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취미 넘어 해양정화까지...심평원 '히라퐁당'의 특별한 잠수[데일리팜=정흥준 기자]사무실을 벗어나 탁 트인 바닷속을 유영하며 업무 스트레스를 씻어내는 이들이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의 사내 프리다이빙 동호회 '히라퐁당'이다. 단순한 취미 활동을 넘어, 바닷속 쓰레기를 줍는 해양 정화 활동 '플로빙(Ploving)'까지 실천하며 선한 영향력을 전파하고 있는 히라퐁당의 고은재 과장(39, 빅데이터사업부)과 이호중 대리(33, 빅데이터정보부)를 데일리팜이 만났다. 히라퐁당은 2021년부터 프리다이빙을 즐기던 고은재 과장이 사내에 다이빙을 하는 직원이 여럿 있다는 걸 알게 되면서 시작됐다. 작년 7월 동호회가 결성돼 활동 2년차에 접어들었다. 깊은 물에 대한 공포와 접근성 문제로 진입장벽이 높은 스포츠지만, 사내에 강사 자격증 보유자가 있어 큰 힘이 됐다. 현재 동호회는 자격증을 보유하고 있거나 교육을 받고 있는 인원으로 제한해 약 10명의 회원이 활동 중이다. 고은재 과장은 “5~6살 때부터 수영을 배우기 시작해서 입문이 어렵지 않았다. 그런데도 자격증 과정을 통과하는게 힘들었다. 숨을 참거나, 이퀄라이징(압력 조절)이 안돼서 몇 년을 고생했다”며 프리다이빙 초창기를 회상했다. 고 과장은 “하지만 포기하지 않고 해냈을 때의 성취감이 정말 크다. 한계를 뚫어가는 과정이 가장 큰 매력이다. 또 오롯이 내 몸에만 집중해야 하기 때문에 스트레스를 많이 받을 때에도 도움이 된다”며 프리다이빙의 매력을 설명했다. 여행을 즐기는 방식도 달라졌다. 고래상어, 바다거북이, 물고기떼와 깊은 수면을 함께 헤엄치는 시간은 그동안의 여행에서는 느껴보지 못한 경험이었다. 이호중 대리는 “그동안 맛집이나 명소를 구경하는 여행을 했다면, 지금은 바다거북이와 함께 수영하고, 다이빙포인트를 찾아 바다에 뛰어드는 재미로 다니고 있다. 사이판, 보홀에 갔었고 올해는 대만에 다녀왔다. 갈 수 있는 곳도, 경험할 수 있는 것도 많아진다”고 했다. 동호회 활동은 월 1~2회 모임을 갖고 있다. 퇴근 후 모여 용인, 가평, 성남 등에 위치한 잠수풀장을 찾는다. 지친 상태로 출발해도, 끝나고 돌아올 때면 다음 모임 계획을 짜느라 다들 들떠있다. 프리다이빙은 한 명이 물에 들어가 있는 동안 지켜봐 줄 사람이 반드시 필요해 2명 이상이 짝을 이뤄야 한다. 서로를 믿고 의지해야 하는 만큼 회원들 간 사이는 더욱 끈끈해질 수밖에 없다. 이 대리는 “다른 부서에 있어 만날 일이 없는 직원들도 만나고, 그렇다보니 업무 협조 측면에서도 수월하게 소통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며 동호회 활동의 장점을 설명했다. 고 과장은 “간혹 원주에 있는 걸 힘들어 하는 직원들도 있는데, 동호회 활동을 하면 삶에 많은 활력이 된다. 좋아하는 활동을 하니 공감대도 많고 대화가 끊이질 않는다. 휴일에도 만나 밥도 같이 먹고 가족처럼 지내고 있다”고 했다. "북한서 떠내려 온 쓰레기도 봤어요"...취미 넘어 사회공헌활동까지 히라퐁당은 단순한 레저를 넘어 해양 정화 활동인 '플로빙'에도 앞장서고 있다. 지난 6월에는 전문 강사 초빙 하에 강원도 고성에서 해양 쓰레기 수거 활동을 진행했다. 관할 구청과 해경에 신고를 해야 하는 복잡한 행정절차가 있지만, 히라퐁당 회원들과 함께한 첫 플로빙인 만큼 즐거움이 더 컸다. 고 과장은 “바닷속에 생각보다 쓰레기가 더 많다. 플로빙은 부이(부표)를 띄워놓고 쓰레기를 주워서 자루에 담는 활동이다. 너울이 심해서 절반이 부이를 가지고 물 밖으로 나왔는데, 마침 쓰레기가 많은 포인트가 있어 남은 사람들이 부이 없이 파이프나, 철판을 어깨에 이고 나왔었다”며 당시 기억을 떠올렸다. 고 과장은 “교육을 받고 있는 신규 회원도 같이 갔다. 바다가 처음이라서 걱정을 했는데 다들 힘들어하는데도 정말 잘했다. 나중에 알고보니 할머니가 해녀였다. 그 뒤로 ‘해녀수저’라고 불리며 모두의 부러움을 샀다”고 웃으며 말했다. 이 대리는 “북한에서 떠내려온 쓰레기들도 많았다. ‘쵸코레트 단설기’, ‘소고기맛 즉석국수’라고 적힌 익숙하지 않은 디자인들이라 신기한 경험이었다”며 동호회 첫 플로빙 경험을 돌아봤다. 히라퐁당은 앞으로 매년 1회 이상은 플로빙 활동을 계획하고 있다. 또 활동 지역을 고성 외에 제주도, 울진 등으로 넓혀갈 예정이다. "플로빙하러 가실래요?"...원주 공공기관들과 연합 활동도 꿈꿔 원주에 위치한 여러 공공기관과 프리다이빙을 함께하는 방안도 고민하고 있다. 연합으로 모일 수 있다면 플로빙과 같은 의미 있는 활동도 더욱 확대할 수 있다는 기대에서다. 고 과장도 “앞으로 우리는 계속 바닷속에 들어갈 계획이다. 개인적인 바람이지만 원주에 있는 공공기관들과 연합으로 활동할 수 있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 대리는 “프리다이빙 활동을 하는 기관들이 있는지 알아봤는데 운영 방식에 다소 차이가 있어 아직 실현되지는 못했다. 대신 플로빙 같은 이벤트를 통해 외부 인원도 참여할 수 있도록 확대해보려고 한다”고 했다. 또 이 대리는 “외부강사를 초청해 프리다이빙을 체험하거나 강습을 받을 수 있도록 접근성을 높여 회원을 늘려보고 싶다”며 앞으로의 활동 계획을 전했다.2026-08-18 06:00:46정흥준 기자 -
"살모넬라로 면역항암 한계 넘는다"…씨앤큐어의 상용화 도전[데일리팜=황병우 기자]면역항암제의 효과를 가르는 요인 중 하나는 종양 안으로 면역세포가 얼마나 들어갈 수 있느냐다. 면역세포가 부족한 '콜드 튜머'에서는 면역 억제 신호를 차단하더라도 치료 반응이 제한될 수 있다. 씨앤큐어는 이 한계를 살모넬라로 풀겠다는 회사다. 약독화한 살모넬라를 종양에 집적시켜 면역세포를 불러들이고 기존 면역관문억제제가 작동할 수 있는 환경으로 바꾸는 전략이다. 데일리팜은 박중곤 씨앤큐어 대표(56)를 만나 살모넬라 기반 항암제의 작동 원리와 안전성 확보 전략, 임상 이후 사업화 계획을 들어봤다. 콜드 튜머에 면역세포 호출…살모넬라의 역할 씨앤큐어는 2019년 설립된 항암 신약 개발 기업이다.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핵의학과 교수인 민정준 공동대표가 연구개발을, 박중곤 공동대표가 경영과 사업개발을 맡고 있다. 회사는 민 공동대표가 20년 이상 이어온 박테리아 항암 연구를 기반으로 합성 항암 미생물 플랫폼 SAM(Synthetic Anticancer Microbe)을 구축했다. 현재 리드 파이프라인 CNC-101과 후속 파이프라인 CNC-105를 개발 중이다. 박테리아 항암제는 약독화한 살모넬라가 저산소·면역억제 환경인 종양에 선택적으로 집적하는 성질을 활용한다. 살모넬라를 제거하기 위해 면역세포가 모이는 과정에서 콜드 튜머를 면역반응이 가능한 '핫 튜머'로 바꾸는 방식이다. 박 대표는 "CNC-101은 종양에 선택적으로 집적해 선천면역과 적응면역을 활성화한다"며 "면역세포가 충분히 침투하지 못하는 콜드 튜머를 핫 튜머로 전환해 병용 치료의 반응률을 높이는 것이 목표"라고 설명했다. 씨앤큐어는 대장암 동물모델에서 CNC-101과 항 PD-L1 항체를 병용했을 때 항암 시너지 가능성을 확인했다. 현재 비임상 단계인 만큼 실제 환자에서의 안전성과 병용 효과는 임상을 통해 검증해야 한다. 병원성 유전자 73개 제거…정맥 투여 안전성 확보 살아 있는 세균을 혈관에 투여하려면 종양을 찾아가는 기능은 유지하면서 정상조직 감염 가능성을 낮춰야 한다. 씨앤큐어는 CNC-101에서 살모넬라의 병원성과 관련된 유전자 73개를 제거했다. 세균이 숙주세포에 독성 단백질을 전달하는 제3형 분비체계(T3SS) 관련 유전자군까지 삭제해 정상세포 침투 가능성을 구조적으로 낮췄다는 설명이다. 박 대표는 "안전성은 박테리아 항암제 개발에서 가장 중요한 요소 중 하나"라며 "CNC-101은 살모넬라의 병원성과 관련된 유전자 73개를 제거해 독성과 병원성을 낮췄다"고 말했다. 비임상 생체분포 시험에서도 CNC-101이 정상조직보다 종양에 선택적으로 집적하는 결과를 확인했다. 회사는 독성을 낮춘 균주가 종양에 모여 면역세포를 불러들이는 구조로 안전성과 면역 활성화를 함께 확보한다는 전략이다. 연구용 균주를 임상용 의약품으로 전환하는 과정에서는 미국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을 선택했다. 2022년 4월 계약한 뒤 배양 규모 확대와 공정 최적화, 안정성 시험을 거쳐 cGMP 규격의 임상시험용 완제의약품 생산을 마쳤다. 단독으로 안전성 확인…면역관문억제제 병용 확대 CNC-101의 초기 임상은 단독 투여로 시작할 계획이다. 진행성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안전성과 내약성, 적정 용량을 먼저 확인한 뒤 면역관문억제제 병용으로 개발 범위를 넓힌다. 대상 암종은 대장암과 흑색종, 유방암 등을 중심으로 검토하고 있다. 특히 기존 면역항암제에 반응하지 않거나 치료 이후 내성이 발생한 환자에서 종양 미세환경을 바꿀 수 있는지 살필 예정이다. 씨앤큐어는 후속 비임상 안전성 평가와 추가 데이터 확보를 거쳐 2027년 2~3분기 호주 임상 1상에 진입한다는 목표다. 박 대표는 사람 대상 안전성 데이터를 사업화의 핵심 분기점으로 꼽았다. 비임상 결과가 긍정적이더라도 글로벌 제약사와 본격적인 협력을 논의하려면 사람에게 투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먼저 증명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그는 "글로벌 제약사들이 요구하는 것은 사람에서의 안전성 데이터"라며 "비임상 자료가 좋아도 사람에게 투여한 결과를 확인한 뒤 이야기하자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안전성이 확인되면 면역관문억제제 파이프라인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와 병용 공동개발 및 기술수출을 본격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다. 병용 넘어 약물전달로…후속 파이프라인 확장 후속 파이프라인 CNC-105는 CNC-101에 치료 단백질을 탑재한 약물전달형 박테리아 항암제다. 종양 내부에서 세포독성 단백질과 면역증강 단백질을 발현해 암세포를 직접 공격하면서 항암 면역반응도 유도하도록 설계됐다. 박 대표는 "CNC-101은 기존 면역항암제의 효과를 높이는 병용 플랫폼으로, CNC-105는 단독 치료 가능성까지 확장한 차세대 파이프라인으로 개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기술수출은 단일 후보물질 이전뿐 아니라 CNC-101의 적응증별 공동개발과 SAM 플랫폼을 활용한 신규 파이프라인 개발 등으로 구상하고 있다. 씨앤큐어는 글로벌 임상을 위해 시리즈B 투자유치를 진행 중이다. 유치 목표액 70억원 가운데 15억원의 납입을 완료했으며, 확보한 자금은 CNC-101의 후속 비임상과 임상에 우선 투입할 예정이다. 방사성의약품은 장기적인 확장 축이다. 진단용 CNC-201로 악성흑색종의 병변과 치료 대상을 확인하고 향후 치료용 방사성의약품으로 연결해 진단과 치료를 아우르는 테라노스틱스 기업으로 성장한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는 "단순한 기업가치 성장을 넘어 글로벌 박테리아 항암치료 분야에서 씨앤큐어가 핵심적인 역할을 담당하는 기업으로 자리매김하고 싶다"고 밝혔다.2026-08-18 06:00:44황병우 기자 -
