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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이성·절제 불가능성 GIST, 광범위 억제제 '리프레티닙'Qinlock(킨록, 성분명: ripretinib, ONO Pharma)은 광범위 KIT/PDGFRA 억제제다. 2020년 미국 FDA와 2021년 EMA에서 최소 3종의 TKI 치료 후에도 질환이 진행한 성인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위장관기질종양(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GIST)에 대한 4차 치료제로 승인됐다. 국내에서는 올해 7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됐다.위장관기질종양(GIST)은 위장관 벽의 간질조직에서 발생하는 대표적인 연부조직 육종으로, 간질성 카할세포(interstitial cells of Cajal)의 발생학적·기능적 특징을 공유하는 전구세포에서 기원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분자생물학적 관점에서 대부분의 GIST는 KIT 또는 PDGFRA 유전자의 활성화 돌연변이를 보유하며, 이러한 변이는 주요 신호전달 경로를 지속적으로 활성화해 세포 증식, 생존, 침윤을 촉진함으로써 종양의 발병과 진행을 주도한다.한편 GIST는 위장관 어느 부위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내시경으로 관찰되는 점막층이 아닌 그 아래의 점막하층이나 근육층에서 기원하기 때문에 조기 발견이 어렵다. 대부분은 양성으로 진단되지만 약 20~30%는 악성으로 진행할 수 있다. 증상은 종양이 커지거나 암세포가 점막하층 또는 근육층을 뚫고 점막을 침범할 때 시작되며, 복통이 발생하거나 경우에 따라 장폐색을 유발하기도 한다.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GIST의 치료 패러다임은 표적치료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의 등장 이후 근본적으로 변화하였다. 2001년 도입된 이마티닙(Imatinib)은 기존 세포독성 화학요법에 반응하지 않던 GIST 환자의 생존 기간을 획기적으로 연장시키며 분자표적치료 시대를 열었다.이후 수니티닙(Sunitinib), 레고라티닙(Regorafenib), 리프레티닙(Ripretinib) 등 다양한 TKI가 연속적으로 도입되면서 치료 순차 전략이 구체화되었으나, 획득 내성(acquired resistance)은 여전히 해결되지 않은 주요 임상적 과제로 남아 있다. 이에 따라 약제 순서의 최적화, 병용치료 전략, 새로운 분자 표적의 발굴 등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킨록은 INVICTUS 임상 3상 연구를 통해 유효성을 입증하였다. 총 129명의 GIST 환자를 대상으로 한 해당 연구에서 리프레티닙 투여군의 무진행생존기간(PFS) 중앙값은 6.3개월로, 위약군의 1.0개월 대비 현저한 개선을 보였다. 또한 질병 진행 또는 사망 위험을 약 85% 감소시켜 통계적으로 유의한 치료 효과를 확인하였다.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위장관기질종양(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GIST)는 어떤 질환인가?위장관기질종양(GIST)은 소화관 벽에 위치한 특수 신경세포인 카할 간질세포(interstitial cells of Cajal, ICC)에서 기원하는 드문 중간엽성 종양(mesenchymal tumor)이다. ICC는 자율신경계의 일부로 위장관 고유근층 내에서 조율 세포(pacemaker cell) 역할을 수행하며, 위장관 연동운동을 조절하는 기능을 담당한다.GIST의 발생 부위는 위가 약 60%, 소장이 약 30%로 가장 흔하며, 드물게 결장·직장·식도에서도 발생한다. 장간막이나 대망(greater omentum) 등 위장관 외부에서도 발생할 수 있으며, 이러한 경우는 장외(extra-gastrointestinal) GIST로 분류된다.GIST는 KIT(Kinase Insert Domain-containing Receptor Tyrosine Kinase) 또는 혈소판유래성장인자수용체 알파(Platelet-Derived Growth Factor Receptor Alpha, PDGFRA) 유전자의 활성화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간 발생률은 인구 백만 명당 약 10–15건으로 추정되며, 주로 50~70대에서 진단된다.KIT(CD117) 또는 PDGFRA 돌연변이는 전체 산발성 GIST의 약 85%에서 관찰되며, 티로신 키나제 수용체의 구성적 활성화를 통해 과형성과 종양 발생을 유도한다. 대부분은 후천적(somatic) 변이지만, 드물게 이러한 돌연변이가 유전되어 가족성 GIST를 일으킬 수 있다.한편 이러한 주요 변이를 보유하지 않는 야생형(wild-type) GIST는 NF1, BRAF, HRAS 등 다양한 분자 변이를 포함하는 이질적 집단이며, 신경섬유종증 1형, Carney triad, Carney-Stratakis syndrome 등 특정 종양 증후군과 연관되기도 한다.조직병리학적으로 GIST는 방추형, 상피양 또는 혼합형 세포 형태를 보이며, 면역조직화학적으로 KIT(CD117)와 DOG1(Discovered On GIST-1) 양성이 특징적이다. 임상 증상은 비특이적이며, 모호한 복부 불편감, 위장관 출혈, 조기 포만감, 혹은 촉지 가능한 종괴 등으로 다양하게 나타날 수 있다.진단에는 조영 CT 또는 MRI, 내시경 초음파를 통한 조직 채취, 그리고 분자 진단을 위한 유전자 돌연변이 분석이 포함된다. 치료 결정 시 종양의 크기, 해부학적 위치, 유사분열지수, 분자 변이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된다. 국소 질환에서는 음성 절제연(R0 resection)을 확보한 수술적 절제가 기본 치료이며, 방사선 치료는 역할이 제한적이지만 일부 진행성 질환에서 증상 완화 목적으로 사용될 수 있다.임상적으로 GIST는 초기 단계에서 외과적 절제를 통해 완치를 기대할 수 있으나, 종양의 위치·크기·주변 장기 침윤 여부에 따라 완전 절제(R0)가 불가능한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진단 시 이미 간 또는 복막 전이가 동반된 사례가 흔하며, 이러한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GIST는 더 이상 수술 중심의 국소치료로는 관리가 어렵고, 장기적인 전신 치료를 필요로 하는 만성적·재발성 종양의 특성을 보인다. 실제로 수술이 가능하더라도 광범위 절제가 필요하거나 주요 장기 기능 손상의 위험이 높아 근치적 수술의 이점이 기대되기 어려운 경우 ‘절제 불가능(unresectable)’ 범주로 분류되며, 이는 전이성 GIST와 동일한 치료 전략을 적용해야 하는 임상적 상황으로 간주된다.이와 같은 배경에서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의 도입은 GIST 전신 치료의 패러다임을 근본적으로 변화시켰다. 이마티닙(Imatinib)은 진행성·절제 불가능·전이성 GIST의 1차 치료제로 사용되며, 환자의 생존율을 의미 있게 향상시켰다.KIT(CD117) 또는 PDGFRA 돌연변이란 무엇인가?KIT(CD117) 또는 PDGFRA 돌연변이는 위장관 기질 종양(GIST)의 발생을 유도하는 핵심 분자 이상으로, 두 유전자가 암호화하는 수용체 티로신 키나제(receptor tyrosine kinase, RTK)에 구성적 활성화(activating mutation)를 일으키는 병적 변화이다.KIT 돌연변이는 전체 GIST의 약 70–80%, PDGFRA 돌연변이는 약 10–15%에서 발견되며, 이 두 유전자의 활성화 돌연변이가 전체 GIST의 약 85–90%를 차지하는 대표적 분자 병인으로 알려져 있다.특히 KIT 엑손 11, PDGFRA 엑손 18(D842V 등)의 특정 변이는 단백질 구조적 안정성과 자가활성화 억제 기전을 교란하여 종양 발생을 직접적으로 촉진한다. 동시에 이러한 변이들은 이마티닙을 포함한 여러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TKI)에 대한 약물 반응성을 결정하는 중요한 예측 인자로 기능한다.정상 상태에서 KIT과 PDGFRA는 성장인자 자극에 의해 제한적으로 활성화되며, 세포의 생존·증식·분화·이동을 정교하게 조절하는 신호전달 체계의 중심적 역할을 수행한다. 그러나 활성화 돌연변이가 발생하면 리간드 결합과 무관하게 수용체가 지속적으로 활성화되어, RAS–RAF–MAPK, PI3K–AKT, STAT 등 하위 신호 경로를 과도하게 자극함으로써 비조절적 세포 증식과 항아폽토시스 신호가 강화되고, 결국 종양 형성이 촉진된다.또한 KIT 엑손 9, 11, 13·14, 17·18 및 PDGFRA 엑손 18 돌연변이 등은 단백질의 활성화 루프와 구조적 균형을 변화시켜 수용체가 비활성 상태로 유지되지 못하고 지속적으로 ‘on’ 상태를 유지하게 만드는 중요한 분자적 기전을 제공한다.Structure of KIT and PDGFRA Receptors(출처: ONCOLOGY REPORTS 43: 751-764, 2020). 이처럼 KIT 또는 PDGFRA 돌연변이는 GIST 발생을 유도하는 근본 병인일 뿐 아니라, 돌연변이의 위치와 종류에 따라 약물 감수성과 내성 패턴이 뚜렷하게 달라지므로 임상적 치료 전략 전반을 좌우한다. 실제로 이마티닙을 비롯한 TKI의 반응성은 돌연변이 유형에 따라 큰 차이를 보이며, 일부 변이는 매우 좋은 초기 반응을 보이지만, 다른 변이는 고도의 내성을 나타낸다.티로신키나제 억제제(Tyrosine kinase inhibitor, TKI)의 작동 원리는?티로신 키나제는 세포 외부의 신호를 세포 내부로 전달하는 핵심 효소로, 활성화 여부에 따라 다양한 성장·분화 경로가 조절된다. 이 효소는 두 개의 판이 맞물린 형태를 이루는 상·하부 로브(N-lobe, C-lobe)를 기본 골격으로 하며, 두 로브 사이의 좁은 틈은 ATP가 결합하는 중심 자리를 형성한다. ATP가 이 틈에 정확히 결합하면 인산전달 반응이 활성화되고, 이러한 구조적 배치가 유지될 때 정상적인 신호전달이 지속된다.티로신 키나제의 활성 상태는 두 가지 주요 구조 스위치에 의해 정의된다. 첫 번째는 DFG(Aspartate–Phenylalanine–Glycine)라 불리는 스위치로, 이 잔기가 안쪽을 향하면 활성형(DFG-in), 바깥으로 뒤집히면 비활성형(DFG-out)을 형성한다. 두 번째는 αC-helix로, 이 구조가 안쪽으로 향하면 활성 배치를, 바깥으로 이동하면 비활성 배치를 이룬다. 두 스위치는 독립적으로 움직이지만, 어느 하나라도 비활성 방향으로 전환되면 전체 효소는 효과적으로 ‘잠긴’ 형태가 된다.ATP 결합 틈은 전면부와 후면부로 나눌 수 있다. 앞쪽 공간은 ATP가 결합하는 전통적인 자리로, 대부분의 억제제가 공유하는 결합 부위이다. 반면 뒤쪽 공간(back pocket)은 DFG가 바깥으로 뒤집힌 비활성 상태에서만 열리는 특수한 포켓으로, 억제제의 결합 방식 차이를 결정하는 중요한 구조적 요소이다.Type I 억제제는 활성형(DFG-in)의 ATP 앞자리만을 점유해 ATP 접근을 차단한다. 엘로티닙(Erlotinib), 게페티닙(Gefitinib), 크리조티닙(Crizotinib), 라파티닙(Lapatinib) 등이 대표적이며, 활성 상태의 키나제에 결합하기 때문에 활성형 구조에 크게 의존한다.Type II 억제제는 ATP 앞자리뿐 아니라 DFG-out 상태에서 형성되는 뒤쪽 공간까지 함께 점유한다. 이러한 결합 방식은 비활성형을 안정적으로 고정시키며, 상대적으로 길고 굴곡진 분자 구조를 가진다. 이마티닙(Imatinib), 수니티닙(Sunitinib), 레고라티닙(Regorafenib), 리프레티닙(Ripretinib) 등이 대표적이다.이 중 Ripretinib은 Type II 기전을 확장한 switch-control 억제제로, back pocket뿐 아니라 DFG 모티프와 αC-helix까지 동시에 고정한다. 이 기전은 ATP 경쟁 억제 수준을 넘어 키나제의 활성화 스위치 자체를 잠그는 방식으로, 다양한 돌연변이에 대해 보다 일관된 억제 효과를 보인다.이처럼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는 ATP 결합 틈의 어느 부분을, 어떤 구조 상태에서 차단하는지에 따라 Type I, Type II, switch-control 계열로 구분된다. 이러한 구조-기전적 이해는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내성 패턴을 설명하며, 새로운 약물 설계의 근거가 된다.최근에는 ATP-pocket 자체와 경쟁하지 않는 알로스테릭 기반 억제제가 개발되면서 억제제 분류는 더욱 확장되고 있다.Type III 억제제는 ATP-pocket 인접의 알로스테릭(allosteric) 포켓에 결합해 ATP와 비경쟁적으로 작용하며, 트라메티닙(Trametinib)과 코비멭닙(Cobimetinib)이 대표적이다.Type IV 억제제는 ATP 결합부와 물리적으로 떨어진 원거리 알로스테릭 포켓에 결합하며, BCR-ABL의 myristoyl 포켓을 표적하는 아시미닙(Asciminib)이 대표적이다. 이러한 원거리 결합 방식은 ATP-pocket 돌연변이에 거의 영향을 받지 않아 높은 선택성을 확보한다.Type V 억제제는 두 개 이상의 독립된 결합 부위를 동시에 점유하는 bivalent inhibitor로, ATP-pocket과 별도의 알로스테릭 포켓을 동시에 결합해 구조를 강하게 고정한다. 주로 RAF나 CDK 계열을 중심으로 전임상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마지막으로 Type VI 억제제는 특정 아미노산(주로 Cys)에 공유 결합을 형성하는 비가역 억제제로, 오시메티닙(Osimertinib), 아파티닙(Afatinib), 이부루티닙(Ibrutinib) 등이 대표적이다. 비가역적 특성으로 인해 강력한 결합 안정성과 돌연변이 선택성을 확보할 수 있으며, 기존 competitive TKI의 내성 문제를 보완하는 중요한 전략으로 자리잡았다.결국 Type I에서 Type VI에 이르는 분류는 티로신 키나제가 갖는 구조적 유연성과 활성 조절 메커니즘을 다양한 수준에서 겨냥하는 전략적 도구이다. ATP-pocket의 활성·비활성 상태를 이용하는 고전적 억제제부터 구조 스위치를 직접 제어하는 switch-control 계열, 그리고 알로스테릭·이중 결합·공유 결합 방식의 차세대 억제제까지 설계 전략이 확장되면서, 내성 극복과 선택성 향상 측면 모두에서 의미 있는 진전이 이루어지고 있다.Various Type Kinase Inhibitors(출처: Next Generation Kinase Inhibitors 15 July 2020 pp 29–59). 특히 KIT과 PDGFRA가 종양의 성장에 직접 관여하는 GIST와 같은 질환에서는 이러한 구조적 통찰이 치료 기전 이해뿐 아니라 전략적 약물 선택과 신약 개발의 핵심 기반이 된다.KIT/PDGFRA 억제제에는 어떤 약제가 있는가?KIT와 PDGFRA의 돌연변이는 GIST의 발생과 진행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이러한 분자 기전을 표적으로 한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의 도입은 지난 20여 년간 GIST 치료 패러다임을 혁신적으로 변화시켰다. 현재까지 1차부터 3차까지의 표준 치료 전략이 확립되어 있다.가장 먼저 승인된 이마티닙(Imatinib, GleevecⓇ)은 2002년 미국 FDA에서 전이성 또는 절제불가능 GIST의 1차 치료제로 허가되었다. 원래 BCR-ABL 융합유전자를 표적으로 개발된 만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제로, KIT, PDGFRA, ABL 등 여러 키나제의 ATP 결합 부위를 경쟁적으로 억제한다. 이러한 기전을 바탕으로 전체 GIST 환자의 약 80%에서 우수한 초기 반응을, 약 85%에서 질병 조절 효과를 나타낸다.특히 KIT 엑손 11 변이에서 반응률이 가장 높으나, KIT 엑손 9 변이나 무변이(wild-type) 환자에서는 효과가 다소 감소한다. 반면 PDGFRA D842V 변이는 이마티닙에 대한 고도 내성을 보이므로, 치료 전략 수립 시 KIT/PDGFRA 유전자 분석은 필수적이다.이마티닙은 탁월한 초기 효과에도 불구하고, 장기 치료 과정에서 KIT에 다양한 2차 돌연변이가 축적되면서 내성이 발생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마티닙 실패 후 사용할 2차 치료제로 수니티닙(Sunitinib, SutentⓇ)이 2006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수니티닙은 KIT과 PDGFRA 외에도 VEGFR-1/2, FLT3, RET 등 여러 티로신 키나제를 억제하는 다중표적 TKI로, 이마티닙 내성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기전을 제공한다. 임상시험에서 무진행 생존기간(PFS)을 1.5개월에서 6.3개월로 유의하게 연장시키고 전체 생존율도 개선한 바 있다. 다만 피부 색소 변화 및 피로감 등 부작용이 흔하며, 돌연변이 이질성에 따라 반응 정도가 다르게 나타날 수 있다.레고라페닙(Regorafenib, StivargaⓇ)은 2013년 이마티닙과 수니티닙 모두 실패한 환자를 위한 3차 치료제로 FDA 승인을 받았다. 경구 다중표적 TKI로서 KIT뿐 아니라 VEGFR-2, TIE2, PDGFRβ, FGFR, RET, RAF 계열 등을 억제한다.이로써 종양 성장에 관여하는 여러 신호전달 축을 동시에 차단할 수 있으며, 대표적인 이상반응으로 손발 피부 반응과 고혈압이 보고된다. 임상 2상에서 진행성 GIST 환자에서 중앙 PFS 10개월, 부분 반응률 12%, 안정병변 비율 66.7%를 보이며 3차 치료제로서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되었다.GIST에서 KIT 또는 PDGFRA 활성화는 MAPK, PI3K–AKT, STAT3 등 다양한 하위 신호전달 경로를 자극하여 종양의 성장과 생존을 촉진한다. 이마티닙, 수니티닙, 레고라페닙은 모두 ATP 결합 부위(ATP pocket)에 경쟁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이러한 키나제 활성을 억제하고, 종양 진행 억제 및 생존 연장에 기여한다.Oncogenic Tyrosine Kinase Signaling and Accessory Pathways Responsible for the Pathogenesis of GISTs[출처:Oncotarget, 2017, Vol. 8, (No. 36), pp: 60589-60604]. 반면, PDGFRA exon 18 변이를 표적으로 하는 아바라티닙(Avapritinib, AyvakitⓇ)이나 다양한 KIT/PDGFRA 내성 돌연변이를 억제하는 리프리티닙(Ripretinib, QinlockⓇ)과 같은 신약들은 이미 해외에서 1차 또는 4차 치료제로 확립된 바 있음에도 불구하고 2025년 11월 현재 국내 GIST 적응증으로는 아직 허가·급여가 이뤄지지 않아 실제 임상 현장에서의 사용은 제한적이다.리프레티닙은 어떤 약제인가?리프레티닙(Ripretinib)은 이마티닙을 포함한 세 가지 이상의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 치료를 받은 성인 진행성 GIST 환자를 대상으로 2020년 5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약제이다. 이 약제는 키나제의 스위치 포켓(switch pocket)과 활성화 루프(activation loop)를 동시에 조절하도록 설계된 새로운 type II switch-control kinase inhibitor로, 기존 type II 억제제의 기전을 확장한 이중 조절 구조가 특징이다.리프레티닙은 스위치 포켓에 결합해 활성화 루프의 접근을 차단함으로써 키나제가 활성형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억제한다. 이러한 기전은 단순히 ATP 결합 부위를 차단하는 수준을 넘어 활성화 스위치를 직접 잠그는 방식으로, 다양한 하위 신호전달 경로를 효과적으로 억제한다.Switch Control Inhibition by Ripretinib. (A) Activated Tyrosine Kinase, (B) Inactivated Tryosine Kinase, with Ripretinib(출처: Front. Oncol. 11:672500).더불어 활성화 루프 기반의 2차 내성 돌연변이를 포함해, 기존 type I 억제제로는 표적하기 어려웠던 광범위한 KIT/PDGFRA 돌연변이를 포괄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되었다. 한편 KIT exon 11 또는 PDGFRA exon 18과 같이 키나제 구조 안정성 자체를 변화시키는 특정 변이는 억제제 타입에 따라 임상 반응성이 달라질 수 있어, 치료 전략 수립 시 중요한 고려 요소가 된다.리프레티닙은 전임상 단계에서 GIST 및 비만세포증 모델에서 세포 증식 억제 및 세포사멸 유도를 통해 강력한 항종양 활성을 확인하였다. 또한 초기 TKI와 비교했을 때 야생형뿐 아니라 다양한 KIT 및 PDGFRA 돌연변이에 대해 훨씬 넓은 억제 스펙트럼을 보였으며, 특히 기존 약제에 고도의 내성을 나타내는 PDGFRA exon 18 D842V 변이에서도 우수한 억제 활성이 입증되었다.현재 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위장관기질종양(GIST)에 대한 국내 급여 기준은 어떠한가? GIST의 국내 치료 환경은 분자표적치료제의 도입과 건강보험 제도의 정비를 통해 점차 체계화되어 왔다. 현재 KIT(CD117) 양성이 확인된 전이성 또는 절제불가능 GIST에 대해 이마티닙이 1차 표준 치료제로 인정되고 있으며, 이는 국제 임상근거가 국내 제도에 반영된 결과이다.수술 후 보조요법(adjuvant) 영역에서도 고위험군(high-risk) GIST 환자를 대상으로 최대 3년간 이마티닙에 대해 보험급여가 적용된다. 이는 재발 위험 감소 효과에 대한 글로벌 근거를 국내 정책에 성공적으로 도입한 사례로 평가된다.1차 치료 실패 이후의 약제 선택에서도 비교적 명확한 단계적(stepwise) 급여 구조가 확립되어 있다. 즉, 이마티닙에 저항성 또는 불내약성이 발생한 경우 수니티닙을 2차 치료제로 적용하며, 두 약제 모두 실패 시 레고라페닙을 3차 치료제로 급여 인정한다.이처럼 국내 치료 알고리듬은 국제 가이드라인(NCCN, ESMO)과 대체로 일치하나, 비용-효과성 평가와 위험분담제(RSA) 도입 등을 통해 건강보험 재정의 지속가능성과 환자의 약제 접근성 간 균형을 도모했다는 점에서 국내 제도 상황이 반영된 결과라고 할 수 있다.따라서 현재 국내 GIST 보험체계는 이마티닙–수니티닙–레고라페닙으로 이어지는 3단계 TKI 기반 치료를 표준 패스웨이로 운영하고 있으며, 그 외 리프레티닙 등 신약들은 향후 허가 및 급여 여부에 따라 제한적으로 활용될 가능성이 있다.전이성 또는 절제 불가능한 위장관기질종양(GIST) 4차 치료제로서 리프레티닙의 임상적 의미는?GIST는 KIT 또는 PDGFRA 활성화 돌연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대표적 분자 표적 종양으로, 이마티닙을 시작으로 수니티닙과 레고라페닙에 이르는 연속적인 티로신 키나제 억제제(TKI)가 표준 치료로 확립되어 왔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환자에서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1차 또는 2차 치료제에 대한 내성 돌연변이가 축적되어, 결국 치료 옵션이 고갈되는 문제가 지속되고 있다.특히 KIT 엑손 13·14 및 17·18을 포함한 다양한 2차 내성 돌연변이는 기존 TKI로 충분히 억제되지 않는 경우가 많으며, 후기선 치료에서 약물학적 개입의 한계가 분명하게 드러나는 영역이었다.이러한 상황에서 리프레티닙은 키나제의 스위치 포켓과 활성화 루프를 동시에 제어하는 ‘스위치 컨트롤(switch-control)’ 이중 기전을 기반으로 개발된 새로운 type II형 TKI로, 기존 약제가 제한적으로 억제하던 광범위한 KIT 및 PDGFRA 내성 돌연변이를 포괄적으로 억제하도록 설계되었다.이 약제의 구조적 특성은 활성화 루프 기반 돌연변이를 포함한 다양한 내성 변이를 안정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분자적 기반을 제공하며, 특히 기존 약제에 고도의 내성을 보이는 PDGFRA 엑손 18 D842V 변이에서도 우수한 억제 활성을 보인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KIT/PDGFRA 억제제의 치료적 위치이러한 기전적 우월성은 INVICTUS 임상시험에서 임상적으로 확인되었으며, 다수의 치료 실패를 경험한 환자군에서도 리프레티닙이 유의한 무진행 생존기간(PFS) 연장과 종양 성장 억제를 입증함으로써, 후기선(late-line) GIST 치료의 새로운 표준으로 자리매김이 가능하다.리프레티닙(QinlockⓇ)의 허가임상은 어떠한가?QINLOCK의 효능은 INVICTUS 연구에서 평가되었다. INVICTUS는 국제적, 다기관, 무작위배정(2:1),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임상시험(NCT03353753)이다.대상 환자는 절제가 불가능한 국소 진행성 또는 전이성 GIST을 가지고 있으며, 이전에 이미티닙, 수니티닙, 레고라페닙 치료를 받은 환자들이었다.무작위 배정은 이전 치료 횟수(3회 vs 4회 이상)와 ECOG 수행능력 점수(0 vs 1 또는 2)에 따라 층화되었다. 환자들은 질병 진행 또는 용인할 수 없는 독성이 나타날 때까지 QINLOCK 150mg 또는 위약을 1일 1회 경구 투여받았다. 종양 반응 평가는 초기 4개월 동안은 28일마다, 그 이후에는 56일마다 시행되었다.주요 효능 평가 변수는 수정된 RECIST 1.1 기준에 따른 맹검 독립 중앙판독(BICR)의 질병 평가를 기반으로 한 무진행 생존기간(PFS)이었다. 수정된 RECIST 1.1에서는 림프절과 골 병변을 목표병변에서 제외하며, 기존 종양 내에서 새롭게 발생하는 종양 결절이 ‘명확한 진행 증거’로 간주되기 위해서는 특정 요건을 충족해야 한다.추가 효능 평가 변수로는 BICR에 의한 객관적 반응률(ORR)과 전체 생존기간(OS)이 포함되었다. 위약군으로 배정된 환자는 질병 진행 시 QINLOCK 치료로 전환이 가능했다.총 129명의 환자가 무작위 배정되었으며, 85명은 QINLOCK군, 44명은 위약군에 배정되었다. INVICTUS의 전체 분석(ITT) 집단의 환자 특성은 중앙 연령 60세(범위 29~83세)였고, 이 중 39%는 65세 이상이었다. 남성 비율은 57%였으며, 75%는 백인이었고, 92%는 ECOG 수행능력 점수가 0 또는 1이었다.이전 치료 횟수는 3회가 63%, 4회 이상이 37%였다.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된 환자의 66%는 질병 진행 후 QINLOCK으로 교차투여되었다. INVICTUS 연구의 효능 결과는 Table 6에 요약되어 있다.리프레티닙의 향후 쟁점은 무엇인가?리프레티닙은 기존 표적치료제에 모두 실패한 후기선(late-line) 위장관기질종양(GIST)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적 돌파구를 제시한 약제로, 다양한 KIT 및 PDGFRA 활성화 돌연변이를 기반으로 한 GIST의 악성 생물학적 특성을 고려할 때 그 의의가 크다.진행성 GIST는 이마티닙, 수니티닙, 레고라페닙으로 이어지는 표준 치료에도 불구하고 시간이 경과함에 따라 다수의 2차 내성 돌연변이가 축적되어 약물 감수성을 잃는 경우가 흔하며, 이에 따라 치료 선택지가 급격히 협소해지는 문제가 지속되어 왔다.이러한 상황에서 스위치 포켓과 활성화 루프를 동시에 제어하는 이중 기전의 type II switch-control TKI로 설계된 리프레티닙은 기존 약제로는 충분히 억제되지 않던 활성화 루프 기반 내성 돌연변이를 포함해 KIT와 PDGFRA 돌연변이의 광범위한 스펙트럼을 효과적으로 차단하도록 고안되었다. 이를 통해 후기선 치료 영역에서 근거 기반의 생존 혜택을 제공한 최초의 약제로 평가된다.INVICTUS 연구에서 리프레티닙은 종양 크기 축소보다는 질병 진행 억제에 초점을 둔 임상 이득을 보여 위약 대비 무진행생존기간(PFS)을 유의하게 연장하였고, 독성 프로파일 또한 기존 다중표적 TKI 대비 관리가 용이해 다수의 치료 실패를 경험한 환자군에서 임상적 실용성이 높다.그럼에도 리프레티닙의 임상적 한계는 여전히 존재한다. 객관적 반응률(ORR)은 낮고 효과의 중심이 종양 축소보다는 질병 안정화에 있으며, 반응의 지속 기간 또한 제한적이어서 결국 대부분의 환자에서 새로운 내성이 발생한다. 또한 PDGFRA D842V 변이와 같은 고도 내성 아형에서는 전임상에서의 억제 가능성과 달리 실제 임상에서는 아바프리티닙 대비 효능이 제한적이다.더불어 INVICTUS 시험은 다수의 치료에 실패한 고도로 선택된 환자군을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 연구로 표본 규모가 작아, 엑손별·클론별 내성 패턴에 대한 정밀 분석 및 실제 임상 현실의 다양성을 충분히 반영하기에는 한계가 있었다.이러한 점들은 향후 연구 방향을 제시한다. 즉, 리프레티닙 내성의 구조적·분자적 기전을 규명하고, 초기선 또는 중간선 치료로의 확장 가능성을 평가하며, 병용 전략이나 돌연변이 기반 개인맞춤 치료 시퀀스 확립을 위한 연구가 필요하다.리프레티닙은 4차 치료에서 의미 있는 생존 혜택을 입증한 중요한 선택지이지만, 내성 극복 및 정밀한 치료 전략의 확립이라는 과제가 남아 있다. 이러한 개선 과정은 향후 GIST 치료 패러다임의 확장과 진화를 이끌 중요한 전환점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결국 리프레티닙은 기존 약제의 내성 장벽을 넘어 약제 선택지가 소진된 환자에게 새로운 생존 기회를 제공함으로써, GIST TKI 치료의 연속성과 확장성을 재정립한 약제로 평가된다.참고문헌 1. HAIXIANG DING1 “Clinical significance of the molecular heterogeneity of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s and related research: A systematic review” ONCOLOGY REPORTS 43: 751-764, 20202. Ramon Martinez III “Avoiding or Co-Opting ATP Inhibition: Overview of Type III, IV, V, and VI Kinase Inhibitors” Next Generation Kinase Inhibitors, First Online: 15 July 2020 pp 29–59. 3. Ke Li1 “Genetic progression in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s: mechanisms and molecular interventions” Oncotarget, 2017, Vol. 8, (No. 36), pp: 60589-60604.4. Sebastian Baue “Early and Next-Generation KIT/PDGFRA Kinase Inhibitors and the Future of Treatment for Advanced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Front. Oncol. 11:672500.5. Vaibhav Kumar “FDA Approval Summary: Ripretinib for advanced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 (GIST)” Clin Cancer Res. 2023 June 01; 29(11): 2020–2024. 6. Koji Umezawa “Druggable Transient Pockets in Protein Kinases” Molecules 2021, 26, 651.7. Hiba Mechahougui “Precision Oncology in Gastrointestinal Stromal Tumors” Curr. Oncol. 2023, 30(5), 4648-4662.8.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12-05 06:00:55최병철 박사 -
