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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보고 범위만이라도 '마약+프로포폴'로 줄여달라"

  • 김진구·김민건
  • 2019-05-17 06:30:36
  • [DP스페셜] 현장이 요구하는 마통시스템은?
  • 약사 80%, 보고 간소화 절실...업그레이드 '팜IT3000' 오류·불편 덜어줄까 기대
  • 약사회 "입력 항목 간소화·행정처분 완화 등 정부에 요청"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에 대해 지금까지 제기된 일선 약사들의 불만을 종합하면 크게 세 가지로 압축된다.

첫째, 입력 방식이 불편하고 오류가 잦다는 것이다. 둘째, 불필요한 항목까지 입력해야 한다는 비판도 있다. 셋째, 이와 관련한 행정처분 수위가 지나치게 높다는 것이다.

약국가에서 원하는 마통시스템의 모습도 마찬가지다.

취재를 하면서 만난 약사들은 "마통시스템 자체에 반대하지 않는다"고 입을 모았다. 그저 조금 더 쉽고, 간결하며, 부담이 적게 해달라고만 당부했다.

새로운 청구SW, 불편·오류 줄일 수 있을까

전국 약사 309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서 현행 마통시스템의 가장 큰 문제로 꼽힌 것은 바로 이원화된 입력시스템이었다. 응답자의 33%가 이를 문제로 지적했다. 이어 시스템 자체가 지나치게 복잡하다는 의견이 27.5%로 뒤를 이었다.

약사 10명 중 6명이 지적한 이 문제에 대해 대한약사회는 개선방안을 제시했다. 약국 청구 소프트웨어의 '업그레이드'를 통해 불편을 덜겠다는 것이다.

약사회는 'Pharm IT3000(이하 팜IT3000)'과 연계되는 마약류 보고 프로그램을 개발 중이라고 밝힌 상태다.

아직 공개가 되지 않았지만, 기존의 불편과 오류는 상당부분 개선될 것으로 기대된다. 님스(NIMS)와 팜IT3000의 불일치에서 촉발된 이중보고·재고 불일치·마이너스 재고·도매 출고보고 내역이 님스에서 보이지 않는 현상 등이다.

구체적으로 님스(NIMS) 접속 없이 팜IT3000만으로 보고할 수 있도록 한다는 것이다. 또, 도매에서 출고 보고를 하면 팜IT3000를 실행했을 때 입고창이 팝업으로 뜨도록 하며, 처리 완료 시 재고에 즉각 반영하게 된다.

특히 님스와 팜IT3000 보고내역을 비교하는 화면을 구현해, 일괄 보고·취소 기능을 구현할 계획이다. 여기에 선입선출 처리로 제품 일련번호 확인을 간소화한다는 계획도 포함했다.

약학정보원이 공개한 업그레이드 된 <팜IT3000>의 구동 화면. 이달 말 배포될 예정이다.
최종수 약학정보원장은 "이번 개발 방향의 핵심은 구입보고 간편화와 사용자 관리메뉴 신설"이라며 "특히 사용자 관리메뉴는 약국과 마약류통합관리시스템 보고내역을 한 눈에 비교해 볼 수 있어서 관리가 대폭 수월해질 것"이라고 설명했다.

배포 시점은 이달 중이다. 현재 마지막 베타테스트를 진행 중인 것으로 전해진다. 이를 통해 보완점을 점검하고 이달 중 전국 회원 약국에 프로그램을 배포한다는 방침이다.

다만, 모든 약사회원의 불확실성을 얼마나 해소할지에 대해선 물음표가 찍힌다.

우선은 팜IT3000의 보급률이 문제다. 현재 팜IT3000의 보급률은 40% 수준이다. 나머지 60%의 경우 여전히 불편을 겪을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해당 소프트웨어 개발업체의 프로그램 업그레이드가 필요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최종수 원장은 "팜IT3000 외에 다른 약국관리 프로그램에 연계·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 업체들과 협조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프로포폴+마약만 보고하면 안 되나"

더 큰 문제는 입력 방식이 간소화된다고 해도, 입력해야 하는 항목 자체가 줄어들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사실상 마통시스템을 둘러싼 불만의 핵심과도 같은 사항이다.

실제 마통시스템 개선을 위해 최우선으로 해결해야 할 점에 대한 설문조사에서 가장 많은 응답이 '보고내용의 간소화'였다.

구체적으로는 마약과 함께 향정 중에선 프로포폴만 중점관리대상으로 적용하고, 나머지는 보고 대상에서 제외해야 한다는 주장이 40.8%로 가장 많았다.

모든 보고내역을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17%로 뒤를 이었다. 일반 품목인 향정의 보고를 간소화해야 한다는 주장이 12%였다. 조사 대상 약사 10명 중 8명이 보고범위의 간소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사고 위험이 크지 않은 일반 향정까지 일일이 보고하기엔 부담이 크다는 지적이다.