"25년 약사회 홍보 외길, 한권의 책으로 담았다"[데일리팜=김지은 기자] "다른 사람들 인터뷰 자리만 만들다가 제가 직접 이렇게 나서려니 쑥스럽네요." 30년 넘게 대한약사회의 '입'을 맡아온 최헌수 커뮤니케이션국장이 이번에는 자신의 이야기를 하기 위해 기자 앞에 앉았다. 그에게 익숙한 자리는 늘 카메라 밖이었다. 누군가의 인터뷰를 준비하고, 보도자료를 쓰고, 때로는 위험한 발언이 나오면 메시지를 바로잡으며 조직과 언론 사이에서 접점을 찾는 것이 그의 일이었다. 그렇게 오랜 시간 다른 사람의 말을 세상에 전달해 온 그가 최근 자신의 이름을 내건 책 한 권을 펴냈다. 현장에세이 '정책홍보, 공약수(公約數)를 찾아라'. 처음부터 책을 쓸 생각은 아니었다. 시작은 후배들을 위한 작은 '홍보 업무 매뉴얼'이었다. 하지만 30년 넘게 현장에서 부딪치며 하나씩 얻은 경험을 꺼내놓다 보니 매뉴얼은 어느새 한 권의 책이 됐다. "협회나 단체에서 홍보 업무를 너무 쉽게 생각한다는 아쉬움이 있었어요. 저 역시 누군가에게 체계적으로 홍보를 배운 것이 아니라 오랫동안 현장에서 부딪치며 배웠죠. 그러다 보니 어느 순간부터 나름의 개념이 생기고, 그 개념들이 쌓이면서 제 나름의 철학이 만들어지더라고요." 매뉴얼로 시작한 기록, 한 권의 책이 되기까지 최 국장은 약사회에서 홍보 업무만 25년 넘게 담당했다. 하나의 일을 오래 한다는 것은 같은 일을 반복한다는 것과는 달랐다. 언론 환경은 달라졌고 집행부가 바뀔 때마다 조직이 강조하는 정책도 달라졌다. 현안마다 이해관계자의 입장도 제각각이었다. 그 과정에서 최 국장이 끊임없이 고민했던 것은 '어떻게 말할 것인가'보다 '무엇을 말해야 하는가'였다. 시중에서 찾은 홍보 관련 서적은 대부분 마케팅 홍보에 집중돼 있거나 정책홍보를 학술적으로 접근한 경우가 많았다. 정작 협회·단체의 홍보 담당자가 현장에서 펼쳐볼 만한 책은 찾기 어려웠다는 게 그의 설명이다. "정책홍보를 하는 사람이 도움을 받아보려고 책을 찾아보면 무겁다는 느낌이 있었어요. 그래서 후배들에게 조금은 편하게 볼 수 있는 매뉴얼을 만들어주자는 생각으로 시작했습니다." 주제별로 하나둘 적어놓은 글이 쌓이면서 주변에서는 차라리 책으로 만들어보라는 권유가 이어졌다. 당초 정년을 앞둔 지난해 11월 출간하려 했지만 촉탁 근무를 이어가게 되면서 원고를 다시 들여다볼 시간이 생겼다. 현장에서 체득한 생각들이 일반화된 홍보 이론과 어떻게 맞닿아 있는지 확인하고 내용을 보완했다. 그렇게 매뉴얼로 시작했던 기록은 6년여의 시간을 거쳐 한 권의 책이 됐다. "이 바닥에서 오래 일한 만큼 제 업무에 대한 자신감은 있었습니다. 직원으로서 가질 수 있는 자부심을 후배들에게도 보여주고 싶었어요. 홍보를 하다 보면 매일 늦을 수밖에 없거든요. 가족들에게도 제가 그동안 술만 먹고 다닌 건 아니었다는 걸 보여주고 싶었고요.(웃음)" 책 제목에 등장하는 '공약수'는 최 국장이 오랜 협회 홍보 경험 끝에 찾아낸 개념이다. 수학에서 여러 수가 공통으로 갖는 약수를 찾듯이 서로 다른 정책과 사업을 관통하는 조직의 핵심 가치가 있어야 한다는 의미다. 대한약사회를 예로 들면 그가 생각하는 공약수는 '안전한 의약품 사용 환경을 만드는 데 있어 약사와 약사회가 해야 할 역할'이다. "공약수가 조직 안에서 공유되면 어떤 사업을 설명하더라도 결국 하나의 방향으로 연결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협회 홍보가 특히 어려운 이유도 여기에 있다. 집행부가 바뀌면 정책의 강조점이 달라지고, 임원들이 현장에서 바라보는 시각과 협회가 외부와 소통하면서 바라보는 시각 사이에도 차이가 생길 수 있다. 그 간극을 좁혀 하나의 메시지로 만들어내는 것이 홍보 담당자의 역할이라는 게 최 국장의 생각이다. "임원분들이 각자의 영역에서 갖고 있는 생각과 제가 외부와 접점을 만들어오면서 고민했던 방향이 처음에는 다를 수 있습니다. 결국 그것들을 섞고 조율해야 합니다. 전문 영역의 생각과 대중성을 적절하게 조율하면서 접점을 찾아가는 것이죠." "메신저를 믿어야 메시지도 믿을 수 있다“ 30년 넘게 홍보를 하며 최 국장이 내린 결론은 의외로 단순하다. 결국 '사람'이라는 것. 책에서도 그는 신뢰와 투명성을 여러 차례 강조한다. "투명한 게 이긴다고 생각합니다. 결국 메신저를 믿어야 메시지도 믿을 수 있으니까요. 홍보하는 사람이 갖춰야 할 첫 번째 조건은 투명함이라고 봅니다." 책은 ▲오너십 홍보, 주인의식을 가져라 ▲홍보는 결국 사람 장사다 ▲홍보는 소통이다 ▲홍보의 첫 번째 임무는 '위기관리' ▲정책홍보는 나무보다 숲을 봐야 한다 ▲34년이 가르쳐 준 일과 사람에 대하여 등으로 구성됐다. 그중에서도 최 국장이 가장 오랜 시간을 들여 쓴 부분은 마지막 장이다. 앞부분이 홍보 실무자의 자세와 정책홍보에 대한 고민이라면 마지막에는 한 조직에서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선배로서 일과 사람에 대한 생각을 담았다. 그는 책에 적힌 내용이 '정답'이라고 주장하지 않는다. "20년 넘게 고민한 끝에 내린 결론이기 때문에 틀리지는 않았다고 자부합니다. 하지만 이것만이 답이라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여러 길 가운데 하나의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협회·단체 홍보에는 정형화된 매뉴얼이 없다는 것이 그의 생각이다. 그런 의미에서 이 책은 완성된 정답지라기보다 현장에서 하나씩 주워 모은 경험을 실로 엮어놓은 '첫 번째 초안'에 가깝다. 책 한 권으로 증명한 34년…또 다른 출반선에서 6년 여에 걸친 작업을 끝내고 처음 완성된 책을 손에 들었을 때의 감정은 아직도 생생하다. 집필 과정에서는 "다시는 책을 쓰지 말아야겠다"고 생각할 정도로 부담이 컸다. 하지만 정작 책이 나오자 생각이 달라졌다. 무엇보다 주변에서 들려오는 "읽기 참 편하다"는 평가는 그에게 또 다른 용기가 됐다. 그리고 '다시는 쓰지 않겠다'던 다짐과 달리 그는 벌써 두 번째 책을 준비하고 있다. 가제는 '시니어 초고 책쓰기'다. 이번에는 오랫동안 직장생활을 한 사람들이 자신의 경험을 한 권의 콘텐츠로 만들어보도록 권하고 싶다는 생각에서 시작했다. "사회생활을 오래 하고 어느 정도 정년을 바라보는 시기가 되면 사람이 위축될 때가 있잖아요. 그럴 때 자신이 걸어온 길을 한번 정리해보고, 그것을 통해 자신을 증명하고 검증받으면서 또 다른 존재감을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했습니다." 자가출판을 택한 것도 같은 이유였다. 거창한 출판 과정이나 큰 비용을 들이지 않더라도 누구나 자신의 경험을 콘텐츠로 남길 수 있다는 것을 직접 보여주고 싶었다. 최 국장은 이 책을 홍보를 처음 시작하는 사람에게만 권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다. 협회·단체에서 정책을 세상에 전달해야 하는 실무자들이 우선적인 독자지만, 오랜 직장생활에서 얻은 경험을 담은 마지막 장만큼은 사회생활을 시작하는 후배들도 읽어봤으면 한다. 30여년 동안 홍보를 해온 그에게 마지막으로 어떤 홍보인으로 기억되고 싶은지를 물었다. 거창한 수식어는 돌아오지 않았다. "계속 소통해야 한다는 생각을 기본으로 갖고 있습니다. 소통하는 홍보인, 그리고 책임을 다하는 홍보인으로 기억되고 싶어요."2026-08-14 08:43:53김지은 기자 -
