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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 칼럼] 약사들을 위한 현지조사 대응 해설

  • 강신국 기자
  • 2026-09-01 06:00:40
  • 요약
  • 법률사무소 리오 이일형 대표변호사(약사·변리사)

최근 보건소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현지조사가 부쩍 늘고 있다. 이미 환수 처분까지 받은 약국이 적지 않고, 그에 따라 필자에게 문의를 주시는 약사님들도 눈에 띄게 많아졌다. 그런데 상담을 하다 보면 안타까운 경우가 반복된다. 조금만 다르게 대응했다면 충분히 다퉈볼 여지가 있었을 사안이, 조사 당일 작성한 서류 한 장 때문에 손쓰기 어려워진 경우다. 바로 사실확인서다. 이 글에서는 조사관이 약국에 찾아온 바로 그 순간, 약사님께서 무엇을 하셔야 하는지를 실무적 관점에서 정리한다.

1. 현지조사는 무엇을 위한 절차인가

현지조사는 요양기관인 약국이 청구한 요양급여비용이 관련 법령에 맞게 청구되었는지를 직접 방문하여 확인하는 절차다. 조사 결과 부당청구로 판단되면 부당이득 환수에 그치지 않는다. 부당금액과 비율에 따라 업무정지 또는 과징금 처분이 뒤따르고, 개설약사에 대한 면허 자격정지, 사안에 따라서는 형사고발까지 이어질 수 있다. 그리고 이 모든 사안의 출발점이 되는 사실관계는 대부분 조사 당일, 현장에서 확정된다.

2. 약국에서 실제로 문제되는 유형들

약국 현지조사에서 반복적으로 지적되는 유형은 대체로 정해져 있다. 처방 내역과 다른 의약품의 조제 및 대체조제 후 사후통보 누락, 약사가 아닌 종업원에 의한 조제 관여, 조제기록부·처방전 등 관계 서류의 미작성 또는 미보존, 본인부담금의 임의 할인·면제, 야간 조제 부당청구 등이 대표적이다.

3. 사실확인서는 한번 서명하면 되돌리기 어렵다

조사관이 예고 없이 방문해 사실확인서를 내미는 상황에서, 당황한 나머지 내용을 충분히 검토하지 못한 채 그대로 서명하는 경우가 많다. 조사관과 얼굴을 붉히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하고, 일단 협조하면 좋게 마무리되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법원은 현지조사 과정에서 작성된 사실확인서에 상당한 증명력을 인정하고 있다. 작성 과정에 위법한 강압이 있었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증명되지 않는 한, 본인이 직접 서명한 문서의 내용은 쉽게 뒤집히지 않는다. 그 결과 이후 이의신청이나 행정소송 단계에서 '그때는 상황을 잘 몰랐다', '사실은 그런 취지가 아니었다'고 진술하더라도 이미 서명한 사실확인서를 번복하기는 결코 쉽지 않다. 조사 당일의 짧은 순간이, 이후 수개월, 수년의 절차를 좌우하게 되는 셈이다.

4. 사실과 다른 부분은 현장에서 분명히 부인해야 한다

따라서 아무리 당황스럽고 조사관과 이견을 조율하는 것이 부담스럽더라도, 사실관계와 다른 내용은 그 자리에서 명확하게 부인해야 한다. 이는 조사를 방해하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사실관계를 기록으로 남기는 정당한 권리 행사다. 여기서 반드시 구분해야 할 것이 있다. 현지조사 자체를 거부·방해하거나 관계 서류의 제출을 거부하는 것은 그 자체로 제재 사유가 될 수 있다. 그러나 사실확인서에 기재된 내용 중 사실과 다른 부분의 정정을 요구하거나 자신의 의견을 함께 기재하는 것은 조사 거부와 전혀 다른 문제다. 협조할 것은 협조하되, 사실관계는 정확하게 남기면 된다.

