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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바이오 투자액 2년새 2.5배 ↑…회복하는 투심

  • 차지현 기자
  • 2026-08-21 11:56:01
  • 요약
  • 2023년 저점 대비 2.5배…전체 벤처투자 중 비중 17% 유지
  • 벤처펀드 결성액 8.4조…정책금융·3상 펀드 바이오 지원 기대

[데일리팜=차지현 기자] 올 상반기 국내 바이오·의료 벤처투자가 1조5000억원을 넘어섰다. 투자 혹한기였던 2023년 상반기 투자액과 비교하면 2.5배를 웃도는 수준이다. 바이오 투자 시장이 저점을 지나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으로 풀이된다.

바이오 업종으로 자금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도 나온다. 상반기 벤처펀드 결성액이 증가한 데다 임상 3상 특화펀드 등 정책금융 지원이 확대하는 만큼 후속 투자와 후기 임상 자금 조달에 숨통이 트일 것이라는 전망이다.

상반기 바이오 투자 3년 연속 증가…2023년 저점 대비 2.5배

21일 중소벤처기업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바이오·의료 분야 벤처투자액은 1조5041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해 상반기 투자액보다 53.6% 증가했다. 이번 통계는 벤처투자회사·조합과 신기술금융사·조합의 투자 실적을 합산한 수치다.

바이오·의료 업종 투자는 코로나19 창궐로 투자 수요가 집중됐던 2021년 정점을 찍은 뒤 하향 곡선을 그려왔다. 상반기 바이오·의료 업종 투자액은 2021년 1조8101억원까지 치솟았다가 2022년 1조3159억원으로 줄었다. 이듬해에는 596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7% 급감하면서 2년 연속 감소세를 이어갔다.

이후 2024년부터 바이오 투자 시장이 반등 조짐을 보이기 시작했다. 2024년 상반기 투자액은 전년 대비 42.2% 늘어난 8527억원을 기록했고 2025년에는 14.8% 증가한 9793억원으로 확대했다. 여기에 올 상반기 1조5041억원까지 늘어나면서 3년 연속 증가세를 이어간 셈이다.

올 상반기 바이오·의료 업종 투자액은 2023년 상반기와 비교하면 150.9% 증가한 규모다. 3년 만에 투자액이 2.5배 불어났다는 얘기다. 2022년 상반기 투자액과 비교해도 14.3% 많다.

전체 벤처투자에서 바이오·의료가 차지하는 비중도 투자 혹한기 이전 수준을 회복했다. 2022년 상반기 17.2%였던 바이오·의료 비중은 2023년 13.3%까지 떨어졌다. 이후 2024년 15.5%로 높아졌고 지난해 17.0%까지 올라선 뒤 올해 같은 수준을 유지했다.

한동안 얼어붙었던 바이오 벤처투자가 회복세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투자액이 3년 연속 늘어난 데다 전체 벤처투자에서 차지하는 비중도 17% 수준을 회복하면서 투자심리가 점차 되살아나고 있다는 설명이다.

벤처펀드 8.4조 결성…정책금융도 후기 임상 지원 확대

업계에서는 바이오 업종으로 자금 유입이 더욱 활발해질 것이라는 기대감도 커지는 분위기다. 벤처투자에 활용될 펀드 결성 규모가 커진 데다 정부도 후기 임상과 상업화 단계 바이오 기업을 겨냥한 정책금융 공급을 늘리고 있어서다.

올 상반기 신규 벤처펀드 결성액은 8조4366억원으로 지난해 상반기보다 33.0% 증가했다. 상반기 기준 역대 두 번째로 큰 규모다. 정책금융 출자액은 같은 기간 1조278억원에서 1조6274억원으로 58.3% 늘었고 민간부문 출자액도 5조3153억원에서 6조8092억원으로 28.1% 증가했다.

특히 모태펀드 출자액은 지난해 상반기 2886억원에서 올 상반기 6163억원으로 113.5% 증가했다. 성장금융 출자액도 1815억원에서 5325억원으로 193.4% 확대했다. 금융기관 출자 역시 1조6824억원에서 2조6061억원으로 54.9% 늘었다. 벤처투자에 투입할 수 있는 자금 여력이 커졌다는 얘기다.

바이오 분야를 직접 겨냥한 정책자금 공급도 본격화하고 있다. 정부는 국가 첨단전략산업 육성을 위해 150조원 규모 국민성장펀드를 추진 중이다. 이 가운데 바이오·백신 분야에 11조6000억원을 배정했다. 백신 개발과 바이오의약품 생산 인프라, 글로벌 임상·상업화 단계 기업 등에 대규모 정책자금을 공급하는 것이 골자다.