"CSO협회, 1인 업체 목소리도 담겠다…연내 사단법인 허가"[데일리팜=김진구 기자] 한국의약품판촉영업자협회(이하 CSO협회)가 보건복지부로부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기 위한 세 번째 도전에 나섰다. 그동안 시장의 급격한 양적 성장에도 불구하고 공식적인 단체로서 지위를 확보하지 못해 한계를 겪어온 CSO협회가 신임 이규현 회장을 중심으로 임원진을 새로 정비하고 본격적인 허가 준비에 착수한 것이다. 최근 보건복지부는 불법 리베이트 근절과 지출보고서 실태조사, CSO 신고제 안착 등 현안 과제를 해결하는 과정에서 CSO 업계를 대표할 수 있는 ‘공식 소통창구’의 필요성에 전향적인 공감대를 형성한 바 있다. CSO협회의 사단법인 승인을 둘러싼 대내외 환경도 긍정적인 국면으로 돌아서는 양상이다. 이규현 회장은 "정부의 변화에 발맞춰 이번 3차 도전에서는 양적·질적 요건을 완벽히 충족해 반드시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아내겠다”며 “이를 통해 업계와 정부를 잇는 공식 정책 창구로 자리매김하겠다"고 강조했다. 2차례 고배 딛고 3차 도전…”대표성·재정 기준 보완으로 정면 돌파“ 사단법인 허가는 CSO협회의 숙원사업이다. 그러나 사단법인을 향한 도전은 앞서 두 차례나 고배를 마셨다. 지난 2022년 3월엔 1차 창립총회를 개최하고 복지부에 사단법인 인가를 신청했으나, 당시 복지부는 ‘임의단체로서 충분한 활동 이력을 쌓은 후 재신청하라’는 취지로 불허 통보를 내렸다. 이후 협회는 정책 세미나 개최, 회원 교육 프로그램 운영 등의 활동에 집중했다. 2024년 10월엔 ‘CSO 신고제’ 시행이라는 법적 전환점을 맞이했다. 신고제 도입으로 판촉영업자가 법적 지위를 획득하자, 협회는 2025년 1월 2차 창립총회를 열고 곧바로 두 번째 사단법인 인가를 신청했다. 그러나 2025년 5월 돌아온 결과는 또다시 '불허'였다. 당시 복지부가 제시한 불허 사유는 ▲사업실적 부족 ▲회원수 미달과 대표성 미흡 ▲법인 운영의 지속가능성을 담보할 예산 기준 미충족 ▲독립된 사무공간‧전담 인력 부족이었다. 이에 대해 CSO 업계 내외부에서는 결국 '업계 전체를 아우를 수 있는 대표성 확보'와 '지속 가능한 재정 체계 확립'이 복지부 승인을 결정짓는 최대 관건이라는 분석에 무게가 실렸다. 이에 협회는 부족했던 요건들을 원점에서 대대적으로 보완하는 작업에 착수했다. 이규현 회장은 "과거 두 차례의 불허 통보는 협회에게 아픈 기억이었지만, 역설적으로 정부가 요구하는 법적 주체로서의 정량적·정성적 요건을 갖추는 계기가 됐다"며 "정부의 지적 사항을 근본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조직 정비와 회원 확보에 전력을 다하고 있다"고 말했다. ”1인 CSO 포함 대표성 확보…오는 9월 세 번째 사단법인 신청 계획“ 협회는 복지부 지적에 맞춰 ▲회원 확대 ▲재정 안정화 ▲실적 강화 ▲인프라 구축 등 ’4대 보완 전략‘을 마련했다. 이를 통해 오는 9월 세 번째로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신청한다는 구상이다. 우선 '대표성 확보'를 위해 협회는 1인 CSO부터 대형 법인 CSO까지 아우르는 대대적인 회원 가입 캠페인을 전개하고 있다. 기존에는 협회가 법인 CSO 위주로 구성돼, 1인 CSO의 목소리를 담아내지 못한다는 한계가 지적돼 왔기 때문이다. 업계 대표성을 인정받기 위해서는 시장의 다수를 차지하는 1인 CSO와 법인 CSO가 함께 어우러지는 조직으로 거듭나야 한다는 판단이다. 이에 협회는 1인 CSO의 진입 장벽을 대폭 낮추는 등 현장 친화적인 회원모집 전략을 펼치고 있다. 세 번째 사단법인 허가 신청 전까지 총 2000명의 회원을 모집한다는 게 협회의 목표다. 이 회장은 "그동안 CSO협회가 대형 플랫폼사 중심으로 운영되면서 1인 CSO들의 실제 목소리를 전달하는 데서는 한계가 있었다”며 "사단법인 설립 허가를 받기 위해선 법인과 플랫폼뿐 아니라 1인 CSO까지 두루 참여하는 구조가 전제돼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어 "1인 CSO들이 부담 없이 협회 울타리 안으로 들어올 수 있도록 연회비를 10만원으로 낮추고, 권익 보호 프로그램을 대폭 강화했다"며 "법인과 1인 영업자가 상생하는 통합 단체를 만들어 복지부에도 완벽한 업계 대표성을 증명해 보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재정 안정화' 측면에서는 27명의 협회 임원진이 직접 펀딩을 조성해 초기 운영비를 확보했다. 회비 납부 체계를 1인 CSO의 경우 연 10만원, 법인 CSO의 경우 연 50만원 선으로 정비했다. '실적 강화'를 위해 그간의 교육·세미나 활동 이력을 정밀 문서화하고, 정부·유관기관과의 협의 내역을 증빙 자료로 체계화했다. '인프라 구축'을 위한 서울 시내 독립 사무공간 확보와 사무국 전담인력 채용도 마무리 단계다. 이 회장은 "임원진의 펀딩과 정기 회비 구조 확립을 통해 재정적 지속가능성을 입증했다"며 "오는 9월 국회에서 창립총회를 개최하며 대대적인 조직 리뉴얼을 알리고, 복지부에 3차 사단법인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CSO 전용 공정경쟁규약+자체 인증제로 제약영업 선진화 앞장서겠다” 협회는 사단법인 설립 허가가 나면 본격적으로 의약품 영업 질서 선진화 사업에 나선다는 방침이다. 핵심은 CSO 전용 공정경쟁규약과 협회 차원의 인증제 도입이다. 우선 제약사와 CSO 간의 불공정 거래 관행을 끊어내고 리베이트 예방을 위한 업계 차원의 'CSO 공정경쟁규약'을 제정해 현장에 적용할 계획이다. 법적 테두리 안에서 준수해야 할 준법 가이드라인과 교육 제도를 체계화해 현장 판촉영업자들의 윤리의식을 대폭 강화한다는 취지다. 이와 함께 준법 의식과 영업 역량을 정량적으로 평가해 우수 CSO를 발굴·격려하는 '우수 CSO 인증제'도 함께 추진할 방침이다. 성실하게 법을 준수하는 CSO가 제약사와의 파트너십이나 시장 거래에서 정당한 평가와 인센티브를 받을 수 있는 자율적 선순환 생태계를 조성하겠다는 구상이다. 이 회장은 "공정경쟁규약 마련과 우수 CSO 인증제 추진은 불투명한 유통 관행을 끊어내고 합법적·전문적 영업자를 육성하기 위한 자율규제의 핵심"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마지막으로 협회의 궁극적인 목표가 제약바이오산업과의 상생에 있음을 분명히 했다. 그는 "CSO는 단순히 제약사의 영업을 대행하는 외주업체가 아니라, 국내 제약산업의 글로벌 진출과 체질 개선을 함께 이끄는 중요한 파트너"라며 "정부와의 공식 정책 대화 창구로서 법령 준수 교육을 강화하고, 왜곡된 프레임으로부터 판촉영업자의 권익을 보호해 투명하고 전문적인 판촉영업 생태계를 완성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2026-08-13 06:00:48김진구 기자 -
"전문성·윤리의식이 세운 빗장…신뢰가 약사 생존의 열쇠"[데일리팜=강혜경 기자] '약국 성지', '최저가 할인' 같은 박리다매식 마케팅을 앞세운 대형 창고형 약국, 투자라는 이름으로 자본을 등에 업고 높은 연봉을 제시하며 개설을 부추기는 검은 손들이 약사사회가 쌓아온 약국·약사에 대한 신뢰와 근간을 흔들고 있다. 모든 창고형 약국이 그런 것은 아니지만 자본이 부족한 새내기 약사, 혹은 급전이 필요한 기성세대 약사들에게 면허를 대여해 주는 대신 월 1500~2000만원 급여 제안은 꽤나 솔깃할 수밖에 없다. 면허 대여라는 부담과 죄책감을 줄이기 위해 최근에는 지분투자나 공동운영이라는 조건을 옵션으로 제시하며 핑크빛 청사진을 제시하는 경우도 곳곳에서 포착되고 있다. 하지만 면허 대여라는 달콤한 유혹이 덫이 되기까지는 긴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수도 있다. '약사면허 빌려주는 순간 자신을 겨누는 흉기된다', '면허대여의 뿌리, '자본 종속 구조' 해부', '약국 시장, 외부 자본을 막는 3개의 빗장', '신뢰 받는 약사로 서기 위한 길' 4편의 특별기고를 연재한 김위학 서울시약사회장은 창고형 약국이 최대 이슈가 된 현재를 '약국과 약사의 생존을 논해야 하는 시기'로 규정하고, 신뢰받는 약사가 되기 위해서는 전문성에 더해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갖춰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저렴한 가격이 약사와 약국의 신뢰를 담보할 수 없다는 지적이다. 특히 그는 면허대여라는 주홍글씨가 평생 꼬리표처럼 따라붙을 수 있는 부분에 대해 스스로 경각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당부했다. Q. 4편의 기고를 관통하는 핵심 메시지는 약사와 약국의 생존이다. 현주소에 대해 어떻게 진단하고 있나? A. 단순한 경쟁의 문제를 넘어 약사와 약국의 생존 자체를 논해야 하는 엄중한 시기다. 생존을 논하기 위해서는 현재의 모습을 되돌아 보고, 어떤 목표를 향해 갈 것인지를 정해야 한다. 규모가 크다고 무조건 제어할 대상이라고 볼 수 없고, 규모가 작다고 해 위협적이지 않다고 할 수 없다는 것을 지난 1년여간 지켜봤다. 사건이 사실이 되고, 그 사실이 반복되면 트렌드가 되며, 결국 문화로 정착된다. 불법적이고 기형적인 약국 형태가 문화로 정착하기 전에 강력한 지향점을 제시해야 한다. 보건의료는 질 관리(Quality), 접근성(Access), 가격(Cost) 세 축이 균형을 이뤄야 한다. 하지만 최근 난립하는 창고형 약국은 오직 '가격'에만 몰두해 복약지도와 약물관리라는 질적 가치를 훼손하고 있다. 현행 약사법에는 의약품을 사입가 이하로 판매하지 말라고 규정하고 있다. 과도한 경쟁을 하지 말라는 것이 법에 담긴 함의의자 취지다. 약을 단순 소비재로 보느냐, 엄격히 관리돼야 할 치료 목적 공공재로 보느냐에 따라 약국과 약사의 미래가 달라질 수 있다. Q. 외부 자본의 불법적 침투와 창고형 약국 문제 해결을 위해 제시한 '3대 빗장'이란 무엇인가? A. 자본이 투입되면 자연스럽게 수익 극대화를 고려하지 않을 수 없다. 결국 의약품 오남용을 유발하고 국민 건강에 위해를 가하게 된다. 이를 제어하기 위해 개설, 운영, 광고라는 3가지 분야에 강력한 허들을 만들어야 한다. 개설 빗장: 약국 개설 사전 의무화 및 약사회 의견 제출권 확보 운영 빗장: 자본 종속 및 불법 면허대여 차단을 위한 하위법령 및 운영 규제 정비 광고 빗장: 메가, 성지, 할인 등 자극적인 문구 제한 및 약국광고심의위원회 설치 법제화 서울시약사회는 100여차례 현장조사를 토대로 국민신문고와 관계기관에 40건의 신고를 접수했으며 이 가운데 34건에 대해 업무정지·수사의뢰 등이 이어졌다. 행정심판이 제기된 건까지 포함할 때 신고 건에 대한 불법이 확인된 셈이다. 현실을 미처 반영하지 못하는 약사법에 대해 촘촘하게 울타리를 치고, 관리·감독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Q. 법적·제도적 규제만으로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는 없을 것 같다. 내부적인 대안이 있나? A. 아무리 튼튼한 빗장도 안에서 문을 열어 주는 손이 있다면 무용지물일 수밖에 없다. 즉, 법이 바깥의 침입을 막는 울타리라면 그 울타리를 지탱하는 것은 약사 개개인의 역할이라고 할 수 있다. 