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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트라민, 이랬다 저랬다"…식약청 신뢰 상실

  • 이탁순
  • 2010-10-11 06:49:36
  • 두 차례 중앙약심 '허사'…국감에서 총공세 받을듯

[이슈분석]시부트라민 재검토 결정 의미와 전망

식약청이 9일 시부트라민 제제에 대한 안전성 검토를 재착수키로 했다.
식약청이 두달여만에 비만약 '#시부트라민'의 국내 퇴출여부를 전면 재검토하기로 함에 따라 일관성없는 조치에 대한 비난을 면치 못할 것으로 보인다.

더욱이 이번 논란의 단초가 된 리덕틸의 '스카우트' 임상시험 보고서 검토를 끝내고 자문기구인 중앙약사심의위원회까지 거쳤음에도 확실한 결론을 못냈다는 점은 식약청 안전성 조치 신뢰도에 큰 상처를 입힐 전망이다.

FDA보다 앞선 조치…취약한 안전체계만 드러나

식약청은 올 들어 비만약 시부트라민에 대한 시판유지 여부 검토를 두번이나 했다. 지난 1월 유럽 EMA가 이 약의 심혈관계 위험성을 들어 제조사 측인 리덕틸에 판매중지를 요청한 후 곧바로 안전성 검토에 착수했다.

같은달 29일 식약청은 #중앙약심을 열고 스카우트 임상시험 최종결과보고서가 나올 때까지 판매를 유지하기로 했다. 다만 의·약사에게는 강제력이 없는 처방자제를 권고했다.

이어 지난 7월 20일 식약청은 리덕틸이 제출한 스카우트 임상시험 보고서 검토를 끝내고 시부트라민을 포함한 비향정 비만치료제를 오남용의약품으로 지정하고 판매관리를 강화키로 결정했다.

당시 중앙약심 회의록을 보면 위원들 대부분이 식약청 조치에 동의했다. 하지만 몇몇 위원은 미국 FDA 조치를 기다려야 한다는 의견을 나타냈다.

이때까지만 해도 미국 FDA는 안전성 검토를 끝내지 못한 상태. 다만 EMA와는 다르게 신중한 모습을 보인데다 오용 방지 차원의 라벨(허가사항) 변경 선조치가 있었다는 점으로 볼 때 극단적인 선택은 하지 않을 것이란 전망이 많았다.

더욱이 제조사 애보트는 미국에 본사를 둔 제약사로, 자국 신약 보호 차원에서 EMA와는 다른 조치가 기대됐다.

이런 까닭에 식약청도 FDA 조치가 나오지 않은 부담감 속에서도 나름대로의 독자적 판단을 내렸을 것이란 추측이다. 또한 시부트라민이 퇴출되면 향정 비만약의 '풍선효과'가 우려됐던 상황이라 시판을 유지하는 대신 사후관리 강화에 초점을 맞췄을 것이라는 해석이다.

이 조치 이후 몇몇 국내 제약사는 시부트라민 성분의 비만약을 허가받기도 했다.

해외기관 쫓아가느냐, 마느냐 '딜레마'

하지만 두달여 후인 지난 9일 미국 FDA가 시장 철수라는 카드를 꺼내들자 식약청은 퇴출여부를 재검토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놓였다. 현재로서는 의약품 선진국인 미국과 유럽이 동시에 '판매중지' 결정을 내렸기 때문에 전례상 한국 역시 똑같은 조치를 내릴 가능성이 크다.

앞서 지난 7월 중앙약심의 판단도 독자적이라기보다는 대안으로 식약청 사후관리 강화 방침에 동의를 한 성격이 강하다고 보면 선진 국가에서 명확한 답이 나온 현 시점에서는 시장철수 카드를 꺼내들 공산이 크다. 만일 시부트라민의 국내 시장 퇴출이 결정되면 이전 식약청 판단은 신뢰성을 찾기가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 더불어 중앙약심의 역할을 놓고도 불이 붙을 전망이다.

딜레마는 앞으로 나올 의약품 안전성 문제에 대한 국내 당국의 대처이다. 여론의 비난을 의식해 해외 선진기관과 상관없이 독자적 판단을 할 것이냐, 안전하게 FDA나 EMA의 결정만을 기다릴 것이냐 문제는 계속해서 식약청을 짓누를 것으로 보인다.

앞서 당뇨약 '#아반디아'의 안전성 문제의 경우 FDA 조치 전까지 소극적으로 대하다가 사실상 판매중지 결정이 나오자 뒤따라 국내도 급히 판매제한 통보를 하는 바람에 시장 혼란만 가중됐다. 해외보다 늦은 '뒷북' 조치는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반면 이번 시부트라민 건은 오히려 해외 기관보다 일찍 판단을 내린 것이 화를 불렀다. 사례는 정반대지만 두 사건이 명확하게 말해주는 점은 식약청이 독자적으로 안전성 조치를 내릴 여력이 없다는 것이다. 국감 의제로 급부상…근본 해결방안 마련해야

시부트라민 제제 안전성 문제는 국감 주요의제로 급부상할 전망이다.
국정감사 기간에 터진 시부트라민 퇴출논란은 오는 22일 복지부·식약청 종합감사에서 긴급 현안과제로 다뤄질 전망이다. 특히 지난 식약청 조치과정에 문제점이 명확히 드러난만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의 맹공이 점쳐진다.

이미 지난 7일 식약청 국정감사에서 해외 기관에 의존하는 안전성 정보체계가 도마에 오른 바 있어 이번 일로 비난여론은 더 고조될 것으로 보인다.

이제 눈은 13일 예정된 중앙약심에 쏠려 있다. 현재로선 시장철수 결정이 예상되지만, 향정 비만약 풍선효과가 우려되는 국내 시장을 감안한 조치도 배제할 수 없다는 의견이다.

어떤 결정이 나오든간에 취약한 국내 안전성 처리 체계를 제고할 수 있는 근본적 제도마련 필요성은 명확해졌다.

국회에 표류돼 있는 '의약품안전정보관리원' 설립법안 처리와 더불어 시행착오를 막기 위한 효율적 처리절차 확립에 나설 차례라는 지적이다.

한편 국내 시부트라민 제제 시장은 약 500억원 규모로, 한국애보트의 '리덕틸', 한미약품의 '슬리머' 등이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다. 국내 허가품목은 7월말 기준 56개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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