틀넥(bottleneck)'이 되는 것이다. -제약 R&D와 정부 방향성을 이야기 해 달라. 오랜 시간에 걸친 R&D가 실패로 귀결될 순 있다. 그렇지만 실패를 자산삼아 마침내 결과를 내는 건, 결국 실패가 '손해보는 장사'가 아니란 것을 의미한다. 많은 실패가 뒷받침 돼야 성공을 할 수 있고, 이것이 자산이 된다고 볼 때 실패는 모두 다 실패가 아니다. 지금의 가치를 미뤄볼 때 '마중물'이란 얘기다. 정부 또한 단순히 성공과 실패를 보고 투자하는 건 아니다. 제약산업을 둘러싸고 보다 길고 넓게 보는 안목이 필요하다.2017-08-14 06:14:59김정주 -
"초고령 시대 한국형 노인약료 교범 만들고 싶었다""노인약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은 약물 부작용과 상호작용, 주의사항입니다. 이 분야에 대한 약사들의 관심은 뜨겁지만 현재까지 전문적이고 보편적인 교재가 많지 않아 출판을 결심하게 됐습니다." 군포시 편한약국 엄준철 약사가 최근 펴낸 전문서적 '노인약료 핵심정리'의 총집필기간은 17년에 달한다. 2001년부터 아마존을 통해 해외 직구로 사들인 미국, 영국 약물치료학 교재만 30여권이다. 내과, 정신과 등의 처방을 받아 조제하면서 쌓은 지식과, 데일리팜 부작용리포트를 통한 자료정리도 저술에 큰 도움을 줬다. "약물에 대한 학술적 지식은 교재와 논문을 참고하면 되지만 사회/제도적 측면에서 노인 환자를 관리하는 과정은 외국과 한국이 다르기 때문에 선진국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한국형 노인전문약사 제도를 정립하는 과정에서 정부조직과 약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심평원 자료에 의하면 전체 약품비 중 노인 소비 비율은 36.8%다. 노인 90.4%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2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는 72.2%다. 한 논문에 의하면 부적절한 노인 약물 처방 비율은 42.7%에 이른다. 4차 산업혁명, 인공지능에 대비하려면 단순 처방조제가 아닌 환자중심 약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약이 어떠한 부작용 우려가 있는지 현재 환자가 복용하는 전체 약물을 보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바로 '노인약료 핵심정리'다. -'노인약료학'을 왜 출간한 거죠? 약사 연수교육 등의 강의를 나가면 강의내용을 책으로 출판해 달라고 요청하는 분들이 좀 있었습니다. 출판사에서도 책을 써달라고 하셨고요. 제가 기존에 강의하던 내용이 부작용과 상호작용 중심의 복약지도, DUR 상세 학술, 부작용 상세 학술, 만성질환약료 등이고 노인약료에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 의약품에 대한 부작용, 상호작용, 주의사항이기 때문에 노인약료 교재를 출판하게 되었습니다. 노인약료에 대한 약사님들의 관심은 뜨겁지만 현재까지 전문적이고 보편적인 교재가 없었습니다. 한국 의사들은 2000년대 초반부터 각종 논문을 통해 노인의료에 대한 연구 자료를 발표하였고 미국, 캐나다, 유럽 등의 선진국에서는 이미 노인약료교재가 출판되어 있으며 노인전문약사 시험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한국도 대한약사회와 서울시약사회를 중심으로 노인전문약사 제도를 도입하려고 하고 있습니다. 서울시약사회와 성남시약사회에서는 노인약료 전문가과정 강의를 진행한 바가 있습니다. -에비던스를 필요로 하는 책을 내려면 어려운 점이 적지 않았을 텐데요. 본격적인 집필기간은 약 1년 정도지만 관련 자료와 경력은 17년 정도 누적되었습니다. 2001년부터 아마존을 통해 해외 직구로 사들인 미국, 영국 약물치료학 등의 교재가 30여권 되고요. 2003년도부터 내과, 정신과 등의 처방을 받아 조제하면서 쌓인 지식들이 출판에 도움이 되었고 2014년 5월부터 데일리팜 부작용리포트를 연재하면서 누적된 부작용에 관한 학술적 내용도 도움이 되었습니다. 어려웠던 점은 사회학적인 노인약료 부분입니다. 약물 자체에 대한 학술적 지식은 선진국 교재와 논문들을 참고하면 되지만 사회적, 제도적 측면에서 노인 환자를 관리하는 과정은 외국과 한국이 다르기 때문에 선진국 사례를 그대로 적용하기에는 무리가 있었습니다. 이 부분은 앞으로 한국형 노인전문약사 제도를 정립하는 과정에서 정부조직과 약사회가 함께 만들어가야 할 문제라고 봅니다. -약사들은 왜 노인약료에 관심을 가져야 하죠? 