앞서 지난 4월 동아쏘시오그룹 바이오의약품 위탁생산(CMO) 계열사 비티젠이 850억원 규모 저리대출 지원 대상으로 선정됐다. 이어 5월에는 SK바이오사이언스가 3000억원 규모 저리대출 지원 대상에 올랐다. 비티젠은 송도 바이오시밀러 생산설비 증설에, SK바이오사이언스는 21가 폐렴구균 백신 글로벌 임상 3상과 생산시설 확충 등에 자금을 투입할 계획이다.

6월에는 신약개발 바이오텍 리가켐바이오까지 지원 대상에 포함됐다. 리가켐바이오는 전환우선주(CPS)와 전환사채(CB) 발행을 통해 총 5000억원을 조달하기로 했다. 이 가운데 국민성장펀드가 2500억원을 투입한다. 비티젠과 SK바이오사이언스가 대출 방식이었다면 리가켐바이오는 CPS와 CB를 인수하는 직접 지분성 투자라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신약개발 과정에서 자금 부담이 큰 후기 임상에 특화한 정책펀드도 가동을 앞뒀다. 보건복지부는 후기 임상 단계 기업의 투자 공백을 줄이기 위해 임상 3상 특화펀드를 추진 중이다. 한국투자파트너스가 주관 운용사로 선정됐으며 당초 1500억원이었던 목표 결성액을 1700억원으로 높였다. 약정총액의 60% 이상을 실제 임상 3상을 추진하는 제약·바이오 기업에 투자하는 구조다.

여기에 K바이오·백신펀드도 혁신신약 임상 2~3상과 제약 기술 플랫폼, 글로벌 진출 등을 중심으로 투자를 이어가고 있다. K바이오·백신펀드는 복지부가 블록버스터급 신약 창출과 바이오헬스 산업 투자 활성화를 위해 2023년부터 조성해온 정책펀드다. 혁신신약 임상 2~3상과 제약 기술 플랫폼, 국내 기업의 글로벌 진출, 인수합병(M&A) 등을 주요 투자 분야로 삼고 있다. 복지부는 오는 2027년까지 펀드 규모를 1조원으로 확대한다는 계획이다.

초기 바이오 투자 여전히 한파…후기 단계 자금 쏠림 우려도

다만 일각에서는 초기 단계 바이오기업의 자금조달 여건은 여전히 녹록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된다. 특히 자금이 후기 임상이나 기술·사업성이 어느 정도 검증된 기업에 집중되면서 상대적으로 불확실성이 큰 초기 바이오텍은 투자 유치가 더 어려워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실제 바이오 벤처투자 전반의 회복세에도 불구하고 초기 단계 바이오기업의 투자 유치는 오히려 줄어든 모습이다. 올해 상반기 바이오·헬스케어 기업의 시드(Seed) 투자 유치는 16건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 21건보다 23.8% 감소했다. 이 가운데 투자금액을 공개한 8곳의 유치액 합계는 115억원이다. 다만 전체의 60.9%인 70억원이 전기 수술기 개발사 크레센 한 곳에 집중됐다. 크레센을 제외한 나머지 7곳의 공개 투자액은 45억원에 그쳤다.

글로벌 바이오 투자시장에서도 후기 단계 투자 회복 속도가 상대적으로 빠른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글로벌 바이오제약 투자정보업체 딜포마(DealForma) 조사 결과 올 상반기 글로벌 바이오제약 벤처캐피털(VC) 투자에서 시드·시리즈A는 114건, 48억달러를 기록한 반면 시리즈B 이상은 121건, 115억달러로 집계됐다. 시리즈B 이상 투자액은 지난해 연간 투자액의 63.9%에 이미 도달한 반면 시드·시리즈A는 지난해 연간 투자액의 43.2% 수준에 머물렀다. 후기 단계로의 자금 유입이 상대적으로 빠르게 늘어나는 반면 초기 단계 투자는 더딘 흐름을 보이는 셈이다.

초기 투자 위축이 장기화할 경우 바이오 산업의 성장 기반 자체가 약화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초기 기업에 대한 투자가 줄면 새로운 신약 후보물질과 기술을 보유한 기업의 시장 진입이 어려워지고 향후 기술이전과 기업공개(IPO), M&A 등으로 이어질 후보군도 줄어들 수 있어서다. 더욱이 초기 바이오벤처는 후속 투자로 이어지지 못할 경우 연구개발 자체가 중단되거나 유망 기술이 사장될 가능성도 커질 수 있다는 우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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