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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대목동, 신생아 사망부터 상급병원 지위 철회까지

  • 이정환
  • 2018-04-24 06:22:44
  • 병원 내 잘못된 투약 관행과 의료인력 배치 화두로
  • 병원 의료진 구속 타당성 여부도 논란
  • 병협 임영진 회장 "국내 의료시스템 환부 검진기회 될 것"

신생아 중환아 4명 집단 사망으로 사회적 충격을 준 이대목동병원이 23일 상급종합병원 지위를 스스로 내려놨다.

신생아 유족들의 아픔에 공감하며 사망사건 책임을 지고 더 나은 병원 만들기에 전념하겠다고 했다.

이대목동병원 사태는 의료계와 사회에 끊임없는 이슈를 양산함과 동시에 국내 의료시스템 전반을 긴급검진하고 되돌아볼 수 있는 기회를 줬다.

지난해 12월 16일 동시다발적 심정지로 인한 신생아 4명 연쇄 사망 이후 경찰과 보건당국 조사, 의료진 구속영장 발부 등에 이어 이대목동병원이 상급종병 지정을 자진 철회하면서 사건은 일단락되는 분위기다.

가장 적나라하게 드러난 사실은 병원 내 잘못된 투약 관행과 의료인력 배치다.

경찰은 이달 초 병원 수사를 마무리하면서 신생아 연쇄 사망 직접 원인으로 '오염된 영양제 주사'라고 발표했다.

질병관리본부는 역학조사 결과를 통해 환아 1명당 1병을 써야할 영양제를 병원이 관행에 기대 5명 환아에 분주(나누어 주사투약)하는 편법을 썼다고 밝혔다.

이대목동병원은 1993년 개원 후 지금까지 25년여간 비용 절감을 위한 관행인 분주를 이어왔고 그 과정에서 오염이 발생한 게 사망에 영향을 미쳤다는 게 경찰과 보건당국 시각이다.

병원 약제팀이 맡아야 할 업무를 간호팀이 대신하고 있는 현실도 민낯을 드러냈다. NICU(신생아중환자실) 내 의료인력이 충분치 않다 보니 의약품 전문가인 약사가 주사약 나눠 담지 않고 간호사에게 미룰 수 밖에 없는 현실이 대중에 공개된 셈이다.

NICU 환아 약제는 반드시 원내 약제부가 나눠 조제한 뒤 사용해야한다. 하지만 약사가 부족하다는 이유로 병원은 클린벤치 등 감염방지 시설이 없는 환경에서 간호사들에게 분주 명령을 내렸다.

주사제를 나누는 과정이 번거롭고 시간이 걸리다 보니 간호사들은 냉장 주사해야 할 남은 영양제를 상온 보관하는 오류를 저지르기도 했다.

대한신생아학회 김기수 회장은 "분주는 바람직하지 않지만 소량이 필요한 신생아의 경우 감염 위험과 1병을 전부 사용했을 때 약물이 과다하게 투여될 위험 등을 따져 약사 관리하에 조제투약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찰과 보건당국의 이대목동병원 현지조사로 인한 의료진 구속 타당성 여부도 의료계와 여론 입방아에 올랐다.

경찰은 신생아중환자실 환아 사망사건 책임을 물어 주치의 등 의료진을 향해 구속영장을 신청했고 결국 법원은 주치의 ㅈ교수, 감염·위생 책임 ㅂ교수, 간호사 관리 책임 ㅅ수간호사의 구속영장을 발부했었다.

당시 법원은 영장 발부 이유로 "증거인멸 우려가 있다"고 밝혔다.

이에 의료계와 병원계는 즉각 강력 반발했다. 신생아 사망사건 책임을 무조건 의료진에게만 돌리는 것은 불합리하며 증거인멸이나 도주 우려가 없는 의료진의 신체를 구속하는 것은 과다한 처사라는 견해였다.

의료진의 진료 미흡보다 적자운영, 진료행위 급여 불인장, 과도한 의사 근로시간 등 현실을 외면한 정부도 신생아 사망 공범이라는 비판도 나왔다. 중환자실에서 근무할 의사들이 모두 떠나갈 것이라는 우려도 따라붙었다.

현재 피의자 구속이 합당한지를 법원이 다시 심사해 부당하다고 판단되면 구속 피의자를 석방하는 제도인 구속 적부심 절차를 거쳐 주치의 ㅈ교수만 석방되고 ㅂ교수와 ㅅ수간호사는 여전히 구속된 상태다.

이같은 상황 속 이대목동병원은 복지부의 상급종병 지정 결과 발표를 앞두고 스스로 지정을 철회했다.

병원은 철회에 앞서 환자안전을 위해 NICU 폐쇄, 환자안전 시설 강화, 환자안전 위한 조직개편, 환자안전 문화정착 위한 사회공헌 활동 강화, 감염관리 교육연구 강화 등 종합개선대책을 내놓기도 했다.

병원계 전문가는 이대목동병원 사태가 우리에게 던져준 의미는 다각적이라고 설명했다.

대한병원협회 임영진 회장(경희대병원의료원장)은 "이대목동병원의 상급종병 자진철회는 사태책임을 무겁게 지고 문제를 정면돌파하겠다는 의지로 보인다"며 "자존심과 의료진 사기를 잠시 내려놓고 잘못된 관행을 개선해 나가겠다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임 회장은 "의료현장은 환자 생사 갈림길 위에 펼쳐진다. 언제 환자사망 등 의료사고가 일어날지 예측불가능한 지뢰밭과도 같다"며 "이대목동병원 사태는 우리에게 자성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를 줬다. 잘못된 환부를 확실히 확인했으니 환부를 확실히 도려내 선진화돼야 한다"고 피력했다.

이어 "다만 의료진 구속에 대해서는 아쉬움이 남는다. 의사는 본능적으로 환자 생명을 최우선에 놓고 진료를 한다. 의사 구속은 이런 의료진에게 불필요한 두려움과 주저를 유발한다"며 "방어적이고 소극적인 진료는 환자 최선 진료를 어렵게 만든다. 이번 사태가 환자안전을 강화하고 의료계 안전민감도를 높이는 계기가 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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