일련의 사태를 지켜보며 느낀 안타까움은 점차 윤리의식과 도덕성이 퇴색되고 있다는 점이다. 약사의 전문성과 약국의 신뢰는 전문성에 윤리의식이 합해질 때 완성될 수 있다. 가격 경쟁만으로는 신뢰받는 약사, 신뢰받는 약국이 될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서울시약사회 38대 집행부는 회원들이 공감할 수 있는 정책, 회원들이 가고자 하는 방향에 귀 기울이며 함께 답을 찾아나가고자 노력하고 있다. 정책용어공모전을 통해 회원의 견해를 묻고, 복약지도와 약물관리의 개념을 기존 약사법의 제한적 범위를 넘어 재정의하고 있다. 또 약사정책 최고위과정을 통해 정책 역량을 강화하고 함께 나아갈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 또 근거 중심 회무로 '데이터-근거-정책-국민'이라는 연결성을 가져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Q. 후배들에게 혹은 회원들에게 당부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약국이 단순히 처방 조제와 약을 판매하는 공간을 넘어 보건의료 최일선으로서 올바로 작동할 수 있어야 한다. 초고령화사회 약료와 돌봄 역시 앞으로 강조돼야 할 약국의 일부분이라고 할 수 있다. 가격이 경쟁력이 되는 것이 아니라 대체될 수 없는 전문성, 흔들리지 않는 도덕성, 홀로 무너지지 않도록 곁을 지키는 공동체가 어우러질 때 비로소 자본도 넘볼 수 없는 마지막 빗장이 완성된다. 여러 병원을 오가며 받아 온 약들이 서로 충돌하지 않는지 가려내고, 어르신들이 스스로 삼키기 어려운 제형을 알아채며 말로 다 하지 못한 불안을 눈빛에서 읽어내는 것은 약사만이 할 수 있는 일이다. 화려한 간판은 자본이 하루아침에 세울 수 있지만 국민이 오래도록 신뢰하는 이름은 오직 약사 한 사람, 한 사람의 손으로 지켜낼 수 있다. 순간의 잘못된 선택으로 선배들의 헌신과 노력으로 이뤄온 약국의 신뢰가, 약사에 대한 믿음이 빛을 잃지 않게 함께 고민해야 한다.2026-08-07 06:04:23강혜경 기자 -
이훈기 의원 "약국은 가장 가까운 민생 현장"[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은 국민 건강과 가장 가까운 민생 현장입니다. 지난 2년 발로 뛰며 현장에서 들은 약사들의 이야기가 결국 입법으로 이어졌습니다.“ 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 소속 더불어민주당 이훈기 국회의원이 최근 약사사회와 직결되는 법안을 잇달아 대표 발의하면서 관심을 모으고 있다. 보건복지위원회 소속도 아닌 과방위 의원이 지역사회 통합돌봄에서 약사의 역할을 확대하는 법안과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영향력 행사를 제한하는 법안을 연이어 발의했기 때문이다. 이 의원은 4일 데일리팜과 만난 자리에서 "국회의원이라면 상임위에 관계없이 국민 생활과 가장 밀접한 민생 현안을 챙겨야 한다"며 "약국은 국민 건강과 안전을 가장 가까이에서 지키는 공간인 만큼 자연스럽게 관심을 갖게 됐다"고 말했다. "117번의 동네 한 바퀴…약사가 말하는 문제에 귀 기울이니" 이 의원은 약사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된 가장 큰 계기로 매주 이어오고 있는 '금요일 동네 한 바퀴', 일명 '불금 정치'를 꼽았다. 매주 금요일 국회를 떠나 지역구인 인천 남동구를 직접 걸으며 주민과 상인들을 만나는 현장 행보다. 현재까지 117차례 이어지고 있는 이 활동은 이 의원의 대표적인 의정활동으로 자리 잡았다. 지난 4월 100회차를 접어들때 이재명 대통령은 SNS에 이 의원의 '100회차 동네한바퀴' 관련 기사를 공유하며 공개적으로 칭찬해 주목받기도 했다. 그의 '불금' 행보에서 빠질 수 없는 곳이 바로 지역 약국. 매주 지역을 돌며 약국을 방문해 온 그에게 약사는 멀지 않은 직능이다. 여기에 지역구인 인천 남동구약사회를 비롯해 인천시약사회와도 지속적으로 소통하며 유대를 이어가고 있는 점도 약사사회 현안과 약사 정책에 관심을 갖게 된 배경이다. 그는 "동네를 다니다 보면 약국이 정말 많다. 약사들이 현장에서 겪는 어려움과 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을 직접 이야기해 주신다"며 "현장에서 들은 의견을 바탕으로 지역 약사회와 소통하며 더 구체적인 이야기를 듣고 입법 필요성을 확인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현장에서 듣는 이야기가 의정활동에 큰 도움이 되고 있다"며 "입법도 결국 국민의 목소리에서 출발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복약지도만으로는 부족…지속적인 약물관리 필요" 이 의원이 최근 대표발의한 통합돌봄법 개정안은 기존 '복약지도' 중심의 역할을 넘어 약사의 지속적인 약물관리 기능을 법률에 명확히 담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초고령사회로 접어들면서 다제약물 복용자와 만성질환자가 급증하는 상황에서 단순 복약지도로는 한계가 있다는 판단이 반영됐다. 복약지도를 넘어 의약품의 적정한 사용과 지속적인 약물 관리까지 법률에 명확히 규정해 국민이 더 안전하게 약을 사용할 수 있는 통합돌봄 체계를 만들기 위한 취지다. 이 의원은 "통합돌봄은 단순히 약을 설명하는 수준에서 끝나서는 안 된다"며 "취약계층과 고령층이 지역사회에서 안전하게 생활하려면 지속적인 약물관리와 상담이 함께 이뤄져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중복 처방과 부작용을 줄이고 약물 사고를 예방하는 것은 물론 불필요한 입원과 의료비 부담까지 줄일 수 있다"며 "의료와 요양뿐 아니라 약사의 전문성이 함께 작동해야 제대로 된 통합돌봄이 완성된다. 그것이 곧 의료비 절감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히 "동네 약국은 환자의 약 복용 이력과 건강 상태를 가장 잘 알고 있는 공간"이라며 "우리나라만의 강점인 동네 약국의 역할을 제도적으로 더욱 살려야 한다"고 말했다. "플랫폼도, 창고형 약국도 결국 독과점 문제" 비대면진료 플랫폼 관련 개정안 역시 같은 문제의식에서 출발했다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쿠팡 사태를 비롯해 플랫폼의 독과점 문제에 대해 그 누구보다 관심을 쏟고 있다. 이런 맥락에서 이 의원은 최근 플랫폼 운영사가 특수관계인을 통해 의약품 유통에 영향력을 행사하는 행위까지 규제 범위를 확대하는 법안을 발의했다. 비대면진료 플랫폼의 의약품 도매 운영을 금지하는 내용의 법안이 발의돼 있지만, 이번 법안은 단순 운영을 넘어 ‘특수관계 도매상을 통한 영향력 행사’까지 규제 대상으로 삼았다는 점이 특징이다. 플랫폼이 특정 약국이나 특정 의약품 판매에 영향을 미치게 되면 환자 선택권이 침해되고 궁극에는 공정한 유통질서도 흔들릴 수 있다고 본다고 했다. 이번 법안은 플랫폼이 의료와 의약품 유통을 과도하게 지배하지 못하도록 최소한의 기준을 마련하려는 의지가 반영됐다. 이 의원은 "처음에는 소비자에게 편리하고 가격도 저렴하지만 결국 독과점이 형성되면 시장 전체가 플랫폼에 종속될 수 있다"며 "쿠팡과 배달 플랫폼이 보여준 모습이 대표적인 사례"라고 말했다. 이어 "약국 역시 창고형 약국이나 플랫폼 중심 구조가 확산되면 결국 같은 길을 갈 가능성이 있다"며 "국민의 생명과 건강을 다루는 분야인 만큼 일반 유통시장과는 다른 기준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약은 단순한 상품이 아니라 국민 안전과 직결되는 영역"이라며 "독과점 구조가 만들어지면 약국뿐 아니라 국민도 결국 피해를 보게 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상임위 달라도 민생이면 관심 가져야" 보건복지위원회 소속이 아닌 의원이 연이어 보건의료 법안을 발의한 배경에 대해 이 의원은 국회의원의 역할과 본분을 다시 한번 되새겼다. 상임위를 넘어 국민 삶에 필요하다면 제도 마련에 나서야 한다는 것. 그는 ”초고령사회와 디지털 전환은 우리 사회가 함께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본다“며 ”과학기술도 결국 구민의 삶을 위한 것이고, 보건의료 역시 국민 삶과 직결된 분야“라고 말했다. 이어 "오히려 다른 상임위 의원이 관심을 갖고 발의하면 복지위원들도 한 번 더 관심을 갖게 되는 효과가 있다"며 "관련 상임위 의원들과도 계속 논의하면서 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힘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끝으로 그는 지역 약국의 본질적 가치가 사라져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 의원은 "우리나라 동네 약국은 단순히 약을 판매하는 곳이 아니라 상담과 신뢰를 통해 주민들의 건강을 돌보는 공간"이라며 "약사의 한마디가 환자에게는 치료 이상의 위로가 되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동네 약국의 강점을 더욱 발전시켜 지속적인 건강관리 역할까지 수행할 수 있도록 법과 제도가 뒷받침돼야 한다"며 "앞으로도 현장에서 답을 찾는 민생 입법을 계속 이어가겠다"고 밝혔다.2026-08-06 06:04:35김지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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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통제 일변도 수가·약가 행정, 필수의료·품절약 위험 키웠다"[데일리팜=이정환 기자] 이주영 개혁신당 국회의원이 이재명 정부 국정과제인 지역·필수·공공의료 강화를 위한 해법으로 '건강보험 당연지정제 분리'와 '의사 자율진료권 확대'를 제시했다. 