방광암 면역치료 최초 IL-15 초작용제 '안크티바'안크티바(Anktiva®, 성분명: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pmln, nogapendekin alfa inbakicept-pmln, ImmunityBio)는 IL-15 초작용제(superagonist) 복합체로 개발된 최초의 방광 내 면역치료제다.2024년 4월 미국 FDA에서 유두종 유무와 관계없이 상피내암(CIS)을 동반한 BCG-불응성 비근육침윤성 방광암(non-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 NMIBC)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BCG와 병용 사용하는 치료제로 승인됐다.방광암은 전 세계적으로 흔한 악성 종양 중 하나다. 국내에서도 발생 빈도가 높은 암종으로 알려져 있다. 이 중 약 75%는 비근육침윤성 방광암(NMIBC)으로 분류되며, 초기 치료는 대개 경요도 방광 종양 절제술(transurethral resection of bladder tumor, TURBT)로 시작된다.그러나 NMIBC는 60–70%의 재발률을 보이므로, TURBT 이후 방광 내 치료(intravesical therapy)가 질병의 재발을 억제하고 진행을 지연시키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현재 방광 내 치료는 크게 두 가지로 구분되며, 하나는 BCG 요법을 기반으로 하는 면역치료, 다른 하나는 미토마이신 C, 젬시타빈, 에피루비신, 독소루비신 등으로 구성되는 화학요법이다.BCG는 NMIBC의 표준 치료 중 하나이지만, 약 40%의 환자에서는 충분한 치료 효과를 보이지 못한다. 안크티바는 이러한 BCG-불응성 환자에서 방광 절제술을 피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대안으로 개발됐다.IL-15는 NK 세포와 CD8⁺ T 세포의 활성, 증식, 기억 형성에 관여하는 중요한 사이토카인이다. 안크티바는 IL-15 변형체와 IL-15Rα의 sushi(반복 단백질 구조) domain이 결합한 IL-15 초작용제(superagonist) 복합체를 통해 NK 세포, CD4⁺ T 세포, CD8⁺ T 세포의 활성을 강력하게 유도하며, 특히 종양 특이적 기억 T 세포 반응을 증폭시켜 항종양 면역반응을 강화한다.임상시험에서 BCG 유지요법과 함께 안크티바를 투여받은 77명의 환자 중 62%(95% CI, 51–73)가 완전관해에 도달했다. 이 반응은 일부 환자에서 최대 47개월까지 지속됐다. 완전관해가 12개월 이상 유지된 비율은 58%, 24개월 이상 유지된 비율은 40%였다.치료 스케줄은 방광 내 카테터를 통한 유도요법(6주간 주 1회) 후, 4, 7, 10, 13, 19개월째의 유지요법(각 3주간 주 1회)으로 구성된다. 3개월 시점에 완전 반응이 확인되지 않으면 두 번째 유도요법을 시행할 수 있으며, 25개월 이후에도 완전 반응이 지속되는 경우에는 25, 31, 37개월째에 추가 BCG 유지투여를 실시할 수 있다. 투여 시 약물 혼합액은 방광 내에 2시간 동안 유지한 뒤 배출한다.안크티바 치료에는 몇 가지 중요한 주의사항이 있다. 방광절제술을 지연함으로써 전이성 방광암으로 진행할 위험이 존재하며, 배아–태아 독성 가능성이 보고되어 가임기 여성은 치료 중과 마지막 투여 후 최소 1주일 동안 피임이 필요하다.흔하게 보고되는 이상반응으로는 배뇨곤란, 혈뇨, 빈뇨, 절박뇨, 요로감염, 근골격계 통증, 발열 및 오한 등이 있으며, 실험실 검사에서는 크레아티닌 상승과 칼륨 상승이 비교적 흔하게 관찰된다.방광암(Bladder Cancer)이란 무엇인가?방광암은 요로계에서 가장 흔히 발생하는 악성 종양 중 하나로, 소변을 저장하는 장기인 방광의 점막 상피세포에서 주로 기원한다.전 세계적으로 방광암은 발생률과 사망률 측면에서 중요한 건강 문제를 야기하고 있으며, 특히 남성에서 높은 발생 빈도를 보인다. 방광암의 발생에는 흡연이 가장 강력한 위험 요인으로 작용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외에도 직업적 발암물질 노출, 만성 요로 감염 및 요로 결석 등이 발병과 연관돼 있다.조직학적으로 방광암의 대다수는 요로상피암(urothelial carcinoma)으로, 전체 방광암의 약 90%를 차지한다. 요로상피암은 방광뿐 아니라 요관, 신우, 요도 등 요로 전반에 걸쳐 발생할 수 있는 특성을 지니고 있다.이 외에도 만성 자극이나 염증과 관련된 편평세포암(squamous cell carcinoma), 드물게 선종 양상의 조직학적 특징을 보이는 선암(adenocarcinoma), 그리고 고도로 공격적인 생물학적 특성을 나타내는 소세포암(small cell carcinoma) 등 다양한 형태가 존재한다. 이러한 조직형의 차이는 임상적 경과, 치료 전략 및 예후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어 진단 시 정확한 병리학적 분류가 필수적이다.방광암의 병기 결정은 치료 방침 수립과 예후 평가에 있어 핵심적인 요소이다. 국제적으로 널리 사용되는 TNM 병기 체계는 종양의 침윤 정도(T), 국소 림프절 전이 여부(N), 및 원격 전이 여부(M)에 기반하여 병기를 구분한다.특히 방광벽의 근육층 침윤 여부는 임상적 의사결정에서 매우 중요한 기준으로 작용한다. 종양이 점막층에 국한된 Ta 병기, 상피 내에서 편평하게 확산되는 상피내암(carcinoma in situ, CIS), 그리고 점막하층을 침범하나 근육층에는 도달하지 않은 T1 병기는 비근침윤성 방광암(non–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 NMIBC)으로 분류된다.반면, 종양이 방광 근육층을 침범하는 T2 병기부터는 근침윤성 방광암(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 MIBC)으로 정의되며, 이후 주변 지방조직(T3) 및 인접 장기(T4)로의 침윤 여부에 따라 병기가 상승한다. 림프절 전이(N1–N3)와 원격 전이(M1)의 존재는 질병의 진행을 시사하며 전신적 치료 전략이 요구된다.Non–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NMIBC) and 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출처: https://cgoncology.com/science/).이와 같이 방광암은 조직학적 이질성과 침윤 정도에 따른 이분화된 임상 양상을 보이며, 병기 및 조직형은 환자의 치료 선택과 예후에 결정적인 영향을 미친다.비근침윤성 방광암(Non–muscle invasive bladder cancer, NMIBC)은 무엇인가?비근육 침습성 방광암(NMIBC)은 새로 진단되는 방광암의 약 75%를 차지하며, 병변이 주로 요로상피의 표층(Ta), 점막하층(T1) 또는 상피내암(CIS)에 국한되는 질환이다.NMIBC는 즉각적으로 생명을 위협하는 경우는 드물지만, 높은 재발률과 적지 않은 진행 위험으로 인해 임상적으로 중요한 도전 과제로 여겨진다. 실제로 환자의 약 50~70%가 초기 치료 이후 재발을 경험하며, 최대 30%는 근육 침습성 또는 전이성 방광암으로 진행한다.수십 년 동안 고위험군 NMIBC 환자에서 경요도 방광 종양 절제술(transurethral resection of bladder tumor, TURBT) 후 시행되는 BCG(Bacillus Calmette–Guérin) 치료는 재발과 진행을 효과적으로 억제하는 표준 치료로 자리매김해 왔다.그러나 BCG 치료의 임상적 이점에도 불구하고 약 40%의 환자에서 실패가 발생하며, 이 경우 추가적인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 이러한 환자군에서 전통적으로 가장 선호된 치료는 근치적 방광절제술(radical cystectomy)이었으나, 이 수술은 상당한 이환율과 삶의 질 저하를 초래하는 고난도 치료로, 실제 임상 적용에는 한계가 적지 않다.NMIBC의 위험도 분류—저위험군, 중간위험군, 고위험군—는 종양의 병기, 등급, 크기, 다초점성, 재발력 등의 임상·병리학적 지표를 종합해 이루어지며, 특히 고위험군 환자, 그중에서도 CIS 또는 T1 병변을 가진 환자는 진행 위험이 높아 보다 적극적인 치료가 요구된다.근치적 방광절제술은 BCG 불응 NMIBC에서 높은 질병 조절 효과를 보이지만, 그 침습성과 장기적인 기능 상실로 인해 방광을 보존하면서도 충분한 종양 조절을 달성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크게 대두되고 있다.이에 따라 면역관문억제제, 종양용해성 바이러스(oncolytic virus) 치료, 방광내 약물전달 플랫폼, 표적 치료제 등 다양한 신기술 기반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들 접근법은 방광 기능을 유지하면서도 지속적이고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치료 효과를 달성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최근 NMIBC 치료 환경은 과거와 달리 빠르게 확장되고 있으며, 새로운 약제의 등장, 기존 약물의 새로운 적응증 또는 약물 전달 방식의 진화, 그리고 완전히 새로운 치료 플랫폼의 출현 등 혁신적 변화가 지속되고 있다.초기에는 대부분의 신약 개발이 BCG 불응성 고위험군 NMIBC 환자를 대상으로 이루어졌으나, 점차 고위험군뿐 아니라 중간위험군 환자에서도 BCG와 직접 경쟁 가능한 후보 약제가 등장하면서 치료 선택지는 더욱 다양해지고 있다.비근침윤성 방광암(NMIBC)은 어떻게 치료하고, 치료 성적은 어떠한가?비근침윤성 방광암(NMIBC)은 대부분 경요도 방광 종양 절제술(TURBT) 후 시행되는 보조요법을 통해 관리된다. 이 질환의 임상적 특징은 높은 재발률과 상대적으로 낮은 진행률로 요약된다.실제로 5년 재발률은 50~70%에 이르며, 진행률은 10~20% 수준으로 보고된다. 이러한 자연경과는 단순 TURBT만으로는 장기적인 종양 조절이 어렵다는 점을 시사하며, 보조적 방광내 치료의 중요성을 부각시킨다.TURBT 직후 시행되는 단회 방광내 항암제 주입요법은 저위험군 및 일부 중위험군에서 재발률을 유의하게 낮추는 것으로 입증됐다. 특히 mitomycin C(MMC)는 절제 후 잔존 암세포를 제거하고 세포 재부착을 방지하는 작용을 통해 초기 재발 감소 전략의 표준요법으로 자리잡았다. 그러나 MMC를 포함한 기존 화학요법은 병변의 진행 억제 효과가 제한적이어서 고위험군에서는 단독 치료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고위험군 NMIBC, 특히 고등급 Ta/T1 병변 및 상피내암(CIS)의 경우 BCG 면역요법이 여전히 가장 강력하고 일관된 치료 효과를 제공한다. BCG의 초기 완전반응률은 유두종양에서 55~65%, CIS에서 70~75%로 보고되며, 재발 억제와 진행 위험 감소를 동시에 입증한 유일한 방광내 치료법이다.그럼에도 불구하고 전체 환자의 약 30~40%는 BCG에 초기 반응을 보이지 않는다. 초기 완전반응을 얻더라도 약 절반은 결국 재발한다. 여기에 장기화된 BCG 공급 부족 문제까지 겹치면서 고위험군 외의 환자에게 BCG 사용을 제한해야 하는 현실적인 어려움도 지속되고 있다.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다양한 대체 전략이 개발되고 있다. Gemcitabine, Epirubicin, MMC 등 기존 항암제의 방광내 투여는 BCG 불응성 또는 BCG 금기 환자에서 활용되고 있으며, 특히 gemcitabine–docetaxel 병용요법은 BCG 불응 환자에서 1년 완전반응률 50~60%를 보이며 salvage therapy로 임상적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최근에는 방광보존 치료 옵션이 기존 면역요법을 넘어 유전자치료 영역으로까지 확장되고 있다. Nadofaragene firadenovec(AdstiladrinⓇ)은 IFN-α2b 유전자를 방광 점막에 전달하여 국소 면역반응을 활성화하는 비증식성 아데노바이러스 벡터 기반 치료제로, 고위험 BCG 불응성 NMIBC에서 2022년 미국 FDA 승인을 받았다. 주요 임상시험에서는 3개월 완전반응률 53%, 12개월 지속반응률 24~30%가 보고되며, BCG 불응성 환자에서 새로운 치료 기전의 확립이라는 의의를 가진다.종합하면 NMIBC 치료 전략은 위험군에 따라 크게 달라지며, 저위험군에서는 TURBT와 단회 항암제 주입만으로도 비교적 양호한 성적을 기대할 수 있다. 반면 고위험군에서는 BCG를 중심으로 한 적극적 면역치료가 필수적이며, BCG 불응성 증가와 공급 제한 문제로 인해 새로운 치료제 개발이 더욱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다.Bacillus Calmette-Guérin(BCG)는 어떤 치료 방법인가?BCG는 1990년 미국 FDA에서 승인된 비특이적 면역요법으로, 비근육침윤성 방광암(NMIBC) 치료에 널리 사용돼 왔다.BCG의 항종양 효과는 Th1 중심의 면역 반응을 유도하는 기전에 기반한다. BCG가 요로상피세포에 부착되면 IL-1, IL-6, IL-8, TNF-α 등 다양한 사이토카인과 케모카인이 분비되며, 이로 인해 면역세포들이 방광 점막으로 집중된다. 이어서 대식세포, 호중구, 수지상세포 등 항원제시세포가 활성화되고, 변화된 사이토카인 환경 속에서 미성숙 CD4+ T 세포는 Th1 또는 Th2 세포로 분화한다.이 중 Th1 반응은 IFN-γ를 포함한 사이토카인 분비를 통해 BCG 치료 효과와 밀접히 연관되며, 반대로 IL-10을 중심으로 한 Th2 반응은 BCG 실패와 관련된다. 실제로 IL-10 억제 또는 IFN-γ 증가가 Th1 우세 상태를 유도하며, 이는 BCG 매개 종양 퇴행에 필수적인 요소로 알려져 있다.이처럼 BCG는 Th1 면역 반응을 활성화함으로써 방광암이 유발하는 면역 억제 환경을 극복하는 데 효과적이지만, 환자 예후를 더 향상시키기 위해서는 보다 강력한 면역조절 능력을 가진 새로운 치료제의 개발이 필요하다.특히 BCG에 반응하지 않는 NMIBC는 예후가 불량하고 전통적으로 치료 옵션이 제한적이었다. 고위험 BCG-불응성 질환의 경우 근치적 방광 절제술이 표준 치료로 권고되지만, 모든 환자가 수술을 감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임상시험 기준으로 BCG의 초기 완전반응률은 유두종양에서 약 55~65%, CIS에서 70~75% 수준이다. 그러나 전체 NMIBC 환자의 약 3분의 1은 BCG에 전혀 반응하지 않으며, 초기 반응을 보인 환자의 약 절반도 결국 재발하거나 진행을 경험한다.미국 FDA는 BCG-불응성 NMIBC를 다음과 같이 정의한다: ▲ 적절한 BCG 요법 후 12개월 이내 지속성 또는 재발성 CIS, 또는 재발성 Ta/T1 질환이 있는 경우(초기 유도 6회 중 ≥5회, 유지 3회 중 ≥2회 또는 2차 유도 6회 중 ≥2회 투여 완료를 ‘적절한 요법’으로 정의), ▲ 적절한 BCG 요법 후 6개월 이내 재발한 고등급 Ta/T1 질환, ▲ 유도요법 후 첫 평가에서 고등급 T1 질환이 확인된 경우이다.Bacillus Calmette-Guérin(BCG)-불응성은 왜 일어나는가?BCG-불응성은 단일 요인보다는 종양 미세환경, 면역반응의 왜곡, 종양세포의 생물학적 저항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발생한다. 일부 NMIBC는 이미 강한 면역억제 환경을 형성하고 있어, BCG가 유도하는 Th1 중심 면역 반응이 충분히 활성화되지 못한다.이들 종양에서는 IL-10과 TGF-β 같은 면역억제성 사이토카인이 증가하고, Treg와 MDSC가 축적되며, 종양세포의 PD-L1 발현도 높아져 T 세포 기능이 억제된다. 이러한 환경에서는 BCG가 방출시키는 사이토카인이 존재하더라도 Th1 분화보다는 Th2 또는 억제성 면역반응이 우세해져 IFN-γ 중심의 항종양 면역이 제대로 형성되지 않는다.또한 종양세포 자체가 BCG에 대한 내성을 가지는 경우도 있다. 상피세포 표면의 BCG 부착·내재화에 필요한 integrin 등 분자의 발현이 낮거나, BCG가 유도하는 세포사멸 신호(TRAIL, Fas 등)에 저항성을 나타내는 경우가 이에 해당한다. 일부 NMIBC는 특정 유전자 변이나 생존 신호의 과활성화로 인해 BCG 면역 반응에 본질적으로 둔감하다.여기에 고령, 기저질환, 면역노화 등 환자 요인이 더해지면 APC 활성 및 T 세포 반응성이 감소해 BCG가 충분한 면역 강화 효과를 내지 못한다. 균주 간 면역원성 차이, BCG 부족으로 인한 불충분한 치료 역시 면역반응 축적을 방해해 불응 위험을 높인다.결국 BCG 불응성은 종양 미세환경의 면역억제성, Th1 면역 활성화의 실패, 종양세포의 내재적 저항성, 그리고 숙주 면역 기능 저하가 상호 작용하여 나타나는 복합적 면역치료 실패 현상으로 이해된다. 이러한 이유로 BCG 불응성 NMIBC에서는 보다 강력한 면역조절 능력을 갖춘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하다.인터루킨-15(IL-15)는 어떤 역할을 하는가?IL-15는 공통 γ사슬(γc) 사이토카인 패밀리에 속하는 면역 조절 인자로, 선천 면역과 적응 면역의 경계를 연결하며 항종양 면역을 강화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한다. IL-2, IL-4, IL-7, IL-9, IL-21과 함께 γc 계열을 이루는 IL-15는 특히 CD8+ T 세포와 자연살해(NK) 세포의 발달, 생존, 증식, 그리고 기능적 활성화 전반을 조절하는 중심적 사이토카인이다.Pleiotropic Effects of IL-15(출처: Cells 2023, 12, 1611).이러한 생물학적 중요성은 다양한 전임상·임상 연구에서 반복적으로 입증되어 왔으며, IL-15가 항암 면역을 유지하는 데 필수적인 조절자로 작용함을 뚜렷하게 보여준다.생리학적으로 IL-15는 IL-15 수용체 α(IL-15Rα)와 함께 이종이량체 형태로 합성된다. IL-15Rα는 자체적으로 신호 전달 기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IL-15에 높은 친화도로 결합하여 내질망에서 안정적인 복합체를 형성하고 이를 세포 표면까지 운반함으로써 생물학적 기능 발현을 위한 핵심적인 플랫폼을 제공한다.이 복합체는 생산 세포 표면에 제시된 뒤 인접한 수용 세포의 IL-2/IL-15Rβ와 공통 γ사슬과 결합하여 신호를 전달하는데, 이러한 ‘트랜스제시(trans-presentation)’는 IL-15 생물학을 규정하는 대표적 기전이자 IL-2와 구별되는 가장 특징적인 작동 방식이다.따라서 IL-15와 IL-15Rα는 단핵구, 대식세포, 수지상세포, 혈관내피세포, 골수 및 림프절의 기질세포 등 다양한 세포 유형에서 발현되며, 특히 수지상세포와 대식세포가 주요 생산자인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들 세포는 항원 제시뿐 아니라 IL-15 제시 기능을 통해 CD8+ T 세포와 NK 세포의 생존 신호를 제공함으로써 면역계의 항상성을 유지하는 데 기여한다.IL-15 초작용제(superagonist) 복합체는 무엇인가?최근 면역조절 치료제 개발은 기존 사이토카인 신호 경로를 선택적으로 증폭하여 항종양 면역 반응을 극대화하는 방향으로 진화하고 있으며, 그 중심에는 IL-15 경로 기반의 차세대 초작용제(superagonist) 기술이 있다.IL-15는 본래 NK 세포와 CD8⁺ T 세포의 생존, 증식, 기억 형성에 핵심적인 사이토카인이지만, 생체 내 반감기가 짧고 수용체 결합 효율이 낮아 단독 활용에는 한계가 있었다.이러한 제약을 극복하기 위해 고안된 IL-15 초작용제 복합체는 IL-15의 생물학적 활성을 비약적으로 증폭하도록 설계된 구조적 혁신체로, 대표적인 예가 IL-15N72D 변형체와 IL-15Rα의 sushi 도메인을 융합한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이다.IL-15N72D는 아스파라긴(N)에서 아스파트산(D)으로의 단일 아미노산 치환을 통해 수용체 친화성과 신호전달 강도를 향상시킨 기능적 변형체이며, IL-15Rα의 sushi 도메인 결합을 통해 자연적인 trans-presentation 기전을 모사하도록 설계되었다.이 두 구성요소는 IgG1 Fc 영역과 융합되어 약물의 안정성, 체내 반감기, 조직 내 지속 시간을 획기적으로 개선하며, 그 결과 NK 세포와 CD8⁺ T 세포의 활성화 및 항종양 세포독성 반응을 장기간 유도하는 강력한 IL-15 신호 증폭체를 형성한다.이러한 기전은 기존 BCG 치료로 유도되는 국소 면역 반응을 효과적으로 증폭시키며, BCG-불응성 비근육침윤성 방광암에서 관찰되는 높은 완전관해율과 반응 지속성을 설명하는 면역학적 기반을 제공한다.결과적으로 IL-15 변형체와 IL-15Rα가 융합된 초작용제 플랫폼은 단순한 사이토카인 보충을 넘어, 정밀하게 설계된 면역 신호 조절을 통해 종양 미세환경 내에서 효과적인 항암 면역을 재활성화하려는 현대 면역항암제 개발의 중요한 패러다임을 제시한다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의 약리 기전은?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IL-15 돌연변이체(IL-15N72D)와 IL-15Rα를 융합한 복합체로, 자연 면역세포가 제공하는 IL-15 제시 기전을 모방한다. 이를 통해 CD8+ T 세포, NK 세포, 기억 T 세포의 증식·활성화를 강하게 유도하면서도, 면역억제성 조절 T 세포의 확장은 최소화한다.전임상 모델에서 방광 내 투여된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단독 또는 BCG와 병용 시 BCG 단독보다 우수한 항종양 효과를 보였다. 또한 비융합(native) IL-15에 비해 림프조직 내 지속시간이 길고, 약동학적 안정성이 크게 향상되어 보다 강력하고 지속적인 항종양 면역반응을 유발한다.결과적으로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IL-15 신호를 증폭해 킬러 T 세포 중심의 면역반응을 재가동시키는 기전적 특성을 기반으로, BCG-불응성 NMIBC에서 의미 있는 치료적 이점을 제공하는 IL-15 기반 면역증강제이다.Immune Effects of nogapendekin alfa inbakicept(출처: Cells 2023, 12, 1611).위 사진자료에 대해 설명하면, A.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인간 IgG1 Fc와 융합된 IL15Rα에 결합된 돌연변이(N72D) 인간 IL-15로 구성된다. B.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IL-15 수용체를 통해 순환 면역 세포에 결합한다. C.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가 림프구에 결합하면 자연 살해(NK) 세포와 CD8+ T 세포 집단이 활성화된다되고 확장되어 고효과 CD56 dim 및 CD56 bright NK 세포와 중앙 기억 T 세포(TCM)가 확장된다. D. 비장 CD8+ T 세포 표면의 CXCR3가 상향 조절되면 종양 미세 환경(TME)으로 이동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활성화된 NK 세포도 종양으로 이동한다. E. 활성화된 종양 침윤 CD8+ T 림프구(TIL)는 MHC 클래스 I 복합체가 제시하는 종양 관련 항원 에피토프를 인식하여 암세포를 인식한다. 활성화된 CD8+ T 세포와 NK 세포는 세포독성이 증가하여 암세포 사멸을 유도한다.CD8+ T 세포는 IFNγ 및 TNF⍺와 같은 Th1 사이토카인을 분비하여 염증성 TME를 촉진하고 과립구 및 단핵구 골수유래 억제 세포(MDSC)의 PD-L1을 상향 조절합니다.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NK TIL이 TGF-β의 영향에 저항성을 갖도록 하고 항체 의존성 세포독성(ADCC)을 증가시킬 수 있도록 한다.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의 치료적 위치는?비근육침윤성 방광암(NMIBC)은 초기 치료로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TURBT)이 시행되지만, 재발률이 높고 병변이 지속·활성화되는 경우가 많아 반복적 치료가 필요하다. 특히 CIS를 동반한 고위험군에서는 BCG 치료가 표준으로 자리잡아 있으나, 충분한 BCG 노출에도 불구하고 재발·지속·진행이 나타나는 BCG-불응성 환자군이 적지 않다.이러한 환자에서 근치적 방광적출술(radical cystectomy)은 표준 치료로 권고되지만, 고령, 동반질환, 삶의 질 저하에 대한 우려, 환자 선호 등의 이유로 수술 적용이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이에 따라 방광을 보존하면서도 충분한 항종양 효과를 제공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전략의 필요성이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IL-15/IL-15Rα 복합체 기반의 IL-15 초작동제로, CD8+ T 세포와 NK 세포의 증식·활성화를 강력하게 유도하는 면역 증강형 생물학적 제제이다. NMIBC에서 BCG 치료는 국소 면역활성에 의존하지만, BCG-불응성 환자에서는 방광 내 면역 미세환경의 소진, T/NK 세포 감소, BCG 반응 저하 등이 주요 병태생리로 지적된다.이러한 맥락에서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고갈된 면역계를 다시 활성화하여 기존 BCG 효과를 강화하고, 단독 BCG로는 확보하기 어려운 항종양 면역반응을 확대하는 기전적 장점을 가진다.전신 면역관문억제제인 pembrolizumab(키트루다)은 일부 환자에서 의미 있는 완전반응을 유도하지만, 전신 면역 관련 부작용과 장기 치료에 따른 독성·비용 부담이 중요한 제약으로 남아 있다. 반면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방광 내 국소 투여를 기반으로 하여 전신 독성이 극히 낮으며, 고령 또는 동반질환이 많은 실제 진료 환경에서 사용하기 용이하다.또한 바이러스 벡터를 이용하는 AAV 기반 유전자치료제(nadofaragene firadenovec)와 달리 벡터 노출에 따른 안전성 우려가 없고, 기존 BCG 치료 패턴과 자연스럽게 연계되어 임상적 채택성이 높다는 점도 장점이다.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의 임상적 의미는 단순한 반응률 개선을 넘어, BCG-불응성 CIS 환자에서 방광적출술을 지연하거나 회피할 수 있는 실질적 치료 대안을 제공한다는 데에 있다.실제 임상에서 의미 있는 완전반응률과 지속기간이 확인되었으며, 이는 방광적출술을 바로 시행하기 어려운 환자에게 중요한 시간적 여유와 치료 선택권을 제공한다. 전신 독성의 부담이 거의 없고, BCG 기반 면역작동 기전을 확장하는 방식이라는 점 또한 치료적 위치를 공고히 한다.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ANKTIVA)의 허가임상은 어떠한가?ANKTIVA의 효능은 QUILT-3.032(NCT03022825) 시험에서 평가되었다. 이 연구는 경요도 방광종양절제술(TURBT) 이후 BCG에 반응하지 않는 고위험 비근육침윤성 방광암(NMIBC) 중 상피내암(CIS)을 동반한 성인 환자 77명을 대상으로 한 단일군, 다기관 임상시험이었다. 여기에는 Ta/T1 유두상 병변의 동반 여부와 상관없이 CIS를 가진 환자들이 포함되었다.BCG 불응성 고위험군 NMIBC의 CIS는, 충분한 BCG 치료를 완료한 후 12개월 이내에 CIS가 단독으로 또는 Ta/T1 병변과 함께 지속되거나 재발한 경우로 정의되었다. 충분한 BCG 치료는 초기 유도요법 6회 중 최소 5회를 투여하고, 이어서 유지요법 3회 중 최소 2회 또는 두 번째 유도요법 6회 중 최소 2회를 투여한 경우로 정의되었다.치료 전 Ta 또는 T1 병변 환자들은 절제가 가능한 모든 병변을 제거하기 위해 TURBT를 시행받았다. 절제, 소작 또는 전기소작이 불가능한 잔여 CIS는 허용되었다. 한편 근침윤성 방광암(T2~T4), 국소 진행성, 전이성 또는 방광 외부(요도, 요관, 신우) 침범이 있거나 그 병력이 있는 환자는 시험에서 제외되었다.환자들은 유도요법 동안 ANKTIVA 400mcg와 BCG를 주 1회, 6주 연속 투여받았다. 이후 질병이 없거나 저등급 질환을 가진 경우 4, 7, 10, 13, 19개월째에 3주 간격으로 주 1회 추가 투여를 받았다. 치료 3개월 시점에 CIS가 지속되거나 고등급 Ta 병변이 남아 있는 경우에는 두 번째 유도요법을 받을 수 있었다. 치료 25개월 시점에 완전반응(CR)이 유지되는 환자는 25, 31, 37개월째에 동일한 방식으로 추가 투여가 가능했다.종양 상태 평가는 최대 2년 동안 3개월마다 시행되었다. 24개월 이후의 반응 평가는 각 기관의 진료 기준에 따라 시행되었다. 치료 시작 후 첫 6개월 동안은 무작위 또는 방광경 유도 조직검사가 필수적으로 시행되었다. 주요 효능 평가지표는 어느 시점에서든 완전반응을 달성했는지와(방광경 검사 및 필요 시 TURBT/조직검사 결과 음성, 요세포검사 음성 기준) 그 반응의 지속기간이었다.등록 환자의 중앙 연령은 73세(범위 50~91세)였고, 86%가 남성이었다. 인종 분포는 백인 90%, 흑인 6%, 아시아인 1%, 아메리칸 인디언/알래스카 원주민 1%, 미상 1%였다. ECOG 수행능력은 0점이 83%, 1점이 17%였다.연구 등록 시 종양 특성은 CIS 단독 69%, CIS + Ta 병변 21%, CIS + T1(±Ta) 병변 10%였다. 기저 질환 상태는 불응성 43%, 재발성 57%였다. 이전 BCG 투여 횟수의 중앙값은 12회(범위 8~45회)였고, 13%는 분할 용량 BCG를 받은 경험이 있었다. 방광경 영상 방식은 백색광 57%, 청색광 또는 협대역 영상 40%, 미상 3%였다.효능 결과는 표 3에 제시되어 있으며, 전체 환자의 31%(24명)는 두 번째 유도요법을 받았다.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의 쟁점을 무엇인가?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IL-15의 생물학적 활성을 기반으로 설계된 차세대 면역작용제로, 고위험 BCG 불응성 비근침윤성 방광암(NMIBC) 치료에서 새로운 치료적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IL-15는 CD8⁺ T 세포와 NK 세포의 생존과 기능을 강화하는 핵심 사이토카인으로 알려져 있으나, 자연 상태의 IL-15는 짧은 반감기, 불안정한 구조, 수용체 결합의 가변성 등으로 인해 치료제로 활용하는 데 본질적인 제약이 존재해왔다.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IL-15와 IL-15Rα 수용체 도메인을 결합해 형성한 안정적 이종이량체 기반의 IL-15 초작용제로, 내재 IL-15에 비해 우수한 생체 내 안정성과 장기적 면역 활성 유도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특히 BCG 치료에 반응하지 않는 NMIBC 환자는 방광적출술이 표준 치료임에도 불구하고, 고령 및 동반질환 등으로 수술이 어려운 경우가 많아 실질적인 치료 공백이 존재해왔다. 이러한 점에서 BCG와 병용하여 국소 종양 미세환경을 재활성화할 수 있는 약제의 개발은 방광보존 전략을 확장할 수 있는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이라 할 수 있다.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의 주요 장점은 BCG와 병용 시 강력한 상승효과를 보인다는 점이다. IL-15Rα와의 결합을 통해 강화된 생물학적 활성은 APC, NK 세포, CD8⁺ T 세포의 집적과 기능을 촉진하여 항종양 면역반응을 증폭시키며, 이는 허가 근거가 된 QUILT-3.032 연구에서 3개월 완전반응률 53%, 12개월 반응 지속률 24~30%로 나타났다.이러한 치료 성적은 기존 BCG 불응 환자에서 보고된 방광내 요법의 성적을 상회하는 결과이며, 이 약제가 임상적으로 의미 있는 반응을 유도하는 면역치료제로 기능함을 보여준다.그러나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의 개발과 허가 과정에는 여러 한계와 도전이 병존한다. 가장 큰 문제는 근거 임상이 무작위 대조군이 없는 단일군(single-arm) 연구로 수행되었다는 점으로, 이는 약제의 효과를 BCG 재투여 효과와 명확히 구분하기 어렵게 만들며, 역사적 대조(historical control)와의 비교에서 발생할 수 있는 해석의 변이를 피하기 어렵다.또한 환자군 내 BCG 노출량, CIS 단독 여부, 종양 특성 등에서 이질성이 존재하여 반응률과 반응 지속성의 정확한 비교가 제한된다. 반응의 지속성 역시 완전반응을 보인 환자의 일부에서만 장기적으로 유지되는 경향이 관찰되었고, 12개월 이후 장기 추적자료는 아직 충분히 축적되지 않아 방광보존 전략의 장기적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확정적 결론을 내리기 어렵다.더불어 치료효과의 기저에 있는 종양면역미세환경의 상태가 환자별로 크게 달라, 이 약제가 NK/T 세포 결핍 또는 극도로 억제된 미세환경을 충분히 회복시키지 못하는 경우가 존재할 것으로 예상되며, 이러한 점은 향후 바이오마커 기반 환자선택 전략의 필요성을 시사한다.이처럼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IL-15 생물학을 임상적으로 구현한 최초의 치료제로서 BCG 불응성 NMIBC라는 미충족 의료수요 영역에서 실질적인 치료 옵션을 제공하고 있다.초기 반응률과 독성 프로파일은 고무적이지만, 단일군 연구 설계, 병용요법의 기여도 분리 문제, 반응 지속성의 제한, 장기 추적자료 부족 등은 여전히 해결해야 할 과제로 남아 있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노가펜데킨 알파 인바키셉트는 기존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기전을 바탕으로 난치성 NMIBC에서 방광보존 전력을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면역치료제로 자리매김할 가능성이 높으며, 향후 병용 전략, 내성 기전 규명, 예측 바이오마커 개발 등을 통해 그 임상적 가치가 더욱 강화될 것으로 기대된다.참고문헌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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Oncol. 14:1359725.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11-20 17:29:43최병철 박사 -
