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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핵심임상 줄줄이 실패...내년 기약하는 바이오기업들

  • 김진구
  • 2019-12-27 06:20:51
  • [2019 R&D 결산] ③코스닥 시장 이끌던 신라젠·헬릭스미스 동반 쇼크
  • 신라젠 펙사벡 글로벌3상 중단…헬릭스미스 임상오염 탓 결과발표 보류
  • HLB·메지온, 입맛대로 임상결과 해석…시장 반응은 '극과 극'

[데일리팜=김진구 기자] 올 한해 주요 바이오기업들의 주가가 크게 요동쳤다. 주요 헬스케어기업의 시가총액은 연초 대비 12조원 이상 감소했다.

26일 기준 한국거래소의 KRX헬스케어 지수는 2797.43로, 올해 초(1월 2일 기준) 3508.66보다 20.3% 하락한 것으로 관찰된다.

2019년 KRX헬스케어 지수 추이(자료: 한국거래소)
임상결과에 울고 웃었다. 전반기엔 미국 임상3상 과정에서 세포주 변경이 확인된 '인보사 사태'가 터졌다. 하반기엔 신라젠과 헬릭스미스, HLB 등의 임상결과 발표가 이어졌다. 임상결과가 발표될 때마다 주식시장은 요동쳤다.

잇단 악재에 바이오기업에 대한 신뢰가 무너지는 게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그러나 오히려 불확실성이 해소되며 옥석가리기가 시작됐다는 반론도 등장했다.

◆세계최초 관절염 유전자치료제 '인보사'의 퇴장

3월의 마지막날, 코오롱생명과학이 자발적으로 인보사케이주의 유통·판매를 중지한다고 발표했다.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3상 과정에서 2액의 세포가 국내허가와 다른 것으로 확인됐기 때문이다.

세계최초의 관절염 유전자치료제로 승승장구하던 중이었다. 코오롱 측은 즉각 기자회견을 열고 공식사과했다. 다만 인보사에 대해선 "명찰만 바뀌었을 뿐, 약의 효과에는 문제가 없다"는 논리를 펼쳤다.

미국에서 임상3상이 잠정중단됐다. 한국에선 더 강력한 조치가 뒤따랐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허가취소 조치를 내리는 동시에 코오롱생명과학을 검찰에 고발했다.

인보사 투여 환자와 코오롱생명과학·티슈진 투자자의 손해배상청구도 쏟아졌다. 12월 26일 기준 소송가액만 1000억원에 달한다.

12월 6일과 코스닥 상장을 위해 허위자료를 제출한 혐의로 코오롱그룹 임원 2명이 구속기소됐다. 24일엔 이우석 대표에 구속영장이 청구됐다.

인보사 사태는 여전히 진행 중이다. 코오롱을 둘러싼 소송은 아직 마무리되지 않았고, 미국에서 진행 중이던 임상3상을 철회할지 재개할지 결론이 나지 않았다. 일단 지난 9월엔 미 식품의약국(FDA)이 '임상중단을 유지한다'는 결정을 코오롱 측에 통보한 상태다.

◆신라젠 쇼크…20일 만에 4조4천억원 증발

전반기에 코오롱생명과학의 인보사 사태가 있었다면, 하반기엔 '신라젠 쇼크'가 있었다.

8월 1일(현지시간) 미국 DCM(Independent Data Monitoring Commitee, 독립적 데이터 모니터링위원회)이 간암을 대상으로 한 펙사벡의 글로벌 임상3상(PHOCUS) 중단을 권고했다.

DCM은 개발 중인 약이 치료제로서 가치가 있는지 따져보니, 임상을 지속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했다.

사흘 뒤인 4일, 신라젠은 기자간담회를 열었다. 해당 임상시험을 "조기 종료한다"고 공식화했다. 펙사벡의 다른 연구개발에 집중하겠다며 투자자들의 불안감 해소를 유도했지만 역부족이었다. 시가총액은 10분의 1 수준으로 곤두박질쳤다.

PHOCUS 임상은 신라젠의 회사가치를 대변하던 핵심연구였다. 펙사벡과 넥사바를 병용투여한 군과 넥사바를 단독 투여한 군에서 효과를 비교하고자 했으나, 끝내 실패했다.

신라젠은 남은 임상을 통해 반전을 노리고 있다. PHOCUS 임상이 펙사벡과 표적항암제의 병용요법이라면, 남은 임상은 펙사벡과 면역관문억제제의 병용요법이라는 점에서 신라젠은 성공을 자신하고 있다.

남은 임상은 7개다. 그 중에 상용화에 가장 가까운 임상은 신장암을 표적으로 한국·미국·호주 등에서 공동으로 진행 중인 펙사벡-리브타요의 병용요법이다. 현재 후기1상 중이다.

◆헬릭스미스 '임상오염' 주장…투자자 혼란

9월 23일, 헬릭스미스가 논란의 중심에 섰다. 엔젠시스 임상3상을 자체 평가한 결과, 일부 환자에서 위약과 약물혼용 가능성을 발견했다고 공시한 것이다.

헬릭스미스는 이를 '임상오염'이라고 표현했다. 피험약 혼용 가능성으로 엔젠시스와 플라시보의 효과가 크게 왜곡됐고, 그에 따라 명확한 결론 도출이 불가능하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결론적으로는 임상결과 도출에 실패했다는 것인데, 결국 김선영 대표는 이튿날 기업설명회에서 "현 데이터로만 보면 3상 실패는 맞다"고 인정했다.

