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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해 개원가 접수대부터 영업사원 방문 차단

  • 이현주
  • 2010-05-13 06:50:50
  • 의사들 "리베이트에 떳떳하고 싶다. 제약엔 유감 없어"

[현장르포]영업사원 출입금지 선언 김해지역 개원가를 가다

김해시의사회가 제약사 300여곳에 발송한 공문
김해시의사회가 제약사 300여곳에 진료실 출입금지령 공문을 발송한지 보름이 지난 12일 오전 11시 30분.

김해에 위치한 L의원에 들어서 접수대에서 명함을 건네자 간호사가 "안만나실 것"이라고 말했다.

제약회사가 아니라 취재차 왔다며 간략한 취지를 설명하자 진료실에 들어가보라는 답변이 돌아왔다.

L의원 원장은 "기존에는 영업 담당자들을 만났었지만 지금은 방문거부 의사를 밝히고 있다"며 "제약사에 유감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당분간 의사회 방침에 따를 것"이라고 설명했다.

쌍벌죄 시행으로 촉발된 영업사원 진료실 출입금지령이 확산일로에 접어든 가운데 가장먼저 결의문을 채택하고 나섰던 경남 김해지역 개원가를 직접 다녀봤다.

인근에 위치한 또다른 L내과를 방문했다. 입구에는 김해시의사회에서 전달된 공문이 붙여져 있었다. 역시 접수대에 있던 간호사가 먼저 "특별한 일이 없을 경우 안 만나실 것 같다"고 한다.

그러나 곧 방문이유에 대해 설명했더니 대기중이던 환자진료가 끝난 후 진료실에 들어갈 수 있었다.

L내과 원장은 영업사원 방문거부와 관련 "리베이트에 떳떳하고 싶은 이유가 가장 크다"며 "의심받고 싶지 않고, 기존에 리베이트를 받았던 소수의 의사들에게는 이번 조치가 경종을 울릴 것"이라고 말했다.

이 원장은 이어 "학회 또는 신제품 설명 등 공적인 방문에 있어서는 제약사 직원과의 만남을 갖고 있지만 기존 제품 처방확대, 신규, 판촉관련한 방문은 거절하고 있다"고 밝혔다.

몇마디 나누고 진료실을 나오는데 제약회사 담당자가 뒤돌아가는 모습이 보였다. 간호사에게 물어보니 "국내사 영업담당자인데 지시에 따라 방문거부의사를 전했다"고 설명했다.

차로 10여분 떨어진 K내과를 방문했다. 접수대에서 명함을 보여주며 면담을 요청하니 이번에는 망설임없이 진료실에 들어가라고 말했다.

K내과 원장은 "특별히 거부의사를 밝히지 않는데도 불구하고 영업사원 방문횟수가 눈에 띄게 줄어들었다"며 "영업사원의 잘못은 아니지만 스스로 위축돼 방문하지 않는 것 같다"고 전했다.

김해 개원가에 영업사원 진료실 출입금지령이 내려졌다.
이곳에서 국내사 영업팀장을 마주쳤다. 그는 "언론보도처럼 기존 유대가 있는 곳은 가지만 신규는 가지 않는다"며 "처방내역표도 출력해주지 않는 곳이 많아져 온갖 방법을 동원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그는 또 "이 같은 분위기가 쌍벌죄 시행전까지인 10월까지 가지않겠냐"며 "그사이에 제약사들의 영업패턴이 바뀔것으로 본다"고 예상했다.

우연히 만난 또다른 국내 제약사 팀장과 동행했다. G의원을 방문했지만 원장을 만나지 못하고 발걸음을 돌렸다.

이 팀장은 "담당자로부터 거래처 20여곳중 5곳에서 처방내역표를 출력해주지 않는다고 보고를 받아 직접방문했지만 뾰족한 수는 없다"며 "실적을 처방내역표로 평가하는데 난감하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이번달까지는 처방내역표를 받는 곳이 있지만 내달은 어떻게 될지 모르겠다고 말하는 의원들이 많아 더 걱정이다"라고 전했다.

이들 지역 개원의는 영업 담당자들에게는 유감이 없다고 입을 모은다. 다만, 리베이트에서 떳떳하고 싶으며 이번조치를 통해 제약사 영업방식에 변화를 줄수 있을 것이라는 주문도 있다.

또 개원가에서는 쌍벌죄 통과와 관련 정부에 대한 불만과 의협 실무진에 대한 불신도 엿보였다. 분노가 아직 남아있지만 향후 대응방안이 중요하다는 설명이다.

영업사원 방문거부 이후 눈에띄게 방문횟수가 줄어들었다는 것이 개원가 설명이다.
L이비인후과 원장은 "13일 있을 의사대표자들 모임에 관심없고 기대도 하지 않는다"며 "의사들을 잠재적 범죄자 취급하는 쌍벌죄를 통과시키도록 내버려둔 의협도 무능하다"고 지적했다.

H의원 개원의는 "하루아침에 도둑놈집단으로 매도당하는 것이 억울하지만 쌍벌제가 통과된 이상 사회적 통념상 허용되는 기준을 명확히 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김해지역 개원가 7~8곳을 방문하는데 제약사 직원의 모습은 단 3명 볼수 있었다. 반면 일부 약국은 영업사원의 방문횟수가 늘고 있다는 설명이다.

D내과 문전약국에 K약사는 "한 달에 2번 방문하던 영업사원이 1~2번 더 오면서 자사제품 처방 변경여부를 물어보기도 한다"며 "정보를 약국에서 얻으려고 하고 있다"고 귀띔했다.

이번조치와 관련 최장락 김해시의사회장은 "쌍벌제 통과는 제약사 비대위의 탄원서가 단초가 된 것이라고 생각한다"며 "생산자가 영업이익을 위해 소비자를 족쇄채우는 법을 만들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이어 "영업사원을 만나지 않으면 실질적으로 환자에 도움이 된다. 시간빼앗길일 없고 우수한 약은 알고 있으니 처방하면서 환자 케어에 신경쓰겠다"며 "영업사원 출입금지령은 회원들이 스스로 해지할때까지 지속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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