소아과 의약품 등 필수약 수급 불안 사태와 초고가 혁신신약 코리아 패싱 문제 해결을 위해서는 정부와 환자, 제약사가 각각 적정 약값을 분담할 필요성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결과적으로 세계 표준에 준하는 제대로 된 약값을 책정하는 환경을 마련해야 한다고 했다. 채산성이 낮은 소아과 필수약 생산·공급 중단과 글로벌 제약사들의 코리아 패싱 모두 정부의 지나치게 낮은 약가 산정 기조가 근원적 문제라는 진단이다. 의사와 한의사 간 면허 등을 해결하는 방법으로는 과학적 근거에 기반한 면허 원칙을 보수적으로 적용하고, 그게 어렵다면 근거를 확보하지 못한 한의과 진료는 사회적 합의를 거쳐 국민건강보험에서 제외할 필요가 있다는 과감한 대책도 내놨다. 소아응급의료 전문가로서 임상현장을 몸소 지켜온 데다, 22대 국회 전반기 보건복지위원으로서 쉼 없이 활약한 경험을 토대로 나온 제언이라 주목된다. 26일 여의도 국회의원회관에서 이주영 의원을 만나 22대 국회 전반기 소회와 후반기 포부를 듣고 국내 보건의료정책 선진화를 위해 정부가 나아가야 할 길을 물었다. "지필공실은 보여주기식 행정… 당연지정제 분리하고 자율진료권 확대해야" 이주영 의원은 이재명 정부와 정은경 장관이 이끄는 보건복지부가 추진중인 지역·필수·공공의료실 신설을 향해 "이름부터 틀렸다"고 평가했다. 지역의료와 필수의료, 공공의료는 각자 맡아야 할 영역이 완전히 다른데도 정부가 명확한 개념 정의나 문제해결을 위한 목표없이 모호하게 부서를 통폐합해 실장급 조직을 신설하는 보여주기식 행정에 매진중이라는 게 이 의원 분석이다. 이 의원은 "정확한 정의가 있어야 우리 사회가 처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그런데 지금 정부는 지역, 공공, 필수의료란 개념을 자의적이고 추상적으로 세우고 지필공실 신설해 제도화에 나섰다"며 "이러면 앞으로 지필공은 하나의 덩어리로 굴러갈 수 밖에 없게 된다. 각자 다른 역할의 의료를 하나로 통칭하게 되면서 실효적인 정책을 기대하기 어렵게 됐다"고 지적했다. 특히 오늘날 우리나라 필수의료 위기는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일괄적인 삭감과 통제 위주의 보건의료행정이 초래한 결과라는 진단도 내놨다. 난치성 환자를 완전히 치료하기 위해 최선의 진료를 다해도 일괄 삭감 대상이 되고, 그에 따른 형사적·민사적 책임은 온전히 의사가 져야 하는 구조 속에서는 아무도 필수의료 진료과목을 선택하지 않는다는 설명이다. 이에 이 의원은 '의료 자율성'을 강화하고 보상하는 정책을 지금보다 훨씬 더 활성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더 크게는 요양기관 당연지정제 분리에 대한 사회적 합의를 통해 의사들이 자신의 술기에 대해 능동적으로 가격 결정권을 가지고 방어 진료 없이 최선의 치료를 다할 수 있는 환경이 시급하다고 했다. 최근 복지부가 도수치료를 시작으로 본격 시행에 나선 관리급여 제도는 의사 자율진료권과 환자의 치료받을 권리를 동시에 지나치게 옥죄는 정책이란 비판이다. 이 의원은 "필수의료를 살리려면 정부가 의료행위에 일일히 가격을 매길게 아니라 자율성을 줘야한다. 의사들이 바이탈(필수의료)에서 미용으로 가는 이유는 자신이 최선을 다해서 열심히 환자를 진료하면 그에 상응하는 결과를 내가 얻을 수 있고, 수술을 잘하면 다른 의사보다 높은 가격을 책정할 수 있다는 자유 추구 의지에 따른 것"이라며 "우리나라 미용, 성형, 피부과 진료가 세계에서 제일 저렴하고 제일 잘하게 된 이유다. 시장의 순기능에 맡긴 결과"라고 설명했다. 이 의원은 "지금 필수과목을 선택하는 의대생, 레지던트들은 앞으로 본인의 의료 선택권이나 진료 수입이 정권이 어떻게 바뀌는지에 따라 달려있단 생각을 할 수 밖에 없다"며 "그래서 필수의료 의사를 가리켜 '(할 수 있는 의료행위·가격은 정부가 모두 정하는)공무원인데 정작 책임은 의사 본인만 지는 공무원'이란 냉소띤 농담이 나온다. 바이탈의 가치가 이렇게 추락한 상황에서 지필공을 외치는건 아이러니"라고 단언했다. 그러면서 "열심히 공부해서 의대 입학한 뒤 의사가 됐는데 환자 진료, 약 처방까지 하나하나 다 심사받아가면서 자유롭게 쓰지도 못하는데다 진료 결과에 대한 책임은 의사 혼자 지고, 다른 과에 비해 책임의 크기도 훨씬 크다면 필수의료를 누가 하겠나"라며 "더 중요한 건 필수진료과 의사에게 자율권을 주지않으면 환자 치료 기술이 소멸된다는 점이다. 이미 지금도 소아청소년과 술기는 과거의 10분에 1로 줄었다. 소아 투석을 할 줄 아는 의사가 사라졌다"고 꼬집었다. 그는 "지금처럼 관리급여를 늘릴 계획이라면 급여 영역을 줄여야 한다. 심평원의 기능도 많이 깎을 수록 인센티브를 주는 구조에서 적절한 소명이 있으면 삭감하지 않는 구조로 뒤바뀌어야 한다"며 "지금같은 정부 통제가 늘어나면 듣도보도 못한 이상하고 희한한 의료가 팽창할 수 밖에 없다. 결국 의료 자율성을 보장하고 더 크게는 당연지정제로부터 분리하는 것을 고민해야 할 때"라고 했다. "필수약 불안, 정부 과도한 약가 통제 탓…신약 '제 값' 보장해야" 이 의원은 아티반 등 만성적인 소아·필수의약품 품절 사태의 근본 원인 역시 정부의 '약가 후려치기'라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치료 효과를 입증한 초고가 신약을 보유한 글로벌 제약사들이 한국 시장 출시를 포기하는 코리아 패싱 문제도 우리나라 정부가 신약에 대한 제 값을 주지 않으면서 촉발됐다고 했다.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춰 신약 가치에 맞는 가격을 책정해주지 않으면, 향후 쏟아질 첨단 신약 시장에서 한국은 철저히 소외될 것이란 게 이 의원의 경고다. 특히 초고가 신약의 경우, 한정된 건강보험 재정에만 의존할 것이 아니라 정부가 할 수 있는 만큼의 급여 약가를 지원하고 나머지는 환자 본인 부담을 지금보다 일부 상향해 세계 대다수 국가들이 설정·지불하는 표준 약가를 내야 국내 상용화가 지연되지 않는다고 제언했다. 이 의원은 "소아과약, 필수약 품절 사태나 초고가 원샷 신약의 코리아 패싱 역시 결국은 제대로 된 약값을 인정해주지 않아서 발생하는 문제"라며 "자꾸 정부에게 돈 쓰라는 얘기만 하는 것 같지만, 어쩔 수 없는 근본 원인이 가격에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한 정부 차원의 노력과 국민 차원의 노력이 함께 이뤄져 사회적 합의를 이룩해야 해법을 찾을 수 있다"고 피력했다. 그는 "약값을 건강보험으로 다 해주려고 하다보니 재정 부담이 커진다. 결국 우리나라도 세계 평균이 지불하는 약값을 내야하는데, 정부가 해줄 수 있는 만큼 급여를 해주고, 그 외에는 본인 부담의 정도를 다변화할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필수약 수급 불안과 신약 코리아 패싱에 대해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채산성이 낮아 만들지 않는 필수약과 초고가 혁신신약에 제 가격을 주기 위해 과감한 정책적 결단을 할 때가 됐다"며 "정부가 해줄 수 있는 만큼 급여 약가를 주고, 그 외에는 본인 부담의 정도를 다변화 해서 적정 약가 환경을 마련해야 적절하게 빨리 국내 수급 불안이 해결되고 환자 접근성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정부가 필수약 수급 불안과 신약 코리아 패싱에 대해 위기감을 가져야 한다. 채산성이 낮아 만들지 않는 필수약과 초고가 혁신신약에 제 가격을 주기 위해 과감한 정책적 결단을 할 때가 됐다"며 "정부가 해줄 수 있는 만큼 급여 약가를 주고, 적정 약가 환경을 마련해야 적절하게 빨리 국내 수급 불안이 해결되고 환자 접근성이 강화된다"고 말했다. 이어 "대한민국은 약값을 있는대로 깍는 나라라는 인식이 세계적으로 팽배해지면 국내 제약사들은 신약 R&D에 쓸 비용이 없어져서 문제일테고, 글로벌 제약사들은 국내 시장 철수를 비롯해 신약 출시를 패싱하는 문제가 갈수록 심해질 것"이라며 "고가약의 경우 꼭 필요한 환자라면 여기에 대해 정부가 부담할 급여 외 환자도 어느정도 비용 부담을 책임지는 환경이 커져야 한다"고 했다. 그는 "지금까지 말한 문제들이 돈(건보재정)이 넉넉하다면 발생하지 않았을 사태들이다. 특히 초고가약의 건보급여가 문제인데, 이는 질병 발생률이라던가 생명과 연관성이라던가 치료하지 않았을 때 소요되는 의료비용 등을 추산해서 건보 외 기금을 만들어서 건보재정 외 별도 주머니에서 급여를 해주면 정부도 제약사도 환자도 일부 부담이 줄어들 것"이라며 "초고가약 원샷치료제는 아이들을 살리기 위해서라도 급여 적용할 돈 주머니를 분리할 필요가 있다. 이를 위해 여러가지 세제 혜택 등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의료 일원화와 의사, 한의사 직능 갈등 문제에 대해 이 의원은 '세계 표준'을 기준점으로 제시했다. 한의학을 의학으로 인정하고 건보급여를 적용하려면 세계에서 의학과 같은 위치를 차지하는 세계 표준을 스스로 입증해야 한다는 취지다. 특히 한의학의 경우 아직까지는 상당부분이 세계 표준에 맞는 과학적 입증 과정과 정합성을 갖춘 근거가 부족한 상태라는 점에서 건강보험 일괄 적용에 대한 근본적인 의문을 제기하며, 건강보험 재정에서 한방 영역을 분리하는 방안 또한 논의를 시작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22대 전반기, 환자 신약 접근성 성과…후반기도 보건의료 이슈 챙긴다" 22대 국회 전반기 복지위에서 활약한 이 의원은 후반기부터는 교육위원으로서 의정활동을 펼치게 된다. 복지위를 떠나지만, 개혁신당 정책위의장이자 의사, 보건의료전문가로서 중요한 보건의료 이슈를 빠짐없이 챙기겠다고 했다. 특히 다가올 의대증원 후폭풍을 교육위에서 가장 실무적인 시각으로 파헤치겠다는 포부다. 전반기 의정활동을 돌아본 이 의원은 "실질적으로 지켜주고 싶었던 환자들에게 도움이 된 순간들이 가장 기억에 남는다"고 소회를 압축했다. 