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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난곡 재개발 이후 약국타운 된 이유…16곳 밀집

  • 정흥준
  • 2019-09-06 18:24:12
  • 빌라촌 등 일대 15만명 거주...60~70대 노인 최다
  • 대형마트 없어 중소형마트 주변으로 상권 집중
  • 1인 장수약국 즐비...월세 최대 450만원 수준

[데일리팜=정흥준 기자] 서울 관악구 난곡동은 1960년대 도심개발과정에서 밀려난 철거민들이 정착한 서울의 대표적인 달동네다.

지난 2006년경 대규모 판자촌이 아파트단지로 재개발됐지만, 서울 내에서는 여전히 낙후된 지역으로 손꼽힌다.

또한 법원단지로 불리는 빌라촌을 포함해 촘촘하게 세워진 주거시설도 난곡동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단위면적당 인구밀집도는 서울 다른 지역과 비교해 높은 수준이었다. 주로 60~70대 노인인구가 상주하고 있으며, 저녁이면 퇴근한 직장인들이 돌아오는 베드타운의 성격을 띠고 있었다.

낙후된 상권과 빌라촌 운집 등의 지역 특징은 약국이 초밀집하는 데에도 큰 영향을 미쳤다. 난곡에는 반경 500m내 약국 16곳이 다닥다닥 붙어 운영을 하는 중이었다.

난곡 종점에 위치해있던 판자촌이 사라지고 약 5000세대 규모의 아파트 단지가 조성됐지만, 당시 단지 주변의 상권 형성은 성공적이지 못했다. 인근에서 운영을 하던 병의원들도 현 빌라촌이 있는 지역으로 대부분 이전했다. 이때 약국도 함께 자리를 옮기면서 밀집은 더욱 심화됐다.

당시 의원과 함께 약국을 이전해온 A약사는 "약 십년전 난곡 종점에 있던 무허가 판자촌이 아파트로 재개발됐는데 오히려 지역 병원과 상점들은 죽어버렸다. 약 10곳의 병원이 있었는데 대부분 문을 닫고, 아래로 내려와 이곳에 자리를 잡았다"고 말했다.

이어 A약사는 "그런 이유 때문에 약국도 병원도 많이 몰려있다. 아파트 단지 쪽에는 여전히 제대로 된 마트도 없고, 식당이나 상가들도 마땅치가 않다. 결국 사람들이 이쪽으로 많이 몰리니까 약국도 밀집해있을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마트, 홈플러스 등의 대형마트가 없는 낙후된 지역이었기 때문에 중소마트와 재래시장을 중심으로 상권이 집중됐다.

또다른 B약사는 "서울 한복판인데 중소마트가 떡하니 자리를 잡고 사람들이 몰리는 걸 보면 이상하리만치 개발이 더딘 곳이다. 난곡 아파트단지 사람들도 전부 이쪽으로 내려온다. 젊은 사람들이 일주일에 한번 와서 잔뜩 장을 봐간다"면서 "낮에는 노인들이 많고 밤이 되면 퇴근을 하는 직장인들이 있다. 밤에도 유동인구가 있어서 9시까지 약국 문을 열고 있다"고 말했다.

처방약과 일반약의 매출 비중은 7대3이었다. 약국들은 대부분 의원이 있는 건물 1층에 자리를 잡고 있었다. 상당수가 1인 약국이었고, 일부는 수십년이 된 장수약국들이었다. 지역 부동산 관계자에 따르면 더 이상 신규 약국이 들어올 만한 자리는 없었다.

이 관계자는 "일부 약국은 30~40년이 된 장수약국이고, 건물주로 알고있다. 워낙 오래된 단골들이 많아 찾는 어르신들이 많다"면서 "현재 운영중인 약국 중에 나온 매물도 없고, 새롭게 들어갈 만한 자리가 마땅히 생각나지 않는다. 이미 건물마다 약국이 운영을 하고 있다"고 했다.

또다른 부동산 관계자도 "처방이 나올만한 병원이 있는 곳은 전부 약국이 있다고 보면 된다. 병원이 있는 건물과 없는 건물의 월세 차이가 꽤 크게 난다"면서 "내과와 이비인후과, 치과가 입점한 건물 1층에 약 10평 규모 약국이 있는데 보증금 1억원에 월세 450만원으로 제일 높은 수준"이라고 말했다.

병원이 없는 건물 1층 기준으로는 10~15평 임대료가 130만원에서 300만원정도로 형성돼있다. 보증금은 3000만원에서 5000만원 수준이었다.

부동산 관계자는 "밤낮으로 사람이 많은 편이다. 인구 연령대를 보자면, 30~40대와 60~70대가 가장 많다. 우리 상가 주변으로만 3만명 정도가 살고있다. 특히나 노령인구가 집중돼 몰려있다"고 덧붙였다.

약사들은 다른 지역과 비교해 임대료 상승 부담을 덜 느끼는 편이었지만, 서울 전 지역이 오르는 상황에서 난곡만 예외일 수는 없다고 말했다.

또한 한자리에서 오래 자리를 잡고 있는 1인 약국들이 상당수였기 때문에 약국 간 경쟁이 치열하지도 않았다.

B약사는 "대부분 오래된 약국들이다. 신설 약국은 거의 없다. 약국들도 서로 필요한 약을 빌려주며 사이가 좋은 편이다. 약국 경영에 크게 변화는 없고, 다만 드물게 병원이 자리를 옮기면서 약국이 피해를 입는 경우는 있지만 흔하진 않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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