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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액제 등 필수약품 할증도 부당고객 유인"

  • 천승현
  • 2009-01-15 06:25:59
  • 서울고법, 중외제약 판결에 명시…대법원서 결론날 듯

서울고등법원이 중외제약이 제기한 리베이트 관련 과징금 불복소송에 원고 전부패소 판결을 내렸다.

특히 이번 판결에서는 중외제약이 기초수액제 등 필수의약품 판촉 과정에서 일어난 할증행위 역시 부당고객유인행위의 예외가 될 수 없다고 결론내렸다.

그렇지만 재판부마다 과징금 산정 방식에서 차이를 보여 해당 업체들의 반발이 불가피할 것으로 예상된다.

필수의약품 할증도 부당고객유인행위

이번 중외제약 판결에서 가장 초점이 되는 점은 기초수액제를 비롯한 필수의약품 판매 과정에서 행한 매출할인 등 판촉 행위를 어디까지 리베이트로 규정하느냐였다.

공정위는 중외제약이 병의원에 수액제를 납품하고 이에 대한 일정 비율로 수금할인 형태로 지원, 매출할인으로 회계처리한 부분을 부당고객유인행위라고 단정지었다.

조사 기간인 2004년 1월부터 2006년 9월까지 공정위가 적발한 수금할인 규모는 총 87억여원에 달했다.

이에 중외제약은 공정위가 불법 리베이트 혐의로 적발한 부분 가운데 수액제 판매활동에서 발생한 할증은 부당고객유인행위가 아니라고 강하게 반발했다.

일반 수액은 혈액이나 수분을 보충하기 위해 사용하는 필수 의약품으로 수술을 받는 환자 수에 따라 사용량이 결정될 뿐 제약사의 판촉행위에 따라 사용량이 증가할 수 없다는 점을 이유로 들었다.

일반 수액의 경우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선정돼 있어 매년 수십억원의 적자를 보면서도 국민보건을 위해 생산·공급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수액제 시장은 신규 진입업체가 없고 기존 업체들도 생산 중단 및 감소를 고려중인 점을 비춰보면 판촉활동 과정에서 불법 리베이트가 개입할 수 없다는 주장이다.

하지만 법원은 중외제약의 이 같은 주장을 일축하고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다.

판결문에 따르면 법원은 퇴장방지의약품으로 지정된 기초수액에 대해 2000년부터 4차례에 걸쳐 45품목의 상한금액이 인상됐으며 이 과정에서 중외제약이 상한금액보다 낮은 가격으로 거래하다 적발된 점을 들어 중외제약의 주장이 타당성이 없다고 설명했다.

만약 중외제약의 주장대로 기초수액을 생산, 판매할수록 적자가 누적된다면 상한가액보다 더 낮은 가격으로 기초수액을 공급하거나 경쟁사의 제품을 교체하는 조건으로 수액운반비를 지원하는 등 판촉활동을 할 이유가 없다는 이유에서다.

중외제약은 대학병원에 납품중인 경쟁사의 수액을 자사 수액으로 대체하는 조건으로 이 병원으로부터 낙찰받은 도매업소에 월 350만원의 수액운반비용을 지급키로 계약을 맺어 공정위로부터 적발된 바 있다.

중외제약의 내부 기안서에 ‘경쟁사의 공격적인 마케팅을 방어하기 위해 수액에 대한 매출할인이 필요하다’고 기재된 점은 경쟁사들이 수액의 판매를 포기하거나 판매 감소를 도모한다는 중외제약의 주장과 상충된다고 법원은 꼬집었다.

또한 법원은 수액의 사용량이 수술받는 환자 수에 따라 결정된다고 하더라도 제약사의 판촉 행위에 따라 시장점유를 늘려갈 소지가 충분이 있기 때문에 중외제약의 주장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판시했다.

적발 품목 전 매출 기준 과징금 산정

이와 함께 법원은 기존에 판결난 제약사들과 마찬가지로 적발된 개별 행위뿐만 아니라 해당 품목에 대해 같은 부당고객유인행위가 이뤄졌다고 과징금을 산정했다.

중외제약이 작성한 연간 마케팅 계획에 거래처 실명 및 영업사원들의 활동계획 등이 구체적으로 기재돼 있을 뿐만 아니라 ‘경쟁사 제품의 처방 대체’와 같은 의약품 거래와 관련된 부당한 지원의사를 명백히 한 표현들이 사용됐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는 것.

중외제약은 일부 거래처를 대상으로 한 계획이나 행위를 토대로 나머지 판촉행위들도 동일한 방식으로 진행됐다는 추측으로 조사 기간에 펼쳐진 영업활동 전부를 포괄적으로 한 개의 부당한 고객유인행위로 판단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반박한 바 있다.

때문에 법원은 중외제약의 주장처럼 적발된 행위에 대해서만 행해진 판촉행위가 아니라 회사 차원에서 매년 품목별 영업활동 계획을 수립, 전국적으로 진행했다고 판단했다.

또한 중외제약이 실시한 PMS 중 일부는 해당 약품의 성분과 부작용 등이 이미 검증돼 별도의 PMS가 필요하지 않았는데도 PMS를 실시한 것은 PMS를 판촉 목적으로 활용했다고 법원은 결론내렸다.

재판부마다 해석 상이, 대법원행 불가피

법원은 중외제약의 주장을 모두 일축, 공정위의 손을 들어줬지만 이에 대한 반발은 불가피할 전망이다.

동아제약과 중외제약 건을 판결내린 행정 6부와 유한양행과 일성신약 건을 담당한 행정 7부가 각각 과징금 산정 방식에서 해석상 상반된 시각을 드러내고 있기 때문이다.

행정 6부는 부당고객행위로 적발된 제품에 대한 모든 매출을 과징금 산정 근거로 적용하는 것은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반면 행정 7부는 일성제약과 유한양행 사건의 경우 지원행위의 직접적인 상대방이 되는 의료기관에 대한 매출로 과징금을 산정하라는 다소 상반된 논리를 펼쳤다.

이처럼 재판부에 따라 판결내용도 차이가 발생해 중외제약은 다른 업체들과 마찬가지로 대법원에서 최종 결론을 도출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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