노인약료는 부작용 관리에서 출발합니다. 4차 산업이나 인공지능 로봇에 대한 대비를 하려면 단순 처방조제가 아닌 환자중심 약료가 이루어져야 합니다. 어떤 약이 어떠한 부작용 우려가 있는지 현재 환자가 복용하는 전체 약물을 보고 파악할 수 있어야 하는데 그러한 정보를 알려주는 책이 ‘노인약료 핵심정리’입니다. 심사평가원 자료에 의하면 전체 약품비 중 노인이 소비하는 비율은 36.8%입니다. 노인의 90.4%가 만성질환을 가지고 있으며 2가지 이상의 질병을 가지고 있는 경우가 72.2%입니다. 대한약국회지 논문에 의하면 노인에게 부적절한 약물 처방 비율이 42.7%나 되었습니다. 무엇이 부적절한지 학술지식을 보강해야 합니다. -과문한 탓이겠지만 노인약료의 개념과 정의가 확 안와 닿습니다. 노인은 다중질환을 가지고 있고 때로는 부적절한 약물을 복용합니다. 약물 부작용으로 인해 새로운 증상이 나타나면 이 증상을 완화시키기 위해 또 다른 약을 처방받곤 합니다. 이렇게 약이 약을 부르는 현상을 연쇄처방(Prescribing cascade)이라고 합니다. 노인들은 보통 5가지 이상의 약을 먹곤 합니다. 한 병원에서 이렇게 처방 받기도 하고 여러 병원에서 처방받기도 합니다. 약을 많이 먹는 경우를 다약제복용(Polypharmacy)이라고 하고요. 다약제복용을 하면 부작용도 증가하고 상호작용도 증가 합니다. 물론 노인이라는 생리적 특성 자체 때문으로도 부작용이 증가합니다. 같은 질환도 일반성인과 노인성 질환이 약간 다르기도 하고요. 이러한 현상을 포괄적이고 통합적으로 학습하며 개별 질병과 약물 특성에 따라서 어떻게 달라지는지 정리한 학문이 노인약료입니다. -노인약료학의 특징은 뭔가요. 노인약료 책은 한국 최초의 출판물입니다. 기존 출판물이 없었습니다. 다만 외국의 경우에는 약 10여개의 노인약료 교재가 있고 노인약료를 공부하기위해 미국 일부 약대에서는 졸업 후 2년 과정을 별도로 운영하고 있기도 합니다. 노인약료 핵심정리는 현존하는 외국 교재와 다양한 논문, 미국 노인약료 대학원 커리큘럼과 미국 노인약료 시험문제를 분석하여 복잡한 내용은 생략하고 꼭 필요한 주요 내용만 뽑아서 알기 쉽게 정리한 책입니다. 미국약사회에서 발행한 정규 노인약료 교재보다 더 알찬 내용이 수록되어 있습니다. -노인약료학 어떤 내용으로 되어 있나요. 노인약료 핵심정리 파트1에는 노인약료가 무엇인지 통합적인 설명이 담겨 있습니다. 기본적인 개념과 대표적인 예가 제시되어 있고 미국 노인약료 시험에 대한 설명과 샘플문제, 외국 노인환자 관리과정을 수록하였습니다. 약물 사용 관점에서 노인의 생리적 특징과 노인증후군 설명이 있고 노인약료의 근간이 되는 Beers criteria, STOPP/START 상세 설명 및 주요 약물 부작용 설명을 포괄적으로 정리하였습니다. 파트2는 각 질환별 노인약료입니다. 노인에게 흔한 대표적 74가지 만성질환을 복약지도 시 알아야할 질환의 특징, 대표 처방약물, 각 약물의 임상적 특징, 알아야 할 대표 부작용, 상호작용, 주의사항 등을 엄선하여 정리하였습니다. 일반 성인의 임상 약물학 교재로 구입 하셔도 매우 좋습니다. 보너스인 부록으로 약물상호작용을 기초부터 다시 설명하고 DUR 병용금기 해설을 추가하였으며 약물 유전학도 담았습니다. 총 394페이지 분량입니다. -미국, 영국 등 선진국의 노인약료와 우리나라 노인약료의 차이점, 어떻게 다른가요. 선진국의 노인약료는 역사와 전통이 있고 제도적으로도 잘 정비되어 있습니다. 노인전문약사를 따로 채용하는 경우도 많고요. 월급도 더 주고 있습니다. 노인약료 시행으로 인해 사회적 의료비 지출도 감소하고 노인환자들이 보다 적절하게 약물을 복용합니다. 우리나라는 아직 생소한 학문이고 이제 시작단계입니다. -노인약료와 관련해 전문약사 시험은 어떻게 이뤄져 있나요. 한국은 아직 노인전문약사 시험이 없으므로 미국 노인약료 전문약사 시험을 설명해 드리겠습니다. 1997년에 처음 만들어졌고 국가로부터 정식 자격증을 부여받습니다. 총 150문제로 이루어져 있고 노화에 대한 생리학적, 사회적 문제와 노인의 병태생리, 약물치료, 관찰, 복약지도, 문서보고 등의 문제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응시자격은 약사면허증을 소지하고 관련 분야에 일정기간 경력이 있는 사람으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출간을 준비 중인 개국약사분들 적지 않은데, 혹시 팁을 주실 수 있나요? 개인적으로 시중에 약학 관련서적이 선진국에 비해 부족하다고 느끼고 있습니다. 여러 약사님들께서 출판을 많이 해 주시면 한국 약학이 더 발전할 것으로 생각 됩니다. 출판을 준비 중인 개국약사님들께서는 보다 적극적으로 집필을 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앞으로 출판 계획 더 있나요? 특별한 계획은 없습니다. 지금까지 하던 대로 데일리팜 등을 통해 약사 전문성강화를 위한 복약지도나 의약품 주의사항에 관한 정보를 지속적으로 공유할 생각입니다.2017-08-01 12:15:00노병철 -
