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이오 IPO 공모가 눈높이 '뚝'…주가 부진에 투심도 흔들
- 차지현 기자
- 2026-08-28 06:00: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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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인제니아 하단·스카이랩스 하단 미만 공모가 확정…1년여 상단 행진 제동
- 2024년 이후 상장사 57% 공모가 하회…바이오주 약세에 투자심리 악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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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바이오 기업공개(IPO) 시장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다. 그동안 희망 공모가 밴드 상단에서 가격을 확정하는 흐름이 이어졌으나 최근 들어 하단이나 하단 미만에서 가격을 정하는 사례가 나오면서다. 바이오주 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수요예측 부진까지 겹치면서 공모주 투자심리가 더 위축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7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스카이랩스는 지난 25일 공모가를 1만원으로 확정했다. 스카이랩스는 반지형 커프리스 혈압계 등 웨어러블 의료기기와 의료 데이터 플랫폼을 개발하는 디지털 헬스케어 기업이다.
이 회사는 당초 희망 공모가 범위를 1만3000~1만6000원으로 제시했으나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부진한 성적표를 받았다. 수요예측에는 국내외 기관투자자 246곳이 참여했는데 신청 수량 기준 60.1%가 밴드 하단인 1만3000원보다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13.61%는 밴드 하단을 제시했고 상단인 1만6000원 이상을 써낸 물량은 26.3%에 그쳤다. 최종 경쟁률은 63.4대 1로 집계됐다.
기관 주문 대부분이 희망밴드 하단에 못 미치면서 스카이랩스는 최종 공모가를 1만원으로 낮췄다. 희망밴드 하단보다 23.1% 낮은 가격이다. 이에 따라 총 공모금액도 희망밴드 기준 260억~320억원에서 200억원으로 줄었다.확정 공모가 기준 예상 시가총액은 1874억원이다.
IPO를 추진 중인 바이오·헬스 기업이 희망 공모가 밴드 하단보다 낮은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한 것은 지난해 그래피 이후 1년 만이다.
통상 IPO를 추진하는 기업은 기업가치를 토대로 희망 공모가 밴드를 제시한 뒤 기관투자자 수요예측을 거쳐 최종 공모가를 확정한다. 기관 수요가 강하면 밴드 상단이나 그 이상에서, 수요가 약하면 하단 또는 그 아래에서 공모가가 정해진다. 하단 미만에서 공모가가 확정됐다는 것은 기관투자자가 회사의 기업가치와 미래 성장성에 대해 보수적인 평가를 내렸다는 의미다.

최근 3년간 기술특례 바이오·헬스 IPO 흐름을 보면 2024년 상반기부터 같은 해 11월까지는 희망밴드 상단을 웃도는 사례가 잇따랐다. 엔젤로보틱스를 시작으로 아이엠비디엑스, 디앤디파마텍, 라메디텍, 씨어스테크놀로지 등이 잇달아 밴드 상단을 초과한 가격에 공모가를 확정했다. 그해 11월 토모큐브까지 상장한 14곳은 모두 밴드 상단 이상에서 공모가가 결정됐고 이 가운데 12곳은 상단을 웃돌았다.
상단 초과 사례가 자취를 감춘 건 2025년부터다. 지난해 기술특례 바이오·헬스케어 상장사 15곳 가운데 공모가를 밴드 상단보다 높게 확정한 기업은 한 곳도 없었다. 오가노이드사이언스, 이뮨온시아, 인투셀, 지씨지놈, 뉴로핏, 프로티나 등 대부분이 밴드 상단에서 가격을 결정했고 로킷헬스케어는 밴드 하단, 오름테라퓨틱과 그래피는 하단 미만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공모가 눈높이가 한 단계 낮아졌지만 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하는 흐름은 이어졌다. 지난해 5월 이뮨온시아부터 올 7월 레메디까지 IPO를 추진한 바이오·헬스 기업 20곳 가운데 그래피를 제외한 19곳이 모두 희망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확정했다. 최근 1년여간 증시에 입성한 바이오·헬스 기업 대부분이 희망밴드 상단에서 공모가를 결정한 셈이다.
그러나 이달 들어 분위기가 달라졌다. 앞서 인제니아테라퓨틱스는 지난달 28일 공모가를 희망밴드 하단인 1만2000원으로 확정했다. 인제니아는 기술성평가에서 A·A등급을 획득하고 후기 임상 단계 파이프라인과 1조원대 기술수출 성과를 보유해 IPO 과정에서 흥행 기대를 모은 기업이다. 그러나 기관 수요예측 경쟁률이 50.4대 1에 그치면서 공모가를 밴드 하단에서 결정했다. 여기에 바로 뒤이어 스카이랩스까지 희망밴드 하단을 밑도는 1만원으로 공모가를 확정하면서 바이오 IPO 시장의 긴장감도 한층 커지고 있다.
기관투자자 공모가 눈높이가 낮아진 데는 최근 바이오 업종의 주가 부진도 무관치 않다는 분석이다. KRX 헬스케어 지수는 지난해 8월 27일 4163.7에서 이달 27일 4000.7로 3.9% 하락했다. 같은 기간 KRX 반도체 지수가 3891.9에서 1만3418.7으로 244.8% 급등한 것과 대조적이다.
증시 자금이 반도체 대형주로 쏠리면서 바이오를 비롯한 중소형 성장주가 상대적으로 소외된 영향으로 풀이된다. 바이오주의 주가 약세가 이어지면서 기관투자자가 신규 상장 바이오 기업의 기업가치와 공모가격 산정에 한층 신중해지고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최근 상장한 바이오·헬스 기업 상당수는 공모 당시 가격을 지키지 못한 상황이다. 2024년 이후 기술특례로 상장한 바이오·헬스 기업 42곳 가운데 57.1%기 공모가를 밑돌고 있다. 상장 당시 공모가와 이달 27일 종가를 비교한 결과다.
특히 올해 상장한 바이오·헬스 기업의 공모가 하회 폭이 두드러진다. 지난 7월 상장한 레몬헬스케어는 공모가와 현재 주가의 괴리율이 52.5%에 달한다. 이 회사의 27일 종가는 4750원으로 공모가 1만원보다 5250원 낮다. 인벤테라와 레메디도 현재 주가가 공모가 대비 각각 48.2%와 46.5% 낮은 수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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