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자산 54% 떼어내는 코오롱제약, 신약개발 독립 법인 추진
- 차지현 기자
- 2026-08-10 06:00:5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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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신약개발부문 인적분할…10월 독립법인 '티온엑스바이오' 출범
- 제약은 수익성·신약은 전문성 집중…사업별 기업가치 제고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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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코오롱제약이 신약개발 사업부문을 떼어내 별도 연구개발 전문회사를 신설한다. 2023년 항암 바이오텍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하며 신약개발을 새로운 성장축으로 품은 지 3년 만이다. 제약사업과 신약개발을 한 회사에서 운영하는 것보다 각 사업을 독립시켜 수익성과 전문성을 높이는 것이 효율적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업구조 재편에 나선 것으로 풀이된다.
신약개발 인적분할…10월 티온엑스바이오 출범
1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코오롱제약은 신약개발 사업부문을 단순·인적분할해 의약품 연구개발 전문회사 '티온엑스바이오'를 신설하기로 했다. 분할 이후 존속회사인 코오롱제약은 기존 의약품 제조·판매 사업에 집중한다. 분할 신주 배정기준일은 오는 9월 30일이며 분할기일은 10월1일이다. 기존 주주는 기준일 현재 보유 지분율에 비례해 신설회사 주식을 배정받는다.
분할비율은 존속회사 45.63%, 신설회사 54.37%로 결정됐다. 지난 3월 말 기준 신약개발부문 순자산 장부가액은 389억원으로 분할 전 전체 순자산 715억원의 절반을 웃돈다. 단순히 연구조직 일부를 떼어내는 수준이 아니라 순자산 기준 회사 절반 이상에 해당하는 사업을 독립시키는 셈이다.
신약개발 사업 관련 자산과 부채를 포함해 인허가와 계약, 특허·상표 등 지식재산권은 신설회사로 넘어간다. 해당 사업부문에 근무하거나 배정한 임직원의 고용과 근로조건도 분할기일을 기준으로 승계한다. 코오롱제약은 오는 21일 주주총회에서 분할계획 승인을 거쳐 10월 2일 분할등기를 마칠 예정이다.
플랫바이오 합병 3년 만에 전략 선회…신약 적자·영업권 손상
이번 분할 결정은 코오롱제약이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해 신약개발 사업을 본격적으로 품은 지 3년 만이다. 앞서 코오롱제약은 2023년 6월 항암신약 개발 바이오텍 플랫바이오를 흡수합병하며 신약 연구개발과 동물 임상의학 연구, 연구대행·연구용역 사업을 새 성장축으로 추가한 바 있다.
당시 코오롱제약은 양사 간 시너지를 합병의 핵심 명분으로 내세웠다. 안정적인 제약사업의 수익구조와 유통·영업 네트워크에 플랫바이오의 항암신약 파이프라인과 동소이식모델 기술을 결합해 기술이전과 글로벌 공동연구 등으로 사업을 확대한다는 구상이었다. 합병 이후 전재광 대표가 제약사업, 플랫바이오 창업자인 김선진 대표가 신약개발 사업을 각각 맡는 각자대표 체제도 구축했다.

다만 합병 이후 신약개발 사업은 아직 뚜렷한 수익을 내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신약개발부문 매출은 1억2554만원에 그쳤고 영업손실은 36억7179만원을 기록했다. 전년에는 매출 없이 45억3607만원의 영업손실을 냈다.
신약개발 사업에 대한 장부상 가치도 낮아졌다. 코오롱제약은 지난해 플랫바이오 합병 과정에서 인식한 영업권 463억원 가운데 119억원을 손상 처리했다. 이에 따라 영업권 장부금액은 344억원으로 감소했다.
영업권 손상 영향까지 더해지면서 코오롱제약은 지난해 대규모 적자를 냈다. 매출은 전년보다 4.0% 감소한 1455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손익은 61억원 흑자에서 32억원 적자로 돌아섰다. 당기순이익도 25억원 흑자에서 169억원 순손실로 적자 전환했다. 기존 제약사업에서 5억원의 영업이익을 냈음에도 신약개발부문 영업손실이 발생하면서 회사 전체 영업손익은 적자로 돌아선 것이다.
'적자 R&D' 떼어내 본업 흑자 챙긴다…그룹 리스크 차단 효과도
이번 분할로 코오롱제약은 신약개발 손실을 분리하고 기존 제약사업의 수익성과 실적 안정성을 높일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다. 매년 40억원 안팎의 영업손실을 내온 신약개발부문이 신설회사로 넘어가면서 존속회사는 R&D 비용 부담에서 벗어나 제약사업에 경영자원을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신약개발 관련 영업권 등 자산도 함께 승계되는 만큼 향후 발생할 수 있는 손상 위험이 기존 제약사업 실적에 미치는 영향도 분리된다.
신설회사 입장에서는 신약개발 사업의 성과와 가치를 독립적으로 평가받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독립적인 의사결정과 자원배분이 가능해지면서 기술이전과 공동연구 등 사업개발에도 속도를 낼 수 있다. 향후 티온엑스바이오가 외부 투자유치나 기업공개(IPO)를 추진할 경우 신약사업 자체의 가치를 기반으로 자금을 조달하기 한층 수월해질 것이라는 평가다.
그룹 차원에서는 바이오 사업의 리스크를 분산하는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코오롱티슈진은 골관절염 세포·유전자치료제 'TG-C' 미국 임상 3상 첫 번째 시험에서 공동 1차 평가지표인 통증지수(VAS)와 기능평가지수(WOMAC) 모두 통계적 유의성을 확보하지 못했다. 여기에 코오롱제약 신약개발부문의 적자와 자산가치 하락까지 겹칠 경우 그룹 차원의 바이오 사업 부담이 한층 커질 수 있는 상황이다. 이에 코오롱제약은 인적분할을 통해 신약개발 리스크를 별도 법인으로 분리하고 그룹 전반의 바이오 사업 부담을 낮추려는 포석으로 풀이된다.
향후 관건은 티온엑스바이오 자생력 확보다. 티온엑스바이오는 기존 제약사업의 지원 없이도 자체적으로 연구개발 자금을 확보하고 파이프라인 성과를 만들어내야 하는 과제를 안게 됐다. 독립 이후 투자유치와 기술이전 등 실질적인 성과를 얼마나 빠르게 확보하느냐가 이번 인적분할의 성패를 가를 핵심 변수로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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