보건소 의료지원과장 '약사 임용'...숨은 주역 있었다최근 서울 서초구보건소에 약사 출신 의료지원과장이 탄생해 관심을 모았다. 그동안 의사 출신이 전담해 왔던 직책에 약무직 공무원이 임명됐다는 점이 이례적이었기 때문이다. 서초구도 지방약무사무관 출신의 임명을 알리며 "내부 약사 출신 과장을 최초로 임용함에 따라 보건의료행정의 안정적 운영을 기대할 수 있게 됐다"고 전하기도 했다. 이례적인 이번 임용 뒤에는 서초구의원으로 활발히 활동하고 있는 최미영 전 서초구약사회장(49·이대약대)이 있었다. 최 전 회장은 구의원이 된 후 보건소 의료지원과장에 약사 출신 공무원의 임용이 제한돼 있다는 사실을 알고 여러 채널을 통해 공직약사 채용 확대를 위해 노력했다. 그간 의사출신으로 임용이 제한되며 지역 보건소 의료지원과장직은 공석인 경우가 적지 않은 형편이다. 서초구보건소도 1995년 7월부터 이번 발령 전까지 약 22년 간 승진, 사직 등의 사유로 의료지원과장 직의 공석 상태가 빈번히 발생했고, 겸임이나 직무대리 체제를 유지한 기간도 8년을 초과한 상태였다. "보건소 의료지원과장의 경우 외부 의사를 초빙해 오는 경우가 많은데 5급 사무관 대우, 연봉 등을 감안할 때 오는 게 쉽지 않죠. 그렇다보니 공석이거나 임용을 두고 파행을 겪는 곳들도 있었고요, 작년부터 약무직 공무원으로까지 채용을 확대해달라고 구청장님을 비롯해 관련 부서 직원들을 설득했어요. 의무직 특수채용으로 한정짓는 게 채용 자체를 방해하고 있는데 굳이 유지할 필요는 없는거잖아요." 최 의원의 끈질긴 요구에 결국 서초구도 손을 들었다. 이번 임용은 단순 보건소 의료지원과장에 약무직공무원이 임용됐다는 사실을 넘어 보건소에서 6급에 머무는 게 대부분인 약무직이 5급으로 승진할 수 있는 길을 터줬다는 점에서 의미를 찾을 수 있다는 게 최 의원의 설명이다. "설득을 위해 지난 20여년 보건소 의료지원과장 임용 현황과 관련한 데이터를 뽑아 구청장님을 찾아갔어요. 그 기간 3분의 2가 파행 상태였으니 반론의 여지가 없었던거죠. 의사, 약사를 떠나 외부초빙을 통한 특수채용보다 차곡차곡 잘 훈련된 공무원이 직무를 수행하는 게 더 의미가 있다고 생각했어요. 무엇보다 서울에서도 병·의원 등 의료기관이 집중된 서초에서 이런 결과가 나와 다른 지역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습니다." 최 의원은 이 건 외에도 크고 작은 안건들을 지속적으로 제기해 왔다. 공공의료와 복지를 위한 다양한 의정활동을 진행하는데 더해 약사출신의 강점을 살려 폐의약품 조례 개정을 진행해 타 지역에도 적지 않은 영향을 미치기도 했다. 그런 공로를 인정받아 올해 초에는 서울시 의정대상을 수상하고, 유권자들이 직접 뽑은 '2017 대한민국 유권자 대상'을 받기도 했다. "약국에서 지역 주민들을 항상 보고 대화를 나누니 그 안에서 얻는 아이디어들이 많아요. 그만큼 주민들의 어려움을 알고 도울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게 되고요. 노인 고독사 문제와 관련한 조례도 그렇게 탄생됐습니다. 앞으로도 약사의 전문성과 역량을 알리는 동시에 주민들에 직접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의정활동을 펼치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2017-07-28 06:14:54김지은 -
식약처 VR웹드라마 봤어? 영화제 초청받는 귀한 몸4차산업혁명이 세계적으로 주목받고 있는 가운데 최첨단 기술을 이용한 다양한 사회문화적 접목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정부기관 최초로 VR(가상현실) 기법을 이용한 웹드라마물을 개발·제작해 영화제와 만화제까지 진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웹드라마는 식의약정책을 보다 알기쉽게 접근하기 위한 고민의 산물인데,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를 직접 기획·제작해 작품으로 페스티벌에 공식 초청된 사례는 이제까지 없었다. 식약처 소비자위해예방국 안광수(50·고대이학박사·MBA)소통협력과장은 이 사업의 최전선에 서서 국민이 직접 보고,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아이템으로 정책홍보의 '큰 그림'을 그린 장본인이다. 