첫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 ASO 치료제 '올레자르센'아이오니스 파마슈티컬스(Ionis Pharmaceuticals)의 트린골자(TryngolzaⓇ, 성분명 올레자르센)는 APOC3 표적 antisense oligonucleotide(ASO) 제제로, 작년 미국 FDA, 올해 9월 유럽 EMA에서 성인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Familial Chylomicronemia Syndrome, FCS) 환자의 중성지방 감소를 위한 식이요법 보조 치료제로 최초 승인됐다.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FCS)은 지단백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 LPL) 또는 그 조절 인자의 결함으로 인해 소장에서 유래한 중성지방(TG) 풍부 지단백인 킬로미크론(chylomicron)이 적절히 분해되지 못하고 혈중에 병리적으로 축적되는 질환이다. 이로 인해 급성 췌장염(acute Pancreatitis)과 같은 심각하고 치명적인 합병증이 발생할 수 있다.올레자르센은 antisense RNA 기술을 활용해 간세포 내 APOC3 mRNA를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apoC-III 단백질 생성량을 감소시키는 제제이다.그 결과 중성지방 분해를 저해하던 apoC-III 수준이 낮아지면서 LPL 매개 지질분해와 킬로미크론 제거가 촉진되고, 궁극적으로 중성지방 대사가 정상화된다. 즉, LPL 기능 저하로 TG가 축적되는 FCS 환자에서 apoC-III 감소를 통해 TG 제거 경로를 간접적으로 활성화하는 기전을 갖는다.이 약제의 허가는 3상 BALANCE 임상시험에서 확인된 유의한 효과와 안전성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해당 연구 결과는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게재됐다.임상시험에서는 유전적으로 확진된 FCS 환자 66명을 대상으로 위약군 및 올레자르센 50mg, 80mg 피하 투여군(4주 간격)으로 무작위 배정하였다.그 결과, 6개월 시점에서 80mg군은 위약 대비 혈청 TG를 평균 42.5% 감소(P=0.0084)시켰으며, 급성 췌장염 발생 위험은 약 90% 감소했다. 또한 apoC-III 수치는 유의하게 감소했고, LDL-C는 용량 의존적으로 증가, apoB는 유의한 변화가 없었다.주요 이상반응으로는 주사 부위 반응, 혈소판 감소, 관절통, 경미한 혈당 및 간 효소 상승 등이 보고됐다.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Familial Chylomicronemia Syndrome, FCS)은 무슨 질환인가?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 증후군(FCS)은 지단백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 LPL) 또는 그 조절 단백의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상염색체 열성 희귀 유전질환이다. 이로 인해 소장에서 흡수된 중성지방(triglyceride, TG)이 풍부한 킬로미크론(chylomicron, CM)이 적절히 분해되지 못하고 혈중에 병적으로 축적된다.정상 상태에서는 식후 림프계를 통해 혈중으로 유입된 CM이 LPL에 의해 TG가 유리지방산(non-esterified fatty acids)과 글리세롤(glycerol)로 가수분해되며, 약 3~4시간 내에 대부분 제거된다. 반면 FCS에서는 기능성 LPL이 거의 존재하지 않아, 공복 12시간 이상 경과해도 CM이 혈중에 잔류한다. 잔존 LPL의 미미한 활성이나 기타 혈장 리파아제의 보조 작용으로는 이를 보상할 수 없어, 지속적이며 중증의 고중성지방혈증이 발생한다.생화학적으로 FCS는 킬로미크론의 과도한 축적과 VLDL·LDL·HDL의 현저한 감소라는 독특한 지질 프로파일을 보인다. 외인성 TG 대사의 차단으로 CM 잔여입자 생성이 억제되고, 간에서 VLDL 합성에 필요한 지질 기질이 감소해 VLDL 및 LDL 수치가 낮거나 정상 수준에 머무른다. 또한 HDL은 CETP(cholesteryl ester transfer protein) 매개 지질 교환 증가와 불충분한 지질분해(lipolysis)로 인해 감소한다.FCS의 가장 심각한 합병증은 급성 췌장염(acute pancreatitis)으로, 혈중 TG가 1,000 mg/dL 이상에서 위험이 급격히 상승하며, FCS 환자에서는 보통 2,000–5,000 mg/dL 이상으로 유지되어 재발성 또는 만성 췌장염으로 진행할 수 있다. 병태생리적으로는 순환 중 CM이 췌장 모세혈관을 기계적으로 폐쇄하고, 제한적 LPL 작용으로 생성된 유리지방산(FFA)이 국소적으로 축적되어 세포 독성, 염증, 부종, 괴사를 유발한다.임상적으로는 극심한 상복부 통증, 구토, 발열, 혈청 아밀라아제·리파아제 상승이 특징이며, 반복적 염증은 췌장 섬유화와 외분비기능부전(exocrine insufficiency)으로 이어질 수 있다.또한, 간비대(hepatomegaly) 및 지방간(hepatic steatosis)이 흔히 동반된다. 이는 CM 및 TG의 만성 축적으로 인한 간세포 내 지방 침착이 원인으로, 장기간 지속 시 비알코올성 지방간염(NASH)으로 진행할 수 있으며, 이에 따른 간기능 저하 및 대사 합병증 위험도 보고되고 있다.더불어 혈중 지질입자 과잉은 비장비대(splenomegaly)와 다양한 조직 내 지질 침착(lipid deposition)을 초래할 수 있다. 특히 간, 비장, 망막, 피부 등에서 거품세포(foam cell) 형태의 축적이 관찰되며, 드물게 황색종(xanthomas) 등의 피부 병변으로 나타나기도 한다.킬로미크론(Chylomicrons. CM)이란 어떤 물질인가?음식을 통해 지방을 섭취하면, 소장에서 흡수된 지방은 장세포로 들어가 다시 중성지방(TG) 형태로 재합성된다. 이렇게 만들어진 TG는 일부는 세포 내에 저장되고, 일부는 킬로미크론(CM)이라는 지방 운반 입자를 형성하는 데 사용된다.CM은 처음에 아주 작은 씨앗 같은 형태의 전구체(pre-CM)로 만들어지며, 이때 핵심이 되는 구조 단백질이 바로 apoB-48이다. 이 apoB-48을 중심으로 TG가 차곡차곡 결합하면서 입자가 점차 커지고, 여기에 여러 지단백 관련 단백질이 더해지면 CM의 기본 골격이 완성된다.형성 초기의 CM은 골지체로 이동해 최종 가공을 거친다. 이 과정에서 필요한 단백질이 추가되고 구조가 정돈되며, 완성된 CM이 형성된다.완성된 CM은 장세포 밖으로 바로 혈액으로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먼저 림프관으로 배출된다. 이후 림프 순환을 따라 이동해 흉관을 거쳐 쇄골하정맥(subclavian vein)으로 유입되면서 비로소 전신 혈액순환에 합류하게 된다.혈액 속으로 들어온 CM은 신체 여러 조직으로 이동해 지방을 전달한다. 근육에서는 에너지원으로 사용되고, 지방조직에서는 저장용으로 축적된다. 이 과정에서 CM 내 TG가 점점 빠져나가면서 입자는 작아지고, 결국 킬로미크론 잔여입자(CM remnant)라는 형태로 변한다.최종적으로 CM 잔여입자는 간으로 운반되어 제거된다. 간세포는 잔여입자 표면에 부착된 단백질 신호를 통해 이를 인식해 세포 내로 흡수하고, 분해하여 처리한다. 이 과정은 체내 지방의 운반과 분배가 효율적으로 이루어지도록 하는 중요한 생리적 단계다.Biogenesis of Lipoproteins(출처: Mass Spec Rev. 2023;42:1397–1423). 다시 정리하면, 섭취된 식이성 지방은 소장 내강에서 흡수된 후 장세포로 이동해 아포지질단백질 B-48(apoB-48)을 골격으로 CM을 형성한다. 형성된 CM은 림프계를 거쳐 혈액순환으로 유입되며, 순환계에 들어온 CM은 apoC-II에 의해 활성화된 지단백분해효소(LPL)에 의해 빠르게 가수분해된다.이 과정에서 방출된 유리지방산은 근육세포에서는 에너지원으로 산화되고, 지방조직에서는 다시 TG로 재합성되어 저장된다. TG가 제거되면서 입자는 점차 작아져 킬로미크론 잔여입자(CM remnant)가 되며, 이후 간세포 표면 수용체에 의해 인식되어 내재화(endocytosis)되고 분해됨으로써 순환계에서 제거된다.한편, TG는 간에서도 합성되며, 아포지질단백질 B-100(apoB-100)과 결합해 초저밀도지단백(VLDL, very low-density lipoprotein)을 형성한 뒤 혈액으로 분비된다. VLDL 역시 LPL의 작용을 받아 TG를 잃어가면서 중간밀도지단백(IDL, intermediate-density lipoprotein)로 전환되고, 이 과정에서도 유리지방산이 방출된다.생성된 IDL은 두 가지 경로를 따른다. 일부는 간에서 직접 제거되며, 나머지는 추가적인 LPL 및 hepatic lipase의 효소 작용을 통해 저밀도지단백(LDL, low-density lipoprotein)로 전환된다. LDL은 콜레스테롤이 풍부한 지단백으로, 말초 조직에 콜레스테롤을 공급하거나, 간으로 되돌아가 LDL 수용체에 의해 제거되는 등 체내 콜레스테롤 운반과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APOC3란 무엇인가APOC3는 간과 장에서 발현되는 유전자로, 이 유전자로부터 생성되는 단백질이 ApoC-III이다. 합성된 ApoC-III는 혈중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질(triglyceride-rich lipoproteins, TRLs)의 표면에 결합하여 지질 대사의 핵심 조절자로 기능한다.ApoC-III는 지단백분해효소(lipoprotein lipase, LPL)와 간 리파아제(hepatic lipase)의 활성을 억제하여 TRL의 분해(lipolysis)를 방해하고, 동시에 TRL 및 그 잔여입자의 간섭취(hepatic clearance)를 저해한다. 이러한 작용은 혈중 중성지방 상승과 TRL 잔여입자 축적을 초래하여, 죽상경화 발생 위험을 높이는 병태생리적 기반이 된다.유전역학적 연구는 APOC3/ApoC-III 축이 중성지방 대사 및 심혈관질환 위험에 인과적(causal) 역할을 한다는 명확한 근거를 제시한다. APOC3의 기능상실(loss-of-function, LOF) 변이를 보유한 개인은 ApoC-III 발현이 감소하여 혈중 중성지방 수치가 현저히 낮고, 관상동맥질환(ASCVD) 위험 또한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된다.반대로 기능증가(gain-of-function, GOF) 변이나 APOC3의 과발현은 고중성지방혈증과 ASCVD 위험 증가와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이러한 증거들은 APOC3가 단순한 지질 표지자를 넘어, 중성지방 대사를 조절하고 질환의 병태생리를 매개하는 핵심 인자임을 보여준다.APOC3는 주로 간세포(hepatocytes)에서 발현되며, 소장 상피세포(enterocytes)에서도 소량 발현된다. 이 유전자는 79개의 아미노산으로 구성된 소형 아포지단백질인 ApoC-III를 암호화한다.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APOC3/ApoC-III 축은 고중성지방혈증, 죽상경화, TRL-관련 급성췌장염 등 다양한 대사·심혈관질환의 주요 치료 표적으로 부상하고 있다. 특히 기존 피브레이트나 오메가-3 지방산으로 조절되지 않는 난치성 고중성지방혈증 또는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FCS) 환자에서 APOC3 억제는 혈중 중성지방 및 ApoC-III 수치를 효과적으로 감소시키고, 췌장염 위험을 줄이는 잠재력을 보여주고 있다.Antisense oligonucleotide(ASO)는 무엇인가? ASO는 질병 관련 유전자의 발현을 RNA 단계에서 정밀하게 조절하도록 설계된 합성 핵산 치료제로, 표적 mRNA를 직접 억제함으로써 병태생리의 근본 원인을 교정하는 혁신적 치료 플랫폼이다.ASO는 일반적으로 뉴클레오타이드 15~25개로 구성되며, 표적 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RNA 안정성, 스플라이싱, 번역 효율 등에 영향을 미친다. 이를 통해 단백질 생산 과정을 원천적으로 조절할 수 있다. 체내 투여된 ASO는 주로 간, 근육, 중추신경계 등 특정 장기에 분포한 뒤 세포 내로 유입되어 세포질과 핵에서 작용한다.ASO의 가장 대표적인 작용 기전은 RNase H1 매개 mRNA 절단(gene silencing)이다. ASO가 mRNA와 결합해 RNA–DNA hybrid를 형성하면 RNase H1이 이를 인식해 표적 mRNA를 절단하고, 절단된 mRNA는 신속히 분해된다. 그 결과 해당 단백질의 번역이 억제되며, 이는 과발현된 병적 단백질을 직접 감소시키는 데 매우 효과적이다(Figure 2). 이러한 기전은 대사질환, 염증질환, 신경·근육계 유전질환, 희귀질환 등 다양한 영역에서 임상적 효능이 입증되고 있다.RNase H1 ASO Mechanism of Action(출처: DNA AND CELL BIOLOGYVolume 39, Number 2, 2020).ASO는 스플라이싱 조절(splice modulation)을 통해 질환 원인 돌연변이를 교정하거나 기능적 단백질 아이소폼의 생성을 유도할 수도 있다. ASO가 pre-mRNA의 스플라이싱 조절 부위(exonic/intronic splicing enhancer 또는 silencer 등)에 결합하면, 스플라이싱 machinery의 접근 또는 조립을 선택적으로 억제·촉진하여 특정 엑손의 포함 또는 배제를 유도한다. 대표적 성공 사례로는 척수성 근위축증(SMA) 치료제 누시넨센(nusinersen, SpinrazaⓇ) 이 있다.이 외에도 ASO는 번역 억제, miRNA 기능 차단(antagomir-like effect), RNA 구조 변형을 통한 안정성 조절 등 다양한 분자적 경로로 작용한다. 이러한 약리 기전의 다양성은 ASO가 단일 기전에 국한되지 않고, RNA 수준에서 작동하는 정밀 유전자 조절 치료제임을 의미한다.ASO 기술 발전의 핵심은 화학적 구조 최적화였다. 초기에는 phosphorothioate(PS) 골격 변형을 통해 체내 안정성과 반감기를 연장했고, 이후 2’-O-methyl(2’-O-Me), 2’-O-methoxyethyl(2’-MOE) 및 locked nucleic acid(LNA) 등 2·3세대 핵산 변형 기술이 도입되어 결합 친화력, 선택성, 면역반응 감소, 독성 개선이 크게 진전됐다.최근에는 N-acetylgalactosamine(GalNAc) 결합 플랫폼의 도입으로 ASGPR 수용체를 통한 간세포 특이적 전달이 가능해지며, 효능 증대와 전신 부작용 최소화라는 중요한 기술적 도약이 이루어졌다.따라서 ASO는 DNA-단백질 축 사이의 핵심 매개 단계인 RNA를 직접 조절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분자 수준에서 교정하는 정밀 치료 전략이며, 기존의 단백질 표적 기반 치료제 또는 유전자 치료제와 차별화되는 혁신적 RNA 약물 플랫폼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증후군(FCS) 기존 치료제에는 어떤 약제들이 있는가?FCS에서 약물치료로 시도되어 온 기존 약제에는 피브레이트, 오메가-3 지방산, 니아신 등이 있다. 그러나 이들 약제는 모두 LPL 의존적 경로를 기반으로 작용하기 때문에, LPL 또는 조절 단백의 유전적 결함을 특징으로 하는 FCS에서는 치료 효과가 제한적이다.피브레이트(fibrates)는 가장 오래된 고중성지방혈증 치료제로, 대표 약제로는 fenofibrate, gemfibrozil, bezafibrate 등이 있다.피브레이트는 PPAR-α(peroxisome proliferator–activated receptor-α)를 활성화하여 LPL 발현 증가, ApoC-III 발현 억제, 지방산 산화 촉진을 통해 TG를 감소시킨다. 이차성 고중성지방혈증에서는 의미 있는 TG 감소 효과가 있으나, FCS에서는 LPL 자체가 결핍되어 있어 치료 반응이 거의 나타나지 않는다. 또한 간효소 상승, 근육통, 신기능 저하 등의 부작용 가능성도 고려해야 한다.오메가-3 지방산(omega-3 fatty acids)은 EPA(eicosapentaenoic acid) 및 DHA(docosahexaenoic acid)를 기반으로 한 제제로, 간 내 TG 합성 억제 및 VLDL 분비 감소를 통해 TG 저하 효과를 보인다. 일반 고중성지방혈증에서는 20~30%의 TG 감소가 가능하나, 킬로미크론 축적이 근본 문제인 FCS에서는 LPL 비의존적 기전의 한계로 효과가 매우 제한적이며, 대개 10–20% 수준의 감소에 그친다. 이러한 수준의 감소는 급성 췌장염 위험 감소에는 불충분하다.니아신(niacin; 비타민 B3)은 과거 TG 감소와 HDL 상승 목적으로 사용되었으나, 혈당 상승, 간독성, 안면홍조(flushing) 등의 부작용으로 인해 현재는 임상적 사용이 거의 중단되었다. 특히 FCS 환자에서는 TG 감소 효과가 미미하고 안전성 문제가 커 실제 임상적 적용이 사실상 배제된 상태다.종합하면, 피브레이트, 오메가-3 지방산, 니아신 등 기존 약제들은 LPL 기능 강화 또는 지방 합성 억제에 의존하는 간접적 기전이므로, LPL 결핍이라는 FCS의 근본 병태를 해결하지 못한다. 이 때문에 FCS 치료의 핵심은 여전히 극단적 저지방 식이(< 20g/일)에 의존하고 있으며, 중증 환자에서는 충분한 예방 효과가 보장되지 않는다.최근 들어 ApoC-III 또는 ANGPTL3를 표적하는 RNA 기반 신약이 LPL 비의존적 기전을 통해 직접 병태생리를 교정하는 혁신적 치료 전략(mechanistic innovation)으로 주목받고 있다.APOC3 억제제는 어떤 약제인가?Apolipoprotein C-III(APOC3)는 단순한 지질 표지자를 넘어 중성지방(TG) 대사의 핵심 조절자로, 지단백 분해 억제, TRL 잔여입자 축적, 인슐린 저항성 및 염증 유도 등 다양한 병태생리 기전에 관여한다.특히 유전학적 근거에 따르면, APOC3 유전자의 기능 상실(loss-of-function) 변이 보유자는 중성지방 수치가 현저히 낮고, ASCVD 발생률 및 TRL-연관 급성 췌장염 위험이 감소하는 것으로 보고되었다. 이러한 결과는 APOC3가 질환의 병태생리에 직접적 역할을 한다는 점을 뒷받침하며, 유효한 치료 표적(targetable driver) 으로 확립되는 근거가 되었다.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APOC3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RNA 기반 치료제 개발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대표적인 플랫폼은 antisense oligonucleotide(ASO) 와 small interfering RNA(siRNA) 로, 모두 APOC3 mRNA를 직접 표적하여 ApoC-III 단백질 합성을 감소시키는 정밀 RNA치료 전략이다.초기 ASO 제제인 volanesorsen은 FCS 환자를 대상으로 ApoC-III와 중성지방 수치를 현저히 감소시키며 치료 잠재력을 입증했으나, 혈소판감소증(thrombocytopenia) 등 안전성 문제가 임상적 활용의 제약 요인으로 작용했다. 이러한 한계를 보완하기 위해 간 표적 GalNAc 결합 기술이 적용된 2세대 ASO인 olezarsen이 개발되었으며, 보다 우수한 안전성 프로파일과 강력한 TG 감소 효과가 관찰되고 있다.동시에 siRNA 플랫폼 기반의 plozasiran(ARO-APOC3) 역시 간세포 내 APOC3 발현을 억제하는 기전으로 개발 중이다.이 차세대 APOC3 억제제들은 기존 치료에 반응이 미흡한 난치성·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군에게 새로운 치료 대안을 제공할 뿐 아니라, TRL-잔여 위험(residual risk) 감소를 통한 심혈관질환 예방 측면에서도 잠재적 가치를 보여주고 있다. 특히 TG 감소 외에도 간·췌장 합병증 개선 가능성, 심혈관 위험 지표 개선, 대사염증 경감 효과 등이 탐색되고 있어 적용 범위가 확장될 전망이다.결론적으로, APOC3 억제제는 중성지방 대사의 근본 조절축을 정밀하게 표적하는 혁신적 RNA 기반 치료 전략으로, 고중성지방혈증,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 TRL-연관 급성 췌장염 등 다양한 대사 및 심혈관질환 영역에서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을 제시하고 있다.올레자르센의 약리적 기전은 어떠한가? 올레자르센은 표적 m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하여 RNA–DNA hybrid를 형성하고, RNase H1을 활성화해 APOC3 mRNA를 절단·분해한다. 이로써 apoC-III 단백질 발현이 감소하고, LPL 활성이 회복되며, 간으로의 TRL 잔여입자 제거가 촉진되어 혈중 중성지방 농도가 유의하게 감소한다.간세포 선택성을 강화하기 위해 5’ 말단에는 삼지형(triantennary)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리간드가 결합되어 있다. 이를 통해 asialoglycoprotein receptor(ASGPR)를 매개로 한 간세포 특이적 흡수가 가능해지며, 세포내섭취(endocytosis)를 거쳐 간세포 내로 이동한 후 표적 mRNA를 분해한다.The ASO Drug Olezarsen Targets Familial Chylomicronemia Syndrome[출처: https://www.cell.com/trends/pharmacological-sciences/abstract /S0165-6147(25) 00097-5]APOC3 억제를 통한 기전은 크게 세 가지로 정리된다. 첫째, 잔존 LPL 활성(residual LPL activity)을 강화하여 중성지방 분해를 촉진하고, 둘째, 중성지방이 풍부한 지단백(TG-rich lipoprotein)의 생성과 분비를 억제하며, 셋째, LPL 비의존적 대사 경로(alternative catabolic pathways)를 활성화하여 추가적인 중성지방 감소를 유도한다.올레자르센은 5–10–5 gapmer 구조로 설계되었으며, 2’-O-methoxyethyl(2’-MOE) 수식 염기와 phosphorothioate 골격을 적용해 안정성과 결합 친화도를 높였다. 내부 DNA 서열은 RNase H1 유도를 위한 구조적 요건을 유지하며, 5-methylcytosine과 5-methyluridine의 도입은 염기쌍 안정성과 표적 결합력을 강화한다.결과적으로, 올레자르센은 APOC3 mRNA 발현을 선택적으로 억제함으로써 혈중 중성지방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정밀 RNA 기반 치료제로, 고중성지방혈증 및 가족성 킬로미크론혈증(FCS)의 병태생리를 표적하는 혁신적 치료 옵션으로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올레잘센(TRYNGOLZA)의 허가 임상 결과는 어떠한가?TRYNGOLZA의 효능은 유전적으로 FCS이 확인된 성인 환자 중, 공복 중성지방(TG) 수치가 880mg/dL 이상인 환자를 대상으로 실시된 무작위 배정, 위약 대조, 이중맹검 임상시험(Trial 1)을 통해 입증되었다.시험에 앞서 모든 환자는 1일 지방 섭취량을 20g 이하로 제한하는 저지방 식이요법을 최소 4주 이상 유지하는 준비(run-in) 기간을 거쳤다. 이후 환자들은 무작위로 배정되어, TRYNGOLZA 80mg(n=22) 또는 동일 용량의 위약(placebo, n=23)을 피하 주사 형태로 4주 간격으로 53주간 투여받았다.환자 인구학적 및 기저 특성은 두 치료군 간 전반적으로 유사하였다 등록 시 당뇨병을 동반한 환자 비율은 TRYNGOLZA 80mg 군 32%, 위약군 26%였다.연구 시작 시 TRYNGOLZA 80mg 군과 위약군 모두에서 스타틴(27%), 오메가-3 지방산(42%), 피브레이트(49%), 또는 기타 지질강하제(13%)가 병용 사용되었다.두 군을 합쳐 71%의 환자가 과거 10년 이내에 급성 췌장염(acute pancreatitis) 병력이 있었다. 기저 시점의 공복 중성지방 평균(SD) 수치는 2,604(1,364)mg/dL, 중앙값은 2,303mg/dL이었으며, 범위는 334–6,898mg/dL이었다.1차 평가변수(primary endpoint)는 기저치 대비 6개월차(23, 25, 27주차 평균)의 공복 중성지방 변화율(%)로, 위약군과 비교하여 분석되었다.그 결과, TRYNGOLZA 80mg 투여군은 위약군 대비 공복 중성지방 변화율이 -42.5%로 유의하게 감소하였다(95% 신뢰구간: -74.1% ~ -10.9%; p = 0.0084). 추가 결과는 Table 2를 참조. 기저치 대비 중앙값 변화율(Figure 1)과 중앙값 절대 중성지방(TG) 수치(Figure 2)는, 12개월 치료 기간 동안 일관된 중성지방 감소 효과를 보여주었다. 12개월의 치료 기간 동안, TRYNGOLZA 80mg을 투여받은 환자군에서 급성 췌장염(acute pancreatitis)의 발생률은 위약군보다 낮았다.TRYNGOLZA 80mg 투여군에서는 1명(5%), 위약군에서는 7명(30%의 환자에서 급성 췌장염이 보고되었다. 이들 모든 환자는 시험 등록 10년 이내에 췌장염 병력을 가지고 있었다.올레잘센의 쟁점이 될 수 있는 부분은?올레잘센은 FCS 최초이자 유일한 치료 옵션으로, 성인 FCS 환자에서 식이요법의 보조요법으로 중성지방(TG)을 유의하게 감소시킨다. 월 1회 80 mg 피하주사라는 단순한 용법 또한 장점으로 꼽힌다. 유사 기전 약물인 volanesorsen과 plozasiran은 아직 미국 FDA 승인을 받지 못했다.올레잘센의 허가 임상은 FCS 및 중증 고중성지방혈증 환자에서 유의미한 TG 감소 효과를 입증하며 치료적 진전을 보여주었으나, 해석 시 고려해야 할 중요한 한계가 존재한다.첫째, 대부분의 임상이 소수의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어 결과의 일반화 가능성에 제약이 있다. 희귀질환 특성상 환자 모집이 어렵지만, 연구 참여자의 인종적·임상적 다양성이 충분히 확보되지 않아 실제 진료 현장에 완전히 적용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평가 기간이 주로 6~12개월에 그쳐 장기 투여 시 효과 지속성 및 누적 부작용에 대한 근거가 부족하다.둘째, 유효성 평가지표로 사용된 TG 감소는 대리결과(surrogate endpoint)에 해당한다. 급성 췌장염 발생 감소, 심혈관 사건 예방, 생존율 향상과 같은 최종 임상결과(hard outcomes)에 대한 근거는 충분히 축적되지 않았다. 이는 약물의 장기적 임상적 가치 평가 측면에서 중요한 한계다.셋째, 희귀질환 치료제 특성상 높은 치료비용과 접근성 제약 문제는 실제 임상 적용과 보건의료 자원 배분에서 중요한 고려 요소로 남아 있다.종합하면, 올레잘센은 고중성지방혈증 치료 영역에서 치료적 가치를 지닌 유망한 옵션으로 부상하고 있으나, 장기 안전성, 하드엔드포인트 근거, 비용-효과성 등 해결해야 할 과제가 여전히 존재한다. 향후 충분한 규모와 이질적 환자군을 포함한 장기 추적 연구가 수행되어, 실제 진료 환경에서의 임상적 유용성과 안전성이 확립되기를 기대한다.참고문헌 1. Erica Gianazza et al. “Proteomic studies on apoB‐containing lipoprotein in cardiovascular research: A comprehensive review” Mass Spec Rev. 2023;42:1397–1423. 2. Anne V. Smith1 and Sarah J. Tabrizi “Therapeutic Antisense Targeting of Huntingtin” DNA AND CELL BIOLOGYVolume 39, Number 2, 2020). 3. Fiza Javed et al. “Familial chylomicronemia syndrome: An expert clinical review from the National Lipid Association” Journal of Clinical Lipidology, Vol 19, No 3, May/June 2025 4. Kexin Wang et al. “Remnant cholesterol and 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Metabolism, mechanism, evidence, and treatment” Front. Cardiovasc. Med. 9:913869. 5. Erik S. et al “Olezarsen, Acute Pancreatitis, and Familial Chylomicronemia Syndrome” N Engl J Med 2024;390:1781-1792. 6. Jan Borén et al. “The Roles of ApoC-III on the Metabolism of Triglyceride-Rich Lipoproteins in Humans“ Humans. Front. Endocrinol. 11:474 2020. 7.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11-06 21:18:18최병철 박사 -
세계 첫 항체 무관 혈우병 A·B 치료제 '피투시란'큐피틀리아(Qfitlia, 성분명 피투시란, Fitusiran, 사노피)는 GalXC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항트롬빈(antithrombin)을 표적으로 하는 소간섭 리보핵산(small interfering RNA, siRNA) 치료제다.이 약제는 2024년 유럽의약청(EMA) 에서, 이어 올해 3월 미국 식품의약국(FDA) 에서 제VIII인자 또는 제IX인자 억제인자(inhibitor)의 유무와 관계없이, 12세 이상 성인 및 소아 혈우병 A 또는 B 환자에서 출혈 에피소드의 발생을 예방하거나 빈도를 감소시키기 위한 정기적 예방요법(routine prophylaxis)에 ‘두 달에 한번 피하주사’로 승인되었다. 국내에서는 올해 5월 희귀의약품(Orphan drug) 으로 지정되었다.혈우병(hemophilia)은 X염색체 연관 열성 유전질환으로, 제Ⅷ인자(FVIII) 또는 제Ⅸ인자(FIX) 의 결핍으로 인해 혈액응고 연쇄반응(coagulation cascade) 이 정상적으로 진행되지 못하며, 그 결과 트롬빈(thrombin) 생성 부족으로 지혈(hemostasis) 이 저하된다. 이러한 병태생리적 이상은 반복적인 출혈, 특히 관절 출혈을 초래하여 만성 관절병증(chronic arthropathy) 및 삶의 질 저하로 이어진다.기존의 표준 치료는 응고인자제제(clotting factor concentrate, CFC) 의 정맥 내 투여를 통한 인자 보충요법(replacement therapy) 이었다. 그러나 이 방식은 정맥 투여의 불편성, 반복적 투여 부담, 그리고 항체(억제인자, inhibitor) 형성으로 인한 치료 저항성이라는 한계를 지닌다.이에 따라 최근에는 비(非)응고인자 기반 치료(non-factor therapy) 의 개발이 활발히 이루어지고 있으며, 그중에서도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 기술을 이용한 피투시란(Fitusiran) 은 새로운 치료 옵션으로 주목 받고 있다.피투시란은 간세포 내에서 항트롬빈(antithrombin, AT) 합성을 억제하도록 설계된 siRNA 기반 치료제로, 내인성 응고 조절 인자의 발현을 조절함으로써 응고 균형(hemostatic balance) 을 회복시키는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한다.피투시란의 승인은 다국가, 무작위배정, 대조, 3상 임상시험들로 구성된 ATLAS 임상 프로그램의 결과를 근거로 하였다.이 프로그램에는 ATLAS-A/B, ATLAS-INH, 그리고 ATLAS-PPX 연구가 포함되며, 각각 혈우병 A 또는 B 환자 중 인자 억제인자의 유무, 그리고 기존 예방요법(prophylaxis) 사용 여부에 따라 구분되었다.ATLAS-A/B 연구는 억제인자가 없는(non-inhibitor) 혈우병 A 또는 B 환자를 대상으로, ATLAS-INH 연구는 억제인자가 존재하는(inhibitor-positive) 환자를 대상으로 수행되었다. ATLAS-PPX 연구는 기존 예방요법을 받고 있던 환자에서 피투시란으로 전환했을 때의 출혈률 변화를 평가하였다.이들 연구에서 피투시란은 월 1회 피하주사(subcutaneous injection) 투여만으로도 연간 출혈률(annualized bleeding rate, ABR)을 기존 치료 대비 약 90% 이상 유의하게 감소시켰으며, 절반 이상의 환자에서 무출혈(ABR = 0)이 관찰되었다. 또한 억제인자 유무와 관계없이 일관된 출혈 억제 효과가 확인되었다.혈우병이란 무엇인가?혈우병(hemophilia)은 그리스어 ‘hemo(피)’와 ‘philia(사랑하다)’에서 유래한 용어로, 1828년 Schönlein에 의해 Hämophilie라 명명됐다. 19세기 말 유럽 왕실 내 근친혼으로 인해 영국, 스페인, 독일, 러시아 등 여러 나라에서 다수의 환자가 발생하면서 ‘왕실병(The Royal Disease)’이라는 별칭을 얻었다.혈우병은 혈액응고인자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하는 대표적인 선천성 출혈성 질환이다. 제VIII응고인자(FVIII)의 결핍은 혈우병 A로, 전체 환자의 약 80~85%를 차지하며 ‘고전적 혈우병(classic hemophilia)’이라 불린다. 제IX응고인자(FIX)의 결핍은 혈우병 B로 약 15%를 차지하며, 최초 환자의 이름을 따 ‘크리스마스병(Christmas disease)’으로도 알려져 있다. 제XI응고인자(FXI)의 결핍은 혈우병 C로 상대적으로 드물게 발생한다.혈우병 A와 B는 X 염색체 열성 유전 양식을 가지므로 주로 남성에서 발병하며, 여성은 보인자로 존재하거나 드물게 태아기에 사망하기도 한다. 반면 혈우병 C는 4번 염색체 이상에 기인하므로 성별에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으며, 일부 환자에서는 가족력 없이 자연 발생적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현되기도 한다.혈우병과 유사한 질환으로는 폰빌레브란트병(von Willebrand disease, vWD)이 있다. 이는 응고인자 VIII과 결합하는 폰빌레브란트인자(vWF)의 결핍으로 인해 혈우병과 유사한 임상 양상을 보인다.이외에도 프로트롬빈(II), 피브리노겐(I), V, VII, X, XII, XIII 응고인자의 결핍으로 인한 선천성 응고장애가 보고되어 있으나, 이러한 질환들은 혈우병의 범주에는 포함되지 않는다.혈액응고 과정은 어떻게 일어나는가?혈액응고는 인체의 항상성을 유지하기 위한 필수적인 생리적 방어기전으로, 외상이나 혈관 손상 시 과도한 출혈을 방지하는 역할을 한다. 이 과정은 혈관수축, 혈소판 기능, 그리고 혈액응고인자의 연속적인 활성화로 이루어지는 응고 연쇄(cascade)로 설명되며, 궁극적으로 안정적인 피브린 혈전(fibrin clot)을 형성한다.혈액응고인자(Coagulation factors)는 주로 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로, 로마 숫자로 표기된 I번부터 XIII번까지의 인자가 알려져 있다. 이들은 각각 특정 효소 활성 또는 보조인자로 작용하면서 정교하고 단계적인 반응을 매개한다. 주요 응고인자로는 피브리노겐(Factor I), 프로트롬빈(Factor II), 그리고 프로트롬빈 복합체를 구성하는 V, VII, IX, X, XI, XII 인자, 마지막으로 XIII 인자 등이 있다. 응고 연쇄는 크게 내인성 경로(intrinsic pathway), 외인성 경로(extrinsic pathway), 그리고 두 경로가 합류하는 공통 경로(common pathway)로 구성된다.내인성 경로는 Factor XII의 활성화를 시작으로 XI, IX, VIII 인자가 순차적으로 활성화되며, 외인성 경로는 조직인자(tissue factor, TF)와 Factor VII의 상호작용을 통해 개시된다.두 경로는 Factor X의 활성화 단계에서 공통 경로로 수렴하며, 활성화된 Factor X는 Factor V와 결합하여 프로트롬비나제(prothrombinase) 복합체를 형성한다. 이 복합체는 프로트롬빈(Factor II)을 트롬빈(thrombin)으로 전환시키고, 생성된 트롬빈은 피브리노겐(Factor I)을 불용성 피브린(fibrin)으로 전환시켜 최종적으로 혈전을 완성한다.또한 트롬빈은 Factor V, VIII, XI 등을 다시 활성화시키는 양성 되먹임(positive feedback) 작용을 통해 응고 반응을 증폭시키며, Factor XIII을 활성화시켜 피브린 가교결합(fibrin cross-linking)을 형성함으로써 혈전의 안정성을 더욱 높인다.이러한 정교한 연쇄 반응은 항응고 단백질(antithrombin, protein C/S system 등)과 섬유소 용해(fibrinolysis) 기전 간의 정밀한 균형 속에서 조절된다. 이 균형이 깨질 경우 출혈성 질환이나 혈전성 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항트롬빈(Antithrombin, AT, heparin cofactor I)은 어떤 물질인가?항트롬빈(AT)은 혈액응고 조절에서 가장 중요한 내인성 항응고인자로, 전체 생리적 응고 억제 작용의 약 70~80%를 담당하는 핵심 단백질이다. AT는 혈장에 존재하는 세린 단백질분해효소 억제제(serpin) 계열의 당단백질로, 주된 표적은 트롬빈(thrombin)이지만, Factor Xa, IXa, XIa, XIIa 및 칼리크레인(kallikrein) 등 다양한 혈액응고인자를 동시에 억제함으로써 응고 연쇄(cascade) 전반의 균형 유지에 기여한다.The Coagulation Cascade(출처: Ann Pharmacother . 2016 Sep;50(9):758-67). AT는 트롬빈의 활성 중심부에 위치한 세린(serine) 잔기와 1:1 비율로 결합하여 불활성 복합체를 형성함으로써 트롬빈 활성을 차단한다. 