빛났던 성과 중 하나는 난항을 겪던 '항암제 병용요법', '혈액암 유지요법', '성인 뇌전증 약 승인' 등 환자 치료제 접근성 문제 해결이다. 이 의원은 토론회를 주최하고 지속적으로 문제를 제기한 끝에 환자들이 약을 쓸 수 있는 길을 열었다. 이 의원은 "약을 쓸 수 있게 돼 완치에 가까워졌다고 환자분들이 편지를 보내주셨을 때 정말 감사했다. 처음에는 반신반의하던 유방암 환우회 등 환자 단체들도 1~2년 차가 되면서 '이주영 의원실에서 하면 진짜 바뀐다'며 먼저 기대를 안고 찾아왔을 때 큰 보람을 느꼈다"며 "응급·필수의료 현장의 과도한 형사처벌을 막기 위한 인식 개선에도 힘썼는데, 최근 판례나 정부 인식을 보면 위험에 대해 확실히 인지하고 대비하려는 모습이 보인다. 조금이나마 변화의 씨앗을 심었다"고 평가했다. 후반기 교육위로 자리를 옮기면서 보건의료 현안에서 멀어지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 대해 이 의원은 단호하게 선을 그었다. 그는 "보건복지부 관련 입법이나 언론 보도, 토론회 등 꼭 필요한 부분에 대해서는 당연히 계속 목소리를 낼 것이다. 복지위를 떠난다고 해서 제가 보건복지 이슈를 안 챙길 수는 없다"며 "보건의료계 현안과 아동 관련 문제들은 당 정책위원회 차원에서 끝까지 챙길 계획"이라고 힘 줘 말했다. 특히 이 의원은 교육위 활동이 현재의 의료 사태와 무관하지 않다고 했다. 당장 올해부터 본격화될 의대 증원 후폭풍이 교육 현장에서 가장 먼저 터져 나올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이 의원은 "이 문제에 대해 실무적으로 가장 잘 알고, 날카롭게 지적할 수 있는 사람이 바로 저일 것"이라며 전문성 발휘를 예고했다. 후반기 국회 상임위는 바뀔 예정이지만, 이 의원 시선은 여전히 '임상의료 현장·환자'와 '미래 교육'을 향해 있었다. 교육위 활동을 통해 실질적인 변화의 바람 만들어 낼 이 의원 행보가 기대되는 이유다.2026-07-27 06:00:54이정환 기자 -
GSK "한국은 글로벌 R&D 거점…혁신신약 계속 도입"[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한국GSK가 올해 국내 법인 설립 40주년을 맞았다. 1986년 감염병 예방과 기초 보건 향상에서 출발한 한국GSK는 호흡기·면역질환·감염병 등을 거쳐 최근 종양학 분야까지 사업 영역을 넓히며 국내 포트폴리오를 재편해 왔다. 한국은 GSK가 연구개발 역량을 집중하는 주요 국가 중 하나다. 한국GSK는 지난해 글로벌 임상시험과 시판 후 조사, 비중재연구, 연구자 주도 임상 등 총 60건의 연구 프로젝트를 수행했다. 국내 환자 약 5838명이 연구에 참여했으며, 같은 기간 연구개발 투자액은 317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구나 리디거 한국GSK 대표는 취임 1주년과 법인 설립 40주년을 맞아 한국의 역할을 단순한 의약품 판매 시장에 한정하지 않겠다는 비전을 내놓았다. 국내 의료진과 환자가 글로벌 신약개발 과정에 참여할 기회를 넓히고, 혁신 의약품을 한국 의료 현장에 보다 빠르게 연결하는 역할을 강화하겠다는 것이다. 최근 기자들과 만난 리디거 대표는 GSK의 글로벌 전략을 실행하는 주요 국가에 한국이 포함돼 있다고 셜명하며 임상개발과 혁신 의약품 도입을 지속 확대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아울러 호흡기·면역질환, 종양학, HIV, 백신을 중심으로 한국 시장에 대한 투자를 이어가겠다는 계획도 제시했다. "한국 의료 역량 세계적"…임상 핵심국가 평가 리디거 대표는 지난 1년 동안 한국에서 가장 인상 깊었던 점으로 세계적인 수준의 의료 인프라와 연구 역량을 꼽았다. 이러한 기반이 글로벌 신약 개발 과정에서 한국의 역할을 더욱 키우고 있다는 게 리디거 대표의 견해다. 그는 "지난 1년 동안의 경험을 비춰봤을 때 한국의 보건의료 인프라는 인상적이었다"라며 "전문가와 의료진, 임상시험 연구자 등 세계적 수준의 인적 자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러한 요소들이 함께 어우러지면서 글로벌 임상개발 프로젝트를 수행하기에 매우 우수한 여건을 갖춘 국가가 됐다"고 말했다. 현재 GSK는 국내에서 종양학과 면역학 등을 중심으로 70여개의 임상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다. 초기 단계부터 후기 단계까지 다양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으며, 한국은 GSK의 글로벌 임상 전략에서 상위 10개 국가 가운데 하나로 자리하고 있다는 평가다. 리디거 대표는 "한국은 임상 연구 측면에서 GSK에 중요한 전략시장"이라며 "초기 임상부터 후기 임상까지 폭넓은 연구를 수행할 수 있는 역량을 갖추고 있어 앞으로도 글로벌 연구개발 과정에서 중요한 역할을 이어갈 것"이라고 전했다. 그는 연구개발뿐 아니라 혁신 의약품이 실제 환자에게 전달되는 환경도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리디거 대표는 "혁신은 연구개발 자체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환자들이 실제 혜택을 받을 수 있도록 연결되는 것이 중요하다"며 "정부와 의료계 등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협력해 환자 접근성을 높이고 한국 보건의료 발전에 기여하는 것이 앞으로도 한국GSK가 추구할 방향"이라고 짚었다. 핵심 질환 중심 포트폴리오 확대…"신약 도입 지속" 리디거 대표는 한국에서도 GSK의 글로벌 연구개발 전략에 맞춰 핵심 치료 영역 중심의 신약 출시와 적응증 확대를 이어가겠다고 밝혔다. GSK는 호흡기·면역·염증질환, 종양학, HIV, 감염병·백신을 핵심 연구개발 분야로 삼고 있다. 한국 시장에서도 이러한 글로벌 전략에 맞춰 연구개발과 제품 포트폴리오를 확대하고 있다는 게 리디거 대표의 설명이다. 지난 1년여 동안에는 혈액암 분야에서 성과를 냈다. 골수섬유증 치료제 '옴짜라(모멜로티닙)'는 국내 출시 이후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받았고, 다발골수종 항체약물접합체(ADC) '브렌랩(벨란타맙 마포도틴)'도 새롭게 선보였다. 리디거 대표는 "지난 12~18개월 동안 한국 환자들을 위해 이룬 성과는 GSK의 핵심 치료 분야 전략이 실제 성과로 이어지고 있음을 보여준다"며 "기존 제품의 적응증 확대를 위한 생애주기 관리를 지속하는 한편 고형암과 B형간염 분야에서도 새로운 치료 옵션을 준비하고 있다"고 언급했다. 이어 "현재 진행 중인 70여 개 임상 프로젝트가 순차적으로 결실을 맺으면 앞으로 수개월에서 수년에 걸쳐 새로운 치료 옵션이 지속적으로 국내 환자들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으로는 예방 분야에서도 한국GSK의 새로운 역할이 요구된다. 한국GSK는 오랜 기간 국가예방접종사업(NIP)을 중심으로 영유아 백신 시장에서 입지를 다져왔다. 하지만 초고령사회에 접어든 한국에서 성인과 고령층 예방접종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는 반면, 국가 지원은 여전히 소아 중심에 머물러 있다. 이러한 변화는 한국GSK에도 새로운 기회이자 과제로 이어진다. GSK는 RSV 백신 '아렉스비'와 대상포진 백신 '싱그릭스' 등 성인 예방 포트폴리오를 보유하고 있다. 영유아 백신 분야에서 쌓아온 경쟁력을 유지하는 동시에 성인 예방접종의 임상적 가치와 사회적 필요성을 어떻게 확산시키고 고령층 예방 시장을 키워갈지가 리디거 대표 체제의 핵심 과제로 꼽힌다. 리디거 대표는 초고령사회에 진입한 한국에서 예방접종의 역할이 달라져야 한다고 설명했다. 영유아 중심 예방접종을 넘어 고령층의 새로운 보건의료 수요를 국가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는 게 그의 의견이다. 리디거 대표는 "GSK는 NIP에 오랜 기간 기여해 왔다"며 "데이터를 기반으로 고령 인구의 새로운 보건의료 수요에 정책 당국이 보다 많은 관심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하고 있다. 예방 중심 접근이 국가 차원의 정책과 전략에도 반영되는 것이 중요하다"고 피력했다. 이어 "예방접종은 더 이상 감염병 예방에만 국한되지 않는다"며 "간병 부담 완화와 의료비 절감, 입원 감소, 삶의 질 향상 등 예방이 가져오는 폭넓은 가치를 함께 고려해야 한다. 특히 초고령사회로 전환한 한국에서는 이러한 예방 중심 접근이 보건의료 시스템의 중요한 기반이 될 수 있다"고 부연했다.2026-07-27 06:00:50손형민 기자 -
