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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제개편 부메랑이 된 이공계 이탈·PEET 사교육비

  • 이정환
  • 2018-02-02 06:14:57
  • 교육부 약대학제개편 공청회…"학제병행, 혼란여지 남아"

"약학대학 학제개편 최선안은 통합6년제였다. 현실적인 문제들로 병행안이 확정됐지만 2+4년제와 병행에 따른 혼란이 예상된다. 2+4년제에 따른 이공계 황폐화 등 사회문제도 잔존할 것이다. 결국은 통합6년제로 가는 게 정답이다. 디딤돌 격인 병행학제의 연착륙을 위해 약학계, 이공계, 교육계 노력과 교육부 지원이 필요하다."

약학, 의학, 교육전문가들이 약대학제가 가야할 길은 결국 통합6년제 단일제라는 데 한 목소리를 냈다.

통합6년제와 현행 2+4년제를 병행하는 과정에서 발생하는 제도적 혼란이나 교육 동질성 문제를 해결하려면 통합6년제로 학제를 단일화해야 한다는 것이다.

이같은 주장은 1일 교육부가 개최한 약대 학제개편 공청회에서 제기됐다.

현재 교육부는 빠르면 오는 2022년부터 전국 35개 약대가 학제를 편입 방식과 신입 방식을 선택할 수 있도록 고등교육법 시행령을 개정할 방침이다.

이날 공청회에는 약대 학제개편 자문위가 최종 정책합의안을 두 개 학제 병행으로 결정하게 된 배경과 약계, 의학계, 이공계, 교육계, 학부모, 약대생 등 관련단체들이 토론자로 참석해 약대학제가 나아갈 길을 논의했다.

자문위를 이끈 연세대 행정학과 하연섭 교수는 약대 학제개편안 제1안이 통합6년제, 제2안이 2+4년제라고 설명했다.

하 교수는 "이공계 황폐화 등 부정적 영향으로 약대 학제개편 논의가 이뤄졌지만, 정부가 개편을 획일적으로 추진하기 보다 각 대학이 선택할 수 있도록 여지를 줘야한다"며 "현행 2+4학제 문제점과 한계를 토대로 논의를 진행했고 병행안을 채택했다. 최적의 대안이 아닐지라도 많은 사람들이 수긍할 수 있는 안이다. 앞으로 어떤 게 더 필요한지 약학계가 연구하고 설득해야 한다"고 말했다.

성균관약대 이의경 교수는 한국 외 2+4년제를 선택한 국가는 미국 뿐이며, 전체 교육체제가 개방형 시스템을 갖춘 미국과 달리 한국은 2+4년제를 적용하기 부적합하다고 지적했다.

특히 학제개편 1안인 통합6년제가 이공계 황폐화 문제를 해결하고 실무능력을 겸비한 약사 양성을 위한 최선안이라고 했다.

또 두 개 학제가 공존할 경우 혼란이 유발되고 각 학제 별 교육법 동질성 차이 등이 발생해 통합6년 단일제를 향한 속도를 높여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 교수는 "통합6년제는 최선의 개편안이다. 2+4년제보다 개선된 교육환경을 조성한다. 35개 약대 모두가 통합6년제를 선호했다"며 "각 대학별 여건과 교육 철학을 고려해 병행안이 채택됐지만 두 개 학제로 인한 혼란이 불가피하다. 편입생과 신입생 간 학업 수준 편차로 교육이질성 문제도 우려된다. 2+4년제가 유발한 사회문제도 잔존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통합6년제는 약대가 가장 선호하는 대안인 만큼 전문가 의견을 존중해 달라. 단일제로 순조롭게 전환될 수 있도록 약학계와 대학은 노력하고 교육부는 적극 지원해야 한다"며 "통합6년제 약사는 10년 후인 2028년에 배출된다. 그때 비로소 6년제 약사 교육이 바로서는 셈"이라고 했다.

연세대 하연섭 교수, 성균관약대 이의경 교수, 아주의대 임기영 교수, 이화여대 김성진 교수, 사교육없는세상 백선숙 대표, 전약협 박명훈 대표, 중앙일보 강홍준 기자(왼쪽위부터 발표순)
아주의대 임기영 교수는 약대 2+4년제는 기형적인 학제라고 꼬집었다. 일반대학 2년동안 다양한 학문과 교양을 쌓기 보다는 4년간 약학을 배우기 위한 입시공부를 하는 기간으로 자리잡았다는 지적이다.

