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떤 기사를 찾으시나요?
닫기
2025-12-18 04:53:33 기준
  • 의약품
  • 데일리팜
  • #MA
  • 글로벌
  • gc
  • #질 평가
  • #제품
  • #허가
  • #침
  • CT
팜스터디

암연구 대가의 도전 "인생2막은 신약개발 조연으로"

  • 안경진
  • 2020-02-28 06:15:44
  • 방영주 방앤옥컨설팅 대표

방영주 방앤옥컨설팅 대표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신약개발의 주연은 개발업체입니다. 컨설턴트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일하는 조연일 뿐입니다."

다음달부터 사업가로 '인생2막'을 여는 방영주 교수(서울의대 내과)를 서울대학교병원의생명연구원 지석영홀에서 만났다.

우리나라를 넘어 위암분야 세계적인 권위자로 이름난 방 교수는 이달 말 30년 가까이 헌신해 온 서울대병원 임상의 생활을 마감하고, 임상시험 컨설팅 회사를 차린다. 서울의대 출신으로 방 교수의 가르침을 받았던 옥찬영 전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가 이사직에 합류하기로 결정하면서 '방&옥컨설팅'이란 법인명도 확정했다. 스승과 제자 관계였던 두 교수의 성을 하나씬 딴 이름이다.

"30년 동안 수많은 암환자들과 만나면서 보람되지만 마음이 버거울 때도 많았다"는 방 교수는 "은퇴를 며칠 앞두고 서울의대 초대교장 지석영 선생님의 업적을 기념하기 위해 만들어진 곳에서 인터뷰를 진행하니 감회가 새롭다"며 미소를 지었다. 만감이 교차하지만, 이미 다음주부터 출근하는 양재동 사무실에서 해야 할 일들이 쌓여있어 어느때보다 분주한 나날을 보내고 있다는 소개다.

방 교수의 퇴임 후 행보는 의료계와 제약업계 내 큰 관심사였다. 암치료는 물론 임상연구 분야에서 독보적인 존재감을 나타내는 권위자가 학교나 병원, 기관, 기업들의 강력한 러브콜을 뒤로 한 채 '사업가'로 변신한다는 소식이 다소 파격적으로 받아들여졌을 정도다.

하지만 돌이켜보면 서울대 암연구소장부터 대한항암요법연구회장, 한국임상암학회 이사장, 서울대병원 임상시험센터장, 대한암학회 이사장, 서울대병원 의생명연구원장 등 국내 임상시험 역사 곳곳에 자취를 남긴 방 교수의 이번 선택은 그간 쌓아온 행보와 크게 다르지 않다. 수많은 글로벌 임상시험에 참여하면서 배우고 경험했던 지식과 노하우들을 우리나라의 신약개발 생태계를 발전시키는 데 쏟아붓겠다는 일념이다.

방 교수는 "몇년간 거취를 고민하던 중 그간 쌓아온 임상시험 관련 지식과 경험을 공유하는 일이 가장 의미깊다는 결론에 도달했다"며 "신약개발 성공률을 조금이나마 높일 수 있다면 종국에는 인류건강에 기여할 수 있지 않겠느냐"고 되물었다. 호기심 많은 본인의 성격상 특정 회사에 얽매이기 보다는, 여러 기업들과 만나 수많은 신약 파이프라인을 접할 수 있는 '컨설턴트'로서의 삶이 잘 맞을 것 같았다는 의견이다.

구체적인 사례를 언급할 순 없지만, 방 교수는 최근 몇년간 국내 기업들이 글로벌 진출 과정에서 성장통을 겪는 과정들을 지켜보며 많은 안타까움을 느꼈다고 한다. 미국, 유럽 등에 비해 국내에는 신약개발 전략 컨설팅 전문 업체가 거의 없는 데다 내부에 CMO(최고의료책임자)를 두지 못한 회사들도 허다하다는 아쉬움이다.

신약개발 전략 컨설팅 전문 업체는 신약후보물질 발굴부터 전임상, 임상시험 설계, 진행은 물론이고 미국식품의약품국(FDA)이나 유럽의약품청(EMA) 등 해외 규제기관의 담당자들을 만나는 일까지 신약개발 전 과정에 도움을 줄 수 있는 역할이 무궁무진하다. 회사가 일정 궤도에 오르면 의료기기 분야로도 영역을 확장해보고 싶다는 게 방 교수의 포부다.

방 교수는 암전문가 2인 조합에 흔히 '항암연구 전문 컨설팅 회사'를 떠올리지만, 사업 영역에 별도의 제한을 두진 않을 방침이다. 임상시험 설계나 절차의 경우 질환군별로 크게 다르지 않다는 판단에서다.

방 교수는 "진료와 임상시험은 별개의 영역이다. 항암제가 아닌 다른 분야까지도 충분히 아우를 수 있을 것으로 생각한다"며 "필요할 경우에는 해당 분야 권위자들에게 자문을 구하고 추가 파트너를 영입할 계획이다"라고 말했다.

물론 방 교수의 컨설팅이 신약개발 성공을 담보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방 교수도 "가능성이 제로인 약을 성공하게 만들어주기는 어렵다. 임상시험 진행 과정에 소요되는 시간과 비용을 아끼고, 성공확률을 조금이나마 높이는 게 컨설턴트의 역할이다"라고 했다. 전임상연구의 가 임상시험으로 이어질 수 있을지, 임상참여 그룹을 어떻게 설정할지, 어떤 연구자나 임상시험센터와 협업하면 좋을지 등을 예로 들었다.

방 교수는 "미국 기준으로 1상임상의 성공확률을 약 10%라고 본다. 신약개발 전략을 제공함으로써 성공률 10%인 약을 15%까지 올려줄 수는 있을 것 같다"라며 "선택은 고객(회사)의 몫이다. 지금까지 임상시험을 이끄는 주연으로 살았다면 앞으로는 보이지 않는 곳에서 조연의 역할에 충실하겠다"라고 말했다.

댓글을 작성하려면 로그인 해주세요.
  • 댓글 0
  • 최신순
  • 찬성순
  • 반대순
운영규칙
  • 등록된 댓글이 없습니다.
    첫 댓글을 남겨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