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고공행진' 삼성로직스, 현금 2.2조 축적…빅딜 원동력
- 차지현 기자
- 2026-07-23 11:59:24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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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분기 말 현금성 자산 2조1886억, 전분기 대비 35.1%↑
- 회사채 3200억 상환해도 곳간 풍부…추가 차입 여력도 충분
- 5공장·미국 생산시설 매출 확대…연간 매출 20% 성장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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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차지현 기자]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 인수에 2조7000억원을 베팅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이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 사상 최대 규모 인수합병(M&A)이다. 역대급 투자를 뒷받침하는 것은 탄탄한 재무체력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2조2000억원에 달하는 현금성 유동성을 확보한 데다 상반기에만 1조2000억원에 가까운 영업이익을 거뒀다. 설비 투자와 회사채 만기 상환 부담에도 차입금비율이 11.5%에 불과해 차입 여력이 충분하다는 점도 이번 초대형 딜을 가능케 한 배경으로 꼽힌다.
국내 제약 업계 역대 최대 M&A…펩타이드 새 성장축 확보
23일 바이오 업계에 따르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 18일 글로벌 펩타이드 위탁개발생산(CDMO) 기업 폴리펩타이드그룹을 최대 2조7062억원에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최대주주 지분 인수와 전체 주주를 대상으로 한 공개매수를 통해 지분 100%를 확보하는 구조다.
구체적으로 폴리펩타이드그룹 최대주주가 보유한 지분 55.7%에 대해 공개매수 응모 사전약정을 체결하고 나머지 주주를 대상으로 공개매수를 진행한다. 전체 발행주식 3301만6411주를 주당 44.31스위스프랑에 인수하는 조건이다. 관계 당국 승인을 거쳐 오는 9~11월 공개매수를 진행한 뒤 연내 인수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대금은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며 보유자금과 차입금을 함께 활용한다.
폴리펩타이드 그룹은 1996년 글로벌 제약사 페링의 펩타이드 생산사업부에서 분사한 CDMO 전문 기업이다. 스위스 바르(Baar)에 본사를 두고 있으며 스웨덴과 벨기에, 프랑스, 미국, 인도 등 5개국에서 6개 생산·연구개발 거점을 운영 중이다.

펩타이드 치료제 관련 1000건 이상 개발·생산 실적을 보유하고 있으며 업계 최고 수준의 펩타이드 신약 후보 물질 생산 프로세스 개발 역량을 갖춘 기업으로 평가받는다. 펩타이드 의약품은 최근 글로벌 수요가 급증한 글루카곤 유사 펩타이드-1(GLP-1) 계열 비만·당뇨 치료제 핵심 기반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이번 인수를 통해 기존 항체의약품과 메신저리보핵산(mRNA), 항체약물접합체(ADC)에 이어 펩타이드까지 서비스 영역을 확대한다. 폴리펩타이드그룹이 수행 중인 기존 CDMO 계약도 승계해 인수 직후부터 수주 물량을 안정적으로 이어갈 계획이다. 이로써 항체 중심 사업구조를 다각화하고 차세대 치료제 전반을 아우르는 종합 CDMO로 도약한다는 구상이다.
이번 거래는 삼성바이오로직스 출범 이후 단행하는 두 번째 M&A다. 앞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지난해 12월 약 4100억원을 들여 글락소스미스클라인(GSK) 미국 메릴랜드주 록빌 생산시설을 인수하는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미국 록빌 생산시설 인수 계약을 체결한 지 7개월 만에 2조원대 추가 투자를 단행한 셈이다.
이번 인수는 국내 제약바이오 업계의 M&A 규모를 새로 썼다는 점에서도 눈길을 끈다. 국내 제약바이오 기업이 2조원대 M&A에 나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종전 최대 규모는 GS그룹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의 휴젤 인수로 총 1조5587억원이 투입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 폴리펩타이드 인수 규모는 휴젤 건보다 73.6% 큰 수준이다.
