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팜스터디

'계약금 50억' 한미 사로잡은 CCR4 면역항암제 매력은?

  • 안경진
  • 2019-12-06 06:20:25
  • 한미약품, 'FLX475' 한국, 중국 판권 도입...위암 임상 진행 계획
  • 랩트 테라퓨틱스, BMS가 모기업...암·염증질환 등 신약개발 전문

[데일리팜=안경진 기자] 한미약품이 미국 신생 바이오벤처와 손잡고 새로운 기전의 면역항암제 개발을 추진한다. 초기 임상을 진행 중인 'FLX475'의 한국, 중국 독점 판권을 확보하는 대가로 50억원(400만달러)에 육박하는 계약금을 지불했다.

3분기 영업이익(140억원)의 3분의 1 이상을 쏟아부었다. 총 계약금으로는 올해 3분기까지 벌어들인 영업이익(391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700억원(5800만달러)을 보장했다.

한미약품의 통큰 투자를 유도한 CCR4 항체는 현재 단독요법 외에도 블록버스터 면역항암제 '키트루다' 병용요법을 동시 평가 중이다. 현재 1/2상임상을 진행 중으로 내년 상반기 중 연구 성패를 가늠할 수 있는 탑라인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다.

◆CCR4 단백질 타깃 'FLX475', 위암 등 'charged tumor' 대상 글로벌 1/2상 진행중

한미약품이 도입한 'FLX475'는 랩트의 주력 파이프라인이다. 체내 면역반응을 조절하는 조절 T세포의 종양 내 이동에 관여하는 CCR4 단백질을 타깃함으로써 면역세포의 암세포 공격력을 활성화한다.

기존 면역항암제가 암치료에 중심 역할을 하는 '활성화 T세포' 기능을 강화하는 것과 달리, 조절 T세포 이동에만 관여하기 때문에 자체적인 세포 독성을 갖지 않으면서도 약효와 안전성이 우수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이같은 작용기전의 차이로 인해 단독요법 뿐 아니라 기존 면역항암제와 병용했을 때 시너지 효과가 커질 수 있다는 평가다.

FLX475의 작용기전 소개(자료: 랩트테라퓨틱스)
랩트는 자체 개발한 약물발굴플랫폼을 통해 'FLX475'에 잘 반응하는 종양 유형을 확인했다. 면역항암효과를 억제하는 조절 T세포와 조절 T세포의 종양 내 이동에 관여하는 CCR4 라이간드, 면역항암 기능을 갖는 활성화 T세포가 모두 과발현되는 특징을 나타내는 일명 'charged tumor'다. 위암과 비소세포폐암(NSCLC), 삼중음성유방암 등이 포함된다.

암연구 분야 국내 최고 권위자로서 한국과 중국에서 FLX475의 임상 개발을 총괄한다고 알려진 서울대병원 방영주 교수(혈액종양내과)는 "FLX475는 'charged tumor'에 해당하는 위암, 비소세포폐암, 삼중음성 유방암, 두경부암 등을 타깃으로 작용한다"며 "한국이 전 세계적으로 위암 발생률이 가장 높은 국가인 만큼, 치료제가 절실한 환자들에게 혁신적이고 새로운 치료 옵션이 될 것이다"라는 기대감을 나타냈다.

랩트는 현재 고형암 환자를 대상으로 'FLX475' 단일요법과 MSD의 키트루다(펨브롤리주맙) 병용요법을 평가하는 글로벌 1/2상임상을 진행 중이다. 2018년 9월 목표피험자수를 375명으로 정하고, 환자모집을 시작했다.

일차유효성평가변수는 'FLX475' 단일요법과 키트루다 병용요법의 안전성, 내약성과 종양반응률(ORR)이다. 연구 종료시점은 2021년 8월로 잡았는데, 회사 측은 2020년 상반기 중에는 목표 달성 여부를 가늠할 수 있는 2상임상의 주요 지표를 확인할 수 있다는 관측을 내놨다.

한미약품은 이번 계약을 계기로 한국과 중국에서 위암 환자 대상의 'FLX475' 임상2상을 진행하겠다는 계획을 공식화했다. 위암은 수술 이외 효과적인 치료제가 개발되지 못한 암종으로 한국, 중국 등 아시아 지역에서 호발한다. '펜탐바디' 플랫폼기술을 기반으로 전임상 단계의 면역∙표적 항암신약을 다수 보유하고 있는 한미약품이 통큰 투자를 단행하면서 아시아지역 위암 시장을 공략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는 평가다.

◆랩트, BMS에 기반을 둔 신생바이오벤처...10월 나스닥 상장

이번에 한미와 인연을 맺은 랩트 테라퓨틱스(RAPT Therapeutics)는 2015년 미국 샌프란시스코에 설립된 신생 바이오벤처다. 면역학을 기반으로 항암제와 염증질환 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다.

회사연혁은 4년 남짓에 불과하지만 면역항암제 '옵디보'로 잘 알려진 BMS를 모기업으로 두면서 제법 탄탄한 기반을 가졌다. 랩트와 BMS의 인연은 옛 FLX BIO 시절로 거슬러 올라간다. BMS가 지난 2015년 플렉서스 바이오사이언스(Flexus Bioscience)를 인수하는 과정에서 남겨진 면역항암제 파이프라인을 FLX BIO라는 신생기업이 넘겨받았고, 이후 여러 차례 자금유치를 통해 CCR4 단백질을 타깃하는 2가지 선도물질을 주력 파이프라인으로 키웠다.

랩트테라퓨틱스의 R&D 파이프라인
그 중 하나가 이번에 한미약품과 계약을 체결한 면역항암제 후보물질 'FLX475'다. FLX BIO는 2017년 12월 시리즈C 투자를 통해 유치한 6000만달러 상당의 자금을 'FLX475' 개발에 집중 투자하면서 2년 반만에 임상 단계에 진입시켰다. 또다른 선도물질인 'RPT193'은 지난 8월 염증질환 적응증으로 임상 단계에 진입했다.

랩트는 CCRA4 항체 외에도 독자적인 약물발굴, 개발엔진을 기반으로 GCN2, HPK1 등 다양한 타깃을 연구 중이다. 랩트 경영진은 지난 5월 알레르기, 염증질환 등으로 주력분야를 확장하겠다는 취지로 사명을 랩트 테라퓨틱스로 변경했다. 그로부터 5개월 뒤인 10월 2차례 도전만에 나스닥 상장에 성공하면서 7500만달러 상당의 자금을 유치했다. 5일(현지시각) 종가 기준 7015억원(5억8900만달러) 상당의 시가총액을 형성하고 있다.

현재 랩트를 이끌고 있는 브라이언 웡(Brian Wong) 최고경영자(CEO)는 록펠러대에서 Ph.D 과정을 이수한 면역학 박사다. 15년 이상의 신약 연구개발 경력을 지닌 인물로, 랩트(옛 FLX BIO)에 합류하기 전에는 파이브 프라임테라퓨틱스(Five Prime Therpeutics)에서 면역항암제 개발을 총괄했다. 당시 BMS의 PD-1 항체 '옵디보' 병용임상을 추진했는데, BMS와 독점 계약을 맺는 조건으로 10억달러 상당을 지원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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