안 과장은 이번 영화제 공식초청을 계기로 새 정부 정책방향인 바이오의약품산업 육성을 '시즌 2'로 만들 계획도 세웠다. 데일리팜은 오송 식약처에 있는 안 과장을 만나 VR웹드라마 기획 계기와 영화제 이야기, 향후 계획 등을 들어봤다. -VR기법을 이용한 드라마 제작과 영화제 진출 모두 정부기관 사업으로는 낯설다. 처음 시도된 일들이다. 사실 식품의약품 정책 전반은 우리 실생활과 밀접하고 앞으로도 더 커질 전망이다. 기술은 발전하고 소비자의 눈높이는 높아지는데 외부 소통 채널은 이를 따라가지 못하는 것에 고민을 많이 해왔고 이번 VR웹드라마 '프로의 탄생'은 그 결과물이다. 트렌드 세터로서 첨단기법을 활용한 홍보를 기획해보자는 큰 그림을 그리고 이를 접목할 수 있는 여러 아이템을 개발했고, 웹드라마는 그 일환이다. 작품은 이미 작년 9월에 기획을 했고 올 초부터 빠르게 진행했다. VR웹드라마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드물다. VR 기법은 놀이기구를 타면서 체험하거나 게임 제품으로 활성홰 돼있는데, 드라마는 이 작품이 사실상 최초로 보면 될 거다. 그래서 뉴미디어 기법에 문호를 연 영화제의 관심을 받게 됐다. 산업적 프로그램을 결합해 변화를 모색하던 영화계에 정부 정책을 홍보하는 드라마가 공식초청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 제21회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BIFAN) 뉴미디어 섹션에 공식 초청받아 상영했다. 이번에 뉴미디어 섹션에 공식 초청받은 VR 작품은 총 11개인데 국내에는 시도된 것이 거의 없어서 대부분 해외 작품이었다. 웹드라마 구현은 '프로의 탄생'이 유일하다. '프로의 탄생'은 부천 영화제에 이어 이달 열리는 서울국제만화애니메이션 페스티벌에도 원천 콘텐츠인 만화와 함께 하나의 섹션으로 참가한다. -작품에 대해 설명해달라. '프로의 탄생'은 4차산업혁명에 발맞춰 VR 신기술(3D)에 스토리를 결합한 최초 웹드라마다. 식약처 신입직원이 부정·불량식품을 뿌리 뽑는 전문가로 변신하는 과정을 그렸는데, 여기에 미스테리 요소를 삽입했다. 신의 미각을 가진 신규직원 장수동(고성철 분)이 선배 이부로(임현성 분)와 함께 '빨간상자의 비밀'을 파헤치는 과정에서 위기를 겪으며 식약처의 '부족한' 신입에서 '불량식품근절추진단'의 프로 직원으로 거듭난다는 이야기다. 미스테리 여성은 걸그룹 '헬로 비너스'의 유영 씨가 맡았고 방송인 임성민 씨도 함께 출연했다. 이야기는 처음부터 완벽하게 기획한 것이어서 외부에서도 스토리가 탄탄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스토리는 영화 '괴물'의 3D PD 출신인 모성진 작가가 메인으로 극본을 맡아 현장 취재를 거쳐 만들었다. 3D 작품은 프롤로그와 본편 5부작, 에필로그 총 7편으로 구성했다. 5~8분 단위로 끊어 스토리텔링 형태로 제작했는데, VR 헤드셋을 장기간 착용하는 문제로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여러편으로 나눴다. 2D는 시청 장비가 필요없어서 러닝타임 45분의 한편으로 만들었다. 웹드라마여서 플랫폼은 페이스북을 메인으로 유튜브, 네이버TV캐스트 등을 통해 공개했고, 접근성을 높이기 위해 2D드라마와 웹툰으로도 제작해 비교체험이 가능하다. -VR웹드라마를 쉽게 설명해달라. VR은 가상현실인데, 여기에 스토리가 있는 드라마를 접목한 것이다. 시청자가 아닌 체험자가 되는 것이다. 체험자는 특수안경과 같은 헤드셋을 착용하고 360° 가상현실 속에서 드라마를 체험한다. 예를 들어 헤드셋을 착용해 드라마를 보면 2D에서 보는 보통의 화면이 아닌 상하좌우 사방의 모든 화면 공간을 원하는대로 살펴볼 수 있다. 마치 드라마 속에 내가 있는 듯한 착각이 들도록 만든 것이다. -3D 버전 제작은 보통의 2D와 다를텐데. '프로의 탄생' 3D버전은 2D와 별도의 기법으로 만들었다. 우리 팀도 평일 주말할 것 없이 두달 간 날을 새면서 지켜봤다. VR은 사방에서 한 번에 찍어야 하기 때문에 배우와 스태프들이 사전 연습을 한 후 현장에는 배우만 남고 모두 그 장소에서 철수한 뒤 촬영을 한다. 워낙 신기술이라 선제적인 측면에서 배우들도 의욕을 보였다. 촬영은 3D용과 2D용 두 번을 진행했다. 3D 촬영에서는 배우들이 자신의 또 다른 면이 표출될 수 있어서 신경을 많이 썼다고 후문을 들었다. 영화제에 초청받았을 때 VR기법을 이용한 신기술 작품이어서 주인공들이 레드카펫 앞에서 특색있는 퍼포먼스도 해줘서 또 한번 주목을 받기도 했다. -웹드라마 전체 조회수나 반응은 어떤가. 