현금 2.2조·반기 영업익 1.2조…본업이 창출한 든든한 실탄
이 같은 과감한 투자를 뒷받침하는 것은 빠르게 늘어난 현금과 본업의 높은 수익성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연결 기준 2분기 말 현금 및 현금성 자산(단기금융상품 포함)은 2조1886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1분기 말 1조6204억원보다 35.1% 증가한 규모다. 지난해 말 1조4560억원과 비교하면 반년 만에 50.3% 늘었다. 당장 보유한 현금만으로 폴리펩타이드 인수대금의 80% 이상을 충당할 수 있다는 얘기다.

본업의 높은 수익성이 현금 축적 원동력이 됐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2분기 연결 기준 영업이익 58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보다 22.9% 증가한 규모다. 같은 기간 매출은 1조3209억원으로 30.2% 늘었다. 상반기 누적 영업이익은 전년 동기 대비 29.0% 증가한 1조1672억원, 매출은 28.0% 늘어난 2조5780억원으로 집계됐다.
1~4공장 풀가동을 바탕으로 생산 물량이 확대되면서 매출과 영업이익이 동반 성장한 영향이다. 특히 5공장과 미국 생산시설의 매출이 본격화하기 전 관련 비용이 먼저 반영됐음에도 높은 수익성을 유지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 상반기 영업이익률은 45.3%로 매출의 절반 가까이를 영업이익으로 남겼다.
회사채 상환·공잘 증설 부담에도 차입 여력 충분…하반기 성장 기대
물론 삼성바이오로직스가 보유 현금 전부를 폴리펩타이드 인수에 투입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 기존 생산시설 투자와 신규 공장 증설이 이어지고 있고 하반기에는 회사채 만기도 돌아온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 1분기에만 유형·무형자산 취득에 총 915억원을 사용했다. 이와 별도로 미국 록빌 생산시설 인수 과정에서 5156억원의 순현금이 유출됐다. 3월 말 기준 계약이 체결된 유·무형자산 취득약정도 2551억원에 달했다.
향후에도 생산능력 확대를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가 이어질 전망이다. 5공장 가동 확대와 미국 록빌 시설 안정화, ADC 완제의약품과 사전충전형주사기(PFS) 생산라인 구축, 제3바이오캠퍼스 조성 등에 자금 투입이 예정돼 있다. 폴리펩타이드 인수 이후 펩타이드 생산시설 확충까지 추진할 경우 투자 부담은 더욱 커질 수 있다.
하반기 회사채 만기 부담도 존재한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오는 9월 제7-2회 무보증사채 1200억원, 10월 제8-1회 무보증사채 2000억원의 만기가 돌아온다. 인수대금 지급에 앞서 총 3200억원 규모 회사채 만기가 돌아오는 것이다.
두 회사채를 차환하지 않고 전액 현금으로 상환한다고 가정하면 2분기 말 현금성 유동성 2조1886억원에서 3200억원이 빠져 1조8686억원이 남는다. 최대 인수대금과 비교하면 8376억원이 부족하다.
그럼에도 대규모 M&A를 추진할 수 있는 배경에는 낮은 차입 부담이 있다. 2분기 말 연결 기준 삼성바이오로직스 총부채는 4조2907억원, 자본총계는 8조3619억원이다. 부채비율은 51.3%다. 업종별로 차이가 있지만 대체로 200% 이하를 적정 부채비율로 감안하면 재무 부담이 낮은 편이다.
2분기 말 연결 기준 차입금비율은 11.5%에 불과하다. 자본 대비 차입 부담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총차입금은 9653억원으로 현금성 유동성보다 1조2233억원 적어 순현금 상태다. 회사채 발행이나 금융권 차입으로 1조원을 추가 조달한다고 단순 가정해도 부채비율은 63.3% 수준에 그친다. 부족한 인수대금을 외부에서 조달하더라도 재무구조가 급격히 악화될 가능성은 제한적이라는 평가다.
하반기 실적 전망도 인수 부담을 덜어주는 요인이다.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연간 매출 성장률 가이던스로 전년 대비 15~20%를 제시했다. 또 가이던스 상단 달성이 가능할 것으로 전망했다. 공장 가동률 극대화와 4공장 매출 반영 본격화, 우호적인 환율 효과가 하반기 실적을 견인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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