곧이어 임상오염된 3-1상과는 독립적으로 진행 중인 엔젠시스 3-1B상에선 안전성 유효성 지표를 입증했다고 밝히며 투자자들에게 더 큰 혼란을 줬다.

◆냉온탕 오간 HLB…'리보세라닙' 임상결과의 진실은?

이에 앞선 6월 27일엔 HLB생명과학이 리보세라닙의 위암 글로벌 3상시험 결과, 1차 유효성 평가지표인 전체생존기간(OS) 목표에 도달하지 못했다고 밝혔다.

리보세라닙의 미국 허가신청(NDA)이 불발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졌다. 주가가 급락했다.

구체적인 임상결과는 3개월 뒤인 9월 27일 스페인 바르셀로나에서 개최된 유럽종양학회 연례학술대회(ESMO 2019)에서 발표됐다.

임상결과를 두고 해석이 엇갈렸다. 회사 측은 리보세라닙의 글로벌 임상3상이 성공했다고 자평했다. 통계적 유의성은 확보하지 못했지만 임상적 유의미성은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1차 평가지표인 OS가 아닌 2차 평가지표인 무진행생존기간(PFS)이나 객관적반응률(ORR)에서 경쟁약물 대비 유의미한 수치를 보인 점을 근거로 들었다.

반면, 같은 임상결과를 두고 부정적인 해석도 나왔다. 1차 평가지표인 OS 중간값이 경쟁제품과 비슷한 수준이고 시험군-대조군간 생존기간 차이는 오히려 더 낮게 나타났다는 설명이다.

회사 측의 발표에 대해선 통계적으로 유의하지 않은 결과를 놓고 임상적으로 유의하다고 발표하는 것은 이례적이라는 비판이 제기됐다.

투자자들은 회사의 주장에 더 민감하게 반응했다. 주가는 급등을 거듭했다. 투자경고 종목 지정(10월 7일)과 거래소의 1일 매매거래 정지(10월 23일)에도 상승세는 꺾일 줄 몰랐다.

오히려 미국 FDA와 신약허가 신청을 위한 사전미팅(pre-NDA)을 완료했다는 소식이 전해진 10월 24일을 전후로 투자자들의 기대감은 가장 고조됐다. 한때 코스닥 시장에서 시가총액 1위 자리를 넘볼 정도였다.

◆HLB와 같은 전략 메지온, 시장평가는 정반대

11월엔 메지온이 HLB와 유사한 임상결과를 발표했다. '1차 목표 달성에는 실패했지만, 2차 지표는 확인했으니 성공으로 봐도 무방하다'는 입장을 내놓았다.

메지온은 17일(현지시간) 미국 필라델피아에서 열린 미국심장학회(AHA)에서 선천성 단심실증 치료제 '유데나필'의 미국 임상 3상 결과를 발표했다.

유데나필은 선천적으로 심장의 심실이 1개뿐인 청소년이 폰탄수술(우심방-폐동맥 우회수술)을 받았을 때 심장 기능을 개선하는 치료제다.

회사는 6개월 동안 유데나필을 복용한 환자들의 운동능력이 현저하게 향상되는 것을 유산소에서 무산소 운동으로 바뀌는 시점의 산소소비량(VO2 at VAT), 운동량, 호흡 내 이산화탄소 배출 비율(VE/VCO2) 등 2차 지표를 통해 확인했다고 밝혔다.

그러나 1차 지표인 환자의 최대 능력치에서 최대 산소소비량(VO2 max)은 충족하지 못했다. 유데나필을 복용한 환자군에서 1차 지표 값은 3.2% 향상됐고 위약군은 0%였지만 통계적 유의성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그럼에도 메지온은 내년 상반기 중 FDA에 판매허가 신청을 낼 계획이라고 밝혔다. 회사 관계자는 "지난달 초 FDA와의 미팅에서 허가신청서를 제출하라는 의견을 받았다"고 했다.

리보세라닙의 설명과 거의 유사하다. 그러나 시장의 평가는 달랐다. 임상결과 발표를 전후로 주가는 5거래일동안 약 40% 떨어졌다.

◆알츠하이머 2상 성공 젬백스, 난공불락 3상 통과할까

12월 들어선 젬백스가 알츠하이머병 치료물질 GV1001에 대한 국내 임상2상 결과를 발표했다. 주가는 2배 가까이 상승했다.

중등도 이상 치매환자를 대상으로 진행된 연구결과, 중증장애점수(SIB)에서 GV1001을 투여한 두 시험군 모두 유의미한 결과를 보였다는 것이 회사 측 설명이다.

도네페질을 단독으로 투여한 대조군은 SIB 점수가 7.23점 감소한 반면 GV1001 1.12mg을 투여한 시험군은 0.12점 감소하는데 그쳤다.

관건은 미국에서 진행 중인 임상2상과 한국의 임상3상 결과다. 지금까지 알츠하이머 치료제 개발에 나섰던 글로벌 제약사 대부분이 2상까지는 성공, 3상에서 실패해왔던 점을 감안하면 젬백스가 과연 이 벽을 넘을지로 관심이 모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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