[주의사항] '부당청구 사실을 모두 인정합니다'와 같은 포괄적·추상적 문구는 특히 위험하다. 개별 건별로 사정이 다름에도 조사 대상 전체를 한 번에 인정한 것으로 읽힐 수 있기 때문이다. 인정할 부분이 있다면 그 범위를 구체적으로 특정해서 기재해야 한다.

5. 기재된 사실이 맞더라도 경위는 함께 남겨야 한다

나아가 기재된 사실관계 자체는 맞더라도, 그렇게 조제하거나 청구할 수밖에 없었던 사정이 있다면 이 역시 반드시 사실확인서에 함께 남겨두는 것이 도움이 된다. 이렇게 남겨둔 한두 줄이 이후 이의신청이나 소송에서 약사님의 입장을 뒷받침하는 출발점이 된다. 반대로 아무것도 남기지 않으면, 이후에 아무리 타당한 설명을 하더라도 '처분을 받고 나서 만들어 낸 주장'으로 평가받기 쉽다.

6. 소송까지 가지 않더라도 소명 기록은 필요하다

소송을 염두에 두지 않더라도 마찬가지다. 소명 자료가 남아 있어야 복지부 단계에서 환수 범위가 조정될 여지가 생긴다. 아무런 이의 없이 조사 결과를 그대로 인정해 버리면 사실상 청구 내용이 전부 부당청구로 확정될 가능성이 높고, 부당금액이 확정되면 그에 연동되는 업무정지 기간과 과징금, 자격정지 기간도 함께 자동으로 확정된다. 법적으로 다툴 생각이 없는 경우에도 최소한의 기록은 남겨두어야 하는 이유다.

7. 서명 전 실무 체크리스트

①조사관의 소속과 성명, 조사 대상 기간과 범위를 먼저 확인한다. ② 사실확인서의 내용을 처음부터 끝까지 직접 읽는다. ③ 사실과 다른 부분은 그 자리에서 정정을 요구하고, 정정된 부분에는 서명 또는 날인을 한다. ④ 사실관계가 맞더라도 그렇게 처리할 수밖에 없었던 약국 측의 경위와 의견을 함께 기재해줄 것을 요청한다. ⑤ 내용이 채워지지 않은 백지나 여백이 남은 문서에는 서명하지 않는다

맺음말: 조사 당일이 사실상의 1심이다

정리하면, 현지조사가 갑자기 들어오더라도 너무 당황하지 말고 ①사실과 다른 부분은 명확히 부인하고, ②약국 측 입장은 사실확인서에 함께 기재해 두어야 한다. 그리고 만약 사안이 매우 중대하다면(예를 들면, 억울하게 면대 의심을 받는 경우 등) 조사관에게 요청하여 당일이라도 변호사의 입회를 요구하는 것 또한 도움이 된다. 이러한 내용들만 지켜도 이후 절차에서 다툴 수 있는 폭이 완전히 달라진다. 

특히 최근 들어 보건소, 심평원의 현지조사 빈도와 강도가 세지는 추세이며, 이러한 추세는 앞으로 더욱 강화될 것으로 판단된다. 약사님들께서는 이러한 내용들을 잘 숙지하셔서 갑작스러운 조사로 인해 억울한 일을 당하시지 않으시길 소망한다.

☆ Disclaimer: 위 내용은 참고용으로 작성된 것이어서 정확성을 보장할 수 없습니다. 위 내용의 정확성에 대해 작성자는 아무런 책임도 지지 않음을 유의하시기 바랍니다.

◆ 필자 소개

이일형 변호사는 대한민국 변호사·약사·변리사 자격을 보유하고 미국 회계사(Maine) 시험에 합격하였다. 셀트리온, 법무법인 그루제일, 법무법인(유한) 대륜 제약바이오헬스케어 센터장을 역임하고 현재 법률사무소 리오(RIO Law Office) 대표변호사로 있다. 약국·의료기관 관련 임대차·권리금·형사·민사 사건 전반을 전문으로 다루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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