이를 통해 소규모 응고 반응이나 불필요한 혈전 형성을 신속히 억제하며, 정상적인 생리 상태에서 과도한 혈액응고를 방지하는 핵심 역할을 수행한다.그러나 대규모 혈관 손상이나 파종성 혈관내응고(Disseminated intravascular coagulation, DIC)와 같이 트롬빈 생성이 폭발적으로 증가하는 상황에서는 AT의 억제 능력이 상대적으로 부족해져, 생리적 항응고 메커니즘만으로는 병적 혈전 형성을 완전히 제어하기 어렵다.AT의 항응고 활성이 가장 강력하게 발휘되는 조건은 헤파린(heparin)의 존재 하에서이다. 헤파린은 AT에 결합하여 구조적 변화를 유도하고, AT와 트롬빈 및 Factor Xa 간의 결합 친화도를 수백 배 이상 증폭시킨다.이로 인해 헤파린은 AT의 촉매제(cofactor) 역할을 하며, 임상적으로 항응고 효과를 발휘하는 주요 기전이 바로 AT 매개 억제 반응이다. 이러한 이유로 AT 결핍 환자에서는 헤파린의 항응고 효과가 현저히 감소하며, 이는 선천성 또는 후천성 AT 결핍에서 혈전성 질환 발생 위험이 증가하는 중요한 근거가 된다.AT는 간에서 합성되며 혈중 농도는 약 0.15mg/mL로 유지되고, 정상 활성도는 80~120% 범위 내에 있다. 선천성 AT 결핍은 드문 질환이지만 정맥혈전증과 폐색전증 발생의 중요한 위험 요인으로 알려져 있으며, 후천성 결핍은 간질환, 신증후군, DIC, 항응고제 치료 등 다양한 상황에서 관찰된다. AT 농도의 감소는 항응고 균형을 무너뜨려 과도한 혈전 형성을 유발하므로, 임상적으로 AT 농축제제 보충 또는 헤파린·직접 트롬빈 억제제와 같은 항응고 요법을 병행하는 치료 전략이 고려된다.이처럼 AT는 단순한 혈액응고인자 억제 단백질을 넘어, 혈액응고와 항응고, 그리고 섬유소 용해(fibrinolysis) 시스템 사이의 미세한 균형을 유지하는 핵심 조절인자로서, 혈전성 질환의 병태생리 이해와 새로운 항응고 치료제 개발에 있어 중요한 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혈우병 A 치료제에는 어떤 약제가 있는가?1. 응고인자 보충요법(Factor Replacement Therapy) 혈우병 A의 전통적인 치료는 부족한 제Ⅷ인자(FVIII)를 직접 보충하는 방식이다. 초기에는 혈액 유래 FVIII 제제가 사용되었으나, 감염 위험 등 안전성 문제가 제기되면서 현재는 재조합 FVIII(rFVIII)이 표준으로 자리잡았다. 또한 최근에는 반감기를 연장한 FVIII 제제들이 개발되어 투여 빈도를 줄이고 환자 순응도를 높이는 데 기여하고 있다.1) 표준 반감기(Standard half-life, SHL) FVIII 제제 표준 반감기 제제는 혈액 유래 FVIII와 재조합 FVIII로 나눌 수 있다. 혈액 유래 제제는 감염 위험 관리가 필요하지만 여전히 일부에서 사용되고 있으며, 재조합 FVIII로 애드베이트(AdvateⓇ, 코지네이트 에프에스(Kogenate FSⓇ) 등은 안전성 측면에서 더 선호된다.2) 반감기 연장형(Extended half-life, EHL) FVIII 제제 반감기 연장형 제제는 투여 간격을 늘리기 위해 Fc-fusion(엘록테이트, EloctateⓇ), PEGylation(애디노베이트, AdynovateⓇ, 지비, JiviⓇ) 등 다양한 기술이 적용되었다. 이러한 약제들은 환자의 주사 횟수를 줄여 장기적인 치료 순응도를 개선하는 장점이 있다.3) VWF-independent EHL(VWF 비의존성 반감기 연장형) FVIII 제제 VWF 비의존성 반감기 연장형 제제인 알투비오(AltuviiioⓇ)는 주 1회 주사로 FVIII 활성을 더 오래 유지할 수 있도록 설계된 최신형 지속형 치료제(high sustained factor, HSF)로 2023년 미 FDA에서 승인되었고 국내에서는 진행중이다,2. 억제인자 환자 치료(Treatment for Patients with Inhibitors) 혈우병 A 환자의 약 20~30%는 치료 과정에서 FVIII에 대한 억제항체를 형성하게 되며, 이 경우 기존의 FVIII 보충요법은 효과가 제한적이다. 억제인자 환자의 치료에는 크게 두 가지 접근법이 있다.첫째, 우회제제(bypassing agents, BPA)를 사용하는 방법이다. 활성화 프로트롬빈 복합체(aPCC, 훼이바, FEIBAⓇ)와 재조합 활성 VIIa(rFVIIa, 노보세븐, NovoSevenⓇ)는 응고경로를 우회적으로 활성화하여 지혈 효과를 발휘하지만, 지혈 반응의 변동성과 혈전 위험이라는 한계가 존재한다.둘째, 에미시주맙(Emicizumab, HemlibraⓇ)는 FIXa와 FX를 연결하여 FVIII의 기능을 모방하는 이중특이성 항체로, 억제인자 환자뿐 아니라 비(非)억제인자 환자에서도 예방요법으로 사용 가능하다. 피하 주사로 1주~4주 간격 투여가 가능하여 투여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3. 대체 인자제제(Replacement therapy) 재조합 돼지 유래 FVIII(r-pFVIII)인 오비주르(Obizur®, Susoctocog alfa)는 2014년 미 FDA, 2015년 EMA 그리고 2023년 국내에서 ‘성인 후천성 혈우병 A(Acquired Haemophilia A, AHA) 환자의 출혈 에피소드 치료’에 승인되었다. 후천성 혈우병 A는 선천성 혈우병과 다르게, 정상 혈액응고인자 VIII(FVIII) 수준을 가지고 있지만, 이에 대해 자가면역 항체(중화 항체)가 생겨 혈액 응고 기능이 저해되어 출혈 위험이 커지는 인구 100만 명당 약 1명꼴로 발생하는 초희귀 자가면역 응고질환이다.4. 비응고인자 기반 치료(Non-factor Therapy) 최근 혈우병 A 치료에서 가장 주목받는 변화는 FVIII를 직접 보충하지 않고, 다른 경로를 통해 응고 균형을 회복하는 비응고인자 기반 치료이다. 대표적인 약제가 에미시주맙(Emicizumab, HemlibraⓇ)으로, FIXa와 FX을 연결하여 FVIII의 보조인자 기능을 모방하는 이중특이성 항체이다. 피하 주사로 주 1회, 격주, 또는 4주 간격 투여가 가능해 환자의 치료 편의성이 획기적으로 개선되었다.이외에도 피투시란(Fitusiran)과 콘시주맙(Concizumab, Alhemo®)가 있다. 피투시란은 RNA 간섭(RNAi) 기술을 이용하여 간세포에서 항트롬빈 합성을 억제함으로써 응고 활성을 높인다. 월 1회 피하 주사가 가능하지만, 혈전 및 간독성 발생 위험으로 인해 항트롬빈 활성(15–35%)을 유지하는 개별화 용량조절(AT-DR)이 필요하다. 콘시주맙은 조직인자경로억제인자(TFPI)를 차단하여 내인성 응고를 촉진하는 약제이다.5. 유전자 치료(Gene Therapy) 혈우병 A에서 유전자 치료는 단회 정맥투여를 통해 간세포에 FVIII 유전자를 도입하여 장기간 발현을 유도하는 새로운 전략이다. 대표적인 약제가 록타비안(RoctavianⓇ, Valoctocogene roxaparvovec)으로, AAV5 벡터를 이용해 개발되었으며 2022년 유럽, 2023년 미국 FDA의 승인을 받았다.단일 투여로 FVIII 발현을 장기간 유지할 수 있어 치료 패러다임의 변화를 예고했으나, 발현 지속 기간의 불확실성, 간효소 상승, 재투여 불가 등의 문제점이 여전히 남아 있다.혈우병 B 치료제에는 어떤 약제가 있는가?1. 응고인자 보충요법(Factor IX Replacement Therapy) 혈우병 B의 가장 기본적인 치료는 부족한 제Ⅸ인자(FIX)를 직접 보충하는 방식이다. 과거에는 혈액 유래 제제가 널리 사용되었으나, 감염 위험 문제로 현재는 재조합 FIX(rFIX) 제제가 주로 사용된다. 여기에 더해 반감기를 연장한 제제들이 개발되면서 투여 간격이 길어지고 환자의 치료 순응도가 크게 향상되었다.1) 표준 반감기(Standard half-life, SHL) FIX 제제 표준 반감기 FIX 제제는 투여 후 약 18~24시간의 반감기를 가지며, 주 2~3회 정맥 주사가 필요하다. 혈액 유래 FIX 제제는 여전히 일부에서 사용되지만,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안전성 우려가 있었다. 이를 보완하기 위해 개발된 재조합 FIX 제제인 베네픽스(BeneFIXⓇ, Nonacog alfa)는 안전성이 확보되어 현재 임상에서 가장 널리 사용되고 있다.2) 반감기 연장(Extended half-life, EHL) FIX 제제 반감기 연장 제제는 기존 표준 제제보다 3~5배 긴 반감기를 가지며, 1~2주 간격으로 투여가 가능하다. 이들 약제에는 Fc-fusion 단백을 이용한 알프로릭스(Alprolix(Ⓡ, Eftrenonacog alfa), albumin-fusion 기술이 적용된 아이델비온(IdelvionⓇ Albutrepenonacog alfa) 등이 포함된다. 이러한 제제들은 주사 횟수를 줄여 환자의 삶의 질과 치료 순응도를 높이는 중요한 진보로 평가된다.2. 억제인자 환자 치료(Treatment for Patients with Inhibitors) 혈우병 B 환자에서 억제인자 발생은 상대적으로 드물지만, 일단 형성되면 치료가 매우 어렵다. 억제인자가 형성된 경우 기존 FIX 제제의 효과가 소실되므로 우회제제(bypassing agents)가 사용된다.활성화 프로트롬빈 복합체(aPCC, 훼이바, FEIBAⓇ)와 재조합 활성 VIIa(rFVIIa, 노보세븐, NovoSevenⓇ)가 대표적이다. 그러나 혈우병 A와 달리 에미시주맙은 FVIII 기능을 모방하는 기전이기 때문에 혈우병 B 환자에게는 효과가 없다. 따라서 억제인자 환자의 치료는 여전히 제한적이며, 새로운 치료 전략이 필요한 영역이다.3. 비응고인자 기반 치료(Non-factor Therapy) 혈우병 B에서도 비응고인자 기반 치료가 적용될 수 있다. 이들 약제는 특정 응고인자를 보충하지 않고 응고 균형 자체를 조절하는 기전을 갖는다. 대표적으로 RNA 간섭 기반의 피투시란(Fitusiran)은 간세포에서 항트롬빈 합성을 억제하여 응고 활성을 증가시키며, 혈우병 A와 B 모두에 승인되었다.또한 항 TFPI 항체인 콘시주맙(Concizumab, Alhemo®) 역시 혈우병 A와 B 모두에 적용 가능하며, 내인성 응고경로를 촉진하여 출혈을 억제한다. 이처럼 비응고인자 기반 치료는 억제인자 보유 여부와 관계없이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 혈우병 B 환자에서도 중요한 치료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4. 유전자 치료(Gene Therapy) 혈우병 B는 유전자 치료 분야에서 가장 먼저 성과를 낸 질환 중 하나이다. FIX 유전자의 크기가 FVIII보다 작아 AAV 벡터 전달이 용이하기 때문에, 임상개발이 상대적으로 앞서 진행되었다.대표적인 약제는 헴제닉스(HemgenixⓇ, Etranacogene dezaparvovec)으로, 2022년 미국 FDA와 2023년 유럽 EMA에서 세계 최초로 혈우병 유전자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단회 정맥투여만으로 간세포에서 FIX 발현이 장기간 유지될 수 있으며, 환자의 치료 부담을 획기적으로 줄일 수 있다. 그러나 여전히 발현 지속 기간의 변동성, 간효소 상승, 재투여 불가 등의 문제점이 존재하며, 고가의 치료비용 역시 중요한 사회적 논의 대상이 되고 있다.피투시란은 어떤 약제인가?피투시란은 안티트롬빈(AT) mRNA를 절단·분해하여 AT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혈중 AT 농도를 감소시키는 기전을 가진다. siRNA 치료제는 RNAi 과정을 활용하는 대표적인 플랫폼으로, 표적 mRNA를 인식하고 분해하도록 설계된 합성 RNA 이중가닥 구조를 기반으로 한다. 이 과정은 특정 단백질의 번역을 저해하여 표적 단백질의 합성을 효과적으로 억제한다.피투시란은 화학적으로 안정화된 이중가닥 siRNA로 설계되어 뉴클레아제에 의한 분해나 Toll-like receptor(TLR)3, TLR7 등 선천면역 수용체의 인식을 회피한다. 특히 리보뉴클레오티드의 2′-데옥시-2′-플루오로 치환, 2′-O-메틸 치환, 인산 골격의 선택적 변형이 적용되어 높은 안정성과 생체 내 지속성을 확보하였다.이 siRNA는 삼중 안테나(tri-antenna) 형태의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잔기와 결합되어 있으며, 간세포 표면의 아실글리코프로테인 수용체(asialoglycoprotein receptor, ASGPR)를 통해 효율적으로 간세포 내로 전달된다. 세포 내로 흡수된 후 산성 환경에서 siRNA는 ASGPR로부터 해리되고, 엔도솜을 탈출하여 세포질 내 RNA 유도 침묵 복합체(RNA-induced silencing complex, RISC)에 탑재된다.RISC는 siRNA의 안티센스(antisense) 가닥을 선택적으로 유지하고, 이를 이용해 표적 유전자인 SERPINC1 mRNA를 서열 특이적으로 절단·분해함으로써 AT 발현을 억제한다. 이 과정의 결과로 혈중 AT 농도가 감소하며, 그에 따라 트롬빈 생성이 증가하여 혈우병 환자의 응고능이 향상된다.RISC 내 안티센스 가닥은 세포 내에서 수 주간 안정적으로 존재하면서 반복적으로 전사체 절단을 매개하므로, 세포당 수백 개 수준의 siRNA 분자만으로도 강력하고 지속적인 knockdown 효과를 낸다. 이러한 특성 덕분에 피투시란은 임상시험에서 한 달에 한 번의 피하 투여만으로도 충분한 약효를 유지할 수 있는 장점을 보인다.Antithrombin Knockdown by Fitusiran(출처: Molecular Therapy Vol. 28 No 3 April 2020).피투시란의 약리 기전은?피투시란은 간에서 합성되는 AT(antithrombin) mRNA를 표적하는 siRNA로 개발된 약제로, 항트롬빈 발현을 효율적으로 억제함으로써 체내의 친응고 상태를 강화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다.즉, AT 억제 작용을 통해 내인성 및 외인성 경로 모두에서 Factor Xa와 트롬빈의 활성을 증가시켜 응고 연쇄의 효율성을 회복시키며, 그 결과 FVIII 또는 FIX 결핍이 있는 혈우병 환자에서도 출혈 위험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킨다.The Role of Thrombin and Antithrombin in Hemostasis, and the Mechanism of Action of Fitusiran(출처: Res Pract Thromb Haemost. 2023;7:e100179).피투시란은 혈우병 A 또는 B 환자의 출혈 예방을 위해 2개월에 한 번 피하 주사로 투여된다. 초기 권장 용량은 50mg이며, 이후 항트롬빈 활성도를 모니터링하여 용량과 투여 간격을 조정한다. 목표 AT 활성도는 15~35% 사이로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다.AT 활성도가 15% 미만으로 떨어질 경우 용량을 줄이고, 35% 이상으로 증가하면 용량을 늘릴 수 있다. 예를 들어, 50mg을 2개월 간격으로 투여하던 환자의 AT 활성도가 35%를 초과할 경우, 동일 용량을 매월 투여하도록 변경할 수 있다.약동학 연구에서 피투시란은 혈장에서 비교적 짧은 반감기(약 3~5시간)를 보였으나, 모든 임상시험 용량군에서 투여 중단 후에도 수개월간 AT 감소 효과가 지속되었다. 평균 AT 회복 속도는 한 달에 약 10~15% 수준이었으며, 이 기간 동안 트롬빈 생성은 억제되고 출혈 사건 발생 위험은 증가하는 경향을 보였다.투여 중단 후 약 5개월 시점에서 중앙값 AT 수치는 약 60% 이상으로 회복되었다. 약력학적 분석 결과, AT 억제 효과는 첫 투여 후 약 15~28일 사이에 나타났으며, 개인 간 AT 감소 정도에는 차이가 있으나 개인 내에서는 일정하게 유지되어 지속적인 지혈 보호 효과를 제공하는 것으로 확인되었다.피투시란은 또한 비인자(non-factor) 치료제 중 유일하게 특정 역전제(reversal agent)를 보유한 약제로, 이는 재조합 또는 혈장 유래 항트롬빈 제제 형태로 제공된다. 이러한 역전제는 돌파성 출혈 시 다른 지혈제와 병용할 경우 혈전증 위험을 조절할 수 있다는 점에서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한편, 혈중 AT 감소가 표준 응고 검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점은, CFC(concentrated factor concentrate) 또는 BPA(bypassing agent)를 사용하는 상황이나 수술 시 지혈 상태 및 인자 수치를 보다 용이하게 모니터링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피투시란(QFITLIA)의 허가임상은 어떠한가?성인 및 12세 이상의 소아 환자에서 억제인자(inhibitors)의 존재 여부와 관계없이 혈우병 A 또는 B를 가진 환자에서 QFITLIA의 유효성과 안전성은 두 건의 임상시험에서 입증되었다.-억제인자가 있는 혈우병 A 또는 B: ATLAS-INH -억제인자가 없는 혈우병 A 또는 B: ATLAS-A/B위의 본 임상시험에 참여한 환자들은 장기 연장 연구인 ATLAS-OLE로 이월되었다.임상시험 ATLAS-INH 및 ATLAS-A/B에서는 QFITLIA 80mg 고정 월 1회 용량을 시험하였다. 그러나 이 용량에서 혈전성 사건(thrombotic events)이 발생하여, ATLAS-OLE에서는 항트롬빈(AT) 활성 15–35%를 목표로 하는 QFITLIA AT-DR 용법이 도입되었다.AT-DR 용법은 ATLAS-INH 및 ATLAS-A/B 연구가 거의 완료될 시점에 도입되었으므로, QFITLIA AT-DR 치료의 유효성은 장기 연장 연구 ATLAS-OLE에서 얻어진 AT-DR 치료 데이터를 ATLAS-INH 및 ATLAS-A/B 연구의 대조(control) 데이터와 비교하여 평가되었다.유효성 분석은 본 임상시험들의 무작위 배정(randomization)을 보존하면서, 부모 연구(parent studies)에서의 의도한 치료(intent-to-treat, ITT) 원칙에 따라 수행되었다.[ATLAS-INH] ATLAS-INH은 혈우병 A 또는 B 환자 중 FVIII(제8인자) 또는 FIX(제9인자)에 대한 억제항체를 가진 성인 및 소아 남성 환자(≥12세) 57명을 대상으로 실시된 다기관, 무작위배정, 공개(open-label) 임상시험이었다. 이들은 모두 과거에 출혈 시 우회제제(BPAs)를 필요에 따라(episodic, on-demand) 투여받은 병력이 있었다.대상 환자들은 2: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되어, 월 1회 80mg 고정 용량의 QFITLIA 피하 주사(SC)를 예방요법(prophylaxis)으로 투여받은 군(N=38)과, 돌발 출혈(breakthrough bleeding) 발생 시 BPA를 필요에 따라 투여받은 군(N=19)으로 나뉘어 9개월간 치료를 받았다.그러나 QFITLIA 80mg 용량은 심각한 혈전성 사건(thrombotic events), 담낭 질환(담낭절제술 필요 포함), 간독성(hepatotoxicity) 위험 증가로 인해 승인되지 않았다. 현재 50mg과 20mg이 허가되어 있다.[ATLAS A/B] ATLAS A/B는 FVIII(제8인자) 또는 FIX(제9인자)에 대한 억제항체가 없는 혈우병 A 또는 B 환자를 대상으로 한 다기관, 무작위배정, 공개(open-label) 임상시험이었다. 대상자는 모두 성인 및 소아 남성(≥12세)으로, 과거에 출혈 시 응고인자제제(CFC)를 필요에 따라(on-demand, episodic) 투여받은 병력이 있었다.대상 환자 120명은 2: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되어, 월 1회 80 mg 고정 용량의 QFITLIA 피하 주사(SC)를 예방요법(prophylaxis)으로 투여받은 군(N=80)과, 돌발 출혈 발생 시 CFC를 필요에 따라 투여받은 군(N=40)으로 나뉘어 9개월간 치료를 받았다.그러나 QFITLIA 80mg용량은 심각한 혈전성 사건(thrombotic events), 담낭 질환(담낭절제술 필요 포함), 간독성(hepatotoxicity) 위험 증가로 인해 승인되지 않았다.[ATLAS-OLE] 총 227명의 환자가 두 임상시험(ATLAS-INH 및 ATLAS-A/B)과, CFC 또는 BPA 예방요법을 받던 환자를 대상으로 한 교차 임상시험 ATLAS-PPX에서 이월되어 ATLAS-OLE 연구에서 QFITLIA 치료를 받았다. 이 다기관 공개 연장 임상시험은 FVIII 또는 FIX 억제항체 유무와 관계없이, 12세 이상의 성인 및 소아 남성 혈우병 A 또는 B 환자에서 QFITLIA의 장기적인 안전성과 유효성을 평가하였다.대상자는 초기에는 월 1회 80mg QFITLIA 피하 주사를 투여받았으나, 연구가 개정되어 AT-DR(항트롬빈 활성 15–35% 목표) 용법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평가하도록 설계가 변경되었다. 이후 총 213명의 환자가 AT-DR로 전환되었다.AT-DR에서는 시작 용량이 50mg 격월(2개월 간격) 투여였으며, INNOVANCE Antithrombin 분석법을 이용해 측정한 AT 활성 수치에 따라 개별적으로 용량을 조정하였다. 용량은 50mg 월 1회 또는 80mg 월 1회로 증량하거나, 20mg 격월 또는 20mg 월 1회로 감량할 수 있었다.AT 활성 수치가 최저 용량에서도2025-10-23 23:25:17최병철 박사 -
국내 희귀약 지정 RNAi 기반 PH1 치료제 '네도시란'리브플로자(RivflozaⓇ, 성분명: 네도시란, Nedosiran, 노보 노디스크)는 GalXC RNAi 기술 플랫폼을 기반으로 개발된 희귀 유전질환 치료제다. 미 FDA는 2023년 9월 이 약제를 ‘원발성 고옥살뇨증 1형(Primary hyperoxaluria type 1, PH1) 치료제’로 승인했으며, 국내에서는 2025년 6월 희귀의약품으로 지정했다.네도시란은 간에서 lactate dehydrogenase type A(LDH-A)를 표적으로 하는 소간섭 RNA(siRNA) 치료제로, 2세 이상 소아 및 성인에서 신기능이 비교적 보존된(eGFR ≥30mL/min/1.73m²) PH1 환자의 요중 옥살산(urinary oxalate, Uox) 수치를 낮추는 것을 적응증으로 한다.PH1은 드문 유전성 대사질환으로, 간세포의 alanine-glyoxylate aminotransferase(AGXT) 결핍으로 인해 glyoxylate가 비정상적으로 축적되고 최종적으로 oxalate가 과잉 생성되는 것이 특징이다.그 결과 만성 고옥살산뇨증이 발생하며, 반복적인 칼슘 옥살산(calcium oxalate) 신장결석, 점진적인 신기능 저하, 전신 옥살산 침착(systemic oxalosis)으로 이어져 많은 환자들이 조기에 말기 신부전(ESKD)에 도달한다.네도시란의 미 FDA 승인은 2상 핵심 임상시험 PHYOX2와 3상 연장 연구 PHYOX3의 중간 분석 결과를 근거로 이뤄졌다. PHYOX2는 리브플로자와 위약을 비교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 임상시험으로, 주요 평가 변수(primary endpoint)를 충족했다.치료군에서는 투여 90일부터 180일까지 24시간 요중 옥살산 배설량(AUC24-hour Uox)이 기저치 대비 유의하게 감소하였다. 또한 PHYOX3 중간 분석 결과에 따르면, 리브플로자를 추가로 6개월간 투여한 환자군에서 요중 옥살산 감소 효과가 지속적으로 유지되는 것으로 나타났다.원발성 고옥살산뇨증 1형(Primary Hyperoxaluria type 1, PH1)는 어떤 질환인가?원발성 고옥살산뇨증(Primary Hyperoxaluria, PH)은 glyoxylate 대사 효소의 결핍으로 인해 oxalate가 과도하게 생성돼 신장결석, 신부전, 전신 옥살산증으로 이어지는 희귀 유전질환이다. PH는 원인 유전자에 따라 PH1, PH2, PH3의 세 가지 아형으로 분류되며, 모두 glyoxylate 축적을 특징으로 하지만 관여하는 효소(AGT, GRHPR, HOGA1)가 서로 달라 임상 양상과 질환의 중증도에 차이를 보인다.이러한 효소 결손으로 인해 glyoxylate가 효율적으로 glycine으로 대사되지 못하고, 결국 oxalate로 과잉 전환된다. 그 결과 신장에서 칼슘 옥살산(calcium oxalate) 결석과 신부전이 발생하며, 전신 조직에 oxalate가 침착되는 systemic oxalosis로 진행될 수 있다. 특히 PH1 환자에서의 만성적인 고옥살산 배설은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해할 뿐 아니라 조기 신부전으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예후가 불량하다.기존 치료법으로는 고용량 피리독신(pyridoxine) 투여와 수분 섭취가 사용됐으나, 효과가 제한적이며 궁극적으로 간 이식 또는 간-신장 동시 이식이 필요하다. 또 이식 치료는 높은 수술 위험과 제한된 공여자 문제로 인해 근본적 해결책이 되지 못한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전략으로 RNA 간섭(RNAi) 기반 치료제가 개발되었으며, 대표적으로 glycolate oxidase(HAO1) 또는 LDHA를 표적으로 하는 접근이 주목 받고 있다.옥살산(Oxalate)은 어떤 작용을 하는가?혈중 oxalate는 간의 내인성 합성과 장에서의 식이 흡수를 통해 기인한다. 인간은 oxalate를 분해하는 효소를 보유하지 않으므로, 체내 oxalate는 반드시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 그러나 세뇨관 내에서 oxalate는 칼슘과 결합하여 불용성 결정체인 칼슘 옥살산(calcium oxalate)을 형성할 수 있으며, 이는 신장결석 및 옥살산 신병증으로 이어질 수 있다.간에서의 옥살산 합성은 원발성 고옥살산뇨증의 병태생리에 핵심적이다. PH1은 AGXT, PH2는 GRHPR, PH3는 HOGA1 유전자의 결손으로 발생하며, 이들 결손은 공통적으로 glyoxylate 축적을 유발한다. 과도한 glyoxylate는 비정상적으로 간 LDH-A(Lactate Dehydrogenase A)에 의해 oxalate로 전환되며, 이 과정이 oxalate 과잉 생성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한편, 장에서의 식이 oxalate 흡수 역시 혈중 농도에 기여한다. 대부분은 세포 간격을 통한 수동적 흡수에 의존하지만, 일부 능동적 분비 기전도 보고되었다. 특히 Oxalobacter formigenes를 비롯한 장내 세균은 oxalate 분해 또는 SLC26A6 경로를 통한 분비 촉진에 기여할 수 있어, 장내 미생물 조절은 잠재적 치료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다. Generation and Elimination of Oxalate and Potential Therapeutic Targets(출처: Clinical Kidney Journal, 2022, vol. 15, Suppl 1, i17–i22).PH1에서 옥살산(Oxalate)과 LDHA는 어떤 관계인가? Oxalate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단순 이염기성 카르복실산으로, 칼슘염인 calcium oxalate(CaOx)의 낮은 용해도 때문에 임상적으로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사람에서는 oxalate가 대사의 최종 산물로 더 이상 분해되지 않으며, 정상적인 경우 대부분 신장을 통해 배설된다.그러나 원발성 고옥살산뇨증(PH) 환자에서는 과도한 oxalate 생성으로 인해 CaOx 결정이 신장과 요로에 침착하게 되고, 이로 인해 신석회증(nephrocalcinosis)이나 요로결석이 발생할 수 있으며, 질병이 진행하면 전신성 옥살산증(systemic oxalosis)으로 이어질 수 있다.이러한 CaOx 결정은 단순히 기계적인 조직 손상을 일으킬 뿐만 아니라 염증 반응과 산화 스트레스를 촉발하여 신기능 저하를 가속화한다. 그 결과 혈장 내 oxalate 농도가 더욱 상승하게 되고, 이는 다시 결정 형성을 촉진하는 악순환을 형성한다.사람에서 oxalate는 대부분 내인성 합성으로부터 기인하며, 식이를 통한 장내 흡수는 상대적으로 기여도가 낮다. 내인성 합성의 중심에는 glyoxylate가 있으며, 이는 젖산탈수소효소(lactate dehydrogenase, LDH)에 의해 oxalate로 산화된다. 따라서 모든 유형의 PH는 glyoxylate 대사 이상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특히 PH1에서는 간 퍼옥시좀에 존재하는 alanine:glyoxylate aminotransferase(AGT)가 결핍되면서 glyoxylate가 glycine으로 전환되지 못하고, 대신 비정상적으로 LDH 경로를 통해 oxalate로 축적된다. 이 과정에는 glycolate, 아스코르빈산, 하이드록시프롤린 등의 대사 산물도 oxalate 합성에 추가적으로 기여한다. 결국 PH의 병태생리는 간에서의 과도한 glycolate 축적과 LDH 매개 oxalate 합성이 핵심 기전으로 작용하며, 이러한 분자적 이상은 임상적으로 신장 결석과 전신 합병증을 초래한다.최근 이러한 병태생리에 착안하여 LDH isoenzyme인 LDH-A를 직접 억제하는 RNA 간섭(RNAi) 기반 치료제인 네도시란(Nedosiran)이 개발되었다. 전임상 연구와 임상시험에서 네도시란은 혈중 및 요중 oxalate 수치를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여주었고, 이는 LDHA가 단순히 해당과정(glycolysis)의 보조 효소에 그치는 것이 아니라 PH1 치료에서 혁신적이고 유망한 타깃으로 기능할 수 있음을 보여준다.그러나 LDHA 억제 전략이 장기적으로 안전한지, 간 외(extra-hepatic) 조직에 미치는 영향은 어떠한지, 나아가 PH2나 PH3 같은 다른 아형에서도 적용될 수 있는지 여부는 여전히 연구가 필요한 부분이다. 따라서 PH1에서 LDHA 억제의 기전적 의미와 임상적 근거를 검토하고, 향후 치료 전략으로서 확장될 가능성을 고찰하는 일은 학문적·임상적으로 매우 중요한 과제가 된다.원발성 고옥살산뇨증 1형(PH1)의 치료 방법은?기존 치료 전략은 다량의 수분 섭취, 알칼리 요법, 일부 환자에서의 고용량 피리독신 반응에 의존해 왔으나, 질환 진행을 근본적으로 억제하기에는 불충분하다. 궁극적 치료로 제시된 간 혹은 간-신장 동시 이식은 이식 관련 위험성과 기증자 제한이라는 큰 장벽을 가진다.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에는 RNA 간섭RNAi) 기술을 이용한 혁신적 치료 전략이 개발되고 있다. 대표적으로 glycolate oxidase(Hao1) 억제를 통한 루마시란(Lumasiran)이 임상에서 입증되었으며, 이어서 LDH-A를 표적으로 하는 네도시란(Nedosiran)이 차세대 치료제로 주목받고 있다.LDH-A는 해당과정의 최종 단계에서 피루브산을 젖산으로 환원하는 효소이지만, 동시에 글리옥실산 대사 경로와 연결되어 PH1에서 옥살산 과생산에 기여한다. 따라서 LDH-A의 억제는 간세포에서 옥살산 생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는 새로운 접근법이다.네도시란은 어떤 약제인가?네도시란(Nedosiran)은 GalNAc 접합 siRNA 플랫폼을 기반으로 간세포에 특이적으로 전달되어 LDH-A 발현을 억제한다. 초기 임상 연구에서 네도시란은 PH1 환자뿐 아니라 PH2, PH3 등 다양한 PH 아형에서도 요중 옥살산 수치를 유의미하게 감소시켰으며, 이는 단일 아형에 국한되지 않는 광범위한 치료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또한 월 1회 피하 투여라는 단순화된 투여 방식은 환자 순응도를 높혔다.PHYOX-1 연구는 무작위, 단일 상승 용량(randomized, single-ascending-dose)의 제1상 임상시험으로, PH1 또는 PH2 환자 18명과 건강한 성인 대조군 25명을 대상으로 피하 주사된 네도시란의 안전성, 약동학, 약력학 및 옥살산 대사에 미치는 효과를 평가하였다.이 연구에서 성인 환자들은 57일차에 24시간 요 옥살산 배설(24-h UOx)이 평균 최대 55% 감소하였으며, 전체 환자의 67%가 정상 또는 정상에 근접한 24시간 요 옥살산 배설치를 달성하였다.LDH-A가 간과 근육에서 모두 발현되기 때문에, 이러한 접근이 근육에서 간외적 부작용(extrahepatic side effects)을 유발할 가능성에 대한 우려가 있었다. 그러나 생쥐 및 영장류를 대상으로 한 전임상 자료에서는 RNAi에 의한 LDH-A 억제가 UOx 배설을 감소시키는 효과를 보였고, GalNAc 태그를 활용함으로써 효과가 간 특이적으로 나타났으며 근육을 포함한 다른 조직에서는 표적 외 효과(off-target effect)가 관찰되지 않았다.또한 보고된 인간 LDH-A 결핍 사례들은 유의한 근육 관련 표현형을 보이지 않았으며, PHYOX-1 1상 연구에 참여한 건강한 지원자들에서도 약물 관련 근골격계 이상반응은 보고되지 않았다. 더 나아가, 네도시란 투여군에서는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혈장 젖산, 피루브산, 크레아틴 키나아제 농도의 유의한 변화가 관찰되지 않았다.따라서 현재까지의 근거는 간의 LDH-A를 표적으로 하는 네도시란의 사용이 모든 유형의 PH 환자에서 안전하고 유망한 접근법임을 시사한다. 다만, PH1 및 PH2 환자를 대상으로 한 위약 대조 이중맹검 제3상 임상시험이 진행 중이며, 그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다.네도시란과 루마시란과의 차이점은 무엇인가?최근 RNA 간섭(RNAi) 기술을 이용하여 간세포의 특정 효소를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이 등장하였다. 그 중 루마시란(Lumasiran)은 glycolate oxidase(HAO1)를 표적으로 하여 글리콜산이 글리옥실산으로 전환되는 상류 단계에서 대사 흐름을 차단함으로써 옥살산 생성을 억제한다.루마시란은 임상시험에서 PH1 환자에서 유의미한 옥살산 감소 효과를 입증하여, 최초로 승인된 RNAi 기반 PH 치료제로 자리매김하였다. 그러나 이 약제는 PH1 아형에 국한된다는 한계가 존재한다.이와 달리 네도시란(Nedosiran)은 lactate dehydrogenase A(LDHA)를 억제하여 글리옥실산이 옥살산으로 전환되는 최종 단계를 직접 차단하는 기전을 가진다.이러한 작용 기전은 PH1뿐 아니라 PH2, PH3 등 모든 PH 아형에서 공통적으로 적용 가능하다는 점에서 임상적 의미가 크다. 실제 임상 연구에서 네도시란은 다양한 PH 아형 환자에서 요중 옥살산 수치를 유의하게 감소시켜, “pan-PH”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입증하였다.Liver Metabolism of Oxalate and Targets of the Novel RNAi Therapies(출처: Clinical Kidney Journal, 2022, vol. 15, Suppl 1, i17–i22) 따라서 루마시란과 네도시란은 모두 PH 치료의 RNAi 치료제이지만, 적응증 범위와 대사 경로 내 표적 단계의 차이로 인해 임상적 적용 범위가 구분된다.네도시란의 약리 기전은 무엇인가?네도시란은 이중가닥 siRNA로, GalNAc 아미노당 잔기에 결합되어 있다. 피하 주사 후 GalNAc-결합 당은 아실로당단백 수용체(ASGPR)에 결합하여 네도시란을 간세포(hepatocyte)로 전달한다. GalNAc-siRNA-ASGPR 복합체는 세포 내로 유입되어 엔도솜(endosome) 내에서 분리된다. 이후 siRNA는 엔도솜으로부터 방출되고, GalNAc은 분해되어 제거된다. ASGPR을 포함한 소포는 다시 세포막과 융합되어 간세포 표면으로 되돌아가 수용체 순환(recycling)을 마친다.엔도솜에서 방출된 siRNA는 헬리케이스(helicase)에 의해 이중가닥 구조가 풀리고, 안티센스 가닥(antisense strand)은 Ago2 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효소들과 함께 RISC를 형성한다. RISC는 표적 mRNA와 상보적인 염기서열에 결합하며, Ago2는 안티센스 가닥의 5′ 말단에서 10번째와 11번째 염기 사이의 인산다이에스터 결합(phosphodiester bond)을 절단하여 mRNA를 분해하고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GalNAc facilitates gene silencing through a specific mechanism(출처: Journal of Nanobiotechnology (2024) 22:745). 따라서 네도시란은 RNA 간섭(RNAi)을 통해 간세포 내 LDHA 메신저 리보핵산(mRNA)을 분해함으로써 간성 젖산 탈수소효소(LDH)의 발현 수준을 억제시킨다. LDH-A 억제는 글리옥실레이트(glyoxylate)가 옥살산(oxalate)으로 전환되는 과정을 차단함으로써, 옥살산 대사 경로에서 LDH가 매우 하위 단계에 위치한다는 점 때문에 모든 유형의 PH에서 잠재적 치료 옵션이 된다.네도시란(RIVFLOZA)의 허가임상은 어떠한가? PHYOX2는 RIVFLOZA와 위약을 비교한 무작위, 이중눈가림 임상시험으로, 6세 이상이면서 eGFR ≥30mL/min/1.73m²를 가진 PH1 또는 PH2 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되었다. PH2 환자는 등록 수가 너무 적어 PH2 집단에서의 유효성을 평가할 수 없었다. 따라서 RIVFLOZA는 PH1 환자에서만 적응증이 승인되었다.환자들은 매월 RIVFLOZA(N=23) 또는 위약(N=12)을 투여받았다. 만 12세 이상, 체중 ≥ 50kg 환자의 용량은 160mg, 만 12세 이상 체중2025-10-09 15:41:17최병철 박사 -