"약국은 처방전만 받는 곳이 아닙니다"…'약국 덕후'의 실험[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 한편 무지개 가발을 쓴 마네킹이 서 있다. 손목과 무릎에는 보호대를 착용했다. 약을 기다리는 아이들은 스티커사진을 찍고, 무더운 여름에는 얼음컵에 시원한 박카스를 마신다. 누군가는 ‘약국 같지 않은 약국’이라고 할지 모른다. 하지만 임종섭 약사(43, 영남대)에게는 이 모든 시도가 고객이 약국을 조금 더 편안하고 즐겁게 이용하도록 돕기 위한 작은 배려이자 실험이다. 최근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를 출간한 임 약사는 책에서도 약보다 사람을 먼저 이야기한다. 약국은 처방전을 받아 약을 조제하는 곳에 그치지 않고, 환자의 이야기를 듣고 각자에게 맞는 선택을 함께 찾아가는 공간이라는 생각에서다. 글을 쓰는 약사이자 네 곳의 약국체인에 가입한 이른바 ‘약국체인 콜렉터’, 약국 곳곳에서 새로운 아이디어를 실행하는 경영 실험가. 임 약사가 꿈꾸는 동네약국은 환자가 먼저 말을 걸고, 약사 역시 즐겁게 일할 수 있는 공간이다. "약은 사람을 만나기 위한 수단"…동네약국 사용법 책에 담았다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는 임 약사가 약 1년 6개월 동안 신문에 연재한 건강칼럼을 다듬어 엮은 첫 단행본이다. 당초 책 제목으로는 연재 당시 사용했던 ‘동네약국 사용설명서’를 고려했다. 하지만 약에 대한 딱딱한 정보서보다는 수필과 에세이에 가까운 책의 성격을 살리기 위해 현재 운영 중인 약국 이름을 담아 ‘어서 오세요 희망약국입니다’로 정했다. 그가 운영하는 약국 이름도 ‘희망약국’이다. 약국을 인수한 직후 코로나19를 겪었고, 건물 내 병원이 폐업하면서 어려운 시기를 보내기도 했다. 약국 이름처럼 희망을 놓지 않고 버틴 끝에 현재는 새로운 병·의원들이 입점하면서 경영도 상당 부분 회복됐다. 임 약사는 “처음에는 현재 운영하는 약국 이름을 그대로 책 제목에 사용한 것뿐이었지만, 지금 생각해 보면 여러 어려움에 처한 약사들이 희망을 잃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도 담겨 있다”고 말했다. 책에는 전문적인 약학 지식을 일방적으로 전달하기보다 약국에서 만난 사람들과의 에피소드, 상담 과정에서 배운 소통의 의미가 주로 담겼다. 약사가 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무렵 ‘진통제 두 통’을 달라는 고객의 말을 ‘두통’으로 알아듣고 머리가 어떻게 아픈지 계속 질문했던 일도 소개했다. 임신테스트기를 구매한 고객에게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란다”고 인사했다가 싸늘한 시선을 받은 경험도 담았다. 두 사례 모두 환자의 말을 정확히 듣고, 상대방이 처한 상황을 함부로 추측하지 않아야 한다는 사실을 깨닫게 한 경험이었다. 임 약사는 “약국에서 하는 일은 약 성분만 보고 약을 골라주는 것이 아니라 사람에게 맞는 약을 찾아주는 일”이라며 “같은 약이라도 연령과 성별, 생활습관, 약을 받아가는 사람의 상황에 따라 복약지도는 달라질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이어 “약사는 약을 수단으로 사람을 대하는 직업”이라며 “지식을 뽐내거나 강요하기보다 고객이 올바른 약을 선택하도록 조언하고, 이야기를 듣고 공감하는 것이 약사의 역할이라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책의 또 다른 목적은 일반 소비자에게 동네 약국을 이용하는 방법을 알려주는 것이다. 환자들은 약국에서 어느 정도까지 질문해도 되는지 몰라 말을 꺼내지 못하고, 약사 역시 먼저 대화를 시작하는 방법이 익숙하지 않은 경우가 적지 않다. 임 약사는 이 책을 통해 환자들이 약국에서 증상이나 생활 습관, 복용 중인 약 등에 대해 보다 적극적으로 이야기하기를 바랐다. 그는 “약국에서 이런 것도 물어봐도 되고, 이런 이야기도 할 수 있고, 이런 도움까지 받을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곳이 많지 않다”며 “일반 소비자들이 동네약국을 조금 더 적극적으로 이용했으면 하는 마음에서 책을 썼다”고 설명했다. 새내기 약사와 약대생들에게도 도움이 되길 기대했다. 임 약사는 “책에 대단한 약학적 지식이 담긴 것은 아니지만, 약학적 지식을 어떻게 표현하고 환자와 대화를 이끌어가야 하는지 고민하는 약사들에게는 도움이 될 수 있다”며 “약대생과 새내기 약사들이 상담과 커뮤니케이션의 중요성을 느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마네킹부터 스티커사진기까지…"약국은 오늘도 실험 중" 임 약사의 약국에는 책에 담긴 사람 중심의 철학이 경영 곳곳에 녹아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보호대를 착용한 마네킹이다. 보호대는 포장만 보고는 실제 두께나 착용 모습, 관절을 움직였을 때의 조임 정도를 알기 어렵다. 고객이 제품을 구입할 때마다 포장을 뜯어 보여주기도 쉽지 않고, 약사가 일일이 착용법을 설명하는 데도 한계가 있었다. 해결책을 고민하던 임 약사는 중고거래 플랫폼에서 약 5만원에 마네킹을 구입했다. 마네킹의 손목과 무릎 등에 보호대를 직접 착용시켜 고객이 모양과 두께를 눈으로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처음에는 옷을 입히지 않은 마네킹에 보호대만 채웠다가 다소 흉물스러운 모습에 집에서 운동복을 가져와 입혔다. 사람으로 착각한 고객들이 놀라거나 아이들이 울기도 하자 동료 약사가 선물한 무지개 가발도 씌웠다. 효과는 분명했다. 고객들은 제품을 직접 보고 만져본 뒤 구매할 수 있었고, 구매 후 반품도 줄었다. 보호대 진열대로 자연스럽게 시선이 향하면서 관련 제품 매출도 늘었다. 임 약사는 “보호대는 실제 착용 모습을 봐야 어느 정도 두께인지, 몸을 움직일 때 얼마나 조이는지 알 수 있다”며 “고객들이 직접 확인하고 고를 수 있게 하니 설명하기도 편해지고 판매량도 늘었다”고 말했다. 메디폼과 밴드 등도 포장 일부를 개봉해 고객이 직접 만져볼 수 있도록 했다. 한 장에 1만~2만원에 달하는 제품을 샘플로 사용하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지만, 고객이 두께와 크기를 직접 확인하면 선택은 한층 쉬워진다. 임 약사는 고객이 약국에 머무는 시간에 대해서도 나름의 원칙을 갖고 있다. 단순 조제가 늦어져 오래 기다리게 하는 것은 의미가 없다. 아픈 환자의 불편은 신속히 해결하되, 고객 스스로 제품과 건강정보를 살펴보며 즐겁게 머무를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약국 내 고객 동선과 제품 배치, 계절별 진열을 수시로 바꾼다. 최근에는 처방을 기다리는 어린이와 보호자가 이용할 수 있도록 스티커사진기도 설치했다. 사진에는 약국 영업시간과 함께 ‘나는 날마다 더 건강해지고 있어요’ 등의 문구가 인쇄된다. 일부 고객은 출력된 사진 가운데 한 장을 약국에 붙이고 나머지를 가져간다. 현재 사진기 주변에는 약국을 찾은 고객들의 사진이 빼곡히 붙어 있다. 여름에는 약국 전용 컵홀더와 얼음컵을 마련해 박카스 등 드링크 제품을 시원하게 마실 수 있도록 했다. 단순히 제품을 판매하는 데 그치지 않고 희망약국에서만 경험할 수 있는 재미를 만들기 위해서다. 임 약사는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일단 실행해 보고, 고객 반응과 매출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살펴본다”며 “반응이 좋으면 계속하고 그렇지 않으면 다른 방법을 시도한다. 이런 실험들이 약국 운영을 재미있게 만드는 방법”이라고 말했다. 약국 경영에 대한 관심은 약국체인 가입에서도 드러난다. 그는 현재 온누리, 휴베이스, 참약사, 메디팜 등 네 개 약국체인에 가입해 있다. 가입 비용이 적지 않지만 각 체인이 가진 제품, 교육, 인적 네트워크와 경영 시스템의 장점을 놓치고 싶지 않았기 때문이다. 온누리 체인에서는 다양한 제품과 협업 상품, 휴베이스에서는 인테리어와 교육·인적 네트워크, 참약사에서는 젊은 약사들의 새로운 시도, 메디팜에서는 특화 제품과 학술적 강점을 활용하고 있다. 최근 확산하는 창고형 약국과 동네약국의 관계는 아울렛과 백화점에 빗대 설명하기도 했다. 아울렛은 익숙한 제품이나 이월상품을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찾아가는 곳이고, 백화점은 설명을 듣고 자신에게 맞는 제품을 고르기 위해 방문하는 곳이란 인식을 바탕으로 동네약국 역시 가격만으로 경쟁하기보다 환자의 상황을 듣고 적절한 제품을 추천하는 상담 역량으로 차별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는 “같은 제품을 놓고 가격으로는 창고형 약국을 이길 수 없다”며 “동네약국은 제품군과 상담 서비스를 차별화하고, 각자 처한 환경에 맞게 계속 진화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형마트가 등장하면서 동네 쌀집과 문방구는 줄었지만, 소비자의 새로운 수요를 읽어낸 편의점은 오히려 늘어났다”며 “동네약국이 과거의 쌀집이나 문방구가 될지, 변화에 적응한 편의점이 될지는 우리 약사들의 선택과 노력에 달렸다고 본다”고 말했다. 책을 쓰고, 라디오에 출연해 건강을 이야기하고 약국 안에서는 오늘도 새로운 실험을 이어가는 임 약사. 후배 약사들에게는 자신이 즐겁게 일할 수 있는 약국을 만들라고 조언했다. 그는 “약국장이 즐겁게 일하면 함께 일하는 약사와 직원도 즐겁고, 약국을 방문하는 고객 역시 그 분위기를 느낄 수 있다”며 “다만 단순히 일을 하지 않고 즐기는 것이 아니라 고객을 만나고 약국에서 일하는 과정 자체가 즐거워야 한다”고 말했다. 이어 “어떻게 일해야 즐거운지는 사람마다 다르다”며 “자신에게 맞는 지점을 찾고 새로운 시도를 이어간다면 약국 운영도 충분히 즐거운 일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2026-07-22 06:00:52김지은 기자 -
