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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의 눈] AI 신약개발, 과장 말고 현실 직시해야

[데일리팜=황진중 기자] "인공지능(AI) 신약개발은 유용할 것이지만 지나친 장밋빛 희망만을 말하는 것은 문제가 있습니다. 국내 AI 신약개발은 아직 초기단계 수준이므로 더 많은 연구개발(R&D)이 필요합니다."

최근 개최된 한 디지털헬스케어 관련 행사에 참석한 AI 신약개발 기업 대표가 청중석에서 토론자들에게 던진 말이다. 글로벌 곳곳에서 AI를 활용한 신약개발이 이뤄지고 있지만 국내에서 가시적인 성과를 낸 기업은 아직 보이지 않고 있는 점에 대한 지적으로 보인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에 따르면 신약개발은 하나의 신약이 시장에 나오기까지 평균 10년 이상이 소요되는 사업 중 하나다. 유망한 후보물질 5000~1만개를 발굴하기 까지 5년 가량이 소요된다. 발굴된 후보물질 중 전임상시험에 진입하는 물질은 10~25개다. 이중에서 9개 물질이 임상 1상시험계획을 승인받는다. 2상에는 5개, 3상은 2개, 시판되는 1개에 불과할 정도로 성공률이 낮다.

신약개발의 낮은 성공률과 장기간·고비용이 필요한 진입 장벽 극복을 위해 초기 R&D 단계 등에서 AI를 활용하는 방안이 나왔다. 전통적인 신약개발을 위해서는 대상 질환을 정하고 관련 논문 400~500개 가량을 연구진이 검토해 후보물질을 탐색하는 방식이 활용된다. AI는 100만건 이상의 논문 탐색과 수십만개 화학물 탐색이 가능해 연구자 수십 명이 1~5년 간 해야 할 일을 보다 빠르게 진행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AI 신약개발 시장은 성장성도 높은 것으로 추정되고 있다. AI 신약개발 시장은 지난 2019년 4억7340만 달러(약 6362억원)에서 연평균 28.63% 성장해 오는 2027년까지 35억4860만 달러(약 4조7693억원) 규모로 늘어날 것으로 예상된다.

애브비, 암젠, 아스트라제네카, 베링거인겔하임, GSK, 얀센, 일라이릴리, MSD, 노바티스, 화이자, 사노피, 로슈 글로벌 제약사들도 AI 신약개발사와 협력해 활발하게 후보물질 발굴 등 연구에 나섰다. 지난 2021년 홍콩 인실리코 메디슨이 AI를 통해 발굴·설계한 폐섬유화증 치료제 후보물질이 임상에 진입하기도 했다. 지난해 10월에도 미국 AI 신약개발사 버지 지노믹스가 AI 신약발굴 플랫폼 콘버지를 이용해 확보한 근위축성측색경화증(ALS·루게릭) 치료제 후보물질 임상을 시작했다. 버지 지노믹스는 일라이릴리, MSD, 우시앱텍, 블랙록 등으로부터 투자를 받은 바이오기업이다.

국내에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가 AI 신약개발을 위해 지난 2019년부터 2021년까지 3년 간 258억원을 투자했다. 신약개발 단계별로 맞춤형 AI 플랫폼을 구축하는 것이 주목표였다. 후보물질 발굴과 약물재창출, 스마트 약물감시 등 3개 분야를 선도적으로 개발하고자 했다.

AI 신약개발 분야 3년 지원 사업을 통해 신경퇴행성질환, 항암신약 등에 적용 가능한 AI 모형을 개발했다. 개발된 AI 모형을 공공 플랫폼 KAIDD에 탑재해 산학연 연구자들이 활용할 수 있도록 개방 운영하고 있다. 지난해 9월부터 시작된 후속사업으로는 오는 2026년까지 AI 신약개발 모형을 고도화 해 데이터 공유·활용 환경 등을 개선할 계획이다. 임상시험계획 신청이 가능한 수준의 신약 후보물질을 개발할 계획이다.

국내 주요 제약사들도 AI 신약개발사와 후보물질 발굴 분야에서 협력하고 있지만 아직 가야할 길이 먼 것으로 보인다. 협력 사례는 주로 후보물질 발굴과 관련한 공동연구나 위탁 수준이다. A 제약사는 B AI 신약개발사에 후보물질 발굴을 위탁해 수억원의 비용을 활용했지만 긍정적인 결과를 도출하지 못했다. 지난 2019년 12월 첫 AI 신약개발사가 상장한 후에도 아직 AI 신약개발 업계에 긍정적인 성과를 보기 어려운 실정이다.

임상 예측, 임상 대상 환자군 타깃 등에서도 개선이 필요한 부분이 여럿 있다. 민감 정보로 구분되는 개인 의료데이터를 활용할 수 있는 사회적으로 합의하고 구체적인 실행 방안 등을 수립하는 것도 중요한 사안이다.

AI 신약개발 업계가 기술의 이상적 활용 방안과 해외 사례, 글로벌 AI 시장의 성장성 등만 말하면서 매출 등 실체적 성과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문제가 있다. 현실을 직시하고 내실을 탄탄하게 다져 경쟁력을 갖추는 것이 필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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