첫 RNA 기반 ATTR-CM 치료제 '암부트라'④최초의 RNAi 기반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 치료제, ‘암부트라(Vutrisiran)’암부트라(Amvuttra®, 성분명: 부트리시란 Vutrisiran, Alnylam Pharmaceuticals)는 소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 치료제로, 2022년 6월 미국 FDA에서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 다발신경병증(hATTR-PN) 치료제로 최초 승인되었다. 이어 2025년 3월에는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 심근병증(ATTR-CM) 환자의 심혈관 사망, 입원 및 응급실 방문을 감소시키는 최초의 RNAi 치료제로 추가 승인을 받았다.Alnylam Pharmaceuticals는 siRNA 기술을 기반으로 간세포 내 TTR 합성을 직접 억제하는 신약 개발을 선도해 왔으며, 2018년 파티시란(Patisiran, Onpattro®)이 hATTR-PN 치료제로 최초 승인되었다. 이후 이를 개량한 2세대 제형인 부트리시란(Amvuttra®)이 개발되어 hATTR-PN과 ATTR-CM 모두에 사용 가능하게 되었다.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증(ATTR amyloidosis)은 간에서 합성되는 단백질인 트랜스티레틴(TTR)의 구조적 불안정성에 의해 발생한다. 불안정한 TTR 사량체(tetramer)는 쉽게 해리되어 아밀로이드 형성 성향(amyloidogenic)을 띠는 잘못 접힌 단량체(misfolded monomer)로 전환된다. 이 단량체들이 서로 응집해 β-sheet 구조를 형성하면서 아밀로이드 섬유(amyloid fibril)로 축적되고, 신경·심장·소화관 등 다양한 장기에 침착되어 임상 증상을 유발한다.유전성 ATTR 다발신경병증(hATTR-PN)은 TTR 유전자 변이에 의해 발생하며, 주로 말초 및 자율신경에 침착해 신경병증을 유발한다.ATTR 심근병증(ATTR-CM)은 유전성(hATTR-CM) 또는 노화와 관련된 야생형(wild-type ATTR-CM)으로 발생할 수 있으며, 주 침착 부위는 심근이다.부트리시란은 RNAi 치료제로, 3개월 간격으로 1회 피하주사한다. 특정 mRNA를 표적·침묵시켜 야생형과 변이형 모두의 TTR 생성을 차단한다.HELIOS-A 시험은 hATTR-PN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공개라벨, 다국가 3상 임상으로 진행되었다. 환자들은 3개월마다 피하로 부트리시란을 투여받거나 대조군으로 파티시란 정맥주사를 투여받았다.주요 유효성 평가는 mNIS+7 점수, Norfolk QoL-DN 설문, 보행 검사 등이었으며, 외부 위약군(APOLLO 연구 placebo arm)과의 비교를 통해 신뢰성을 보강하였다. 그 결과, 부트리시란 투여군은 신경학적 기능 악화를 유의하게 억제했으며 삶의 질과 신체 기능이 향상되는 양상을 보였다. 안전성 측면에서도 대부분의 이상반응은 경미하거나 중등도 수준에 그쳐 장기 투여의 내약성이 입증되었다.HELIOS-B 시험은 hATTR-CM뿐 아니라 야생형 ATTR-CM 환자를 포함한 심근병증 환자군을 대상으로 수행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위약 대조 3상 임상시험이다. ATTR-CM 환자에서 부트리시란의 심혈관 사망 및 입원 위험 감소 효과를 평가하는 데 중점을 두었으며, 1차 종료점으로 심혈관 사망률과 심부전 입원율이 설정되었다.연구 결과, 부트리시란은 ATTR-CM 환자에서 주요 심혈관 사건의 발생을 줄이는 경향을 보였고, 타파미디스(Tafamidis) 치료 경험 여부와 무관하게 일관된 효과를 나타냈다.트랜스티레틴(Transthyretin, TTR)은 무엇인가? 트랜스티레틴(Transthyretin)은 그 명칭이 transport + thyroxin + retinol에서 유래하였으며, 혈액과 뇌척수액에서 갑상선 호르몬과 비타민 A를 운반하는 필수 단백질이다.분자량 약 55kDa의 사량체(tetramer) 구조를 가진 TTR은 주로 간세포에서 합성되어 혈장으로 분비되며, 전체의 90% 이상이 간에서 생산된다. 혈중 TTR은 전체 단백질의 약 0.1–0.3%를 차지하며, 갑상선 호르몬 및 비타민 A 운반뿐 아니라 단백-에너지 영양 상태를 반영하는 민감한 지표로 활용된다.간 외에도 뇌의 맥락얼기(choroid plexus) 상피세포와 망막색소상피(retinal pigment epithelium, RPE)에서 국소적으로 합성된다. 맥락얼기에서 생성된 TTR은 뇌척수액 내에 풍부하게 존재하며, thyroxine(T4)의 주요 운반체로 기능한다. 혈액-뇌 장벽을 통한 갑상선 호르몬의 직접적 이동이 제한적이라는 점을 고려할 때, TTR은 중추신경계 발달과 대사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 역할을 한다.망막에서 합성된 TTR은 retinol-binding protein(RBP)과 결합하여 레티놀을 안정적으로 운반하고, RBP의 신장 여과를 방지함으로써 시각 회로 유지와 비타민 A 항상성 조절에 기여한다. TTR의 주요 기능은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 갑상선 호르몬 운반으로 혈중 thyroxine 운반의 약 15%를 담당하며, 알부민과 티록신 결합 글로불린(TBG)과 보완적으로 작용한다. 특히 뇌척수액에서는 TTR이 유일한 주요 운반 단백질이다. 둘째, 비타민 A 대사 및 운반으로 RBP와의 결합을 통해 레티놀을 안정화시키고 체내 항상성을 유지한다. 셋째, 대사적 지표 기능으로 혈중 농도가 영양 상태 및 단백질 합성 능력을 반영하여 임상적으로 영양평가의 바이오마커로 활용된다.한편, TTR은 구조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단량체(monomer)로 분리되면 잘못 접힘(misfolding)이 발생하고, 이는 β-sheet 기반의 아밀로이드 섬유를 형성하여 조직에 침착할 수 있다. 이러한 병리적 변화가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ATTR amyloidosis)의 기전이며, 연령 증가에 따른 야생형(wild-type) TTR의 불안정성은 심근병증(ATTR-CM)과 연관되고, 특정 유전자 변이에 의한 변이형 TTR은 다발신경병증(ATTR-PN)의 주요 원인으로 작용한다.트랜스티레틴 매개 아밀로이드증(Transthyretin-mediated amyloidosis, ATTR 아밀로이드증)이란 어떤 질환인가? ATTR 아밀로이드증은 트랜스티레틴(TTR)의 구조적 불안정성으로 인해 발생하는 전신성 단백질 침착 질환이다.TTR은 간에서 주로 합성되는 사량체 운반 단백질로, 정상 상태에서는 갑상선 호르몬과 비타민 A를 안정적으로 운반한다. 그러나 유전적 변이나 노화로 인해 단백질의 안정성이 저하되면 사량체(tetramer)가 단량체(monomer)로 해리되고, 이 단량체가 잘못 접힘(misfolding)을 거쳐 β-sheet 구조의 불용성 아밀로이드 섬유(amyloid fibril)로 전환된다. 축적된 아밀로이드 섬유는 다양한 장기에 침착하여 구조적 손상과 기능 저하를 유발한다.ATTR 아밀로이드증은 원인에 따라 변이형(hereditary ATTR, ATTRv)과 야생형(wild-type ATTR, ATTRwt)으로 구분된다. 변이형 ATTR은 TTR 유전자 변이에 의해 사량체의 안정성이 손상되면서 발생하며, 현재까지 120개 이상의 병인성 변이가 보고되어 있다. 임상 양상은 돌연변이 유형에 따라 다르지만, 크게 두 가지 표현형으로 나눌 수 있다.다발신경병증형(ATTR-PN, familial amyloid polyneuropathy, FAP)는 말초 및 자율신경계를 침범하며, 감각·운동 신경병증, 기립성 저혈압, 위장관 운동장애, 체중 감소 등을 동반한다.심근병증형(ATTR-CM, familial amyloid cardiomyopathy, FAC)는 심장 침착을 특징으로 하며, 심실 비후, 이완기 기능장애, 진행성 심부전 및 부정맥을 유발한다. 일부 변이는 신장, 안구, 연부조직을 동시에 침범해 복합적인 임상 양상을 보인다.ATTRv는 주로 성인기에 발병하며, 발현 연령과 진행 속도는 변이 종류와 지역적 특성에 따라 다양하다.야생형 ATTR은 유전자 이상이 없는 정상 TTR이 노화 과정에서 불안정해지며 발생한다. 과거에는 노인성 전신 아밀로이드증(senile systemic amyloidosis)으로 불렸으며, 주로 65세 이상 고령 남성에서 발견된다. 임상적으로는 대부분 심장을 침범하여 심근병증(ATTRwt-CM)의 형태로 발현되고, 진행성 심부전, 심실 비후, 전도장애, 심방세동이 주요 특징이다. 또한 손목터널증후군, 이두근건 파열, 척추관 협착증 등 근골격계 질환이 전구 증상으로 나타날 수 있으나, 비특이적인 증상과 고령 발병 특성으로 인해 과소진단되는 경우가 많다.ATTR 아밀로이드증의 치료는 이러한 발병 기전에 착안해 개발되었으며, 현재는 간에서 TTR 합성을 억제하는 RNA 기반 치료제, 사량체의 해리를 방지하는 안정화제, 그리고 이미 형성된 아밀로이드 침착을 제거하려는 면역학적 접근이 임상에 적용되고 있다.ATTR 아밀로이드증 치료에는 어떤 방법이 있는가? ATTR 아밀로이드증의 치료는 크게 두 축으로 발전해 왔다. 첫 번째는 증상을 조절하고 삶의 질을 유지하기 위한 기본 유지요법이며, 두 번째는 병태생리 자체를 교정하려는 표적 치료 전략이다.기본 유지요법은 질환의 근본적 진행을 막을 수는 없지만 환자의 기능 상태를 유지하고 합병증을 최소화하는 데 필수적이다. 울혈성 심부전 관리에는 루프 이뇨제가 주로 사용되며, 심방세동 및 전도 장애는 항응고제 투여와 함께 페이스메이커나 삽입형 제세동기(ICD)로 조절할 수 있다.신경병증성 통증은 가바펜티노이드, 삼환계 항우울제, SNRIs로 관리하며, 물리·재활 치료가 보조적 역할을 한다. 또한 기립성 저혈압과 같은 자율신경계 증상은 미도드린이나 플루드로코르티손으로 개선할 수 있고, 위장관 증상은 식이 조절 및 약물 치료로 완화할 수 있다.무엇보다 ATTR 아밀로이드증은 다장기 질환의 특성을 지니므로, 심장내과·신경과·소화기내과·재활의학과를 포함한 다학제적 접근이 필수적이다.병태생리 기반의 표적 치료는 TTR 단백질의 안정화, 합성 억제, 축적된 아밀로이드 제거, 그리고 간이식으로 구분된다. TTR 안정화제인 타파미디스(Tafamidis)는 사량체의 안정성을 높여 해체와 잘못 접힘을 억제하며, 임상시험에서 ATTR-CM 환자의 사망률과 입원율을 의미 있게 감소시켰다.RNA 기반 치료제는 TTR 합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하는 전략으로, siRNA 계열(파티시란, 부트리시란)과 ASO 계열(이노테르센, 에플로네르센)이 대표적이다. 이들 약제는 특히 hATTR-PN 환자에서 신경병증 진행을 억제하였고, 일부는 심근 침범 환자에서도 임상적 유효성이 입증되었다. 이미 형성된 아밀로이드 섬유를 제거하기 위한 항체 기반 치료도 연구되었으나 일부는 임상시험에서 실패하였고, 최근 새로운 접근법이 다시 모색되고 있다.마지막으로, 과거 hATTR 치료의 중요한 축이었던 간이식은 변이 TTR 합성을 근본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었으나, 이미 침착된 아밀로이드는 제거되지 않으며 야생형(wt) TTR에 의한 진행이 지속될 수 있다. 이러한 한계로 인해 현재는 RNA 기반 치료제의 도입과 함께 그 역할이 크게 줄어든 상태이다.TTR 안정화제(TTR stabilizer)는 어떤 약제인가? 최초의 트랜스티레틴 안정화제 타파미디스(Tafamidis)는 빈다켈(VyndaqelⓇ) 캡슐 20mg과 빈다맥스(VyndamaxⓇ) 캡슐 61mg 제형으로 출시되었다. 국내에서는 빈다켈이 ‘트랜스티레틴 가족성 아밀로이드성 다발신경병증(ATTR-PN)’ 치료제로, 빈다맥스가 ‘정상형(wild type) 또는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성 심근병증(ATTR-CM) 성인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률 및 심혈관계 관련 입원 감소’ 적응증으로 각각 승인되어 있다.타파미디스는 TTR 단백질 사량체(tetramer)의 티록신 결합 부위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단량체(monomer)로의 해체를 억제한다. 이를 통해 잘못 접힌 단량체의 발생을 차단하고 아밀로이드 섬유 형성을 예방한다.두 번째 트랜스티레틴 안정화제 아코라미디스(Acoramidis, AttrubyⓇ)는 2024년 11월 미국 FDA에서 ‘정상형(wild type) 또는 유전성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성 심근병증(ATTR-CM) 성인 환자의 심혈관계 사망률 및 심혈관계 관련 입원 감소’ 적응증으로 승인되었다.아코라미디스는 타파미디스 이후 처음 승인된 고강도 TTR 안정화제이자 경구 투여가 가능한 최신 치료제로, ATTR-CM 환자에서 생존률 및 입원율을 유의하게 개선한 점에서 임상적 의의가 크다.그러나 TTR 안정화제는 근본적으로 새로운 TTR 단백질 합성을 억제하지 못하고, 이미 형성된 아밀로이드 침착을 제거하지 못한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질환의 진행을 완전히 억제하기 어렵고, 특히 신경병증 환자에서는 RNAi 제제나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제제에 비해 상대적으로 제한적인 효과를 보일 수 있다.트랜스티레틴 억제제(Transthyretin silencers)는 어떤 약제인가? TTR 억제제는 트랜스티레틴(TTR) 발현을 감소시키거나 제거함으로써 ATTR-CM의 진행을 늦추는 치료 전략이다. 이 접근법은 혈중 TTR 수치를 효과적으로 낮출 수 있으나, 동시에 TTR이 정상적으로 수행하는 운반 단백질로서의 기능까지 억제하게 된다는 한계를 지닌다.TTR 억제 요법에는 크게 두 가지 계열이 있다. 소간섭 RNA(siRNA)와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SO) 모두 TTR mRNA에 결합하여 분해를 유도하지만, 세포 내에서 작용하는 기전에는 차이가 있다. siRNA는 표적 mRNA의 sense 가닥과 antisense 가닥으로 이루어진 이중가닥 RNA이다. 세포 내로 유입된 siRNA는 RNA-induced silencing complex(RISC)에 탑재되며, Ago2 엔도뉴클레아제가 sense 가닥을 제거하면 antisense 가닥이 노출되어 표적 mRNA와 상보적으로 결합한다. 이로 인해 해당 mRNA가 분해되어 유전자 발현이 억제된다.이러한 RNA 간섭 기전을 통해 siRNA는 특정 단백질 합성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으나, 세포 내 흡수율이 낮고 장기 특이성이 부족하다는 한계가 있다. 따라서 임상 적용을 위해서는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와 같은 전달체가 필요하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개발된 첫 번째 상용화 약제가 파티시란(Patisiran)이다. 파티시란은 LNP 기반 전달체를 이용해 간세포 표적화를 가능하게 하였으며, 2015년 제2상 임상시험에서 3주 간격 투여 시 혈중 트랜스티레틴(TTR) 농도를 평균 약 80%까지 감소시켰다. 이어진 제3상 APOLLO 시험에서는 좌심실 벽 두께 감소(약 1 mm)와 NT-proBNP 수치 약 55% 감소가 확인되어, 신경병증뿐만 아니라 심혈관계 지표 개선 효과도 입증되었다.후속 약제인 부트리시란(Vutrisiran)은 2세대 siRNA 치료제로, LNP 대신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결합체를 적용하여 간세포 선택성을 높이고 약효 지속성을 강화하였다. 투여 용량은 파티시란보다 현저히 적으며, 3개월마다 피하주사 1회로 충분한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제1상 임상시험에서는 단일 투여 후 6주 시점에 혈중 TTR 농도가 약 83% 감소하였고, 이 억제 효과는 약 90일간 지속된 뒤 점진적으로 회복되는 양상이 관찰되었다.결론적으로, siRNA 기반 TTR 억제제는 ATTR 아밀로이드증 환자에서 혈중 TTR 농도를 크게 낮추고, 신경학적·심혈관학적 임상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를 보인다. 특히 부트리시란은 투여 편의성과 안전성에서 진전을 이루어 ATTR-CM을 포함한 다양한 임상 영역에서 활용 가능성이 확대되고 있다.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타이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ASO는 특정 mRNA에 직접 결합하여 RNase H 매개 절단을 유도하거나 스플라이싱을 조절함으로써 단백질 발현을 억제한다. 트랜스티레틴 아밀로이드증에서는 간세포에서 합성되는 TTR mRNA를 표적으로 하여 혈중 TTR 단백질 농도를 감소시킴으로써 질병의 진행을 억제한다.이러한 접근법은 RNA 간섭 기전을 활용하는 siRNA 기반 약물과 달리, RISC 복합체를 필요로 하지 않고 단일가닥 핵산 서열을 통해 작용한다는 점에서 차별성을 가진다.현재 승인된 대표적인 ASO 약제로는 이노테르센(Inotersen, TegsediⓇ)과 에플로네르센(Eplontersen, WainuaⓇ)이 있다. 미국 FDA는 이노테르센을 2018년 10월, 에플로네르센을 2023년 12월에 각각 ‘ATTRv-PN’ 치료제로 승인하였지만, 국내에는 아직 소개되지 않았다. 두 약제 모두 간에서 TTR 합성을 억제하여 혈중 TTR 농도를 낮추고, 아밀로이드 침착을 줄여 질환의 진행을 늦추거나 증상을 개선한다.이노테르센은 주 1회 피하주사로 투여되며, 임상시험에서 혈중 TTR 농도를 평균 70~80% 감소시키고 신경병증 점수 및 삶의 질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가 확인되었다. 그러나 치료 과정에서 혈소판 감소와 신장 이상이 보고되어 정기적인 모니터링이 필요하다는 한계가 있다.이러한 안전성 문제와 투여 편의성의 제약을 개선하기 위해 개발된 차세대 약제가 에플로네르센이다. 에플로네르센은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결합체를 도입하여 간세포 특이적 흡수 효율을 높임으로써 약효를 극대화하는 동시에 부작용을 줄이도록 설계되었다.또한 이노테르센이 주 1회 투여를 필요로 하는 반면, 에플로네르센은 월 1회 피하주사만으로도 충분한 효과를 유지할 수 있어 환자 순응도를 크게 향상시켰다.부티리시란(Vutrisiran)는 어떤 약제인가? 부트리시란은 GalNAc(N-acetylgalactosamine) 플랫폼을 적용한 차세대 소간섭 RNA(siRNA) 치료제로, hATTR-PN과 ATTR-CM 환자 모두에서 사용 가능한 약제이다.이 약제는 기존의 파티시란(Patisiran)과 동일하게 TTR mRNA를 표적하여 단백질 발현을 억제하지만, 약리학적 특성에서 중요한 차별성을 지닌다. 먼저, 인산다이에스터(phosphodiester) 결합을 인산티오에이트(phosphorothioate) 결합으로 치환하여 핵산 분해효소에 대한 저항성을 강화하고 분자의 전신 안정성을 크게 향상시켰다. 이를 통해 보다 적은 용량으로도 지속적이고 강력한 TTR 억제 효과를 유지할 수 있게 되었다.또한 siRNA 분자와 삼분지(triantennary)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리간드의 공유결합은 간세포 표면의 아실로글리코단백질 수용체(asialoglycoprotein receptor, ASGPR)를 통한 고효율적 내재화를 유도한다. 이로써 간세포 특이적 전달이 극대화되고 전신적 비특이적 분포가 최소화되어 약효의 선택성과 안전성이 동시에 확보된다.GalNAc 플랫폼의 도입은 정맥투여 대신 피하주사(SC) 제형을 가능하게 하였으며, 결과적으로 짧은 시간 내 간단한 투여가 가능해졌다. 부트리시란은 3개월마다 한 번의 피하 투여만으로 효과를 유지할 수 있어 환자의 치료 편의성과 순응도를 획기적으로 개선하였다. 더불어, 투여 전 스테로이드나 항히스타민제와 같은 항염증 전처치가 필요하지 않아 안전성과 내약성 측면에서도 우수한 특성을 보인다.임상적으로, 부트리시란은 HELIOS-A 3상 시험에서 파티시란과 동등한 수준의 신경학적 개선 효과를 보였으며, 주사 경로가 단순화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안전성 측면에서 우수한 결과를 나타냈다. 이어서 HELIOS-B 연구에서는 ATTR-CM 환자를 대상으로 심혈관 사망률과 입원율을 유의하게 감소시키는 효과가 확인되었고, 이를 근거로 2025년 FDA는 부트리시란의 적응증을 ATTR-CM으로 확장 승인하였다.부티리시란(Vutrisiran)의 약리 기전은? 부티시란은 소간섭 RNA(siRNA) 기술을 기반으로 트랜스티레틴(TTR) 단백질 합성을 근본적으로 억제하는 기전을 가진다. 일반적으로 siRNA는 이중가닥 구조를 이루어 세포 내로 유입된 뒤 RNA-induced silencing complex(RISC)에 탑재된다.이 과정에서 비표적 가닥(sense strand)은 분해되고, 표적을 인식하는 가닥(antisense strand)이 노출되어 상보적인 TTR mRNA와 결합한다. 결합된 mRNA는 Ago2와 같은 효소에 의해 절단·분해되며, 결과적으로 TTR 단백질 합성이 차단된다. 부티시란은 이러한 RNA 간섭(RNAi) 경로를 통해 병태생리의 근본 원인인 TTR 단백질 축적을 억제한다.특히 부티시란은 TTR 합성이 주로 일어나는 간세포로 siRNA를 선택적으로 전달함으로써 약효를 극대화하고 전신적 부작용을 최소화한다. 또한 화학적 변형인 인산티오에이트(phosphorothioate)를 도입하여 체내 핵산 분해효소에 대한 저항성을 강화하고, 안정성을 향상시켰다.이러한 최적화된 설계는 낮은 용량에서도 장기간 TTR 억제를 가능하게 하며, 3개월마다 한 번의 피하 투여만으로도 안정적인 약리 효과를 유지할 수 있게 한다.부트리시란(AMVUTTRA)의 허가임상은 어떠한가? -Polyneuropathy of Hereditary Transthyretin-mediated AmyloidosisAMVUTTRA(부트리시란, vutrisiran)의 유효성은 hATTR-PN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 무작위 배정, 공개 임상시험(HELIOS-A; NCT03759379)에서 평가되었다.환자들은 3:1의 비율로 무작위 배정되어, 25mg의 AMVUTTRA를 3개월마다 피하 투여받은 군(N=122)과, 대조(reference)군으로서 0.3mg/kg의 파티시란(Patisiran)을 3주마다 정맥 투여받은 군(N=42)에 배정되었다. AMVUTTRA 투여군 환자의 97%, 파티시란 투여군 환자의 93%가 최소 9개월 동안 배정된 치료를 완료하였다.유효성 평가는 hATTR 아밀로이드증에 의한 다발신경병증(PN)을 가진 성인 환자군으로 구성된 외부 위약 대조군과 HELIOS-A 시험의 AMVUTTRA 투여군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졌다.주요 유효성 평가 변수는 기저치 대비 9개월 시점의 수정된 신경병증 장애 점수+7(modified Neuropathy Impairment Score +7, mNIS+7)의 변화였다. mNIS+7은 객관적인 신경병증 평가 도구로, 기본 NIS와 Modified +7 복합 점수로 구성된다.본 시험에서 사용된 mNIS+7 버전은, NIS가 뇌신경 기능, 근력, 반사 기능의 장애를 객관적으로 측정하고, +7 항목이 기립성 혈압(postural blood pressure), 정량적 감각 검사(quantitative sensory testing), 말초신경 전기생리학(peripheral nerve electrophysiology)을 평가하도록 설계되었다. mNIS+7은 총 0~304점 범위를 가지며, 점수가 높을수록 질환의 중증도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mNIS+7 효과의 임상적 유의성은 기저치 대비 9개월 시점의 Norfolk 삶의 질-당뇨병성 신경병증(Norfolk Quality of Life-Diabetic Neuropathy, QoL-DN)총점 변화를 통해 추가적으로 평가되었다.Norfolk QoL-DN 척도는 환자 보고 기반 평가(patient-reported outcome)로서, 신경병증의 주관적 경험을 평가하며, 대섬유 신경병증/신체 기능(physical functioning/large fiber neuropathy), 일상생활 수행능력(activities of daily living), 증상(symptoms), 소섬유 신경병증(small fiber neuropathy), 자율신경병증(autonomic neuropathy) 영역을 포함한다. Norfolk QoL-DN의 총점 범위는 -4~136점이며, 점수가 높을수록 삶의 질 저하와 신경병증의 심각성이 큼을 의미한다.추가 평가 변수로는 10미터 보행 검사(10-meter walk test, 10MWT)를 통한 보행 속도와, 수정 체질량지수(modified body mass index, mBMI)가 포함되었다.HELIOS-A 시험에서 AMVUTTRA 치료는 위약군과 비교했을 때, 9개월 시점의 mNIS+7, Norfolk QoL-DN 총점, 10MWT에서 통계적으로 유의한 개선을 보였다(p2025-09-19 06:01:02최병철 박사 -
소간섭 RNA 기반 LDL 콜레스테롤 저하제 '렉비오'③ 최초 소간섭 RNA(siRNA) 기반 LDL 콜레스테롤 저하제, '렉비오(Inclisiran)'렉비오(Leqvio®, leck-vee-oh, 성분명: 인클리시란, Inclisiran, 노바티스)는 소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기반의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저하제로, 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 mRNA를 표적으로 하여 작용한다.이 약제는 2020년 유럽의약청(EMA), 2021년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승인을 받았으며, 2024년 국내에서도 승인되었다. 국내 승인 적응증은 식이요법의 보조요법으로 사용되는 경우로, 다음과 같은 성인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 치료에도 불구하고 LDL-C 조절이 불충분한 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이형접합 가족형 및 비가족형)또는 혼합형 이상지질혈증 환자 - 스타틴 불내성또는 스타틴 금기 환자렉비오(inclisiran)는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 저하를 목표로 개발된 소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 기반 치료제로, 기존 지질강하제와 차별화되는 새로운 치료 전략을 제시한다. 본 제제의 가장 큰 특징은 연 2회 투여 요법으로, 최초 투여 후 3개월 뒤 1회 추가 투여를 시행하고 이후에는 6개월 간격으로 피하 주사하는 방식이다. 이러한 투여 간격은 환자의 복약 순응도를 현저히 개선시키고, 장기간에 걸친 지속적 LDL-C 조절 효과를 제공한다는 점에서 임상적 차별성이 있다.작용 기전은 간세포 내에서 PCSK9 단백질 합성에 관여하는 mRNA를 표적 분해하는 것으로, 결과적으로 PCSK9의 발현을 억제한다. 이로 인해 LDL 수용체의 분해가 억제되고 수용체의 재활용이 촉진되어 혈중 LDL-C 농도가 유의하게 감소한다. 이러한 분자 기전은 단순한 단백질 억제제가 아닌, 전사 단계에서부터 표적을 차단하는 혁신적 접근을 반영한다.렉비오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은 ORION-9, ORION-10, ORION-11 등 다수의 3상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되었다. 총 3456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평균 17개월간 추적 관찰한 결과, 렉비오 투여군은 위약군에 비해 LDL-C 수치가 최대 52%까지 지속적으로 감소하였다.전반적인 내약성은 양호하였으며, 안전성 프로파일 또한 위약군과 유사하였다. 보고된 이상반응은 대부분 경도에서 중등도 수준으로, 주사 부위 반응(통증, 발적, 발진), 관절통, 요로감염, 설사, 기침, 사지통증, 호흡곤란 등이 있으나 임상적으로 중대한 안전성 문제는 확인되지 않았다.이러한 근거를 바탕으로 렉비오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또는 이형접합 가족형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환자에서, 기존 요법으로 충분한 LDL-C 강하가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 사용 가능한 약제로 임상적 의의를 가진다. 특히, 장기간의 안정적인 LDL-C 감소 효과와 간편한 투여 스케줄은 실제 진료 현장에서 환자 관리의 효율성을 높인다.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Primary hyperlipidemia)는 어떤 질환인가?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혈중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 수치가 비정상적으로 증가된 상태를 의미하며, 이는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의 발병 위험을 크게 높이는 대사적 이상 중 하나이다.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주로 유전적 요인에 의해 발생하며, 대표적으로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familial hypercholesterolemia, FH)이 포함된다. 이러한 유전성 이상지질혈증은 소아기 또는 청소년기부터 지속적인 LDL-C 상승이 나타나며,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조기 동맥경화증이 진행되고, 심근경색이나 뇌졸중과 같은 중증 심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원발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크게 FH와 비가족성(다유전자성) 고콜레스테롤혈증으로 구분된다. FH는 단일 유전자의 병적 변이에 의해 발생하는 모노제닉(monogenic) 질환으로, 주로 LDL 수용체(LDLR), 아포지단백 B(APOB), 또는 PCSK9 유전자의 기능 이상이 원인이다. 이로 인해 간세포에서 LDL 입자의 제거가 저해되고, 결과적으로 혈중 LDL-C가 병적으로 상승한다.FH는 다시 이형접합형(heterozygous FH, HeFH)과 동형접합형(homozygous FH, HoFH)으로 나뉜다. 이형접합형은 대립유전자 한 쌍 중 하나에 변이가 존재하는 경우로 약 500명 중 1명꼴로 비교적 흔하게 발생한다. 이들 환자는 출생 시부터 LDL-C 수치가 상승되어 있으며, 치료가 이루어지지 않으면 성인 초기(30~50대)에 관상동맥질환(coronary artery disease, CAD) 발생 위험이 크게 증가한다.반면, 동형접합형은 양쪽 대립유전자 모두에 변이가 존재하는 경우로 약 100만 명 중 1명꼴로 매우 드물다. 이 경우 출생 직후부터 LDL-C 수치가 극단적으로 상승하며, 10세 이전에 심근경색이나 대동맥 협착과 같은 심각한 심혈관질환이 발생할 수 있다. 동형접합 환자는 일반적인 스타틴 치료에 대한 반응이 낮아, LDL 성분 제거술(apheresis)이나 PCSK9 억제제, siRNA 기반 치료제 등 고강도 치료 전략이 요구된다.비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은 FH와 달리 단일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으며, 다수의 유전적 요인에 더해 식습관, 운동 부족, 대사 이상과 같은 환경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하여 LDL-C가 상승하는 형태이다. 