서울 강남구에서 대학병원 문전약국을 운영하는 A약사는 "치료용으로 쓰는 마약은 대부분 항암환자 치료용이기 때문에 사고가 날 가능성이 희박하다. 이런 항목까지 입력하고 있으니 업무에 과부하가 걸린 것"이라며 "5~6개만 입력하라고 하면 밀착해서 집중 관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서울 시내 대학가에서 약국을 운영하는 B약사는 마약류에 향정이 포함된 게 문제라고 했다.

그는 "향정과 마약은 급이 완전 다르다. 최근 문제가 되는 건 불법 마약류 아닌가. 향정은 다이어트, 집중력 향상, 소화 불량, 스트레스 해소를 위해 내과에서 일반적으로 처방한다.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특히 B약사는 "졸피뎀을 예로 들면, 연예인 사건사고로 악명이 높아진 것일 뿐 원칙적으로는 매우 안전하게 사용할 있는 약물"이라며 "수면장애 환자 중에 이 약을 복용하는 환자가 얼마나 많나. 수면제를 못 먹어 생활에 지장 받는 것이야말로 국민 건강권 침해"라고 주장했다.

"적어도 일련번호만큼은 제외해야"

보고범위를 횡적으로 감축하는 것뿐 아니라, 종적으로도 감축해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된다.

입력 항목을 프로포폴과 마약 등 중점관리항목으로만 줄이는 것뿐 아니라, 일련번호와 제조번호도 제외해달라는 주장이다. 특히 일련번호 제외에 대한 요구가 거세다.

마통시스템에서의 일련번호 입력 화면
A약사는 대학병원처럼 규모가 큰 곳은 일련번호에 맞춰 처방해야 한다는 마통시스템의 취지를 지키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A약사는 "동네약국은 건수가 많지 않으니깐 관리가 되겠지만 병원이나 대형병원 문전약국처럼 큰 곳에선 응급상황이 많고 대부분 분산 사용하기 때문에 일련번호에 맞춰 투약 내역을 입력하기 힘들다"며 "손에 잡히는 것을 먼저 사용하는 것이 당연한 현실"이라고 말했다.

서울에서 문전약국을 운영하는 C약사는 "일련번호 보고 전까지 재고만 맞춰도 잘 관리됐었다. 이제는 구입·조제보고 이후에 마통시스템에 잘 입력이 됐는지까지 한 번 더 비교해야 한다. 단순히 업무가 늘어난 것 이상으로 고도의 집중력을 요구하고 있다"며 피로감을 호소했다.

C약사는 "규모가 큰 약국은 하루에 200~300건의 마약류 처방이 나온다. 이런 상황에 일련번호 입력은 규제를 위한 규제가 됐다"고 말했다.

그는 "업무 효율성이 매우 떨어졌다. 환자들이 약국에서 조제 시간이 길다고 짜증을 내도 '시간이 걸릴 수 밖에 없다'고 양해를 구해야 하는 것 외에 방법이 없다"고 토로했다.

B약사는 "마약의 경우 위험성 때문에 유효기간과 일련번호를 일일이 확인하는 게 맞다. 그렇지만 일반 향정은 그만큼 위험하다고 보기에 무리가 있다"고 지적했다.

약사회 "중점관리품목만 보고할 수 있도록 건의하겠다"

약사회도 이런 의견을 정부에 적극적으로 전달할 계획이다.

약사회 관계자는 "프로포폴을 제외한 나머지 향정의 경우 일련번호까지 보고하라는 것은 수용하기 어렵다"며 "어려워서 못하는 게 아니다. 처방조제 관행이 전면적으로 바뀌지 않으면 보고를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일반 향정까지 일련번호 보고를 하려면 조제 현장이 입력할 때마다 완전히 멈춰야 하는 상황"이라며 "진짜 문제가 있는 부분에만 집중하는 방식으로 규제를 전환해야 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라고 힘을 실었다.

이어 "현재는 일반 향정의 처방조제 가이드라인조차 없는 상황이다. 이제야 가이드라인을 만들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면서 어떻게 향정의 오남용을 들여다보겠다는 것인가"라고 반문했다.

약사회는 이와 함께 행정처분의 간소화도 식약처에 요구할 계획이다. 행정처분의 적용은 당장 45일 뒤인 7월 1일부터 적용된다.

참고로, 지난 기사에서 약사의 54.7%는 '행정처분 대신 단순 경고 또는 자율점검 안내가 적당하다'고, 35.9%는 '행정처분 자체가 불필요하다'고 답한 설문조사 결과를 소개한 바 있다.

약사회 관계자는 "제도란 행정처분이 뒤따르는 것이다. 이런 걸 한 번 해보자는 식으로 추진해선 안 된다"며 "행정처분 유예 등 전면적인 법 개정까지도 열어놓고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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