"아일리아, 투여 유연성 Up…황반변성 장기 치료 근거 강화"[데일리팜=손형민 기자] "황반변성 치료는 이제 단순히 투여 간격을 늘리는 것이 아니라, 환자 상태에 맞춰 얼마나 유연하게 치료 전략을 가져갈 수 있느냐가 중요해졌습니다. 한 치료제로 최대 24주까지 치료 간격을 늘릴 수 있으면서도, 필요하면 4주 간격으로도 치료할 수 있다는 점이 가장 큰 변화입니다." 유승영 경희대병원 안과 교수는 최근 데일리팜과 만나 신생혈관성(습성) 연령관련 황반변성(wAMD) 치료에서 '아일리아(애플리버셉트)'의 가장 큰 강점으로 투여 간격의 유연성과 치료 지속성을 꼽았다. 신생혈관성 황반변성은 비정상적인 신생혈관이 발생해 출혈과 삼출(exudation)을 일으키는 대표적인 노인성 실명 질환으로, 시력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항-혈관내피성장인자(VEGF) 치료를 장기간 지속해야 한다. 다만 반복적인 안구 주사와 잦은 병원 방문은 환자와 보호자 모두에게 큰 부담으로 작용한다. 실제 한 글로벌 조사에서는 환자 10명 가운데 6명이 치료 시작 후 2년 이내 투여를 중단한 것으로 보고될 만큼 순응도는 여전히 해결 과제로 남아 있다 최근에는 반복적인 주사와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기 위해 치료 효과를 유지하면서도 투여 간격을 최대한 연장할 수 있는 장기 지속형 치료제 개발이 이어지고 있다. 실제 진료 현장에서도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조절하며 치료를 지속하는 전략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아일리아 고용량 제제(8mg)는 지난 2월 유지요법 시 최대 24주 간격으로 투여할 수 있도록 허가사항이 변경됐다. 동시에 최소 투여 간격도 기존 8주에서 4주로 단축되면서 병변이 안정적인 환자는 주사 횟수와 병원 방문 부담을 줄이고, 반대로 질환 활성도가 높은 환자는 보다 짧은 간격으로 치료를 이어갈 수 있게 됐다. 하나의 치료제로 환자 상태에 따라 투여 간격을 넓히거나 좁힐 수 있는 기반이 마련됐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이 같은 허가 변경은 글로벌 임상 3상 PULSAR 연구의 156주(3년) 연장 데이터를 바탕으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에서 아일리아 8mg 투여군은 시력 개선 효과와 중심망막두께(CRT) 감소 효과가 3년까지 일관되게 유지됐고 새로운 안전성 문제도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 참여자의 60%는 최종 투여 간격을 4개월 이상 유지했으며, 이 가운데 40%는 5개월 이상, 24%는 6개월 이상의 투여 간격을 달성했다. 장기 치료에서도 효과와 안전성을 유지하면서 치료 부담까지 줄일 수 있는 근거를 확보한 셈이다. 유 교수는 "한 번이라도 병원 방문 횟수를 줄일 수 있고 주사 간격을 한 달이라도 더 늘릴 수 있는 치료제에 대한 필요성이 컸었다. 고용량 등 차세대 치료제가 등장하면서 실제 임상 현장에서도 해당 치료제로 전환하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고, 이러한 변화가 시장에도 반영된 것으로 생각한다"라고 전했다. Q. 아일리아 8mg의 투여 간격은 항-VEGF 치료제 중 가장 길다. 그 배경이 된 약물 특성은 무엇인가? 아일리아는 '덫(Trap)'과 같은 구조를 가지고 있어 VEGF를 양팔로 끌어안는 방식으로 완전히 감싸서 신생혈관 생성을 억제한다. 특히 아일리아 8mg은 기존 2mg보다 몰 용량을 4배 높인 고용량 제형으로, 조직에 조금 더 잘 침투할 수 있도록 설계돼 침투가 조금 더 빠르고 깊게 이뤄지며 반감기도 길다. VEGF를 완전히 감싸주기 때문에 신생혈관 억제 효과도 조금 더 좋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리고 VEGF-A, VEGF-B, PlGF 등 여러 혈관신생 인자를 동시에 표적해 신생혈관 형성을 억제시킨다. 즉, 아일리아 8mg는 특별한 약물 구조를 바탕으로 VEGF를 강력하게 잡아주는 동시에, 고용량 설계를 통해 유효 농도가 오래 유지되면서 우수한 치료 효과를 보이는 것 같다. Q. 임상 현장에서 투여 간격 연장에 따른 이점을 기대할 수 있는 환자군이 별도로 구분되는지 궁금하다. 습성 황반변성은 노폐물이 쌓여 조직이 망가지고 이를 회복하기 위해 신생혈관이 생기는 질환이다. 이러한 조직 손상이 더 많이 진행됐거나, 그 사이에 노폐물이 많이 축적됐거나, 혈관 자체가 섬유화된 경우에는 아일리아 8mg이 효과적인 편이다. 우리나라에서는 결절성 맥락막 혈관병증(PCV)이라고 하는 혈관 자체에 꽈리 모양의 병변이 있는 환자가 약 30~40% 정도를 차지하는데, 아일리아 8mg는 PCV 환자에서 신생혈관의 활성을 조금 더 잘 낮춰주는 것 같다. 효과도 더 좋은 편이고, 효과가 좋다 보니 투여 간격도 조금 더 길게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래서 혈관 자체에 꽈리 모양의 병변이 있는 PCV 환자에서 치료 반응이 좋은 편이다. Q. 아일리아 8mg의 장기 임상 데이터에 대해 설명해 달라. 이번 PULSAR 연구는 3년, 156주까지 연장해서 진행한 연구다. 1, 2년 차 연구 결과를 보면, 환자들이 초기 3회 주사로 질환을 어느 정도 안정화한 이후 치료 간격을 3개월, 4개월, 나아가 6개월까지 늘릴 수 있었던 경우가 꽤 많았다. 이전에는 보통 2개월마다 주사를 맞아야 했는데, 치료 간격이 크게 늘어난 것이다. 일반적으로 2년 이후 치료 효과가 다소 감소하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아일리아 8mg은 이번 연구를 통해 이러한 결과가 3년까지 그대로 유지됐고, 주사 횟수를 줄였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도 동일하게 유지된 것으로 나타났다. 현재까지 나온 2세대 항-VEGF 치료제의 임상 연구 가운데서는 가장 긴 장기 효과와 안전성이 입증되었다고 볼 수 있다. Q. 아일리아 8mg이 특히 효과적이었던 사례를 소개해 달라. 우리나라에서는 혈관 끝에 꽈리가 생기는 형태의 환자가 많다. 치료 결과를 볼 때 이 꽈리를 얼마나 잘 없애느냐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기존 아일리아 2mg도 다른 약제보다 꽈리를 잘 없애는 편이었는데, 최근 경험으로는 아일리아 8mg이 꽈리를 더 잘 없애 주는 것 같다. 꽈리가 없어지고 나면 유지 치료 간격도 더 길어지고, 주사 횟수도 줄어들게 된다. 예전에는 꽈리를 닫기 위해 레이저 치료를 함께 시행해야 하는 경우가 70~80% 정도로 많았는데, 최근에는 아일리아 8mg만으로도 꽈리가 잘 닫히는 것을 많이 경험하고 있다. 아일리아 8mg 치료 시 레이저를 함께 시행했을 때는 80~90% 정도에서 꽈리가 닫히는 것으로 보인다. PULSAR 연구에서는 약 50~60% 정도의 결과가 보고됐지만,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그보다 조금 더 높은 비율로 꽈리가 잘 닫히는 것 같다. 특히 이런 형태는 우리나라 환자에서 많이 보이는 유형인데, 이런 환자에서는 아일리아 8mg가 기존 아일리아 2mg이나 다른 약제보다 조금 더 효과가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 아일리아 2mg에서는 세 번 정도 주사했을 때 약 40% 정도 닫히는 것으로 봤는데, 개인적인 경험으로는 아일리아 8mg에서는 70~80% 정도까지 좋아지는 것 같다. 물론 연구 결과에서는 약 60% 정도로 보고돼 있다. 이런 형태의 환자는 우리나라에서 약 30~40% 정도를 차지한다. 실제 사례를 보면 주사를 한 번 맞고 2주 후에는 꽈리가 줄어들기 시작하고, 세 번째 주사를 맞으러 오는 시점에는 꽈리가 거의 없어진다. 혈관 덩어리도 많이 작아진 것을 확인할 수 있고 12주 시점에는 꽈리가 완전히 없어졌다. 이렇게 되면 이후에는 주사 간격을 크게 늘릴 수 있다. 결국 이런 꽈리를 얼마나 잘 닫아주느냐가 중요한데, 그 점에서는 아일리아 8mg이 조금 더 효과적이라고 볼 수 있다. Q. 이 시장에 다양한 치료옵션들이 등장했다. 치료제 선택 기준이 궁금하다. 가장 먼저 혈관의 형태를 본다. 신생혈관의 형태가 크게 네 가지 정도 있는데, 형태에 따라 약제 반응이 조금씩 다른 것 같다. 그 다음에는 효과가 가장 좋은 약을 선택하고, 세 번째는 1년 동안 조금이라도 덜 맞을 수 있는 약을 선택한다. 오히려 그게 더 경제적이라고 생각한다. 바이오시밀러가 경제적인 장점이 있을 수 있지만 주사치료로 인한 병원 방문 등의 간접비용을 고려해 보면, 일 년에 한 번이라도 덜 맞을 수 있다면 그게 결국 더 경제적일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하게 보는 것은 안전성이다. Q. 아일리아 2mg 바이오시밀러가 많이 출시됐는데, 오리지널 의약품인 '아일리아'만의 차별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바이오시밀러는 오리지널과 완전히 동일한 약은 아니다. 아일리아의 큰 장점은 가장 오랜 기간 축적된 데이터를 가지고 있다는 점이다. 실제 치료를 하면서 환자들의 치료 반응을 확인하고, 치료 간격을 어떻게 늘려갈지에 대한 경험을 가장 많이 축적해 왔다. 또 안정성에 대한 데이터도 충분히 확보돼 있고 많은 환자들이 오랫동안 지속적으로 사용해 온 약이기도 하다. 이처럼 결국 가장 큰 장점은 치료 간격을 어떻게 조절해야 하는지에 대한 경험도 충분히 쌓여 있고, 약의 안정성과 치료 반응에 대해서도 잘 알고 있다는 것이다. 물론 바이오시밀러도 오리지널과의 동등성은 입증됐지만, 아직 아일리아처럼 장기간의 데이터는 가지고 있지 않다. Q. 황반변성 장기치료에서 가장 중요한 점은 무엇이라고 보나? 아일리아 등 2세대 항-VEGF 치료제가 나오면서 가장 크게 달라진 것은 환자의 삶의 질이다. 환자 가운데 전라도에 사시는 분이 계셨는데, 혼자 병원에 올 수 없는 상황이었다. 서울에 사는 아드님이 직접 모시고 올라와 하루 주무시고 주사를 맞은 뒤 다시 내려가는 생활을 반복했다. 이에 2개월마다 치료가 필요해도 불가피하게 3개월에 한 번 방문하라고 말씀드렸다. 그래서 두 달과 세 달의 차이가 굉장히 크다고 생각한다. 치료 간격이 조금이라도 늘어나면 환자의 삶의 질도 좋아지고, 치료 결과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다. 어떤 사람들은 "2~3주 정도 늘어나는 것이 무슨 의미가 있냐"고 말씀하시는데, 그 차이가 굉장히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실제로 치료 간격을 늘리면서 저와 환자분들의 부담도 많이 줄었고, 진료하면서 그런 변화를 체감하고 있다.2026-07-22 06:00:44손형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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