2+4년제를 유지할 경우 3학년 개강 후 교실에 들어선 학생들이 같은과 학생 상당수가 약대진학으로 퇴학했을 때 느낄 상실감을 해결할 방법이 없다고 했다.

임 교수는 "약대 2+4제는 의대나 치재의 것과는 전혀 다른 이상한 학제다. 2+4제가 아니라 2년은 없어지고 4년만 남게되는 학제"라며 "특히 이공계 진학한 약대지망생들은 소양교육이나 융합적 시각을 키우는 기간이 아닌 약대 입시준비 기간에 불과하다"고 꼬집었다.

임 교수는 "이번 공청회 논점은 사실 학제 병행이 아닌 2+4제로 유지할 것인가, 통합6년제로 전환할 것인가 여부"라며 "둘 중 선택해야 한다면 당연히 통합6년제가 정답이다. 발제자가 제안한 대학별 자율선택안은 과도기 혼란을 최소화하고 통합6년제 연착률을 위한 한시적 방편일 수 있지만 장기적으로는 6년제 단독으로 가야한다"고 했다.

이화여대 화학나노학과 김성진 교수도 "국내 대학중 우수한 인프라를 갖춘 대학일 수록 약대 편입을 위한 자퇴생 비율이 높다. 많게는 40%에서 50%에 달해 학과는 개점 휴업상태가 된다"며 "2+4제는 미국 등 교육학제가 유연한 체제에서는 가능하다 한국처럼 편입학 시기 등을 규제하는 곳에서는 곤란하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4년제는 PEET시험을 위한 사교육을 배불리고 학생들의 경제적 부담을 가중시킨다. 한 번에 합격하지 않고 재수, 삼수할 경우 부담은 커진다"며 "우수한 인재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자신이 원하는 특기와 능력을 발휘할 수 있는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백선숙 대표는 약대 2+4년제의 다양성있는 학생을 뽑기 위한 장점이 단점으로 변해 한계가 명백히 드러났다고 했다.

이공계 공동화와 함께 사교육을 촉진시키는 PEET시험을 해결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백 대표는 "PEET는 2000만원 이상의 사교육비를 들이고도 합격과 교육과정이 담보되지 않는 시험이다. 대입시험으로도 학생들이 고통받고 있는데 PEET로 이중고를 겪는다"며 "입시시스템 자체가 서열화 된 우리나라에서 약대학제뿐 아니라 대학입시도 개편돼야한다. 결국은 누구를 위한 약대학제개편인지를 분명히해 통합6년제 등을 면밀히 분석해야 한다"고 말했다.

전국약학대학학생협회 박명훈 대표도 대학입시와 PEET로 인해 약사가 되려면 두 번의 시험을 쳐야한다고 지적했다.

특히 2+4년제와 통합6년제 병행 시 2+4년제의 현재 문제점을 반드시 보완해 시행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대표는 "2007년 고등학교에 입학했을 때 입시제도가 바뀌었다. 수능으로 약대에 진학할 수 없고 PEET를 치뤄야 입학할 수 있게 됐다"며 "두 번의 PEET 끝에 약사면허를 취득하기까지 총 11년이 걸렸다"고 소개했다.

박 대표는 "약대 입학을 위해서는 이중입시를 겪어야 해 시간과 비용이 많이 든다. 사교육에 의존할 수록 비용은 커진다"며 "통합6년제가 병행되면 현행 문제점을 해결할 가능성이 높아진다. 1년~2년차에는 필수과목 외 다양한 분야 선택과목을 듣게 해 배경의 다양화가 가능하고 3학년 이후 전문적인 지식과 실습 비중을 늘려 6년제 의미를 극대화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중앙일보 선데이국 강홍준 기자는 약대 2+4년제와 통합6년제는 완전히 다른 학제임을 강조했다. 병행학제 도입이 현실적으로 어쩔 수 없지만, 두 학제가 다르다는 것을 명확히 인식하고 병행으로 발생할 수 있는 혼란을 최소화하거나 교육 동등성을 입증할 수 있는 노력이 요원하다는 것이다.

강 기자는 "두 개 학제를 병행하는 대학 자율선택안은 찬반 양립이 극심한 사안에서 대학에게 판단 권리를 준다는 장점은 있다. 하지만 두 학제는 엄연히 완전 다르다"며 "특히 통합6년제를 선택할 약대는 약대 스스로 도입을 결정할 수 없다. 약대정원이 늘어나기 때문에 타학과 정원을 줄이거나 4대교육여견을 충족시켜야하는 현실적 문제에 직면한다. 결국 두 개 학제 간 동등성을 입증할 보완책이 필요하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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