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약업계 맏형 '돈 되는 신약 시대' 열고 잠들다
- 천승현
- 2023-10-04 06:18:5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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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 강신호 명예회장, 스티렌 등 5개 신약 배출
- 천연물의약품 스티렌·모티리톤 누적 매출 1조원 이상 합작
- 직접 작명한 자이데나도 상업성 인정...슈가논 연 매출 200억대 안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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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천승현 기자] 지난 3일 타계한 고 강신호 동아쏘시오홀딩스 명예회장은 국내 제약업계에서 ‘돈 되는 신약’ 시대를 활짝 열었다는 평가를 받는다.
천연물의약품 스티렌을 시작으로 자이데나, 모티리톤, 슈가논 등 R&D 역량으로 개발한 신약 제품들이 시장에서 상업적 성공을 거뒀다. 기존에 허가받은 1세대 국내개발 신약이 상업성을 인정받지 못했지만 고 강 명예회장은 R&D 성과로 거둔 수익을 또 다른 신약 개발 재원으로 사용하는 선순환 구조를 구축했다.

고 강 명예회장은 2017년 경영 일선에서 물러날 때까지 42년 간 현장을 진두지휘하며 스티렌, 자이데나, 모티리톤, 시벡스트로, 슈가논 등 5개의 자체개발 신약을 배출했다. 천연물신약을 포함해 국내기업 중 가장 많은 신약의 상업화를 이끌었다. 이 중 스티렌, 자이데나, 모티리톤, 슈가논 등 연 매출 100억원을 상회하며 상업적 성과를 냈다.
기존에 국내 기업이 내놓은 신약 제품들이 정작 시장에서 저조한 성적표를 거뒀지만 고 강 명예회장의 주도로 개발한 신약 제품들은 시장에서 높은 인기를 얻으며 '돈 되는 신약' 시대를 열었다는 평가가 이어졌다.
지난 2002년 발매된 위염치료제 스티렌은 국내 제약업계가 배출한 신약 중 가장 큰 상업적 성과를 거뒀다. 스티렌은 쑥을 기반으로 만든 애엽 성분의 천연물의약품이다. 스티렌은 급·만성 위염으로 인한 위점막 병변 개선, 비스테로이드성 소염진통제(NSAIDs) 투여로 인한 위염 예방 용도로 허가받았다.
스티렌은 발매 직후 시장에서 호평받으며 매출이 수직상승했다. 2004년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다. 스티렌은 국내 개발 신약 중 처음으로 연 매출 100억원을 돌파한 제품으로 기록됐다. 스티렌은 2009년부터 2012년까지 4년 연속 매출 800억원대를 기록했다.
스티렌은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8000억원 이상을 올렸다. 후발 의약품의 진입과 적응증 축소, 약가인하 등의 악재로 전성기 때보다 성장세가 주춤했지만 국내 개발 의약품 중 가장 많은 매출을 기록한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모티리톤은 발매 이듬해 매출 100억원을 넘어섰고 2013년부터 매출 200억원대를 기록했다. 2021년과 지난해에는 각각 312억원, 341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모티리톤이 2012년부터 지난해까지 기록한 누적 매출은 총 2646억원에 달했다. 동아에스티가 자체 개발한 천연물의약품 2종이 총 1조원 이상의 매출을 합작한 셈이다.
스티렌과 모티리톤은 천연물신약으로 허가받았지만 지난 2017년 천연물신약 용어가 사라지면서 신약 지위를 상실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의약품의 품목허가·신고·심사 규정’ 개정을 통해 천연물신약의 정의를 삭제했다.
동아에스티가 2015년 허가받은 당뇨신약 슈가논도 흥행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슈가논은 인슐린 분비 호르몬 분해효소(DPP-4)를 저해하는 작용기전을 갖는 ‘DPP-4 억제계열’ 약물이다. 슈가논은 복합제 슈가메트와 함께 지난해 240억원의 매출을 올렸다. 슈가논은 2019년부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 중이다. 지난해까지 누적 매출 1125억원을 올렸다.
지난 2005년 국내개발 신약 10호로 개발된 발기부전치료제 자이데나도 한때 연 매출 100억원 이상을 기록하며 상업성을 인정받았다.
토종발기부전치료제 1호 자이데나는 고 강 명예회장이 직접 작명한 제품으로 유명하다. 자이데나는 ‘연인의, 결혼의’라는 뜻의 라틴어인 ‘Zygius’와 ‘해결사’라는 뜻의 ‘Denodo’가 합쳐진 조어로 ‘중년, 갱년기 부부의 성생활 문제를 해결해 주는 해결사’라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시중에서는 '잘 되나, 자 이제 되나'로 더욱 유명세를 탔다.
지난 2015년 상업화에 성공한 항생제 신약 시벡스트로는 상업적 성적표는 기대에 못 미쳤지만 해외기업에 기술수출하며 글로벌 시장을 진출하는 성과를 냈다. 2015년 국내개발 신약 24호로 허가받은 시벡스트로는 기존 항생제 내성균 피부감염 환자들에게 사용할 수 있는 슈퍼항생제로 각광받았다.
시벡스트로는 국내보다 미국, 유럽에서 먼저 시판허가를 시작한 약물로 주목을 받았다. 동아에스티는 2006년 시벡스트로의 전임상시험을 완료했고 2007년 미국 트리어스 테라퓨틱스에 기술수출했다. 이후 큐비스트가 트리어스를 인수했고 큐비스트는 MSD에 인수되면서 현재 미국과 유럽 판권은 MSD가 보유 중이다. 시벡스트로는 2014년 6월 국내개발 신약으로는 두 번째로 미국 식품의약품국(FDA) 허가를 받았고 2015년 3월 유럽 판매허가 승인을 획득했다. 다만 동아에스티는 시벡스트로의 약가등재 이후 국내 출시를 하지 않았다. 원가 대비 수익성이 낮다는 이유로 판매를 포기하며 국내 매출이 발생하지 않았다.
고 강 명예회장은 '생명보다 더 큰 가치는 없다'는 신념을 바탕으로 의약품 선진화를 통해 국민 건강 향상에 주력했다. 고 강 명예회장은 “우리 회사의 사회공헌은 신약개발이다”라는 제약보국의 이념을 실천하며 회사를 '박카스 제약사'에서 '토털 R&D 종합 제약기업'으로 체질개선에 성공했다. 고 강 명예회장의 '돈 되는 신약' 성과는 국내 제약기업들은 카나브, 케이캡, 렉라자 등 우수 연구역량과 상업적 잠재력이 우수한 신약을 배출하는 초석으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한국경제인협회는 “고 강 명예회장은 복제약 생산에 머물던 국내 제약산업을 R&D 경영으로 이끌어 우리나라 신성장산업으로 자리매김하는 기반을 만들었다”라면서 “고 강 명예회장의 생명존중과 나눔의 정신, 그리고 늘 청년 같이 뜨거웠던 기업가 정신은 우리 경제계의 소중한 유산”이라고 평가했다.
고 강 명예회장은 3일 향년 96세로 별세했다. 1927년 경북 상주에서 강중희 동아쏘시오그룹 창업주의 1남 1녀 중 첫째 아들로 태어난 고 강 명예회장은 서울대 의과대학을 졸업하고 독일 프라이부르크 대학에서 박사를 거친 뒤 1959년부터 동아제약에 몸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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