전체를 다 카운팅하진 못했고, 메인 전략매체인 페이스북 '좋아요' 클릭 기준으로 3개월만에 110만건을 돌파했다. 유투브나 네이버 등 다른 채널로도 확산 중이다. 우리는 정부 관계자라 관객을 붙잡고 직접 물어보진 못하고 반응을 지켜봤는데, 대부분 탄성을 내거나 신기해하고 호기심을 많이 느꼈다. 그만큼 집중도가 높았다고 생각한다. 특이한 점은 해외에 사는 외국인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는 점이다. SNS상에서 외국 시청자들이 자막버전을 요청하고 있다. 배우들의 팬들이 소셜 미디어로 확산시킨 것으로 보이는데 우리나라 식의약안전과 관련된 홍보효과도 있어서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자막버전도 만들어 유투브에 송출할 계획이다. -3D나 VR 자체를 접하지 못하는 계층도 있을텐데. 그렇다. 그런 계층을 위해 2D 버전을 별도로 촬영해 만들었고 웹툰도 동시에 만들었다. 웹툰은 앞서 말한 것처럼 서울국제애니메이션페스티벌에 웹드라마와 함께 초청받았다. 한 때 카드뉴스가 주목받는 콘텐츠였지만 이제는 카드뉴스를 영상과 접목하는 트랜드가 왔다. 이 중에서도 VR은 체험까지 가미한 집중도가 높은 콘텐츠여서 이쪽으로 변화되는 흐름이 나타난다. 앞으로 VR웹드라마가 보다 보편적으로 활용되면 '프로의 탄생'은 확산의 시발점으로 또 다시 언급될 것으로 전망한다. -의약품 분야 활용계획은. 이미 '프로의 탄생 시즌 2' 아이디어를 생각해뒀다. 주인공 장수동을 바이오의약품 부서로 발령을 내서 그 안에서 좌충우돌하며 겪는 이야기를 다룰 계획이다. 새 정부의 중요한 계획 중 하나가 바이오의약품 산업육성이다. 국내 의약품산업에서 바이오시밀러 분야가 미래 먹거리로서 비전이 있는 만큼 이 분야에 대한 대외 홍보도 중요하게 다뤄져야 한다. 국민에게 신뢰를 주는 것이 정부의 가장 큰 역할이고, 이를 국민에게 소개해주는 역할도 매우 중요하게 부상했다. 곧 '시즌 2'를 만들 계획이다. 기대해도 좋다.2017-07-27 06:15:00김정주 -
"제약산업특성화대, 전문대학원 전환 멀지 않았다"임상약학, 제약산업 대학원이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실험실 중심 교육에서 벗어나 의약품 개발을 넘어 정책 개발·경영에까지 전주기 맞춤교육을 지향하고 있는 움직임이 그것이다 중심에는 정부 주도로 진행된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이 있다. 현재 정부 지원을 받아 제약산업특성화 대학원을 운영 중인 대학은 성균관대와 중앙대, 이화여대 약대 총 3곳이다. 이중 성균관대의 경우 2회 연속 지원사업 대상에 선정되며 5년째 역사를 만들어가고 있다. 성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이 인정받고 있는 이유는 타 대학에 비해 탄탄하게 구성된 각 분야별 전문가로 구성된 전담 교원과 이를 통한 내실있는 커리큘럼을 꼽을 수 있다. 보건산업진흥원에서 17년간 약가정책 등을 연구해 온 이상원 교수(47·서울대 약대) 역시 그 중 한명. 지난해 성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 전담 교수로 자리를 옮긴 이 교수는 대학에 온 후 실무능력을 갖춘 후학 양성의 중요성을 다시한번 실감했다고 말했다. 이 교수는 ''제약산업은 기술 지식에 더해 약가제도와 인허가 등을 포함한 공공정책, 사업 지식 등 고도화된 전문성을 필요로 한다''며 ''지식과 산업이 연계된 복잡성이 있는 학문이다보니 전문성을 갖춘 인력이 필요하고, 이것이 곧 대학원 수요로 연결되고 있다''고 말했다. 실제 이 교수가 온 후 성대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에는 그동안 약학, 제약 분야 학부나 대학원에서 잘 다루지 않았던 기술가치평가와 제약산업정책론 과목이 신설됐다. 제약기술전략 과목도 실무를 더 확대해 교육되고 있다. 대학원 차원에서 주안점을 두는 것이 단순 교육을 넘어 원생들이 졸업 후 실무에서 바로 투입돼 전문성을 발휘할 수 있도록 하는 부분인 만큼 모든 교육은 실무기반, 사례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는 게 이 교수의 설명이다. 그만큼 시기성을 살린 커리큘럼 개발이 지속돼야 하고, 이것은 곧 충분한 수의 전담교원 확보 필요성으로 이어지고 있다. 