이 경우 뚜렷한 가족력이 없는 경우가 많으며, 임상적으로는 FH와 유사한 소견을 보이지만 병적 변이를 유전자 검사로 확인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한편, 혼합형 이상지질혈증(mixed dyslipidemia 또는 familial combined hyperlipidemia, FCH)은 LDL-C와 중성지방(triglyceride)의 동반 상승을 특징으로 하며, 경우에 따라 고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high-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HDL-C)이 감소하기도 한다. 이는 강한 유전적 소인을 가지며, 조기 ASCVD 발생 위험이 높아 조기 진단과 적극적인 치료가 필수적이다.죽상동맥경화성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은 무엇인가?죽상경화증(Atherosclerosis)은 전 세계적으로 가장 중요한 만성 혈관 질환 중 하나로, 대형 탄성 동맥(elastic artery)과 근육형 동맥(muscular artery)의 내막(intima)에 지질, 염증세포, 평활근세포, 그리고 섬유성 기질이 비정상적으로 축적되는 병리학적 과정을 의미한다. 이러한 변화는 초기에는 무증상 상태에서 수십 년간 서서히 진행되며, 동맥 내강의 협착이나 혈류 장애를 즉각적으로 유발하지 않을 수 있다.병리학적으로는 지방선조(fatty streak)의 형성에서 시작하여, 섬유성 플라크(fibrous plaque)와 복합 병변(complicated lesion)으로 점진적으로 진행한다. 이 과정에는 내피세포 기능장애(endothelial dysfunction), 산화 변성된 저밀도지단백(oxidized LDL)의 침착, 염증 반응, 평활근세포 증식 및 기질 침착, 그리고 플라크의 파열 또는 미란에 따른 혈전 형성이 연속적으로 관여한다.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therosclerotic cardiovascular disease, ASCVD)은 이러한 죽상경화증이 임상적으로 발현된 상태를 포괄하는 개념이다. ASCVD에는 관상동맥질환(coronary heart disease, CHD), 허혈성 뇌졸중(ischemic stroke)과 일과성 허혈발작(transient ischemic attack, TIA), 그리고 말초동맥질환(peripheral arterial disease, PAD) 등이 포함된다. 즉, 죽상경화증이 혈관벽 내부에서 일어나는 병리학적 변화를 지칭한다면, ASCVD는 이러한 변화가 특정 혈관의 혈류를 현저히 방해하거나 혈전을 유발함으로써 발생하는 임상적 결과를 의미한다.ASCVD의 발생은 죽상경화증의 진행과 직결되어 있으며, 특히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의 장기간 상승이 핵심적 병인 인자로 확립되어 있다. LDL-C 상승은 죽상경화증을 유발하는 필수적 요인으로, 기초과학 연구, 전향적 코호트 연구, 무작위 대조 임상시험 모두에서 LDL-C와 ASCVD 위험 간의 명확한 인과관계가 확인되었다.그러나 LDL-C 강하 치료가 ASCVD 발생 위험을 감소시킨다는 방대한 근거가 축적되어 있음에도 불구하고, 전 세계적으로 고위험군 및 초고위험군 환자 중 상당수는 여전히 LDL-C 목표치에 도달하지 못하고 있으며, 지난 수십 년간 이 비율의 뚜렷한 개선은 관찰되지 않았다.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 kexin type 9)이란 무엇인가?혈장 내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DL-C)은 주로 간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LDL 수용체(LDL receptor, LDLR)를 통해 제거된다. LDL이 LDLR에 결합하면 이 복합체는 클라트린-피복 소낭(clathrin-coated vesicle)을 통해 세포 내로 내재화되어 엔도솜(endosome)으로 이동한다. 이 과정에서 LDL은 수용체로부터 분리된 후 리소좀(lysosome)에서 분해되고, LDLR은 재활용되어 다시 세포 표면으로 이동함으로써 추가적인 LDL 제거에 활용된다.PCSK9(Proprotein Convertase Subtilisin/Kexin Type 9)은 이러한 LDLR 재활용 과정을 억제하고, LDLR의 리소좀 분해를 촉진하는 역할을 한다(Figure 1). 순환 중인 PCSK9은 특히 간세포 표면의 헤파란 황산 프로테오글리칸(heparan sulfate proteoglycans, HSPG)과 결합하여 세포 내로 유입되며, LDLR의 분해를 선택적으로 강화한다. 실제로 PCSK9 유전자 결손 생쥐에서는 간 내 LDLR 발현이 증가하고 혈장 LDL-C가 감소하며, 스타틴 치료에 대한 반응성이 향상되는 것이 확인되었다. LDL은 간에서 분비되는 중성지방 풍부 리포단백질인 초저밀도지단백(very low-density lipoprotein, VLDL)의 대사 산물이다. VLDL은 혈관 내에서 지방단백질 리파아제(lipoprotein lipase)에 의해 중성지방이 가수분해되어 중간밀도지단백(intermediate-density lipoprotein, IDL)으로 전환되며, 이후 다시 LDL로 변환된다. PCSK9은 VLDL의 주요 구조 단백질인 아포지단백 B100(apolipoprotein B100, apoB100)과 직접 결합하여 그 분해를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VLDL의 분비를 촉진할 수 있다.실제로 PCSK9 유전자 결손 생쥐에서는 간 내 apoB 분비와 혈장 LDL-C가 감소하는 반면, 기능획득 변이를 가진 PCSK9은 간암 세포주에서 apoB100의 분비를 증가시킨 바 있다. 이러한 결과는 PCSK9이 간세포 표면의 LDLR 수를 감소시키는 것뿐 아니라, VLDL 분비를 증가시켜 LDL 생성에도 기여할 수 있음을 시사한다. 다만 간세포는 일반적으로 apoB100을 과량 생산하며, VLDL 분비의 병목 단계는 apoB100의 지질화(lipidation) 과정이므로, PCSK9 매개 VLDL 분비 증가의 생리적 중요성은 제한적일 수 있다.PCSK9은 간 이외에도 다양한 조직에서 발현되며, 혈관 평활근세포(vascular smooth muscle cell, VSMC), 대식세포, 내피세포뿐 아니라 췌장, 신장, 장, 중추신경계 등에서도 확인된다. 특히 혈류 전단 응력이 낮은 대동맥이나 대퇴동맥의 분지부와 같이 죽상경화증 호발 부위에서 혈관벽의 PCSK9 발현이 높게 관찰된다. 배양된 VSMC는 내피세포보다 훨씬 더 많은 PCSK9을 생성하며, 이로 인해 VSMC 및 대식세포 내 LDLR 수준이 감소할 수 있다. 이러한 변화는 LDL 제거 능력을 저해하고, LDL이 혈관벽에 잔류하여 죽상경화증 진행을 촉진하는 병리적 기전으로 작용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PSCK 억제제에는 어떤 약제가 있는가?혈중 LDL-C을 효과적으로 감소시키는 것은 ASCVD의 예방과 치료에서 핵심 전략으로 자리잡고 있다. 스타틴(statin)은 HMG-CoA 환원효소를 억제하여 간에서의 콜레스테롤 생합성을 감소시키고, LDL 수용체(LDL receptor, LDLR) 발현을 증가시킴으로써 LDL-C를 저하시킨다.이러한 기전으로 인해 스타틴은 1차 치료제로 널리 사용되어 왔으나, 일부 환자에서는 고용량 스타틴 또는 에제티미브 병용에도 불구하고 목표 LDL-C 수치에 도달하지 못하거나, 약물 관련 부작용으로 장기 치료 지속이 어려운 한계가 존재한다.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새로운 지질강하제들이 개발되었으며, 그중에서도 PCSK9을 표적하는 치료제들이 주목받고 있다. PCSK9은 간세포 표면의 LDLR을 리소좀으로 유도하여 분해를 촉진함으로써 LDLR의 재활용을 억제하고, 결과적으로 혈중 LDL-C 제거를 감소시키는 단백질이다. 따라서 PCSK9 활성을 억제하면 간세포 표면의 LDLR 수가 증가하고, 이를 통해 혈중 LDL-C를 효과적으로 저하시킬 수 있다.현재 임상적으로 사용되는 PCSK9 억제제는 크게 두 계열로 구분된다. 첫째, 인간 단일클론 항체(monoclonal antibody) 계열로, 순환 중 PCSK9과 직접 결합하여 LDLR과의 상호작용을 차단한다. 대표적으로 에볼로쿠맙(Evolocumab, 상품명 Repatha)과 알리로쿠맙(alirocumab, 상품명 Praluent)이 있으며, 이들 약제는 2주 또는 4주 간격의 피하 주사제로 투여된다. 대규모 임상연구인 FOURIER 및 ODYSSEY Outcomes를 통해 이들 약제가 LDL-C를 유의하게 감소시킬 뿐만 아니라 주요 심혈관 사건 발생을 줄이는 효과가 입증되었다.둘째, 소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 기반 치료제가 있다. 대표적으로 인클리시란(inclisiran)은 간세포 내에서 PCSK9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하여 PCSK9 단백질 발현 자체를 억제한다. 이 약제는 연 2회의 피하 투여만으로도 지속적인 LDL-C 강하 효과를 유도할 수 있으며, 복약 순응도 측면에서 뚜렷한 장점을 제공한다.인클리시란(렉비오)는 어떤 약제인가?인클리시란은 이중가닥 소간섭 리보핵산(siRNA)으로, 센스 가닥(sense strand)에 삼분지 구조의 N-아세틸갈락토사민(triantennary N-acetylgalactosamine, GalNAc)이 결합되어 있다. 이 구조는 아실로당 수용체(asialoglycoprotein receptor, ASGPR)를 통한 간세포(hepatocyte)로의 선택적 흡수를 촉진한다. 세포 내로 유입된 인클리시란은 RNA 간섭(RNA interference) 경로를 통해 PCSK9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함으로써 단백질 발현을 억제한다.이 과정의 결과로 PCSK9 단백질의 생성이 감소하고, LDL 수용체(LDL receptor, LDLR)의 재활용과 세포 표면 발현이 증가한다. 발현이 증가한 LDLR은 혈액 내 저밀도지단백 콜레스테롤(low-density lipoprotein cholesterol, LDL-C)을 보다 효율적으로 흡수하게 되며, 이를 통해 혈중 LDL-C 농도가 유의하게 저하된다.인클리시란의 약리 기전은?인클리시란(inclisiran)은 간세포막에 존재하는 ASGPR에 선택적으로 결합함으로써 세포 내로 흡수된다. 이 과정에서 삼분지 구조의 GalNAc이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GalNAc는 당 분자로서 인클리시란이 ASGPR에 대해 높은 친화도와 선택성을 가지도록 돕는다. ASGPR은 간세포에서 당단백질의 엔도시토시스(endocytosis)를 매개하는 수용체로, 인클리시란은 이 경로를 통해 효율적으로 간세포 내로 유입된다.세포 내로 진입한 인클리시란은 RNA 유도 침묵 복합체(RNA-induced silencing complex, RISC)에 결합한다. RISC는 siRNA의 가이드 가닥을 이용하여 표적 mRNA를 인식하고 절단하는 단백질 복합체이다. 이 과정에서 인클리시란의 안티센스(antisense) 가닥이 PCSK9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mRNA에 결합하여, 해당 mRNA를 선택적으로 절단하고 분해한다. 결과적으로 PCSK9 단백질의 합성이 억제된다(Figure 2).PCSK9은 간세포 표면의 LDL 수용체(LDL receptor, LDLR) 발현을 조절하는 핵심 단백질로, LDLR에 결합하여 이를 리소좀으로 유도하고 분해시킴으로써 혈중 LDL 콜레스테롤(LDL-C) 제거 능력을 저하시킨다. 따라서 인클리시란은 PCSK9 생성을 억제하여 간세포 표면의 LDLR 발현을 증가시키며, 이로써 혈중 LDL-C를 효율적으로 감소시키는 효과를 나타낸다. 렉비오의 임상 결과는 어떠한가?LEQVIO(렉비오)의 유효성은 총 3건의 무작위,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임상시험을 통해 평가되었다. 이들 연구는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 임상적으로 확인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또는 ASCVD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성인 총 3,660명을 대상으로 하였다.이들은 모두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추가적인 LDL-C 저하가 필요한 환자들이었다. 세 임상시험 모두에서 치료군 간의 인구학적 특성 및 기저 질환 특성은 균형 있게 분포되어 있었다.임상 연구 1(ORION-10)은 다기관, 이중눈가림, 무작위 배정, 위약대조 방식으로 수행된 18개월간의 임상시험으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을 가진 1,561명의 환자가 등록되었다. 이들은 LEQVIO 284mg 피하주사 또는 위약을 1:1 비율로 배정받아 1일차, 90일차, 270일차, 450일차에 각각 투여되었다.모든 참가자는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추가적인 LDL 콜레스테롤(LDL-C) 저하가 필요한 상태였다. 스타틴 또는 기타 지질 저하 치료제의 사용 여부에 따라 환자들은 층화 배정되었으며, PCSK9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되었다.등록 당시 평균 연령은 66세(범위: 35~90세)였으며, 전체의 60%가 65세 이상, 31%는 여성, 86%는 백인, 13%는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1%는 아시아인, 그리고 14%는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로 자가 보고하였다. 또한 45%의 환자는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기저 LDL-C 평균치는 105mg/dL이었다. 무작위 배정 시점에서 89%의 환자가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었고, 그 중 69%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었다.연구 결과,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는 기저 시점 대비 510일차까지의 LDL-C 수치 변화율이었다. 그 결과, LEQVIO군과 위약군 간 평균 LDL-C 변화율의 차이는 -52%였으며, 95% 신뢰구간은 -56%에서 -49%, 통계적으로 유의미한 차이가 나타났다(Table 2). 임상 연구 2(ORION-11)은 다기관, 이중눈가림, 무작위 배정, 위약대조 방식으로 수행된 18개월 임상시험으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또는 ASCVD 고위험군에 해당하는 성인 1,617명을 대상으로 하였다. 피험자들은 LEQVIO 284mg 피하주사(n = 810) 또는 위약(n = 807)을 1일차, 90일차, 270일차, 450일차에 각각 투여받도록 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되었다.참가자는 모두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경우에 따라 기타 지질저하 치료제를 병용하고 있었고, 추가적인 LDL 콜레스테롤(LDL-C) 감소가 필요한 상태였다. 환자들은 국가 및 스타틴/기타 지질저하제 사용 여부에 따라 층화 배정되었으며, PCSK9 억제제를 복용 중인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되었다.기저 시점에서 평균 연령은 65세(범위: 20~88세)였으며, 55%가 65세 이상, 28%는 여성, 98%는 백인, 1%는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1% 미만은 아시아인, 1% 미만이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로 자가 보고하였다. 또한 35%의 환자가 당뇨병을 동반하고 있었으며, 기저 LDL-C 평균치는 105 mg/dL이었다. 무작위 배정 시점에서 95%는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었고, 이 중 78%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 중이었다.이 연구의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는 기저 시점 대비 510일차까지의 LDL-C 변화율이었다. 그 결과, LEQVIO군과 위약군 간 평균 LDL-C 변화율 차이는 -50%였으며, 95% 신뢰구간은 -53%에서 -47%,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Table 3). 연구 1과 연구 2의 통합 분석 결과, 치료 효과는 성별, 연령, 인종, 질환 특성, 지역, 당뇨병 유무, 체질량지수(BMI), 기저 LDL-C 수치, 스타틴 치료 강도 등 사전에 정의된 하위 그룹 전반에서 일관되게 유사하게 나타났다.임상 연구 3(ORION-9)은 다기관, 이중눈가림, 무작위 배정, 위약대조 방식으로 수행된 18개월 임상시험으로, 이형접합 가족성 고콜레스테롤혈증(HeFH)을 가진 482명의 환자가 등록되었다.피험자들은 LEQVIO 284mg 피하주사(n = 242) 또는 위약(n = 240)을 1일차, 90일차, 270일차, 450일차에 각각 투여받도록 1:1 비율로 무작위 배정되었다.모든 환자는 최대 내약 용량의 스타틴 치료를 받고 있었으며, 경우에 따라 기타 지질저하 치료제를 병용 중이었고, 추가적인 LDL 콜레스테롤 감소가 필요한 상태였다. HeFH 진단은 유전자 검사(genotyping) 또는 임상 진단 기준(Simon Broome 기준 또는 WHO/네덜란드 이상지질혈증 네트워크 기준)에 따라 이루어졌다. 환자들은 국가 및 스타틴/기타 지질저하제 사용 여부에 따라 층화 배정되었으며, PCSK9 억제제 사용자는 제외되었다.기저 시점에서 평균 연령은 55세(범위: 21~80세)였으며, 22%는 65세 이상, 53%는 여성, 94%는 백인, 3%는 흑인 또는 아프리카계 미국인, 3%는 아시아인, 3%는 히스패닉 또는 라틴계로 자가 보고하였다. 10%는 당뇨병을 동반, 기저 LDL-C 수치는 평균 153 mg/dL이었다. 무작위 배정 시점에서 90%는 스타틴 치료, 74%는 고강도 스타틴 치료, 52%는 에제티미브 병용 치료를 받고 있었다. 가장 흔히 사용된 스타틴은 아토르바스타틴과 로수바스타틴이었다.이 연구의 1차 유효성 평가 변수는 기저 시점 대비 510일차까지의 LDL-C 변화율이었다. 그 결과, LEQVIO군과 위약군 간 평균 LDL-C 변화율의 차이는 -48%, 95% 신뢰구간은 -54%에서 -42%, 통계적으로 매우 유의한 차이가 확인되었다(Table 4). 인클리시란의 어떤 쟁점이 예상되는가?인클리시란은 갈낙(GalNAc) 결합체를 이용해 간세포 특이적 전달을 구현하였으며, 반감기가 길어 초기 투여 후 3개월 시점에서 1회 추가 투여를 한 뒤에는 매 6개월 간격의 피하주사만으로 치료 효과를 유지할 수 있다. 이러한 간헐적 투여 방식은 기존의 PCSK9 단클론항체(mAb)와 비교해 환자 순응도 측면에서 분명한 이점을 제공하며, 임상 현장에서의 장기 관리 전략에 변화를 가져올 잠재력을 지닌다.3상 임상시험인 ORION-9, ORION-10, ORION-11에서 인클리시란은 18개월 동안 위약 대비 평균 약 50%의 LDL-C 지속 감소 효과를 입증하였으며, 효과 변동 폭이 적어(peak-trough variation 최소화) 일정한 치료 곡선을 유지하였다. 이러한 특징은 LDL-C의 지속적 억제가 중요한 죽상경화성 심혈관질환(ASCVD) 고위험군 환자에서 임상적으로 유리할 수 있다. 또한 약물의 전신적 부작용 발생률은 위약군과 유사하였으며, 가장 흔한 이상반응은 주사 부위 반응으로, 대부분 경미하고 일시적이었다.그러나 인클리시란의 임상적 가치에는 여전히 한계가 존재한다. 현재까지 보고된 자료는 LDL-C 감소라는 대리 지표(surrogate endpoint)에 기반하고 있으며, 심근경색, 뇌졸중, 심혈관 사망 등 주요 심혈관 사건을 감소시키는지에 대한 직접적 근거는 확보되지 않았다. 이를 검증하기 위한 대규모 무작위 대조시험 결과는 아직 발표되지 않았으며, 이는 약물의 장기적 위치를 결정하는 핵심 변수로 작용할 것이다. 또한 인클리시란은 투여 후 효과 발현까지 수 주에서 수개월이 소요되므로, 급성 관상동맥증후군(ACS) 직후와 같이 LDL-C의 신속한 강하가 필요한 상황에서는 mAb에 비해 제한적일 수 있다.더불어, siRNA 기반 치료제의 장기 안전성 자료는 제한적이며, 10년 이상 장기간 투여 시 면역 반응이나 비표적(off-target) 효과 가능성은 배제할 수 없으므로 지속적인 추적 관찰이 필요하다. 결과적으로 인클리시란은 PCSK9 억제제 영역에서 투여 편의성과 장기간 지속 효과라는 혁신적 특성을 바탕으로 차별화된 치료 옵션을 제공한다. 그러나 하드 아웃컴 자료의 부재, 효과 발현 속도의 한계, 경제성 논란, 장기 안전성 불확실성 등은 현 시점에서 광범위한 초기 사용을 제약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향후 심혈관 사건 감소에 대한 결정적 임상 근거가 확보되고 비용-효과성이 입증될 경우, 인클리시란은 고위험 ASCVD 환자의 2차 예방 및 장기 관리 전략에서 핵심적 역할을 차지할 잠재력이 크다.참고 문헌 1. Xiao-Long Lin et al. “Role of PCSK9 in Lipid Metabolism and Atherosclerosis” Biomedicine & Pharmacotherapy Volume 104, August 2018, Pages 36-44) 2. Yanzhen Zhang et al. “Inclisiran: a new generation of lipid-lowering siRNA therapeutic“ Front. Pharmacol., 13 October 2023. 3. Xiao-dan Xia et al. “Regulation of PCSK9 Expression and Function: Mechanisms and Therapeutic Implications” Front. Cardiovasc. Med. 8:764038, 2021. 4.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9-05 12:00:14최병철 박사 -
세 번째 RNAi 치료제...원발성옥살산뇨증 치료 '옥슬루모'차세대 유전자 침묵 치료, 'RNAi' 치료제 플랫폼 ② 옥슬루모(Lumasiran) 옥슬루모(Oxlumo, 성분명: 루마시란, Lumasiran, Alnylam Pharmaceuticals)는 세 번째 RNA 간섭(siRNA) 기반 치료제로, 2020년 11월 미국 FDA와 유럽 EMA에서 희귀 유전 대사질환인 ‘원발성 고옥살산뇨증 1형(primary hyperoxaluria type 1, PH1)치료제’로 승인되었다. 국내에서는 2024년 식품의약품안전처에서 글로벌 혁신제품 신속심사 지원체계(GIFT, 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 대상으로 지정되었다.루마시란은 소아 및 성인 PH1 환자에서 요 및 혈장 옥살산 수치를 낮추는 목적으로 승인되었으며, 2022년 10월에는 고도 신부전 또는 투석 중인 환자에서도 혈장 옥살산(plasma oxalate) 수치 감소를 위한 적응증이 추가되었다.PH1은 간에서 옥살산(oxalate)이 과도하게 생성되어 발생하는 희귀질환으로, 신장과 요로에 옥살산 또는 옥살산칼슘 결정이 침착한다. 질환이 진행되면 신장 기능이 악화되어 투석이 필요하며, 최종적으로는 간이식이나 신장이식을 받아야 하는 경우가 많다. 기존에는 이뇨제를 통한 칼슘 배설 증가, 식이 조절을 통한 옥살산 섭취 제한 등 보존적 관리만 가능했으며, 승인된 표적 치료제는 없었다.루마시란은 HAO1(hydroxyacid oxidase 1) 유전자의 mRNA를 표적으로 하는 siRNA로, 이 유전자가 암호화하는 glycolate oxidase(GO) 효소의 생성을 억제한다. 결과적으로 간에서의 옥살산 생성이 감소하며, 요 및 혈장 옥살산 수치가 낮아져 PH1의 주요 병태인 신장 손상과 석회화 진행을 억제한다.이번 FDA 승인은 ILLUMINATE-A임상 3상 결과를 근거로 하였고, ILLUMINATE-B임상 3상 중간분석 결과도 참고했다. ILLUMINATE-A에서는 6세 이상 PH1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에서 루마시란 투여군의 소변 옥살산 수치가 위약군 대비 65.4% 감소했다. 또한 투여 환자의 84%는 소변 옥살산 수치가 정상 범위에 이르렀으며, 52%는 정상 범위로 회복되었다.원발성옥살산뇨증(Primary hyperoxaluria type 1, PH1)는 아떤 질환인가? PH1은 간에서 옥살산의 생성이 과도하게 증가하여 신장 기능 저하 및 전신성 합병증을 유발하고, 이로 인해 심각한 전신적 쇠약과 생명을 위협하는 임상 증상을 초래하는 희귀하고 진행성의 유전 질환이다.PH1의 대사적 결함은 간 특이적 퍼옥시좀(peroxisome) 효소인 알라닌–글리옥실산 아미노전이효소(alanine–glyoxylate aminotransferase, AGT)의 결핍으로 인해 발생한다. AGT는 옥살산의 전구체인 glyoxylate를 glycine으로 전환하는 핵심 효소이다.AGT 활성이 결여되거나 부족하면 glyoxylate이 oxalate로 산화되어 혈중 옥살산 농도가 상승한다. 간에서 생성된 oxalate는 주로 신장을 통해 배설되며, PH1에서 말초 장기 손상을 매개하는 주요 독성 물질로 작용한다.임상적으로 PH1 환자들은 주로 소아기에 신장 결석, 신석회증(nephrocalcinosis), 말기 신장 질환(end-stage renal disease, ESㄲD) 등을 경험한다. 혈중 옥살산 농도가 충분히 높아지면 전신성 옥살산침착증(systemic oxalosis)이 발생하여 뼈, 망막, 심장, 피부 등 여러 장기에 침착이 나타날 수 있다. 질환은 수년간 진단되지 않거나 오진되는 경우도 흔하다. 따라서 PH1 치료의 핵심 목표는 소변 옥살산 농도를 가능한 한 낮추는 데 두고 있다.현재 이용 가능한 치료 옵션은 제한적이다. 과도한 수분 섭취(hyperhydration), AGT의 보조효소 역할을 하는 고용량 피리독신(pyridoxine), 그리고 구연산(citrate)과 같은 수산칼슘 결정 억제제를 통해 신장 결석 발생을 줄이고 질환의 진행을 늦출 수 있다. 그러나 과도한 수분 섭취는 환자에게 큰 부담이 되며, 순응도가 낮아지고 일부 소아에서는 위루관(gastrostomy tube) 삽입이 필요할 수 있다.질환이 진행하여 신부전에 이르게 되면 과잉의 옥살산을 효과적으로 배출할 수 없으므로 주 6일에 달하는 집중적인 혈액투석과 경우에 따라 보조적 복막투석이 요구된다.현재까지 PH1에서 유일하게 유전적 결함 자체를 교정할 수 있는 치료법은 간이식(liver transplantation)이다. AGXT 유전자가 간세포에서만 발현되므로, 정상 AGXT를 가진 간을 이식하면 옥살산 과생성이 본질적으로 중단된다. 이는 진정한 의미의 근치적 치료(curative treatment)로 간주된다.그러나 간이식은 상당한 이환율과 사망률, 평생의 면역억제 치료가 수반되는 한계가 있으며, 종종 간이식과 신장이식을 동시에 시행하는 간-신장 동시이식(combined liver–kidney transplantation)이 필요하다. 이 경우 간의 대사 결함을 교정하면서 동시에 손상된 신기능을 회복할 수 있다.Alanine:glyoxylate aminotransferase(AGT)는 어떤 물질인가?정상 생리 상태에서 glycolate는 간세포 퍼옥시좀(peroxisome) 내에서 glycolate oxidase(GO)의 촉매 작용을 받아 glyoxylate로 산화된다. 생성된 glyoxylate는 세포 내에서 잠재적으로 독성을 지닌 중간대사산물이므로, 즉시 해독 경로를 통해 제거된다.주요 대사 경로는 AGT에 의한 전환으로, 이 과정에서 alanine의 아미노기가 glyoxylate로 전달되어 glycine과 pyruvate가 형성된다. 이러한 반응은 glyoxylate가 독성 종말대사산물인 oxalate로 전환되기 이전에 대사된다.그러나 퍼옥시좀 내에서 처리되지 못한 과잉의 glyoxylate는 세포질로 이동하며, 이후 두 가지 대사 경로 중 하나를 따른다. 첫째, glyoxylate reductase/hydroxypyruvate reductase(GRHPR)의 작용으로 다시 glycolate로 환원되는 경로이고, 둘째, lactate dehydrogenase(LDH)에 의해 oxalate로 산화되는 경로이다. 생성된 oxalate는 인체 내에서 추가적인 대사 경로가 존재하지 않기 때문에, 전적으로 신장을 통한 소변 배설에 의존한다(Figure 1). PH1 환자에서는 AGXT 유전자의 돌연변이로 인해 AGT 효소가 결핍되거나 비활성 상태가 되어 glyoxylate가 glycine으로 전환되지 못한다. 이로 인해 대부분의 glyoxylate가 LDH에 의해 oxalate로 산화된다. 일부 환자에서는 HAO1 유전자의 상대적 과발현으로 glycolate가 과도하게 glyoxylate로 전환되어 oxalate 생성이 더욱 증가한다.그 결과 소변 내 oxalate 배설량이 비정상적으로 상승하며, 일반적으로 하루 1.73m² 체표면적당 1 mmol을 초과하여 정상 범위(0.5 mmol/1.73m² 미만)를 현저히 상회한다.Oxalate는 수용성이 매우 낮기 때문에 소변 내 농도가 증가하면 과포화 상태에 도달하고, 이에 따라 신세뇨관 내강에서 칼슘 옥살레이트(calcium oxalate)결정이 형성된다. 형성된 결정은 서로 응집하여 결석을 만들거나, 세뇨관 상피세포에 부착되어 세포 내로 유입된 후 간질(interstitium) 공간으로 배출된다. 이러한 침착은 염증 반응을 유발하며, 결국 신석회증(nephrocalcinosis)과 신기능 저하로 이어질 수 있다.루마시란(Lumasiran)은 어떤 약제인가?루마시란은 합성 이중가닥 소간섭 RNA(siRNA)로,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삼분지 구조가 공유결합 형태로 siRNA의 센스 가닥에 부착되어 있다. 이 약제는 내인성 RNA 간섭(RNA interference) 경로를 활용하여 간세포 내 HAO1 유전자 mRNA의 3’ 비번역영역을 표적으로 하여 해당 mRNA를 분해한다.루마시란은 간세포에 존재하는 HAO1 유전자를 표적으로하여 GO 효소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glyoxylate 생성을 근원적으로 감소시킨다(Figure 2). 따라서 HAO1을 침묵시키고 GO 효소를 고갈시킴으로써 간에서 옥살산의 생성을 억제하고 정상화하여 잠재적으로 PH1 질병의 진행을 예방할 수 있다. 루마시란(Lumasiran)의 약리 기전은?루마시란은 GalNAc가 결합된 이중가닥 RNA(GalNAc-double-stranded RNA conjugate)이다. 루마시란의 GalNAc 잔기는 간세포 표면에 존재하는 ASGPR 수용체에 결합하며, 이를 통해 이중가닥 RNA가 세포 내로 엔도사이토시스를 통해 유입된다(1).세포질 내에서는 이중가닥 RNA가 엔도좀에서 탈출하여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에 탑재되고(2a), 동시에 ASGPR은 재활용되어(2b) 다시 세포 표면으로 이동해 루마시란의 반복적인 흡수를 가능하게 한다.이후 RISC는 루마시란의 안티센스 RNA 가닥의 상동성을 이용해 HAO1 mRNA를 인식하고 절단함(3)으로써, 해당 mRNA가 GO 효소로 번역되는 것을 차단한다(Figure 3). 이로 인해 GO 단백질의 합성이 차단되고, 그 결과 GO에 의해 생성되던 glyoxylate의 양이 감소하며, 이는 곧 oxalate 생성을 억제하는 효과로 이어진다. 루마시란(Lumasiran)의 임상 결과는 어떠한가?1. ILLUMINATE-A ILLUMINATE-A는 PH1(원발성 고옥살산뇨증 1형) 환자 중 6세 이상이며 사구체여과율(eGFR)이 30mL/min/1.73m² 이상인 환자 39명을 대상으로 루마시란(OXLUMO)과 위약(placebo)을 비교한 무작위 배정, 이중맹검 임상시험이다.환자들은 OXLUMO 3mg/kg을 월 1회, 3회에 걸쳐 초기 투여한 뒤, 이후에는 3개월 간격으로 유지 투여를 받았다. 위약군 역시 동일한 투여 스케줄을 따랐으며, 6개월 경과 후 모든 환자에게 OXLUMO가이 투여되었다. 시험 대상자의 중앙값 연령은 15세(범위: 6~61세)였고, 67%는 남성, 77%는 백인이었다.Base line에서의 24시간 요 옥살산 배출량(BSA로 보정한 값)의 중앙값은 1.7mmol/24시간/1.73 m², 혈장 옥살산 농도는 중앙값 13.1 μmol/L이었다.주요 평가 변수는 기저치 대비 3~6개월 동안 평균된 24시간 요 옥살산 배출량(BSA 보정)의 백분율 감소율이었다.결과적으로, OXLUMO 투여군에서는 요 옥살산 배출량이 평균 -65% 감소하였으며(95% CI: –71, –59%), 위약군에서는 –12% 감소(95% CI: –20, –4)로, 두 군 간 차이는 53%(95% CI: 45, 62), p< 0.0001로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 이 결과는 OXLUMO가 PH1 환자에서 요 옥살산 수치를 임상적으로 의미 있게 감소시킴을 입증하였다(Figure 1). 6개월 시점까지, OXLUMO 투여군의 52%(95% 신뢰구간: 31%, 72%)가 정상 범위의 24시간 요 옥살산 배출량(BSA 보정값 기준 ≤0.514mmol/24시간/1.73m²)에 도달하였다.반면, 위약군 중 정상 범위에 도달한 비율은 0%(95% CI: 0%–25%)였으며, 그 차이는 통계적으로 유의미하였다(p=0.001). 또한, 루마시란을 투여받은 환자에서는 감소된 요 옥살산 수치가 24개월 시점까지 지속적으로 유지되었다.2. ILLUMINATE-B ILLUMINATE-B는 6세 미만의 PH1 환자 18명을 대상으로 한 단일군(single-arm) 임상시험이었다. 대상자는 12개월 이상인 경우 eGFR이 45mL/min/1.73m² 초과, 12개월 미만인 경우는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정상 범위인 환자들로 구성되었다.OXLUMO의 용량은 체중에 따라 결정되었다. 첫 투여 시 환자의 중앙값 연령은 51개월(범위: 4~74개월)이었으며, 56%는 여성, 88%는 백인이었다.체중 분포는 10kg 미만 3명, 10kg 이상 20kg 미만 12명, 20kg 이상 3명이었다. 기저 상태에서의 요 옥살산:크레아티닌 비율(spot urinary oxalate:creatinine ratio)의 중앙값은 0.47 mmol/mmol이었다.주요 평가 변수는 3~6개월 동안 평균된 요 옥살산:크레아티닌 비율의 기저치 대비 백분율 감소율이었다. 그 결과, OXLUMO 투여군은 기저치 대비 평균 72%의 요 옥살산:크레아티닌 비율 감소를 나타냈으며(95% CI: 66, 78), 요 옥살산 배출 감소 효과는 12개월 시점까지 유지되었다.