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국 권리금 먼저 줬는데 임대차 무산…돌려받을 수 있을까
- 김지은 기자
- 2026-08-07 12:04:40
- 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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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양수도 과정서 권리금·임대차계약 별개라는 점 유의해야
- 신규-기존 임차인 사이 권리금 계약…건물주는 별도 계약 당사자
- 엄정숙 변호사 "임대차 무산 시 반환 조건·지급 시점 명확히 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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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일리팜=김지은 기자] 약국을 새로 개설하거나 기존 약국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권리금을 먼저 지급했다가 건물주와 임대차계약이 성사되지 않는다면 이미 건넨 돈은 돌려받을 수 있을까.
약국 양수도 과정에서는 입지와 처방전 유입, 영업상 이점 등을 고려해 상당한 규모의 권리금이 오가는 경우가 적지 않다. 하지만 기존 임차인과 체결하는 권리금 계약과 건물주와 맺는 임대차계약은 법적으로 별개의 계약인 만큼 계약 단계부터 주의가 필요하다는 법률 전문가의 조언이다.
법도종합법률사무소 엄정숙 변호사는 7일 "권리금 계약과 임대차계약은 당사자부터 다른 별개의 계약"이라며 "권리금 계약은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과 기존 임차인 사이에서, 임대차계약은 건물주와 새로 들어오려는 사람 사이에서 각각 체결된다"고 설명했다.
이어 "권리금 계약을 먼저 맺었다고 해서 임대차계약 체결이 보장되는 것은 아니다"라며 "이 구조를 모른 채 권리금부터 건네고 나면 이후 회수 문제를 두고 분쟁이 발생할 수 있다"고 말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3 제1항은 권리금을 영업시설과 비품, 거래처, 신용, 영업상의 노하우, 상가건물의 위치에 따른 영업상의 이점 등 유형·무형의 재산적 가치의 양도 또는 이용 대가로 보증금과 차임 이외에 지급하는 금전 등의 대가로 정의하고 있다.
같은 조 제2항에서는 권리금 계약을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자가 임차인에게 권리금을 지급하기로 하는 계약으로 규정한다.
문제는 권리금 계약과 일부 대금 지급이 먼저 이뤄진 상황에서 건물주가 제시한 임대료나 보증금 등 임대 조건을 두고 이견이 생기거나 다른 사유로 임대차계약이 성사되지 않는 경우다.
엄 변호사 측이 제시한 사례를 보면 신규 임차인 C씨는 기존 임차인 D씨와 권리금 계약을 체결하고 계약금 명목으로 상당액을 지급했지만 건물주와 임대 조건을 둘러싼 이견으로 최종 임대차계약을 맺지 못했다.
C씨는 영업을 시작하지도 못한 상태에서 지급한 돈의 반환을 요구했지만 D씨 역시 임대차가 무산돼 손해를 입었다며 맞섰다. 당시 권리금 계약서에는 임대차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을 경우 권리금을 어떻게 처리할지에 대한 별도 내용이 없었다.
임대차계약이 성립하지 않았을 때 이미 지급한 권리금을 어떻게 처리할지는 원칙적으로 기존 임차인과 신규임차인이 되려는 사람 사이에 체결한 권리금 계약 내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계약서에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권리금 계약은 효력을 잃고 지급받은 금액을 반환한다'는 등의 조항을 마련했다면 이에 따라 처리할 수 있다.
반면 관련 조항이 없다면 계약 목적을 달성하지 못한 원인이 무엇인지, 계약 무산에 누구의 책임이 있는지를 두고 분쟁이 발생할 가능성이 커진다.
"잔금은 임대차계약 이후"…표준계약서 활용도 방법
전문가들은 고액의 권리금이 오가는 계약일수록 권리금 지급 시점과 임대차계약 체결을 연계해두는 것이 안전하다고 조언한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6은 국토교통부장관이 권리금 계약을 위한 표준권리금계약서를 정해 사용을 권장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표준 서식을 활용하고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경우 권리금 계약과 이미 지급한 금액을 어떻게 처리할지 구체적으로 정해두면 분쟁 가능성을 줄일 수 있다는 설명이다.
기존 임차인이 보호받을 수 있는 별도 장치도 있다. 임대인이 정당한 사유 없이 신규임차인과의 계약 체결을 거절해 기존 임차인의 권리금 회수를 방해했다면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4에 따라 임대인을 상대로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다.
다만 해당 청구권은 임대차가 종료된 날부터 3년 이내에 행사해야 한다. 신규임차인이 기존 임차인을 상대로 제기하는 권리금 반환 문제와 기존 임차인이 임대인을 상대로 하는 손해배상 문제는 상대방과 법적 근거가 서로 다르다는 점도 유의해야 한다.
권리금 회수기회 보호 규정이 모든 상가에 적용되는 것은 아니다. 상가건물 임대차보호법 제10조의5에 따라 유통산업발전법상 대규모점포 또는 준대규모점포의 일부이거나 국유·공유재산에 해당하는 경우 등에는 적용이 제한된다. 다만 대규모점포 가운데 전통시장은 제외 대상에서 빠져 보호 대상에 포함된다.
엄 변호사는 "권리금은 금액이 큰 데다 한 번 건네고 나면 되돌리기까지 시간이 걸린다"며 "권리금 계약을 맺을 때는 임대차계약이 체결되지 않으면 권리금을 어떻게 처리할지를 조항으로 명확히 정해 두고, 잔금 지급 시기를 임대차계약 체결 이후로 맞춰 두는 것이 실질적인 대비다. 계약 전 임대인 측 의사를 서면으로 확인해 두는 것도 도움이 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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