이 교수는 ''성대의 경우 제약산업대학원에 각 분야 전문가로 6명의 전담 교수가 있고, 이분들이 계속 커리큘럼을 개발하고 있다''면서 ''타 대학에 비해 상대적으로 많은 수인데도 불구하고 아직도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더 고도화되고 전문적인 교육이 진행되기 위해서는 더 많은 교원 확보가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이 더 확대되고 전문화돼야 한다는 것은 이 교수만의 생각은 아니다. 이미 정부 차원에서 그 필요성을 인식하고 관련 논의를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졌기 때문이다. 이 교수에 따르면 복지부와 교육부 차원에서 현재 현재 대학이 운영 중인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을 전문대학원으로 전환에 대해 논의 중이며, 상당부분 논의가 진척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제약산업이 글로벌화 되기 위해선 전문 인재 양성이 필요하고, 이를 위해선 전문적인 교육기관이 확보돼야 한다는 취지인 것이다. 그는 ''제약산업 글로벌화는 오래된 화두이자 정부와 산업, 학계 모두 필요성을 느끼는 대목이고 최근에는 바이오 분야 확대로 제약과 바이오 분야 전문가, 인재를 육성하는 전문기관이 필요해졌다''면서 ''더 전문화되고 고도화된 교육이 진행되기 위해선 전문대학원 전환이 필요하다는데 동의하고는 있지만, 직접적으로 시행을 지원할 기관들의 의지가 필요한 부분이기도 하다''고 설명했다. 실상 전문대학원은 전문직업인력 양성을 위해 이론과 실무를 겸비할 수 있는 교육·연구기관으로 여타 대학원과는 분명 차별화 돼야 하는 측면이 있다. 현재 제약산업특성화대학원을 운영 중인 대학들이 전문대학원으로의 전환을 양날의 검으로 여기는 이유가 여기 있다. 우선 재정적 부담이 가장 큰 원인으로 지적된다. 충분한 전담 교원이 확보돼야 한다는 점은 무엇보다 대학 측에는 인건비 부담으로 연결될 수 있는 것. 단순 대학원의 열의를 넘어 소속 대학 차원의 의지가 필요한 대목이다. 현재보다 2~3배의 대학원생 정원을 확보해야 하는 면도 있고, 이수학점이 40학점으로 2배 정도 확대되는 것도 수요자인 학생들에는 부담일 수 있다. 이 교수는 ''전문대학원으로 전환 필요성과 취지는 공감하지만 그에 따른 부담을 생각하며 주저하고 있기에는 이미 제약산업과 그와 연관되는 AI, 빅데이터 등의 산업이 빠르게 변화하고 있다''며 ''우리 대학은 이미 대학원 교수들을 중심으로 전문대학원 전환됐을 때를 고려해 커리큘럼 방향, 교수채용 분야 등을 논의하고 있다''고 밝혔다.2017-07-25 06:14:53김지은 -
"너, 이름 뭐야...선배님, 그래도 약사회를 사랑해요"'저희는 아직도 약사회를 사랑합니다.' 최근 일주일, 젊은 약사들의 여름은 그 어느때보다 뜨거웠다. 지난 13일 시작해 대한약사회 임시 대의원총회가 열리던 18일 오후까지 늘픔약사회 소속 최진혜 약사와 채진병, 이윤정 약사는 대한약사회관 입구에 텐트를 치고 '깨끗한 약사회를 위한 캠핑(이하 깨약캠)'에 돌입했다. 당장 하루 업무를 뺄 수 없던 근무약사부터 이직이 결정된 약국에서 근무가 약속됐던 약사까지. 제 시간을 제 마음대로 사용할 수 없는 20~30대 젊은 약사들이지만, 어떤 제약도 그들을 막지 못했다. 무더위와 쏟아지던 폭우도 그들에게 문제가 되지 않았다. 7일 간 ‘특별한’ 캠핑을 마무리하던 그 시간, 이 약사들의 손에는 '저희는 아직도 약사회를 사랑합니다'라고 적힌 피켓이 들려있었다. 이 메시지는 임시총회 참석을 위해 약사회관 입구를 지나치는 대의원들에 보내는 젊은 약사들의 마지막 호소이자 희망이었다. 최진혜 약사와 일문일답. -시위를 캠핑으로 한다는 발상이 신선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어떤 의도였나. 여름이지 않나. 여름이면 캠핑이 떠오르기 마련이고(웃음). 사실 처음 시작은 '뭐라도 해보자'였다. 집 안에서 아무리 노력해도 결국 지인들 몇몇 외에는 이런 사실을 알리기 어렵지 않을까 생각했다. 그러던 중 농성이나 회관 점거, 단식과 같은 구태에서 벗어나보자 하던 차에 여름이니 '캠핑'은 어떨까 가볍게 냈던 아이디어였는데 반응이 좋았다. 평화롭게, 재미나게 해보자 결심했다. 우리의 이 작은 행동으로 일련의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많은 약사님들이 알았으면 했다. 대의원 임시총회 그 전에 회원 약사들에, 여론의 심판을 받아 마땅한 일 아닌가. 더불어 대한약사회 대의원들에 경각심을 심어주고 싶었다. 대의원이 회원들을 대변하고 있다는 점을 분명히 인식하고, 임시총회에서 공정하고 올바른 선택을 하길 바랐다. -텐트에서 일주일 버티기,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어떻게 생각할지 모르지만 우리에게는 재밌고 값진 시간이었다. 