(Figure 2). 3. ILLUMINATE-C ILLUMINATE-C은 총 21명의 환자가 다기관 단일군 연구에 등록되어 OXLUMO 치료를 받았다. 이 연구는 원발성 고옥살산뇨증 1형(PH1) 환자 중 eGFR ≤45mL/min/1.73m²인 12개월 이상 환자, 또는 12개월 미만이면서 연령에 비해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가 상승한 환자(혈액투석 중인 환자 포함)를 대상으로 시행되었다.환자들은 두 개의 코호트(cohort)로 나뉘었다. Cohort A는 등록 시점에서 투석이 필요하지 않은 환자 6명, Cohort B는 안정적인 혈액투석(hemodialysis) 치료를 받고 있던 환자 15명으로, 이들의 투석 일정은 임상시험 초기 6개월 동안 변경되지 않도록 유지되었다.환자들은 체중에 따라 권장된 OXLUMO 용량을 투여받았다. 복막투석 환자는 연구에서 제외되었다. 첫 투여 시 환자의 중앙값 연령은 9세(범위: 0~59세)였으며, 57%는 남성, 76%는 백인이었다.기저 상태에서의 혈장 옥살산 농도 중앙값은 Cohort A가 58μmol/L, Cohort B(투석 환자)가 투석 전 기준 104μmol/L이었다.주요 평가 변수는 Cohort A(N=5명)의 경우 기저치 대비 6개월 시점(3~6개월 평균)의 혈장 옥살산 농도 변화율, Cohort B(N=15명)의 경우 투석 전 혈장 옥살산 농도의 기저치 대비 6개월 시점(3~6개월 평균)의 변화율이었다.그 결과, Cohort A에서는 혈장 옥살산 농도가 기저치 대비 33% 감소(LS 평균, 95% CI: –82, 15)하였고, Cohort B에서는 42% 감소(95% CI: –51, –34%)하였다.구체적으로, Cohort A의 평균 혈장 옥살산 농도는 기저치 65μmol/L(95% CI: 21, 108)에서 6개월 시점 33μmol/L(95% CI: 10, 56)로 감소하였다.Cohort B의 평균 혈장 옥살산 농도는 기저치 108μmol/L(95% CI: 92, 125)에서 6개월 시점 62μmol/L(95% CI: 51, 72)로 감소하였다(Figure 3). 루마시란(Lumasiran)의 예상되는 쟁점은 무엇인가?루마시란(Lumasiran, 제품명 Oxlumo)은 원발성 고옥살산뇨증 1형(PH1)에 대한 최초의 siRNA 기반 치료제로, 임상시험에서 유의한 옥살산 감소 효과를 입증하였다. 이 약제는 RNA 간섭(RNA interference) 기술을 이용해 간세포 내 HAO1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glycolate oxidase(GO) 효소 생성을 차단하고, 결과적으로 glyoxylate 및 oxalate 생성을 줄인다.다만 루마시란은 PH1의 근본 원인인 AGXT 유전자의 기능 결손을 교정하지는 않는다. 즉, glyoxylate가 해독되지 못해 oxalate로 전환되는 병태생리에서, 루마시란은 상류 단계인 GO 발현을 억제하여 glyoxylate 생성 자체를 줄이는 간접적 치료 전략에 해당한다.루마시란은 피하 주사를 통해 주기적으로 투여해야 하며, 치료를 중단하면 GO 발현이 다시 활성화되어 glyoxylate 및 oxalate 생성이 재개된다. 이는 질환 재악화를 초래할 수 있어 지속적인 유지 치료가 필수적이다. 또한 이미 신장, 뼈, 망막 등에 침착된 옥살산, 즉 전신 옥살산증(systemic oxalosis)은 제거하거나 역전시키지 못한다. 따라서 말기 신부전이나 광범위한 옥살산 침착 환자의 경우 투석이나 간·신장 이식 등 추가 치료가 필요하다.결국 루마시란은 유전적 결함 자체를 교정하지는 않지만, PH1의 대사 경로를 효과적으로 차단하여 질환의 진행을 억제하고 옥살산 축적을 완화하는 표적 치료제이다. 이는 대사산물 생성을 억제하는 전략으로, 유전자 교정이나 단백질 기능 복원과는 구별된다.그럼에도 불구하고 루마시란은 간 이식 외에는 근본적 치료가 없던 PH1 치료 영역에 중요한 전환점을 마련하였다. 특히 조기 진단과 개입을 통해 신기능 보존과 예후 개선에 기여할 수 있으며, 향후 장기적 안전성 확보, 접근성 향상, 유전자 치료제와의 병용 또는 전환 전략이 논의될 경우 PH1 치료의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자리매김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참고문헌 1. Sally-Anne Hulton “Lumasiran: expanding the treatment options for patients with primary hyperoxaluria type 1” EXPERT OPINION ON ORPHAN DRUGS 2021, VOL. 9, NOS. 7–10, 189–198. 2. Xuan Gang et al. “Lumasiran for primary hyperoxaluria type 1: What we have learned?” Front. Pediatr. 10:1052625. 3. Viola D’Ambrosioet al. “Lumasiran in the Management of Patients with Primary Hyperoxaluria Type 1: From Bench to Bedside“ International Journal of Nephrology and Renovascular Disease 2022:15 197–206. 4. Sander F. Garrelfs at al. “Lumasiran, an RNAi Therapeutic for Primary Hyperoxaluria Type 1” N Engl J Med 2021;384:1216-26. 5.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8-22 06:02:44최병철 박사 -
최초의 RNAi 치료제 '기블라리'...국내 희귀약 지정차세대 유전자 침묵 치료, 'RNAi' 치료제 플랫폼 ①기블라리기블라리(Givlaari®, giv-lah'-ree, 성분명: 기보시란, Givosiran, Alnylam)은 아미노레불린산 합성효소 1(aminolevulinate synthase 1, ALAS1)을 표적으로 하는 소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 치료제로, 2019년 미국 FDA, 2020년 유럽 EMA에서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cute Hepatic Porphyria, AHP)’ 치료제로 승인되었다. 국내에서는 2024년 GIFT(Global Innovative products on Fast Track)로 지정된 후, 희귀의약품으로 등록되었다.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HP)은 간에서 헴(heme) 생합성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의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독성 전구체인 포르피린이 축적되어 발생하는 매우 드문 질환이다. 환자는 심한 복통, 구토, 발작 등 쇠약하게 만드는 급성 증상뿐 아니라, 통증을 포함한 만성 증상도 동반할 수 있다.Heme은 산소 운반, 에너지 생성, 해독 대사, 산화 스트레스 조절 등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다양한 생리적 경로에 관여한다. 따라서 heme 생합성의 이상이나 전구체 공급의 장애, 또는 특정 조직에서의 heme 이용률 감소는 조직 산소 공급 저하로 이어져 피로, 운동 시 호흡곤란, 심계항진 등의 전신 증상을 유발한다. 또한 heme은 미토콘드리아 전자전달계의 핵심 구성 요소로 ATP 생성에 관여하므로, 결핍 시 에너지 대사 장애로 인해 신경세포 및 근육세포 기능 저하가 나타날 수 있다.기보시란은 GalNAc(GalNAc-conjugated delivery system)을 이용한 간세포 특이적 이중가닥 siRNA로, 간세포 내 ALAS1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함으로써 이 유전자 발현을 감소시킨다. 결과적으로 신경독성을 유발하는 중간대사산물인 아미노레불린산(ALA)과 포르포빌리노겐(PBG)의 혈중 농도가 낮아지고, 이는 AHP의 급성 발작 빈도와 증상 악화를 유발하는 병태생리적 기전을 억제하는 효과를 나타낸다.기보시란의 유효성은 다국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3상 임상시험인 ENVISION 연구를 통해 입증되었다. 이 연구에서 기보시란은 위약에 비해 연간 AHP 발작률을 74% 감소시켰으며, 이는 통계적으로 유의한 차이를 보였다. 해당 연구 결과는 2020년 6월 11일자 The 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NEJM)에 게재되었다.6개월 치료 기간 동안 전혀 발작을 경험하지 않은 환자의 비율은 기보시란 치료군에서 50%, 위약군에서는 16.3%로 보고되어, 기보시란의 임상적 유용성을 뒷받침한다.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cute Hepatic Porphyria, AHP)은 어떤 질환인가? 포르피리아(Porphyria)는 그리스어 porphura(보라색 염료)에서 유래한 명칭으로, 일부 환자의 소변이나 피부가 햇빛(자외선)에 노출될 때 붉거나 보라색으로 변색되는 현상에서 비롯되었다. 포르피리아는 헴(heme) 생합성 경로의 8단계 중 하나를 촉매하는 효소에 유전적 또는 후천적으로 이상이 생겨 발생하는 질환군을 말한다.각 효소에 결함이 생기면 해당 단계 이전의 전구체 물질이 체내에 축적되거나 소변 등을 통해 과도하게 배출되며, 이로 인해 다양한 임상 증상이 나타난다. 포르피리아의 유병률은 질환의 아형, 국가 및 지역에 따라 다양하게 보고된다.포르피리아는 간성(hepatic)과 조혈성(erythropoietic)으로 분류되며, 이 중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cute Hepatic Porphyria, AHP)은 간에서 헴 생합성에 관여하는 특정 효소의 유전적 결함으로 인해 발생하는 드물고 만성적인 다기관 질환군이다. AHP는 다시 급성 간헐성 포르피린증(acute intermittent porphyria, AIP), 이형성 포르피린증(variegate porphyria, VP), 유전성 코프로포르피린증(hereditary coproporphyria, HCP), 델타-아미노레불린산 탈수소효소 결핍 포르피린증(delta-aminolevulinic acid dehydratase-deficiency porphyria, ALAD deficiency porphyria)으로 구분한다.이 중 AIP가 가장 흔한 형태로 보고된다. 각 아형은 간 내 특정 heme 생합성 효소의 기능적 결핍을 초래하며, 이로 인해 자유 heme의 간내 농도가 감소한다. 이에 대한 보상 작용으로 헴 생합성 경로의 속도 조절 효소인 ALA 합성효소 1(ALAS1)의 발현이 유도된다.그러나 ALAS1의 과발현은 독성 중간대사산물인 아미노레불린산(5-aminolevulinic acid, ALA)과 포르포빌리노겐(porphobilinogen, PBG)의 과도한 생성 및 축적을 초래한다. 이들 대사산물은 신경계, 간, 신장 등 여러 장기에 손상을 유발하는 병태생리학적 핵심 인자로 작용하며, 특히 ALA와 PBG는 강한 신경독성 물질로 알려져 있다. 이로 인해 AHP는 주로 신경학적 증상을 동반하는 급성 발작을 특징으로 한다.AHP의 진단은 임상적 의심에 기반하여 시행되는 생화학적 검사로 확립할 수 있으며, 특히 소변 내 PBG 농도가 정상 상한치의 3배 이상으로 상승한 경우 AHP를 강력히 시사한다. 이러한 수준의 PBG 상승은 AIP, VP, HCP에서만 관찰되며, 이는 AHP 진단의 특이성과 조기 인지에 중요한 근거가 된다.AHP는 임상적으로 급성 발작과 만성 증상이 혼재된 형태로 나타난다. 급성 발작은 심한 복통, 오심, 구토, 빈맥, 고혈압, 저나트륨혈증, 의식 변화, 근력 저하 등으로 나타나며, 치료가 지연될 경우 생명을 위협할 수 있다. 많은 환자들이 발작 간에도 지속적인 통증, 피로, 오심 등 만성 증상을 경험하며, 이는 삶의 질을 현저히 저하시킨다. 일부 환자는 반복되는 통증으로 인해 진통제, 특히 오피오이드(opioid)의 사용이 필요하게 되며, 이에 따른 약물 의존의 위험성 또한 고려되어야 한다.아미노레불린산 합성효소 1(5-Aminolevulinate synthase 1, ALAS1)는 무엇인가?아미노레불린산 합성효소 1(ALAS1)은 간을 비롯한 대부분의 비조혈성(non-erythroid) 조직에서 발현되는 heme 생합성 경로의 속도 조절(rate-limiting) 효소이다. ALAS1은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glycine과 succinyl-CoA를 기질로 사용하여 아미노레불린산(5-aminolevulinic acid, ALA)을 생성하며, 이는 heme 생합성의 첫 번째이자 핵심적인 반응이다.ALAS1의 발현은 간세포 내 자유 heme 농도에 의해 주로 음성 되먹임 조절(negative feedback regulation)을 받는다. 즉, 자유 heme이 충분할 경우 ALAS1의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translation)이 억제되며, 반대로 자유 heme이 고갈되면 ALAS1의 발현이 유도되어 heme 합성이 촉진된다. 이러한 조절 기전은 간세포의 대사 요구에 따른 heme 농도 유지에 필수적이다(Figure 1). Figure 1. Biosynthetic Pathway for the Synthesis of Heme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HP)과 같은 질환에서는 heme 생합성 경로의 하위 효소 중 하나에 결함이 존재하여 heme의 생합성이 차단된다. 그 결과, 간 내 자유 heme 농도가 감소하고, 이에 대한 보상 기전으로 ALAS1의 발현이 과도하게 증가한다. 그러나 하위 효소의 기능 장애로 인해 생성된 ALA는 정상적으로 대사되지 못하고 축적되며, 이는 중추 및 말초 신경계에 독성을 유발하는 주된 병태생리적 원인으로 작용한다.따라서 ALAS1은 heme 생합성 경로의 대사 항상성 유지에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병리적인 상황에서는 질병의 발현과 직접적으로 연관되는 주요 분자 표적이 된다. 최근에는 ALAS1의 발현을 억제함으로써 ALA 및 포르포빌리노겐(PBG)의 축적을 방지하고 급성 발작을 예방하는 치료 전략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는 AHP 치료의 새로운 전기를 마련하고 있다.헴(Heme)은 어떤 물질인가?Heme은 철(Fe²⁺) 이온을 중심으로 하는 테트라피롤 고리 구조(tetrapyrrole ring structure)를 갖는 필수적인 생리적 보조인자로, 주로 헤모글로빈, 미오글로빈, 시토크롬, 카탈라아제 및 다양한 산화효소의 구성 성분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heme은 단순한 구조적 단백질 구성 요소 외에도 산소 운반, 전자 전달, 산화 환원 반응 및 약물 대사 등 광범위한 생물학적 반응에서 핵심적 역할을 수행한다.Heme의 생합성은 진핵세포에서 고도로 보존된 경로를 통해 이루어지며, 총 8단계의 효소 반응을 거친다. 이 과정은 glycine과 succinyl-CoA로부터 시작되며, 최초 반응은 미토콘드리아 내에서 ALA synthase(ALAS)에 의해 촉매된다.이후 생성된 5-aminolevulinic acid(ALA)는 세포질로 이동하여 일련의 효소 반응을 거친 후, 다시 미토콘드리아로 들어가 최종적으로 ferrochelatase에 의해 protoporphyrin IX에 철 이온이 삽입되면서 heme이 완성된다. 이처럼 heme 합성은 미토콘드리아와 세포질 사이를 오가는 복합적인 과정을 통해 정교하게 조절된다.생성된 heme은 조직에 따라 다양한 단백질 복합체에 삽입되어 기능을 수행한 후, 노화된 적혈구의 파괴 등을 통해 대식세포에 의해 분해된다. 이 과정에서 heme oxygenase는 heme을 biliverdin, 일산화탄소(CO), 자유 철 이온으로 분해하며, biliverdin은 biliverdin reductase에 의해 bilirubin으로 환원된다.비포합형 bilirubin은 간세포로 운반된 후 UDP-glucuronosyltransferase에 의해 포합형으로 전환되어 담즙을 통해 장관으로 배설된다. 장내에서는 포합형 bilirubin이 대사되어 stercobilin 및 urobilin 등의 색소로 전환되며 각각 대변 및 소변을 통해 배설된다.Heme 생합성과 대사 경로의 교란은 다양한 임상 질환과 밀접히 연관되어 있다. 예를 들어, 생합성 효소 중 특정 단계에 결함이 발생할 경우 전구체의 병적 축적이 일어나며, 이는 포르피리아와 같은 희귀 유전 대사 질환의 원인이 된다. 반면, 분해 단계의 이상은 고빌리루빈혈증 및 황달로 이어질 수 있으며, 이들 물질의 색 변화는 임상 진단에서 중요한 지표로 활용된다. 따라서 heme의 생합성부터 대사, 배설에 이르는 전 과정은 생리적 항상성과 병태생리 모두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담당한다.기보시란은 어떤 약제인가?기보시란(Givosiran, 제품명: 기블라리, Givlaari)은 ALAS1을 표적으로 하는 소간섭 RNA(siRNA)이다. 이 약제는 간세포 내 ALAS1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하여 ALA 및 PBG의 생성을 억제함으로써 AHP의 급성 발작 빈도를 현저히 줄이는 것으로 나타났다.기보시란은 siRNA로 설계되어 있으며, N-아세틸갈락토사민(GalNAc) 접합체를 이용하여 간세포 특이적으로 전달된다. 이 기술은 Alnylam Pharmaceuticals의 플랫폼인 ESC(Enhanced Stabilization Chemistry) GalNAc-siRNA 기술에 기반하고 있다.AHP의 치료는 발작 시 hemin 정맥주사 또는 증상 완화에 초점을 두고 있었으나, 근본적인 기전을 직접적으로 조절하는 치료법은 부재하였다.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개발된 기보시란은 다기관 무작위 이중맹검 위약대조 임상시험인 ENVISION 연구에서는 기보시란 투여군에서 연간 발작 빈도가 위약군에 비해 약 74% 감소하였으며, 통증 감소 및 삶의 질 향상 등 유의한 임상적 개선이 보고되었다.따라서 기보시란은 RNAi 기술을 활용하여 간세포 내 병적 대사 경로를 조절하는 최초의 siRNA 기반 치료제로, 기존의 대증요법 중심 치료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질병 수정형(disease-modifying) 치료 전략이라고 할 수 있다.기보시란의 약리학적 기전은?ALAS1 염기 서열을 가진 합성 이중가닥 RNA(Synthetic double-stranded RNA with ALAS1 sequence)는 GalNAc와 결합하여 간세포에만 대부분 발현되는 galactose 수용체의 일종인 ASGPR(asialoglycoprotein receptor)를 표적으로 결합하여 약물이 선택적으로 간세포에 도달하도록 하며, 간세포 내로 진입한 siRNA는 세포 내 효소인 다이서(Dicer)에 의해 약 20 염기쌍(bp) 조각으로 처리된 후 단일 가닥으로 분리된다.ALAS1에 상보적인 가닥(가이드 가닥)은 세포 내 ALAS1 mRNA에 결합하고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에 탑재된다. 이후 가이드 가닥은 ALAS1 mRNA와 염기서열 상 완전한 상보성을 이루어 결합하며, 해당 mRNA는 절단되어 분해된다. 그 결과, ALA1 단백질의 수치가 감소하고 ALA의 생성이 줄어들면서 단백질 번역을 차단된다(Figure 1). Figure 2. The Mechanism of small interfering RNA(siRNA) Therapy(출처: Drug Design, Development and Therapy 2022:16) 기보시란은 간에 대한 높은 특이성을 가지기 때문에, 약동학 및 흡수, 분포, 대사, 배설(ADME) 프로파일이 쥐 실험에서 모두 우수하게 나타났다. 해당 약동학 연구에 따르면 기보시란의 간 내 농도는 신장보다 11배 높게 나타났다. 기보시란은 심장, 폐, 부신 등 여러 장기에서도 발견되었으나, 간에서의 농도보다 훨씬 낮은 수준으로 검출되었다. 뇌에서는 기보시란이 검출되지 않았으며, 분해된 RNA 조각은 소변으로 배출되었다.기보시란의 투여 용량에 따라 혈청 내 ALAS1 mRNA 및 소변 내 δ-ALA, PBG 수치가 빠르고 지속적으로, 그리고 용량 의존적으로 감소했다.ASGPR 수용체가 말초 단핵세포, 복막 대식세포, 자궁내막 세포, 신장 세뇨관 세포 등에서도 발현되기는 하지만, 기보시란은 간에 대한 선택적 표적성을 보여 오프 타깃 효과 가능성이 낮다.하지만 신장에서의 일부 축적 가능성과 관련하여, 임상시험 및 최근 연구에서는 기보시란 사용 시 혈청 크레아티닌(Cr) 상승과 추정 사구체 여과율(eGFR) 감소가 보고된 바 있으며, 장기적인 신장 기능에 대한 부작용 가능성을 완전히 배제할 수는 없다.기보시란(GIVLAARI)의 허가 임상 결과는 어떠한가?기보시란의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HP) 환자에 대한 유효성은 무작위배정, 이중눈가림, 위약대조, 다국가 임상시험인 ENVISION 연구를 통해 평가되었다.ENVISION 연구에는 총 94명의 AHP 환자가 등록되었으며, 이 중 89명은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IP), 2명은 다형 포르피린증(VP), 1명은 유전성 코프로포르피린증(HCP), 2명은 유전자 변이가 확인되지 않은 환자였다. 이들 94명 중 48명은 GIVLAARI군, 46명은 위약군으로 무작위 배정되었다.해당 환자들은 등록 전 6개월 동안 입원, 응급 진료 방문, 또는 가정에서의 정맥주사용 hemin 투여가 필요한 포르피린 발작을 최소 2회 경험한 경우에만 포함되었으며, 이들을 대상으로 GIVLAARI 2.5mg/kg 또는 위약을 월 1회 피하주사하는 방식으로 1:1 무작위 배정하여 6개월간 치료하였다.6개월의 이중눈가림 기간이 종료된 후, 93명의 환자가 최대 30개월 동안의 공개연장(open-label extension) 연구에 등록되었다. 연구 기간 중 포르피린 급성 발작의 치료를 위한 hemin 사용은 허용되었다.연구 대상 환자의 중앙 연령은 37.5세(범위: 19~65세)였으며, 89%는 여성, 78%는 백인이었다. GIVLAARI군과 위약군은 포르피린 발작의 과거 발생 빈도, 이전 hemin 예방요법 사용 여부, 아편유사제(opioid) 복용 여부, 발작 사이 통증에 대한 환자 보고 척도 등에서 유사한 특성을 보였다.주요 평가 지표는 AHP의 가장 흔한 아형인 AIP 환자에서의 연간 환산 복합 포르피린 발작률이었다. 복합 포르피린 발작은 입원, 응급 의료기관 방문, 또는 자가 투여한 정맥 내 hemin 투여로 정의되었다.주요 이차 평가 지표는 ALA 및 PBG 수치, 전체 AHP 환자의 연간 발작률, 그리고 급성 간헐성 포르피린증 환자에서의 헴 사용량 및 하루 중 가장 심한 통증 점수였다.AIP 환자에서 6개월 동안의 연간 환산 복합 포르피린 발작률은 GIVLAARI군에서 평균 3.2회(95% CI, 2.3-4.6), 위약군에서 평균 12.5회(95% CI, 9.4-16.8)로, GIVLAARI군에서 74% 낮은 발작률을 보였다.AIP 환자들 중에서, GIVLAARI 투여는 요중 ALA 및 PBG 수치 감소, hemin 사용 일수 감소, 그리고 하루 중 가장 심한 통증 점수 개선에 있어 위약보다 더 우수한 효과를 보였다.GIVLAARI군에서 더 자주 나타난 주요 이상 반응으로는 혈청 아미노트랜스퍼레이스 수치 상승, 혈청 크레아티닌 수치 및 추정 사구체여과율(eGFR)의 변화, 그리고 주사 부위 반응이 있었다.기보시란의 예상되는 쟁점은 무엇인가?기보시란은 GalNAc-siRNA 플랫폼을 활용하여 간세포 특이적으로 작용함으로써 높은 치료 효율성을 나타내며, 간세포 표면의 ASGPR 수용체를 이용한 특이적 전달을 통해 오프타깃(off-target) 효과를 최소화하였다. 피하 주사로 월 1회 투여가 가능하며, 실제 임상시험에서 발작 빈도 감소, 통증 완화, 삶의 질 향상 등 유의미한 임상 혜택이 입증되었다.대표적인 pivotal study인 ENVISION 임상시험은 기보시란의 임상적 유효성과 안전성을 입증하며 미국 FDA 및 EMA의 승인을 획득하는 데 기여하였다. 그러나 ENVISION 연구는 치료 효과와 관련하여 여러 측면에서 제한점이 존재함이 보고되고 있으며, 이는 실제 임상 적용 및 후속 연구 설계에 있어 중요한 고려사항이 된다.첫째, 연구에 포함된 환자 수가 94명으로 제한적이며, 이 중 대부분이 AIP(acute intermittent porphyria) 환자로 구성되어 AHP 전체 스펙트럼에 대한 일반화에 제약이 있다.둘째, 이중눈가림 기간은 6개월로 설정되어 있어 장기적 효능 지속성과 안전성 평가에는 부족한 측면이 있다. 특히 연장 연구는 비통제 환경에서 수행되었기에 객관적 유효성 판단에 한계가 있다.또한 기보시란은 대부분 여성(89%)에게 투여되었기 때문에 성별 간 반응 차이를 평가하기 어렵고, 주요 평가 변수가 급성 발작 빈도 감소에 집중되어 있어 삶의 질, 통증 완화, 기능 회복 등 임상적으로 중요한 지표들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하였다. 더불어 일부 환자에서 간 효소 상승, 신기능 변화, 피로 등의 이상반응이 관찰되었으며, 장기간 투여에 따른 누적 독성 가능성은 추후 연구가 요구된다.뿐만 아니라, 고가의 희귀질환 치료제로서 경제성 평가 역시 중요한 쟁점으로 대두되고 있으며, 특히 발작 빈도가 낮은 환자군에서는 비용 대비 임상적 이득이 불분명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따라서 기보시란은 RNAi 기반 정기 투여 치료제 중 최초로 승인된 사례로, RNAi 기술의 상업화 가능성을 입증한 전례로도 의의가 깊다. 나아가 희귀 유전질환을 대상으로 한 차세대 치료제 개발의 가능성을 제시함과 동시에, 간 특이적 전달 기술의 실제 적용 가능성 또한 입증하였다. 또한 AHP 환자에게 새로운 치료 옵션을 제공할 것으로 기대된다.참고문헌 1. Lei Zhang et al. “The therapeutic prospects of N-acetylgalactosamine-siRNA conjugates“ Front. Pharmacol., 14 December 2022. 2 Chaudry Nasir Majeed et al. “Spotlight on Givosiran as a Treatment Option for Adults with Acute Hepatic Porphyria: Design, Development, and Place in Therapy” Drug Design,Developmentand Therapy 2022:16. 3. M. Balwani et al. “Phase 3 Trial of RNAi Therapeutic Givosiran for Acute Intermittent Porphyria” N Engl J Med 2020;382:2289-301. 4. 기타 인터넷 자료(보도 자료, 제품 설명서 등).2025-08-08 06:10:01최병철 박사 -
차세대 유전자 침묵 치료, 'RNAi' 치료제 플랫폼에 대해핵산 치료제는 구성 성분에 따라 DNA 기반 약제와 RNA 기반 약제로 구분되며, RNA 기반 약제는 안티센스 올리고뉴클레오티드(antisense oligonucleotide, ASO),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소형 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 마이크로RNA(miRNA), 메신저 RNA(mRNA), 그리고 아프타머(aptamer) 등이 있다.이 중 siRNA는 합성된 이중가닥 RNA(double-stranded RNA, dsRNA)로서, 센스 가닥(sense strand)과 안티센스 가닥(antisense strand)으로 구성되며, 일반적으로 19~25 염기쌍의 길이를 가지고 있다. 이 중 안티센스 가닥은 RNA 유도 침묵 복합체(RNA-induced silencing complex, RISC) 내에서 특정 mRNA를 인식하고 절단하는 가이드 역할을 한다.이러한 siRNA를 기반으로 하는 RNA 간섭(RNAi) 치료제의 개발은 2000년대 초반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되었으며, 약 20년에 걸친 기술 축적과 전달 플랫폼의 발전을 통해 상용화 단계에 도달하였다. 2018년, 트랜스사이레틴(transthyretin, TTR) 매개 가족성 아밀로이드 다발신경병증(hATTR) 치료제 파티시란(Patisiran)이 미국 FDA로부터 최초로 승인을 받으며 siRNA 기반 치료제의 상업화가 본격화되었다.이후 다양한 GalNAc conjugate(갈낙 접합체) 기반의 siRNA 치료제들이 연이어 FDA 승인을 획득하였다. 주요 승인 약제로는 2019년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cute hepatic porphyria, AHP) 치료제 기보시란(Givosiran), 2020년 원발성 옥살산뇨증 1형(primary hyperoxaluria type 1, PH1) 치료제 루마시란(Lumasiran), 2021년 고지혈증 치료제 인클리시란(Inclisiran), 2022년 hATTR 치료제 브루시란(Vutrisiran)이 있다.또한 2023년에는 PH1 치료제로 네도시란(Nedosiran), 2025년에는 A형 및 B형 혈우병 환자(항응고 인자 억제제 보유 여부와 무관)의 예방 치료제로 피투시란(Fitusiran)이 승인되었다.이러한 siRNA 기반 RNA 간섭(RNAi) 치료제 플랫폼은 암, 바이러스 감염, 유전성 대사질환 등 다양한 질환의 병태생리를 직접 조절할 수 있는 차세대 정밀의학 전략으로 주목받고 있으며, 이는 단순한 유전자 발현 억제를 넘어, 특정 병인 단백질의 발현을 선택적으로 차단함으로써 질병의 근원을 표적하는 질병 수정형(disease-modifying)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제시하고 있다. RNA(Ribonucleic acid, 리보핵산)는 무엇인가? 핵산은 생명체의 유전 정보를 저장하고 전달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며, 그중 RNA는 진핵세포와 원핵세포 모두에서 유전자 발현 및 세포 내 조절 과정에 필수적인 고분자 생체분자로서, DNA와 함께 분자생물학의 센트랄 도그마(central dogma)를 구성하는 주요 요소이다.RNA는 주로 DNA의 유전 정보를 단백질로 전달하는 전령(messenger)의 역할로 인식되어 왔으나, 다양한 연구 결과에 따라 RNA는 단순한 정보 매개체를 넘어 효소적 기능, 유전자 발현 조절, 구조적 지지, 면역 조절 인자 등 폭넓은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하는 분자로 밝혀졌다. 이에 따라 RNA는 단백질과 동등하거나 그 이상으로 기능적 다양성을 지닌 핵심 생체분자로 평가되고 있다.RNA는 리보오스를 포함한 단일가닥 핵산으로 구성되며, DNA와 달리 염기로 우라실(uracil)을 포함하고, 2′-탄소 위치에 하이드록시기(2′-OH group)를 갖는 리보오스를 지닌다. 이러한 구조적 특성은 RNA에 높은 구조적 유연성과 화학적 반응성을 부여하여, 다양한 입체 구조를 형성하고 특정 단백질이나 다른 핵산과 선택적으로 결합하며, 심지어 효소적 반응을 촉매할 수 있는 생화학적 기반이 된다.실제로 RNA는 염기 서열에 의한 상보적 결합 외에도 루프(loop), 헤어핀(hairpin), 스템(stem), 벌지(bulge), 가상매듭(pseudoknot) 등 복잡한 이차 및 삼차 구조를 형성하며, 이를 통해 단백질-리간드 상호작용, 효소 활성, 핵-세포질 간 수송, 세포 내 위치 특이적 기능 수행 등에 관여한다.RNA는 유전자 발현 조절, 세포분화, 세포주기, 세포사멸, 스트레스 반응, 면역 조절 등 거의 모든 생리적·병리적 현상에 직·간접적으로 관여하며, DNA로부터 유래된 정보를 전달하는 역할외에도 전사(transcription)와 번역(translation) 간의 연결을 매개하고 유전자 발현의 정밀한 조절자로 작용한다.특히 진핵세포에서는 RNA가 전사 후 변형(post-transcriptional modification), 스플라이싱(splicing), RNA 편집(RNA editing), 핵-세포질 수송(nuclear export), 안정성 조절, 국소화(localization) 등 유전자 발현을 다양한 수준에서 정교하게 조절한다하지먼 RNA의 기능 이상은 다양한 질환의 발병과 밀접하게 연관되어 있다. 즉 RNA의 안정성 혹은 조절 기전이 교란되면 특정 단백질의 비정상적 발현이 초래되며, 이는 암, 신경퇴행성 질환, 심혈관 질환, 자가면역 질환 등 다양한 병태생리적 상태를 유발하거나 악화시킬 수 있다.최근 연구에 따르면 RNA의 구조적 변이, 염기서열 돌연변이, 또는 RNA-단백질 상호작용의 이상은 질환의 새로운 병인으로 부상하고 있으며, RNA 수준에서의 진단 및 치료 접근은 생명과학의 주요 연구 영역으로 부각되고 있다.RNA에는 어떤 종류가 있는가? RNA는 그 기능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분류된다(Figure 1). 가장 기본인 형태는 전령 RNA(messenger RNA, mRNA)로, DNA의 유전 정보를 복사하여 리보솜으로 전달하며 단백질 합성에 직접 관여한다. 전이 RNA(transfer RNA, tRNA)는 아미노산을 리보솜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하며, 리보솜 RNA(ribosomal RNA, rRNA)는 리보솜의 구조적 및 촉매적 핵심 요소로 기능한다.이 외에도 최근에는 유전자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비번역 RNA(non-coding RNA)들이 주목받고 있다. 예를 들어, 소간섭 RNA(small interfering RNA, siRNA), 마이크로 RNA(microRNA, miRNA), 긴 비암호화 RNA(long non-coding RNA, lncRNA) 등은 세포 내 유전자 조절 네트워크의 핵심 조절자로 작용한다. 1. mRNA(messenger RNA, 전령 RNA) mRNA가 전달하는 유전 정보는 염기의 종류, 배열, 그리고 길이에 의해 결정된다. DNA는 아데닌(A), 구아닌(G), 시토신(C), 티민(T)의 네 가지 염기로 구성되어 있는 반면, RNA는 티민 대신 우라실(U)을 포함한다. 유전 정보는 이러한 염기의 조합으로 구성되며, RNA 중 mRNA는 전사(transcription) 후 모든 처리가 완료된 형태로, 5′-cap 구조와 poly(A) tail(폴리 A 꼬리)을 갖추고 있으며, 스플라이싱(splicing)도 완료된 상태이다.mRNA는 DNA의 유전 정보를 기반으로 리보솜에서 단백질을 합성할 때 번역 서열(translation sequence)로 작용하므로, 세포 내에서 mRNA의 발현 수준을 조절하는 것은 생명 현상을 통제하는 데 매우 중요하다.