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7 05:21:39 기준
  • #GE
  • 진단
  • 처분
  • 인력
  • 제약
  • 글로벌
  • 신약
  • #복지
  • #약사
  • #염
팜스터디

'쏠림현상' 해석 제각각…수가협상 힘겨루기 시작됐다

  • 김진구
  • 2019-05-11 06:23:33
  • 상견례 마친 보건의료단체, 이달 말까지 협상 본격 돌입
  • 병협 "착시현상" vs 의협 "정책배려 부족" vs 약사회 "3개 그룹화"

내년도 수가협상을 앞두고 보건의료단체들이 국민건강보험공단과의 상견례를 모두 마쳤다. 앞으로 약 한 달간 0.1%라도 더 획득하기 위한 치열한 수싸움이 이미 시작됐다.

이번 수가협상의 화두는 '쏠림현상'이다. 문재인 케어 시행 2년이 지나면서 대형병원으로의 쏠림현상이 실제 통계로 확인된 것이다.

건보공단이 협상에 앞서 각 단체에 제공한 '2018년 요양기관종별 진료실적' 자료에 따르면, 요양기관 종별로 진료비 증가율에 큰 차이를 보인다.

가장 두드러지는 곳은 역시나 병원이다. 지난해 총 39조1008억원을 거둬들였다. 특히 상급종합병원의 진료비 증가율이 압도적이다. 25.2%나 증가했다. 종합병원도 14.3% 늘었다. 일반 병원급은 9.6%, 요양병원은 8.4% 늘어난 모습이었다.

의원의 경우 지난해 총 15조828억원을 기록했다. 증가율은 10.1%다. 약국은 7.5%, 한방은 6.7%, 치과는 4.8% 각각 증가했다.

총 진료실적(77조6583억원)에서 각 요양기관 종별로 차지하는 비중을 보면 쏠림현상은 더욱 확연히 드러난다. 병원을 제외한 모든 요양기관이 비중이 줄어든 것으로 나타났다.

병원은 48.5%에서 50.3%로 1.8%p 늘어난 반면, 의원은 0.4%p(19.8%→19.4%), 약국은 0.9%p(22.1%→21.2%), 치과는 0.3%p(5.7%→5.4%), 한방은 0.2%p(3.7%→3.5%) 각각 감소했다. 특히 약국의 감소폭이 가장 크다는 것을 확인할 수 있다.

병협 "쏠림현상은 착시효과"…공단은 '갸우뚱'

대한병원협회도 쏠림현상 자체는 인정한다. 그러나 '착시효과'라는 설명이다.

병협 수가협상 단장인 송재찬 상근부회장은 상견례 때 모두발언을 통해 "보장성 강화 정책에 따라서 건강보험 급여에 대한 외형 자체는 일정부분 상급종합병원 중심으로 늘어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하지만 재정 구조로 보면, 비급여 부분이 급여화 되면서 진료비가 상승했다는 점을 고려해줬으면 한다"고 당부했다.

지난 8일 건보공단 출입기자협의회와의 간담회에서도 병협은 이를 강조했다. 송재찬 부회장은 "비급여 항목이 급여화로 인해 옮겨온 것일 뿐, 비급여 수입 감소로 전체적인 수익성이 개선됐다고 보긴 어렵다"고 말했다. 급여 부분에서 플러스(+)가 된 만큼 비급여 부분에서 마이너스(-)가 있으므로, 이를 수익 증가로 해석해선 안 된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이같은 병협 측 주장을 건보공단이 얼마나 받아들일지는 미지수다.

공단 측 대표인 강청희 급여상임이사는 "새롭게 보장성이 강화된 항목 대부분이 병원급에서 이뤄졌고, 환자나 보험재정 쏠림현상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가 높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를 완화하거나, 최소한 더 가중되지 않는 선에서 방안 모색이 필요하다. 이번 수가협상에서 상호 파트너십을 가지고 원만한 대안이 마련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의협 "개원가 정책적 배려 부족했다"

지난해 협상을 결렬로 마무리한 대한의사협회는 같은 통계를 두고 공세를 펼치는 모습이다.

일단 지난 10일 진행된 상견례 자체는 화기애애한 분위기로 마무리됐다. 의협 측 대표인 이필수 부회장은 "작년에 수가협상이 결렬됐다. 올해는 인내심을 갖고 좋은 결과가 나오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에 앞서 지난 8일 의협 출입기자단과의 일종의 출정식에선 지난해 진료비 인상의 원인이 병원 때문이라며 공격적인 모습을 보인 것으로 전해진다.

당시 언론보도에 따르면 이필수 부회장은 "병원급 의료기관의 쏠림현상이 심각해지고 있다. 의원급 의료기관의 정책적 배려가 부족했다"고 진단했다.

여기에 더해 보장성 강화에 따른 MRI, 초음파 진료비 자료를 건보공단에 요청해 병원급 의료기관의 진료비 청구 증가 현황 자료를 수가협상에 활용하겠다는 계획까지 세우고 있다는 전언이다.

강청희 이사는 상견례 자리에서 '정책적 배려'라는 단어를 그대로 사용했다. 그는 "의원급 의료기관에 대한 정책적 배려는 당연한 요구로 해석된다"면서도 "그러나 수가협상에서 다뤄질 의제는 아니다"라고 선을 그었다.

약사회 "보장성 강화 정책, 3개 그룹화 결과 낳았다"

대한약사회는 또 다른 해석을 내놨다. 문재인 케어가 서로 다른 3개의 결과를 낳는다는 주장이다.

약사회 대표인 박인춘 부회장은 "자체 연구 결과, 요양기관에 따라 총진료비가 세 그룹으로 나뉘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요양기관 종별로 3개 그룹으로 나뉘어 진료비 격차가 벌어졌다는 설명이다.

구체적으로 3개 그룹이 어떻게 나뉘는지는 설명하지 않았다. 다만, 지난해 진료비 증가폭을 봤을 때 병원급 의료기관, 의원급 의료기관, 약국·치과·한방 등으로 구분되는 경향이 나타난다.

각각의 진료비 증가율은 병원급이 16.2%, 의원급이 10.1%, 약국이 7.5% 등이다. 한방과 치과는 각각 6.7%와 4.8%씩 증가했다.

대한한의사협회도 문재인 케어 이후의 상황을 적극적으로 호소했다.

김경호 한의협 보험부회장은 "한방 병·의원의 경영은 4~5년 동안 어려운 상태다. 정부가 2014년부터 보장성 강화를 하고 있지만 한방 요양기관 진료비 증가액은 0원"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다른 직역은 기존의 보장성 강화와 문재인케어까지 합쳐서 지속해서 진료비가 증가하는데, 우리는 더욱 어려워지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또 다른 변수는 건보 재정적자…"공단 곳간 문 잠길까 걱정"

쏠림현상과 함께 이번 수가협상에선 건강보험 재정 적자가 또 다른 변수로 작용할 전망이다.

건보재정은 지난해까지 7년 연속으로 흑자를 기록하며 20조8000억원에 달하는 누적 흑자를 냈지만, 지난해의 경우 1778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누적적립금도 17조4000억원으로 줄었다.

이에 대한 우려는 이번 상견례에서도 드러났다.

윤중식 약사회 보험이사는 상견례를 마친 뒤 "건보재정 누적 흑자가 사상 최대일 때도 보장성 강화로 인한 재정지출 증가 우려로 충분한 벤드를 제시하지 않았다"며 "올해 당기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서 공단이 곳간 문을 더욱 잠그지 않을까 걱정"이라고 우려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