일주일 동안 출근하는 약사회관 임원, 직원들에 인사하는 것으로 하루를 시작해 일과 시간에는 영상 제작, 페이스북 페이지뷰 운영, 손편지 작성 등 다양한 일을 했다. 그 기간 수많은 약사님들이 우리를 찾아주셨고, 자원봉사단이란 이름으로 손편지쓰기 등의 작업을 함께 해주셨다. 대의원들에 드리기 위해 제작한 손편지는 저희뿐만 아니라 우리를 찾아주신 약사님들이 손수 내용을 생각해 직접 작성한 것들이다. 300장 모두 내용이 다르단 말이다. 그렇게 글로 적으며 약사회 상황을 더 알게 되고, 그 속에서 부당함을 새삼 느끼는 분들도 있었다. 정말 원 없이 했다 싶을 만큼 나름의 최선을 다 했던 시간이라 자평한다. -무관심한 약사들도 많다. 왜 이렇게까지 해야했나. 주변에 약사회비를 납부하지 않고 싶다거나 심지어는 기존에 냈던 것을 돌려받고 싶다는 약사들도 있다. 사실 이번 일을 통해 젊은 약사로 약사회 회무에 참여하면서 느끼는 염증도 상당하다. 하지만 약사회는 누구의 자리나 명예를 위한 단체가 아닌 우리가 만들고 공들인 우리의 공동체아닌가. 이번 사건을 통해 우리의 공동체가 모르는 사이 이렇게 썩었고, 냄새나는 곳으로 변질됐다는 것을 새로 인지한 계기가 됐다. 이제 그동안 먹고 살기 바빠 관심갖지 못했거나 참아왔던 약사들도 그 한계선을 넘었다고 본다. 깨약캠을 하며 여러번 이야기했는데 우리의 공동체가 이토록 썩어있다는 것을 깨닫게 하고 수면위로 올려준 조찬휘 회장님께 오히려 감사한 마음도 있다. 아직은 우리의 공동체를 사랑하는 일말의 마음이 남았다. 이번에 열심히 한 그만큼 약사회에 그리고 선배 약사들에 실망했고, 동시에 새롭고 깨끗한 약사회에 대한 애정과 열망이 쌓였다. 그 마음에서다. -일부 기성 약사들의 질타도 있었던 것으로 안다. 기억나는 일 중 하나는 한 선배 약사가 우리쪽 텐트로 오더니 다짜고짜 우리에게 이름을 물으시더라. 그러더니 "약사들 망신을 시키면서까지 회관 앞에서 이렇게 해야해? 너희 부모님한테도 이렇게 해?"라며 훈계하셨다. 그건 약과다. 우리가 대의원총회가 있던 날 캠핑을 마무리하면서 정리하던 우리에게 한 대의원분은 "끝까지해야지, 죽을때까지 하지 왜 접냐"며 비웃었다. 참 씁쓸한 단상이다. 대의원총회장의 모습을 지켜보면서 선배들의 모습이 참담해 눈물을 삼켰었다. 구태는 너무 뿌리깊고 단단한데 반해 깨끗한 힘은 너무 미약하다는 것을 실감했다. -아직 끝나지 않았다. 깨약캠의 활동은 계속되나. 우리는 이번에 조찬휘 회장님 개인과 싸운 것이 아니다. 더러운 약사회와 싸움을 시작한 것이고 아직 해결된 것은 없다. 사실 우리에게 큰 힘은 없다. 우리끼리 회의를 해도 그것이 약사회에 영향을 미치거나, 회무 거부를 할 수도 없는 위치다. 그래서 그런 힘을 가진 지부, 분회장 등 선배 약사들이 뜻을 갖고 움직일 수 있는 힘을 실어주고 동력을 만들어주고 싶은 마음이다. 이번 깨약캠 활동에 뜻을 함께해주신 건약과 새물결약사회, 약준모, 전약협 등과 협력해 향후 계속 대응해 나갈 계획이다. 또 운영 중인 페이스북 페이지뷰도 조 회장님이 사퇴를 결정하실 때까지 운영을 계속 할 것이다. 냄새나는 쪽은 피하면 되고, 더러운 곳은 등돌려버리면 되지만, 그러기에는 아직 우리에게 약사회에 대한 애정이 남아있다. 그 애정을 제발 선배 약사들이 지켜주길 바란다.2017-07-21 06:14:54김지은 -
"병원약사와 작가의 삶, 둘 다 무척 맘에 듭니다"2년 전 단편소설집 '라면의 황제'를 발간해 데일리팜 독자와 만났던 김희선 약사(45·강원대 약학대)가 장편소설을 들고 돌아왔다. 오전에는 병원 약제실에 근무하는 약사로, 오후에는 소설을 쓰는 작가로 삶의 균형을 잡아가고 있는 김희선 작가가 신간 '무한의 책'을 발간했다. '무한의 책'은 지난달 28일 현대문학에서 발간한 장편소설로, 다수의 시공간에 복수의 인물과 신이 등장해 펼쳐지는 '종잡을 수 없는' 이야기. 이러한 이야기를 집필한 김희선 작가에게 작가와 약사의 생활에 대해 들었다. 데일리팜과 인터뷰한 지 2년 만이다. 당시 인터뷰 당시 장편소설을 쓰고 있었다고 말했는데. 그렇다. 이 소설은 2015년 3월부터 연재 준비를 시작했다. 그간 일부를 써두었던 몇 편의 장편 소설이 있었는데, '현대문학'에서 연재 제의가 들어왔을 때 그 중 한 가지를 선택한 거였다. (김희선 작가는 '작가세계'로 등단했다) 1년 5개월 간 연재했다. '현대문학'에서 가장 오래 연재한 소설 중 하나일 것 같다. 연재는 2016년 9월에 마쳤고, 최대한 빨리 퇴고 후 책을 내기로 했는데, 원고지 약 2500매에 달하는 긴 분량이라 퇴고하는 데에 시간이 꽤 오래 걸렸다. 중간에 여러 가지 일로 바빠 좀 더 지체됐는데, 무엇보다 소설 쓸 땐 엄청 빨리 한 번에 써버리고 퇴고할 때 몇 번씩 읽고 또 읽으며 고치는 스타일이라 막바지 작업이 더 오래 걸렸다. 