성숙한 mRNA는 긴 poly(A) tail을 가지며, 이 아데닌 꼬리는 mRNA의 분해를 방지하고 안정적인 기능 수행을 돕는다. 그러나 시간이 지나면 탈아데닐화(deadenylation) 효소에 의해 이 꼬리는 점차 짧아지게 되고, 이는 mRNA 분해의 신호로 작용한다. 반면, mRNA의 말단에 혼합 꼬리(mixed tail)가 형성될 경우, 이는 아데닌 꼬리의 제거 과정을 방해하여 mRNA의 분해를 억제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따라서 혼합 꼬리는 mRNA의 생존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조절 요소로 작용한다.2. ncRNA(non-coding RNA, 비암호화 RNA) 센트럴 도그마에 따르면, 단백질을 암호화하지 않는 RNA는 비암호화 RNA(non-coding RNA, ncRNA)로 분류된다. 비록 ncRNA는 단백질을 직접 생성하지는 않지만, 전사 후 조절(post-transcriptional regulation) 및 후성유전학(epigenetic) 기전에 관여하는 중요한 조절자로 밝혀지고 있다.ncRNA는 기능적 역할에 따라 크게 하우스키핑 비암호화 RNA(housekeeping ncRNA)와 조절 비암호화 RNA(regulatory ncRNA)로 나뉘며, 그 길이에 따라 다시 분류된다. 일반적으로 200개 이하의 뉴클레오타이드(nucleotide)로 구성된 경우를 작은 ncRNA(small ncRNA 또는 short/medium ncRNA)라 하고, 200개 이상의 뉴클레오타이드를 포함할 경우 긴 ncRNA(long non-coding RNA, lncRNA)로 분류된다. 이들은 기능, 전사 후 가공, 상호작용 양상 등에 따라 더욱 세분화된다.1) Housekeeping ncRNA(하우스키핑 비암호화 RNA) ① tRNA(transfer RNA, 운반 RNA) tRNA는 단백질 합성 과정에서 mRNA의 코돈(codon)에 상보적으로 결합하는 안티코돈(anticodon)을 가지고 있으며, 해당 코돈에 대응하는 아미노산을 리보솜으로 운반하는 역할을 한다. 즉, mRNA의 코돈을 해독하여 해당 아미노산을 정확히 리보솜에 전달하고, 폴리펩타이드 사슬의 신장(elongation) 과정에 기여함으로써 단백질 합성의 핵심 요소로 작용한다.tRNA는 전사된 직후 바로 기능하는 것이 아니라 pre-tRNA라는 전구체 형태로 먼저 생성된다. 이 pre-tRNA는 5′ 말단과 3′ 말단에 불필요한 염기 서열을 포함하며, 일부는 안티코돈 고리(anticodon loop)에 인트론(intron)을 포함하기도 한다. 성숙한 tRNA는 이러한 전사 후 가공 과정을 통해 구조적으로 안정화되고 생물학적 활성을 갖춘다.② rRNA(ribosomal RNA, 리보솜 RNA) rRNA는 리보솜의 핵심 구성 요소로, 다양한 리보솜 단백질과 결합하여 기능적 리보솜 복합체를 형성한다. 리보솜은 세포 내 단백질 생합성의 중심 기구이며, rRNA는 전체 세포 내 RNA의 약 80%를 차지할 정도로 풍부하게 존재한다.rRNA는 단순한 구조적 지지체에 그치지 않고, 촉매적 기능까지 수행한다. 특히, 리보솜의 대단위 서브유닛(large subunit)에 존재하는 rRNA는 펩티딜전이효소(peptidyl transferase)로 작용하여 아미노산 사이의 펩타이드 결합 형성을 촉진한다. 이는 RNA 자체가 효소 활성을 수행하는 대표적 예로, rRNA가 리보자임(ribozyme)으로 기능함을 보여준다.2) Regulatory ncRNA(조절 비암호화 RNA) 인간 유전체는 약 30억 개의 염기쌍(base pairs)으로 구성되어 있으나, 이 중 약 1% 정도만이 단백질을 암호화하는 유전자로 기능하는 것으로 오랫동안 여겨져 왔다. 이러한 전통적인 관점을 검증하고 유전체의 기능적 요소를 체계적으로 규명하기 위해 시작된 국제적 연구가 바로 ENCODE(Encyclopedia of DNA Elements) 프로젝트이다.ENCODE 프로젝트를 통해 밝혀진 핵심 사실은, 과거에 ‘쓰레기 DNA(junk DNA)’ 혹은 ‘암흑 물질(dark matter)’로 간주되었던 비암호화 영역이 실제로 생화학적 활성 및 생물학적 기능을 수행한다는 점이다. 이는 ncRNA가 단순한 유전 정보의 부산물이 아니라, 유전자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하는 중요한 조절자(regulator)로 기능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특히, 차세대 염기서열 분석기법(NGS) 등 기술의 발전으로 유전체 전체의 전사(transcription) 양상을 정밀하게 분석할 수 있게 되었고, 그 결과 유전체의 실제 전사 비율이 단 1%가 아니라 약 80%에 이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이는 유전체의 대부분이 기능적 목적을 가지고 의도적으로 전사된다는 점을 시사한다.이러한 발견은 ncRNA, 특히 조절 비암호화 RNA(regulatory ncRNA)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으며, 이들은 전사 후 조절, 염색질 구조 변형, 유전자 발현 억제 및 활성화, 세포 분화, 그리고 항상성 유지 등 다양한 생명 현상에 핵심적인 역할을 수행하는 것으로 밝혀졌다.① Small ncRNA(sncRNA, 작은 비암호화 RNA) a. miRNA(microRNA, 마이크로 RNA) miRNA는 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과 유사한 기전을 따르는, 자연적으로 존재하는 유전자 발현 조절 메커니즘이다. 현재까지 인간에서 수백 종의 miRNA가 확인되었으며, 전체적으로는 50,000종 이상이 존재할 것으로 추정된다.miRNA는 일반적으로 약 22개의 염기로 구성된 짧은 단일가닥 RNA이며, 표적 mRNA와 부분적으로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인식하여 결합한다. 이를 통해 mRNA의 번역을 억제하거나 분해를 유도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음성 조절(negative regulation)한다.miRNA는 특히 개체 발생, 세포 분화, 세포 주기 조절, 세포사멸, 암 억제 또는 촉진 등 다양한 생명현상의 조절자로 기능하며, 이의 이상 발현은 암, 심혈관 질환, 신경계 질환 등 여러 병태생리학적 상태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b. siRNA(small interfering RNA, 소간섭 RNA) siRNA는 보통 인위적으로 합성된 긴 이중가닥 RNA(dsRNA)를 세포 외부에서 도입한 후, 세포 내에서 ATP-의존성 RNase인 Dicer에 의해 절단되어 생성되는 길이 21~23 염기쌍의 짧은 dsRNA이다.siRNA는 성숙한 miRNA(mature miRNA)와 구조적으로 유사하나, 기원과 기능적 특성에서 차이를 보인다. 특히 표적 mRNA와의 염기서열 상보성에 있어서 뚜렷한 차이가 있다. siRNA는 표적 mRNA와 완전한 상보성을 이루어 정확한 표적 유전자만을 선택적으로 억제하는 반면, miRNA는 일반적으로 불완전한 상보성을 바탕으로 여러 유전자의 번역을 동시에 조절할 수 있다.이러한 차이로 인해 siRNA는 고특이적 유전자 침묵(specific gene silencing)에 적합하며, miRNA는 보다 광범위한 유전자 조절(global regulation)에 기여하는 특성을 가진다.c. snRNA(small nuclear RNA, 작은 핵 RNA) snRNA는 주로 핵 내에서 pre-mRNA의 스플라이싱(splicing)에 관여하는 짧은 RNA 분자이다. 대표적으로 U1, U2, U4, U5, U6 등의 snRNA가 스플라이스좀(spliceosome)이라는 RNA-단백질 복합체(RNP complex)를 형성하여, 인트론(intron)의 제거 및 엑손(exon)의 연결에 필수적인 역할을 수행한다.snRNA는 mRNA 성숙 과정에서 엑손-인트론 경계의 인식과 절단을 통해 유전자 발현의 정밀한 조절을 수행하는 핵심 인자로 기능한다.d. snoRNA(small nucleolar RNA, 작은 인 RNA) snoRNA는 주로 세포핵 내 핵소체(nucleolus)에 존재하는 RNA로, rRNA의 성숙 및 가공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snoRNA는 pre-rRNA(전구체 리보솜 RNA)와 상보적인 염기서열을 바탕으로 결합하여, 특정 위치의 염기를 화학적으로 변형하거나 절단 위치를 안내한다.snoRNA의 주요 기능은 rRNA 염기에 대해 2′-O-메틸화(2′-O-methylation) 또는 위우리딘(pseudouridine)으로의 전환을 유도한다. 이러한 변형은 rRNA의 구조적 안정성과 리보솜 기능에 매우 중요하다. 또한 snoRNA는 pre-rRNA가 정확한 위치에서 절단되도록 도와줌으로써, 최종적으로 기능을 갖춘 성숙한 rRNA의 형성에 기여한다.② long ncRNA(lncRNA, 긴 비암호화 RNA) lncRNA는 단백질을 직접 암호화하지 않지만, 포유류 전사체(transcriptome) 내에서 비교적 풍부하게 존재하며 세포 기능에 다양한 방식으로 기여한다. 특히, lncRNA는 염색질 구조 조절 효소(chromatin-modifying enzyme)를 모집하거나 그 활성을 조절함으로써, 표적 유전자의 전사 활성 조절에 관여하는 것으로 잘 알려져 있다.lncRNA의 생물학적 기능은 크게 세 가지 기전으로 요약될 수 있다. 첫째, 시스(cis) 또는 트랜스(trans) 위치에서 전사 조절자(transcriptional regulator)로 작용하여, 인접 유전자의 발현을 직접 조절하거나, 떨어진 위치에 존재하는 유전자에 영향을 미친다.둘째, RNA 가공(splicing 등) 과정이나 전사 후(post-transcriptional) 조절, 또는 단백질 활성을 조절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이 경우 lncRNA는 특정 단백질 또는 RNA와 상호작용함으로써 기능적 복합체를 형성하거나, 조절자의 기능을 매개하는 플랫폼으로 작용한다.셋째, 일부 lncRNA는 핵 내 도메인(nuclear domain)의 구조적 구성에 기여하여, 세포핵 내 공간적 조직화와 기능적 구획화를 조절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이는 핵 내 RNA-단백질 복합체 형성과 같은 고차원적인 구조적 조절과 연관된다.lncRNA는 일반적으로 조직 또는 세포 유형 특이적인 발현 양상을 보이며, 단일 세포당 평균적으로 1개 미만의 사본만 검출되는 경우가 많다. 그러나 특정 조직이나 핵의 특정 구획에서는 높은 수준으로 발현되어, 기능적 다양성과 세포 간 복잡성을 더욱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작용한다.특히, lncRNA는 개체 발생, 세포 분화, 노화, 스트레스 반응 등 다양한 생리적 과정뿐 아니라, 암의 발생 및 진행과 같은 병리적 현상에서도 중요한 조절 인자로 기능함이 밝혀지면서, 분자생물학 및 암 연구 분야에서 활발한 주목을 받고 있다.RNA 침묵(RNA silencing)은 어떤 현상인가? 생명체 내에서 유전자 발현은 정교한 조절 기전에 의해 통제되며, 이러한 조절은 개체의 발생, 항상성 유지, 외부 자극에 대한 반응, 병리적 상태에서의 적응 등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 이 가운데 유전자 침묵(gene silencing)은 특정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거나 완전히 차단하는 생물학적 현상이다.유전자 침묵(Gene silencing)에는 전사 시 유전자 침묵(transcriptional gene silencing, TGS)와, 전사 후 유전자 침묵(post-transcriptional gene silencing, PTGS)이 존재한다. 이 중 TGS는 일반적으로 DNA 메틸화(DNA methylation), 히스톤 변형(histone modification), 이질 염색질 형성(heterochromatinization) 등의 후성유전학적 메커니즘에 의해 매개되며, 유전자 접근성을 구조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발현을 억제한다.RNA 침묵(RNA silencing)은 유전자 침묵의 하위 개념으로, 주로 RNA 분자에 의해 매개되는 전사 후 유전자 침묵(PTGS) 기전을 지칭한다. RNA 침묵은 1990년대 후반, 식물과 동물, 곰팡이 등 다양한 진핵생물에서 확인되었으며, 진화적으로 보존된 염기서열 특이적 유전자 조절 기전으로 기능한다.RNA 침묵의 중심에는 짧은 비암호화 RNA 분자들, 즉 siRNA, miRNA, piRNA가 있으며, 이들은 각각 고유한 기원과 작용 기전을 통해 표적 mRNA의 발현을 억제한다.miRNA는 내인성 전사체로부터 유래하며, 개체의 발달, 세포 분화, 세포 주기, 세포사멸 등 생리적 과정뿐만 아니라 암, 심혈관 질환, 신경계 질환 등의 병태생리적 상태에서 정밀한 유전자 조절자로 기능한다.siRNA는 외부에서 유래된 dsRNA에 의해 형성되며, 실험적 유전자 침묵 기법이나 RNA 간섭 기반 치료제에 직접적인 유전자 억제 도구로 활용되고 있다.piRNA는 주로 생식세포에서 발현되며, 트랜스포존 억제, 유전체 안정성 유지, 세포 계통 유지 등 특수한 기능을 수행한다.RNA 침묵은 다양한 진핵생물에서 보편적으로 나타나며, 바이러스 감염에 대한 방어 기전, 전이 요소 억제, 비정상적 전사체 제거 등 세포 수준의 품질관리 및 유전체 보호 시스템으로 작용한다. 이러한 점에서 RNA 침묵은 단순한 유전자 억제를 넘어 생물학적 균형과 유전체 기능 유지의 핵심 축으로 간주된다.최근 RNA 침묵 기전은 치료 표적 및 플랫폼 기술로도 활발히 연구되고 있으며, siRNA 기반 치료제, antisense oligonucleotide(ASO) 기술 등은 RNA 침묵 원리를 기반으로 개발된 RNA 기반 정밀 의약품으로 발전하여 다양한 질환에서 임상적으로 응용되고 있다.RNA 간섭(RNA interference, RNAi)은 어떤 현상인가? RNAi는 1998년 Andrew Fire와 Craig Mello가 예쁜꼬마선충(Caenorhabditis elegans)을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처음 보고한 현상으로, 외부에서 도입된 이중가닥 RNA(dsRNA)가 세포 내 특정 mRNA를 인식하고 이를 선택적으로 분해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고유의 생물학적 기전이다. 이 발견은 유전자 발현 조절에 대한 이해를 근본적으로 전환시켰으며, 두 연구자는 해당 업적으로 2006년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하였다.RNA 침묵은 유전자 발현 억제를 유도하는 상위 개념이고, 그 중 RNAi는 기전이 명확히 규명되고 약물화 가능성이 높은 대표적인 하위 경로에 해당한다. RNAi는 염기서열 특이적 방식으로 작용하여, 표적 유전자의 발현을 정밀하게 제어할 수 있는 장점을 지니며, 바이러스 방어, 전이인자 억제, 후성유전 조절, 발생 및 분화 조절 등 다양한 생물학적 과정에 기여한다.특히 RNAi는 유전자 기능 연구, 질병 모델링, 표적 유전자 억제를 통한 치료제 개발 등 기초연구 및 임상분야 모두에서 응용 가능성이 높은 기술로 주목받고 있으며, siRNA 기반 치료제는 이러한 RNAi 원리를 임상에 성공적으로 도입한 대표적인 예로 평가되고 있다.소간섭 RNA(small interefering RNA, siRNA)는 무엇인가? siRNA는 RNAi 현상을 매개하는 대표적인 dsRNA로, 특정 mRNA의 발현을 염기서열 특이적으로 억제하는 기능을 수행한다. siRNA는 miRNA와 달리 전사산물의 절단(cleavage)을 직접 유도하는 강력한 침묵 효과를 나타낸다.이는 특히 바이러스 유전체, 종양 특이 유전자, 병리적 유전자 돌연변이 등을 표적으로 하는 데 적합하다. 이러한 특이성과 효능을 바탕으로 siRNA는 유전자 기능 연구뿐 아니라 질병 치료를 위한 유전자 기반 약물 플랫폼으로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하지만, siRNA는 그 자체의 불안정성, 세포막 투과성 부족, 면역 자극 가능성 등의 한계도 지니고 있어, 이를 극복하기 위한 다양한 전달 시스템(delivery system) 개발이 병행되고 있다. 특히, 갈낵(GalNAc) 기반 간세포 표적 전달 시스템은 siRNA 치료제의 성공적 상용화에 핵심적인 기술로 평가된다.RNAi는 외부 또는 내부에서 유래된 dsRNA에 의해 유도되며, siRNA는 RNAi 경로의 핵심 매개체로 작용한다. siRNA는 RNAi이라 불리는 다단계 과정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한다(Figure 1). 첫 번째 단계, dsRNA의 세포 내 유입과 Dicer에 의한 절단 siRNA는 주로 외인성 또는 인공적으로 도입된 dsRNA의 절단에 의해 생성된다. 일단 dsRNA가 세포 내로 유입되면 세포질(cytoplasm)에서 작용을 시작한다. 자연 상태에서는 긴 dsRNA 또는 전구체(pre-siRNA)가 Dicer라는 RNase III 계열의 효소에 의해 절단되어 siRNA가 생성된다. 그러나 합성 siRNA는 21~23개 염기쌍의 짧은 이중가닥 RNA로 구성되며, 이미 Dicer 가공 단계를 생략한 형태로 설계되어 있다.두번째 단계, RNA 유도 침묵 복합체(RNA-induced silencing complex, RISC) 형성과 가이드 스트랜드 선택 세포질 내에서 siRNA는 RISC와 결합하게 된다. RISC는 Argonaute(AGO) 단백질을 핵심으로 하는 다단백 복합체이며, siRNA는 이 복합체에 의해 가이드 가닥(guide strand)와 패신저 가닥(passenger strand)로 분리된다. 이 과정에서 AGO2는 패신저 가닥을 제거하거나 분해하며, 가이드 가닥만이 RISC에 안정적으로 결합된다. 가이드 가닥은 이후 표적 mRNA의 염기서열을 인식한다.세 번째 단계, mRNA 인식 및 절단(유전자 침묵 유도) 가이드 가닥이 결합된 활성화된 RISC는 세포질 내에 존재하는 상보적 염기서열을 가진 mRNA를 탐색한다. siRNA와 표적 mRNA가 완전한 상보성을 이루는 경우, AGO2의 엔도뉴클레아제 활성이 유도되어 표적 mRNA를 특정 위치에서 절단(cleavage)하게 된다. 절단된 mRNA는 이후 세포 내 핵산 분해효소에 의해 빠르게 분해되며, 이는 궁극적으로 해당 유전자의 단백질 발현 억제로 이어진다.이러한 유전자 침묵은 염기서열 특이적이며, 시간적으로 수 일에서 수 주 이상 지속될 수 있으며, 반복 투여 시 누적 효과를 기대할 수 있다. 또한, siRNA는 번역 후 단계에 작용하기 때문에, 단백질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RNA 기반 치료제(RNA-based therapeutics)란 무엇인가? RNA 기반 치료제는 특정 유전자 또는 병리적 단백질의 발현을 직접적으로 조절하거나, 필요한 단백질을 체내에서 직접 합성하도록 유도함으로써 질병의 원인 자체를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치료 전략이다. 이러한 치료제는 RNA의 구조적 및 기능적 다양성에 따라 여러 유형으로 분류된다.대표적인 RNA 기반 치료제에는 단백질 생성을 직접 유도하는 mRNA 치료제, 특정 mRNA를 분해하거나 스플라이싱을 조절하는 ASO, RNAi 기전을 통해 유전자 발현을 억제하는 siRNA 및 miRNA 유사체, 특정 단백질에 선택적으로 결합하여 기능을 저해하는 RNA 압타머(aptamer) 등이 있다.이들 치료제는 유전자 수준의 정밀한 조절이 필요한 질환에서 특히 유효성이 크며, 암, 유전질환, 감염병, 대사질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치료 효과가 확인되고 있다.RNA 기반 치료제의 가장 큰 강점은 염기서열 상보성에 기반한 높은 표적 특이성과 설계의 유연성이다. 환자의 유전 정보나 발현 프로파일에 따라 맞춤형으로 표적을 설계할 수 있으며, 기존의 항체나 저분자 화합물로는 접근이 어려운 내재적 유전자 조절 단계에 직접 개입할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그러나 RNA 분자의 구조적 불안정성, 면역 자극 가능성, 세포 내 전달의 어려움은 여전히 극복해야 할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 갈낙(GalNAc) 접합체, 엑소좀(exosome), 바이러스 벡터 등 다양한 전달 기술이 병행 개발되고 있으며, RNA 분자 자체에 대한 화학적 변형 연구 또한 활발히 진행 중이다.RNAi 기반 치료제(RNA interference-based therapeutics)란 무엇인가? RNAi는 짧은 dsRNA 조각이 세포 내 RNA 유도 침묵 복합체(RISC)에 의해 가이드되어, 상보적인 서열을 갖는 표적 mRNA를 절단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 이 과정은 고도로 염기서열 특이적인 방식으로 이루어지며, 세포 내에서 자연스럽게 일어나는 중요한 방어 및 조절 기전이다.RNAi 기반 치료제는 병리적 유전자의 발현을 직접적으로 차단함으로써, 단백질 생성 자체를 근본적으로 억제할 수 있는 전략이다. 이는 기존의 단백질 표적 저해제들이 개입하기 어려운 전사 후(post-transcriptional) 단계에 개입할 수 있다는 점에서 근본적으로 다른 치료 접근법을 제공한다. 특히 유전자 과발현 또는 독성 단백질의 생성이 질병의 주요 병태기전인 경우에 매우 적합하며, 유전질환, 암, 간질환, 감염병 등 다양한 질환에서 임상적 적용이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RNAi 기반 치료제는 작용 기전에 따라 크게 세 가지로 구분된다. 첫째, siRNA는 화학적으로 합성된 짧은 dsRNA로, 표적 mRNA에 대해 높은 서열 특이성을 갖는다. GalNAc(갈낙) 기반 간 표적화 기술, 리포솜 또는 지질나노입자(LNP) 기반 세포 내 전달 기술을 활용하여 체내 적용이 가능하며, 현재 대부분의 RNAi 치료제가 이 플랫폼을 기반으로 한다.둘째, shRNA(short hairpin RNA)는 플라스미드나 바이러스 벡터를 통해 세포 내에서 안정적으로 발현되며, 지속적인 유전자 억제를 유도하는 구조이다. 주로 세포를 체외에서 조작하는 ex vivo 유전자 치료 전략에 활용된다.셋째, miRNA 유도체는 내인성 microRNA의 기능을 모방하거나 경쟁적으로 억제하여, 보다 광범위한 유전자 네트워크를 조절하는 방식으로 개발 중이다. 이는 특정 유전자뿐 아니라 관련된 다수의 유전자를 동시에 조절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따라서 RNAi 기반 치료제는 유전자 수준에서의 정밀 제어, 고특이성, 그리고 효율적인 발현 억제라는 특성을 지니며, 기존의 저분자 화합물이나 단백질 기반 치료제와는 차별화되는 생물학적 전략을 제공한다.실제로 Givosiran, Lumasiran, Inclisiran 등은 각각 급성 간성 포르피린증(AHP), 원발성 옥살산뇨증 1형(PH1), 고지혈증 등의 적응증으로 다수 국가에서 시판 승인을 획득하였으며, 이는 RNAi 기술이 실용적인 치료 플랫폼으로 진입했음을 보여주는 중요한 이정표가 되었다.GalNAc-siRNA란 무엇인가? siRNA는 분자량이 작고 음전하를 띠는 친수성 분자로서 세포막을 자발적으로 통과하기 어려우며, 혈중에서 RNase에 의해 쉽게 분해되는 한계를 지닌다. 이러한 점에서 siRNA의 안정적이고 표적 특이적인 전달은 치료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반드시 극복되어야 할 과제이다.이에 따라 다양한 siRNA 전달 시스템(delivery vector)이 개발되어 왔으며, GalNAc conjugate, 지질 나노입자(lipid nanoparticle, LNP), 고분자 기반 전달체 등 다양한 전달 플랫폼이 개발되고 있으며, 이들은 siRNA의 생체 내 안정성 및 조직 특이적 투과성을 개선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다.이 중 약물을 세포 표면 수용체 리간드와 결합시키는 방식(GalNAc conjugate)은 표적 약물 전달을 위한 유망한 경로로 보고되고 있다. 이러한 수용체는 특정 세포 유형에만 발현되며, 일부 질환에서는 특정 장기나 조직에서 과발현된다.3방향 GalNAc(triantennary GalNAc)은 siRNA의 안티센스(antisense) 사슬 3′ 말단과 결합하여 GalNAc-siRNA conjugate를 형성한다. siRNA는 화학적으로 직접 합성할 수 있으며, 또는 효소 전사로 얻어진 긴 이중가닥 RNA를 세포질 RNase III 엔도뉴클레아제인 Dicer의 작용으로 절단하여 21~23 nt 길이의 siRNA를 생성할 수 있다. 이 siRNA는 3′ 말단에 두 개의 돌출된 뉴클레오타이드, 5′ 말단에 인산기, 그리고 가운데에 19 nt의 상보적인 이중가닥 영역을 가진다.따라서 siRNA와 GalNAc을 결합시켜 피하 주사로 투여하면, GalNAc-siRNA conjugate가 ASGPR(Asialoglycoprotein receptor)에 결합되고, 이어 ASGPR 매개 세포 내 유입(endocytosis)을 통해 세포 내로 들어가게 된다(Figure 2).GalNAc은 간세포 이외의 조직에서는 거의 발현되지 않는 수용체에 대한 높은 결합 친화성을 가지므로, siRNA 분자의 간 특이적(targeted delivery to hepatocytes) 전달을 가능하게 한다. GalNAc-siRNA의 작용 기전은? GalNAc-siRNA의 작용 기전의 핵심은, GalNAc-siRNA conjugate가 간세포 표면의 수용체(asialoglycoprotein receptor, ASGPR)에 선택적으로 인식되고 전달된다는 점에 있다. siRNA는 본래 음전하를 띠고 분자량이 큰 친수성 분자로서, 세포막을 자발적으로 통과하기 어렵다. 하지만 GalNAc으로 변형된 siRNA는 간세포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ASGPR를 통해 표적 조직으로 선택적 전달될 수 있으며, 효율적인 세포 내 유입도 가능하게 된다.ASGPR은 간소엽(liver lobule) 내 간 실질세포(hepatocyte)의 혈관사이 공간(hepatic sinusoid space) 표면에 주로 발현되는 수용체로, GalNAc-siRNA conjugate가 체내에 주입되면 GalNAc-siRNA-ASGPR 복합체는 세포 내로 유입되어 엔도솜(endosome) 내에서 분리된다. 이후 siRNA는 엔도솜으로부터 방출되고, GalNAc은 분해되어 제거된다. ASGPR을 포함한 소포는 다시 세포막과 융합되어 간세포 표면으로 되돌아가 수용체 순환(recycling)을 마친다.엔도솜에서 방출된 siRNA는 헬리케이스(helicase)에 의해 이중가닥 구조가 풀리고, 안티센스 가닥(antisense strand)은 Ago2 단백질을 포함한 다양한 효소들과 함께 RISC를 형성한다. RISC는 표적 mRNA와 상보적인 염기서열에 결합하며, Ago2는 안티센스 가닥의 5′ 말단에서 10번째와 11번째 염기 사이의 인산다이에스터 결합(phosphodiester bond)을 절단하여 mRNA를 분해하고 유전자 발현을 억제한다(Figure 3). siRNA 기반 RNAi 치료제 플랫폼의 특장점은? RNAi은 dsRNA의 존재에 의해 유도되는 유전자 침묵 현상으로, 세포 내에서 특정 mRNA를 선택적으로 분해함으로써 유전자 발현을 전사 후 수준에서 억제하는 고도로 보존된 생물학적 기전이다. RNAi 기전의 핵심 실행 인자인 siRNA는 염기서열 상보성에 기반하여 표적 mRNA를 인식하고 절단함으로써, 병리 단백질의 발현을 효과적으로 차단할 수 있다.이러한 기전을 치료 전략에 응용한 siRNA 기반 RNAi 플랫폼은 기존의 단백질 중심 치료제와는 차별화된 분자적 기전을 바탕으로 정밀하고 지속적인 유전자 억제를 가능하게 하며, 새로운 치료 패러다임으로 주목받고 있다.siRNA 기반 플랫폼의 가장 큰 장점 중 하나는 높은 표적 특이성(target specificity)이다. siRNA는 21~23개의 염기쌍으로 구성된 짧은 dsRNA 분자로, 염기서열 상보성에 따라 특정 mRNA만을 선택적으로 인식하여 작용하므로, 오프타깃(off-target) 효과를 최소화할 수 있다. 여기에 2'-O-methyl, 2'-fluoro 등의 화학적 변형을 적용하면 분해 저항성과 면역자극 회피 능력이 향상되어, 약물의 안전성과 유효성을 동시에 확보할 수 있다.또한 siRNA는 단백질 구조 정보에 의존하지 않고 유전자 염기서열 정보만으로 설계가 가능하기 때문에, 기존 저분자 화합물이나 단백질 기반 치료제들이 접근하기 어려운 ‘undruggable’ 표적(예: 비구조 단백질, 비효소 단백질 등)에 대해서도 유효하게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단백질 생성 이전 단계인 mRNA 수준에서 병리 유전자의 발현을 차단하기 때문에, 병리 단백질의 생성 자체를 원천적으로 억제할 수 있다는 점에서 치료의 근본적 접근이 가능하다.siRNA 치료제는 일반적으로 한 번의 투여로 수 주에서 수개월간 지속적인 유전자 억제 효과를 유도할 수 있어, 만성질환 치료에서 약물 순응도 향상과 투여 횟수 감소라는 측면에서도 큰 장점을 제공한다.특히 GalNAc-siRNA 전달 플랫폼은 간세포 표면에 특이적으로 발현되는 ASGPR에 선택적으로 결합함으로써 고도의 간 특이성을 확보하면서도 피하주사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임상적 실용성과 접근성이 뛰어나다.siRNA 기반 RNAi 치료제 플랫폼의 문제점과 해결책은 무엇인가? siRNA 기반 RNAi 치료제는 유전자 발현을 정밀하게 조절할 수 있는 혁신적 플랫폼이지만 그 임상적 활용과 적용 범위를 넓히는 데에는 여전히 해결해야 할 중대한 제약이 존재한다. 이러한 한계는 약물의 물리화학적 특성, 전달 효율, 표적 조직 선택성, 면역 반응, 그리고 장기 안전성 측면에서 다양하게 나타난다.첫째, siRNA는 상대적으로 불안정한 고분자 음전하 물질로서, 체내에서 효소적 분해에 매우 취약하다. 자연 상태의 siRNA는 혈중에서 수 분 이내에 빠르게 분해되며, 조직으로 도달하기 전에 대부분 소실된다. 이러한 문제는 여러 화학적 변형을 통해 일부 개선되고 있으나, 여전히 체내 안정성과 전달 효율 간의 균형 조절은 중요한 과제로 남아 있다.둘째, siRNA는 세포막을 통과하기 어려운 물리적 특성을 가지고 있어, 전달 시스템에 대한 의존성이 매우 크다. GalNAc-siRNA 및 LNP-siRNA와 같은 플랫폼은 간세포 표적화에는 성공하였지만, 중추신경계, 심장, 폐, 근육 등 간 이외 조직으로의 선택적 전달은 여전히 기술적으로 제한적이다. 특히 혈관뇌장벽(BBB)과 같은 생리학적 장벽은 siRNA의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 적용을 어렵게 하는 근본적 한계로 작용한다.셋째, siRNA는 본질적으로 면역 자극 가능성을 내포한다. siRNA 분자는 Toll-like receptor 3, 7, 8 등에 의해 인식되어 인터페론 반응 및 선천면역 경로를 활성화할 수 있으며, 이는 약물의 안전성과 내약성에 문제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반복 투여 시 면역 반응의 축적 또는 과민반응 발생 가능성은 장기 치료에 대한 제한 요소로 작용할 수 있다. 이러한 면역학적 문제는 화학적 안정화 및 설계 최적화를 통해 일부 완화되고 있으나, 특정 환자군에서는 여전히 우려 요소로 간주된다.넷째, siRNA 기반 RNAi는 유전자 발현을 일방적으로 억제(silencing)하는 방식이므로, 표적 유전자의 기능이 완전히 제거되는 것이 항상 바람직하지 않을 수 있다. 일부 유전자는 생리적 항상성 유지에 부분적으로 기여하므로, 과도한 억제가 예기치 않은 부작용이나 대체 경로 활성화를 유발할 수 있다. 특히 하나의 유전자가 다양한 기능을 수행하는 경우(pleiotropy), 정밀한 용량 조절과 억제 수준의 모니터링이 필수적이다.마지막으로, siRNA 기반 치료제는 아직까지 국소 투여나 ex vivo 적용이 제한적이며, 전신 투여를 기본으로 하기 때문에 조직 특이성, 투여 용량, 약물 반감기, 약물 상호작용 등에 대한 정밀한 약물동력학적 이해가 요구된다. 또한 생산 비용이 상대적으로 높고, 대규모 상업화 과정에서의 제조 일관성 및 품질 관리도 반드시 고려해야 할 요소이다.결론적으로, siRNA 기반 RNAi 치료제 플랫폼은 고유의 치료적 강점에도 불구하고, 약물 전달, 조직 선택성, 면역 자극성, 장기 안전성, 비용 구조 등 다양한 기술적 제약에 직면해 있다. 이러한 한계는 siRNA 분자 설계 기술과 전달 플랫폼, 임상 개발 전략의 지속적인 고도화를 통해 극복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다음 편부터 ① 기보시란(Givosiran) ② 루마시란(Lumasiran) ③ 인클리시란(Inclisiran) ④ 브루시란(Vutrisiran) ⑤ 네도시란(Nedosiran) ⑥ 피투시란(Fitusiran) 등의 순으로 게재될 예정이다.참고문헌 1. Giuseppe Cammarata, et al. “Emerging noncoding RNAs contained in extracellular vesicles” Ther Adv Med Oncol 2022, Vol. 14: 1–20 2. Synthesis of GalNAc-siRNA Conjugates(출처: Front. Pharmacol., 14 December 2022). 3. Lei Zhang et al. “The therapeutic prospects of N-acetylgalactosamine-siRNA conjugates“ Front. Pharmacol., 14 December 2022. 3. Vinod Khatri et al. ”Design Synthesis and Biomedical Applications of Glycotripods for Targeting Trimeric Lectins“ Eur J Org Chem Volume 26, Issue 9 March 1, 2023. 4. Katyayani Tatiparti et al. “Review siRNA Delivery Strategies: A Comprehensive Review of Recent Developments” Nanomaterials 2017, 7, 77, 5. Ogochukwu Amaeze et al. “The absorption, distribution, metabolism and elimination characteristics of small interfering RNA therapeutics and the opportunity to predict disposition in pregnant women” Drug Metabolism and Disposition 53 (2025) 100018. 6. 기타 인터넷 자료2025-07-25 06:33:37최병철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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