소설에 대해 소개해달라. 제목 '무한의 책'부터. 원래 연재 당시 제목은 '계시'였다. 소설에 신들이 내려오고 스마트폰에 '계시'라는 이름의 앱이 뜨는데, 처음 구상할 당시 그 장면을 생각하며 자연스럽게 '계시'라는 제목을 붙였다. 장편이든 단편이든, 소설을 처음 쓸 때 항상 제목과 하나의 이미지로부터 이야기를 시작하는데, 이번 소설 이미지는 하늘을 새카맣게 뒤덮은 채 내려오는 신들의 무리였다. 제목은 퇴고 과정에서 다시 지었다. '무한의 책'이란 제목은 여러 이유에서 새로 떠오른 건데, 막상 바꾸고 보니 원래부터 그 제목을 가지고 있었던 듯 마음에 들었다. 장편소설을 쓰며 흔히 생각하는 어려움은 없었나. 약 1년 반을 연재했지만, 소설을 쓰거나 이야기를 이어가는 데에는 거의 어려움을 느끼지 않았다. 연재가 매월 이어지다 보니, 원고를 쓰고 퇴고를 하고, 원고를 넘긴 후 일주일 가량을 쉬다 다시 또 원고를 쓰는 한 달 간의 패턴이 반복되다 보니 시간이 어떻게 갔는 지 모르겠다. 처음 이 소설의 초고는 원고지 약 600~700매 정도 되는, 지금보다 많이 짧은 작품이었다. 연재를 마치더라도 약 1000매 정도 되는 완성작이 나오게 될 거라 예상했는데, 막상 이야기를 시작하자 작품 속 등장인물들의 수많은 사연들이 저절로 생겨났고, 그래서 분량은 생각보다 훨씬 길어졌다. 그런데, 쓰는 동안 소설의 결말은 나 역시 모르고 있었다. 이번 책 작가후기에 '모든 등장인물에게는 그들만의 정해진 운명이 있다'고 한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러니 소설가는 (나의 경우엔 그렇다) 자기 작품 속에 어떤 세계와 그 안에서 살아가는 특정한 인물을 만들어줄 뿐이다. 그 다음엔 소설 속 인물들이 스스로 자기들 갈 길을 가는 것이다. 작가는 그들의 궤적을 따라가며 그들이 하는 말을 듣고 옮겨 적을 뿐이다. 그런 사실을, 이번 장편소설을 연재하며 새삼 깨달았다. 약사들이 소설에서 특히 흥미롭게 느낄 만한 부분이 있다면? 내가 사는 도시 인근에서 매년 한우축제를 하는데, 그때마다 수백 마리의 소가 한꺼번에 도살된다는 이야기를 들은 적이 있다. 그 때 인간의 본질, 신의 속성(신을 믿지 않기에 이런 사유가 더 가능했다고 여겨진다)에 대해 여러 가지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다가 이 책의 주요 이미지인 파충류를 닮은 신의 형상이 떠올랐다. '파충류의 뇌'라는 별명을 가진 편도체에 대한 상상도 이 소설의 핵심을 이루는 이미지 중의 하나인데, 아마 약사님들이라면 이런 부분에 관심을 가지실 수도 있겠다. 또 주인공 중 한 사람인 스티브가 약물 중독에 시달리고 있는데, 이것도 약사님들이 흥미롭게 생각할 부분 중 하나가 아닌가 한다. 아니, 생각해보니, 소설의 세계관 자체가 약사님들에게는 매우 흥미롭게 느껴질 것 같다. 약사로서 생활을 묻지 않을 수 없다. 병원에서 파트타임으로 근무하기 때문에 큰 무리 없이 약사 업무와 소설 집필 둘을 모두 해낼 수 있었다고 생각한다. 약사로서의 일상은 다른 약사님들과 크게 다르지 않다. 일을 하면서 소설을 쓸 수 있는 내 상황이 무척 마음에 든다. 약사로서의 일과 소설가로서의 일은 서로가 서로에게 긴장이 되고 자극이 된다고 보면 될 것 같다. 약학이라는 분야 자체가 나에게 언제나 상상의 원천으로 작용하는 면도 있어 글을 쓰는 데에도 꽤 도움이 된다. 나는 전에도 밝혔지만, 약국에서 일하고 계신 약사님들을 존경한다. 내가 꽤 오래 약국을 운영했었기에 더더욱 그렇다. 아픈 사람들을 만나 대화하고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주고 약을 짓고, 이 모든 일들이 나에게는 여전히 놀랍고도 대단하게 여겨진다. 사실 굉장히 힘든 일이라는 것을 안다. 하루 종일 조제하고 사람들의 이야기에 귀 기울이고…이러다 보면 때로 신경이 완전히 마모되는 듯한 느낌을 받기도 한다는 걸 경험으로 알고 있다. 하지만 그런 것을 내색하지 않고 다시 스스로를 가다듬으며 다음날 같은 자리에 서지 않나. 그래서 약국에 계신 약사님들 모두가-물론 이미 잘 알고 계시겠지만-꼭 이걸 아셔야 한다고 생각한다. 지금 하고 계신 일이 얼마나 숭고한 것인지를 말이다. 약국 현장에서 떠난 지 10년이 가까워지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더 깊이 이런 생각이 든다. 환자와 마주하는 현장에 서있는 약사님들을 응원한다.2017-07-17 12:14:55정혜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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